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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담배연기 속, 구승훈의 표정이 희미하게 보였다.

어차피 끝날 계약, 지금 이러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강하리를 놓아주기 싫었다. 발버둥이라도 쳐서 그녀가 떠나가는 속도를 늦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녀가 다른 남자 품에 안기는 건 더 싫었다.

“이러면, 최소한 남은 시간이라도 내 것이 될 가능성이 있잖아.”

심준호가 절친을 응시하며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그 계약이 불난 집에 도적질이었던 건 알고 있지?”

구승훈의 알 수 없는 표정이 되었다.

“둘 사이에 가장 큰 장애물이 송유라란 것도.”

“지금 네 그 집착이 승부욕이라면 일찌감치 접어둬. 하리 씨 되찾아서 정식으로 사귀고 결혼까지 갈 거 아니라면.”

말을 마친 심준호가 구승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유치실.

흉흉한 표정으로 구승훈이 유치실에 들어섰다.

심준호의 충고가 귓가에 맴돌아쳤지만 애써 무시했다.

승부욕든 진심이든 간에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계약이 끝나더라도 강하리를 자신 곁에 남겨둘 수 있는 수단은 차고 넘쳤다.

무슨 이유든 강하리를 놔주기 싫은 구승훈이었다.

강하리 곁에 다가가 앉자 조건반사적으로 한 뼘 물러나 앉는 강하리.

구승훈의 눈에 오기가 서렸다. 강하리 쪽으로 더 가까이 몸을 붙였다.

“껌딱지세요?”

노기 서린 눈으로 강하리가 구승훈을 쏘아본다.

“추워서 그래. 붙어 앉으면 따뜻하잖아.”

“…….”

하다하다 저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강하리는 더 움직이지 않았다. 더 움직일 데도 없었고, 그럴 힘도 나지 않았다.

출혈 과다로 맥을 못 추는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아랫배가 쥐어짜는 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항상 생리 주기가 불규칙적이던 그녀에게 급작스레 찾아온 생리통.

“강하리.”

미간을 찡그리는 강하리의 귓가에 울린 구승훈의 목소리.

“또 뭡니까.”

여러모로 아주 불편한 탓에 대답이 곱게 나오지가 않았다.

“나랑 거래 하나 하자.”

“싫어요.”

“……들어보지도 않고?”

구승훈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역정을 낸 탓일까. 강하리의 아랫배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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