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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불과 몇 밀리미터를 남긴 채, 구승훈의 주먹이 강하리의 얼굴 앞에 멈춰섰다.

“맞을 각오로 들이미는 거야?”

구승훔의 눈에 지워지지 않는 아픔이 맺혔다.

강하리는 꿋꿋하게 구승훈의 주먹을 노려보았다.

겁이 안 났다면 거짓말이었다. 구승훈의 주먹질의 위력을 잘 아니까.

하지만 주해찬이 맞게 가만둘 수는 없었다.

자신 때문에 여러 번 수모를 겪은 주해찬이었다. 그 때마다 자신의 죄책감도 늘어났었다.

“내 남친이 맞아서 가슴 아픈 것보단 그쪽한테 맞아 아픈 게 나을 것 같네요!”

구승훈의 주먹이 한참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얼마나 지났을까, 냉소를 지으며 주먹을 거둬들이고는 직원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강하리는 주해찬을 몇 마디 위로하고는 뒤따라 들어갔다.

조사는 세 시간 남짓이 진행되었고, 조사가 끝난 뒤 강하리는 유치실에 보내졌다.

형식적인 조사를 마친 구승훈이 나와 보니 심준호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앉은 구승훈의 기운에 눌려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조사관이 뒤따라 나와 도망치듯 사라졌다.

“강찬수의 은행 계정들을 조사해 봤는데.”

심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비합리적 계좌이체가 한 두번이 아니야. 최고 금액은 3년 전이었고. 소문 퍼뜨려 놨으니 누가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지 살펴보기만 하면 돼.”

담배 한 대에 불은 붙인 구승훈이 심드렁하게 응, 대답했다.

“표정이 왜 그래? 괜히 온 것 같아?”

“무슨 헛소리야.”

심군호가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남들 다 외식하고 영화관 갈 때 데이트 코스가 경찰서인 게 좀 의례적이어서 그런다.”

구승훈이 팽 콧방귀를 뀌었다.

외식하고 영화관?

나라고 안 그러고 싶겠냐고. 강하리가 기회를 줘야 말이지.

자신을 거들떠도 안 보는데.

생각할수록 기분이 더욱 엉망이 되었다.

“주해찬에게 안겼어. 강하리.”

푸념하듯 내 뱉은 말에 괘씸하게도 심준호가 호탕한 웃음을 터트린다.

“둘이 사귀잖아. 허그가 다 뭐야. 더한 것도 할 수 있다고.”

“저이씨, 뚫린 입이라고.”

구승훈이 아픈 데만 골라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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