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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강찬수 부검 결과 나왔대.”

혐오 섞인 강하리의 눈길에도 아랑곳 않은 채, 구승훈이 일어서서 다가왔다.

“뭐라고 하던가요?”

“사망 원인은 질식사, 사망 추정 시간은 우리가 그 골목에서 나온 시간대와 일치.”

감전이라도 된 듯 강하리는 두피가 저릿해났다.

피해자에서 한 순간 용의자가 된 기분은 뭐라 형용할 수가 없었다.

“CCTV에 찍힌 화면은요?”

주해찬이 한 마디 끼어들었다.

“안타깝게도 그 시간대에 주위 모든 CCTV에는 나와 강하리만 찍혀져 있더군요.”

구승훈이 ‘그걸 내가 확인 안 했겠냐’는 한심한 눈빛으로 주해찬을 힐끔 쳐다보았다.

강하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대체 누가?

목적은 또 뭐고?

자신만 타깃인 건가? 아니면 구승훈까지 세트로 보내버리려고?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실마리가 될만 한 것들이 도저히 잡히지 않았다.

가장 먼저 송유라를 의심했지만, 지금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송유라였다면 구승훈까지 건드릴 리는 없을 거니까.

강하리가 고개를 돌려 주해찬을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려고 입을 여는 순간.

갑자기 몸이 주해찬 쪽으로 이끌리는가 싶더니, 넓고도 따뜻한 남자의 가슴팍이 볼에 닿는다.

“하리야, 걱정 마. 내가 너 지켜줄게.”

포근하지만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결연한 음성이 강하리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저도 모르게, 강하리는 두 팔을 내밀어 주해찬의 허리를 둘러안았다.

“걱정 마요 선배. 나 괜찮아요.”

영낙없는 한 쌍의 커플이 껴안고 있는 다정한 모습.

한 폭의 그림 같은 그 화면이 구승훈의 눈을 아프게 찔렀다.

처음에는 강하리가 아무 남자나 만나서 자신의 화를 돋우는 거라고 셀프 최면을 걸었었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적나라한 저 모습은 도저히 자신을 속일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

감정에 충실하다더니 그걸 자신 앞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으로 자신의 염장을 지르는 방식으로.

‘꼴값들 떨고 있네.’

구승훈의 얼굴에 차디찬 서리가 내려앉았다. 이마에 핏대가 솟아났고 주먹에 저절로 힘이 꽉 들어갔다.

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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