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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03-17 13:24:05

여자는 2년 전에 이혼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날은, 마침 전 남편이 아이와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 여자가 전화를 받지 않자 집으로 온 전 남편은 집안에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한다.

불이 번진 거실을 보고는 혼자서 불을 끄려 했으나, 불가능하자 신고를 했고, 안방을 들여다봤더니 두 사람이 죽어있었다고 했다.

전 남편은 경찰서에서 진술하는 동안 넋이 나가 있었다.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횡설수설했다. 하기야 두 명의 시체를, 그것도 가족의 시체를 보고 제 정신이기 힘든 게 정상이었다.

문제는 전 남편이 진술한 도착시간과 인근 CCTV에 포착된 시간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었다.

전 남편의 진술로는 좀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잠을 깨울까봐 차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는데, 하필 전 남편의 차에 블랙박스가 꺼져있었다. 본인 말로는 고장이 나서, 안 그래도 수리하려고 하는 참이었다는 것이다.

집안에는 전 남편의 흔적 외에 또 한 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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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 철학관   40화

    조 사장 일행은 민수 형을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가 없자, 대산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것을 알아내고는 학교 앞까지 찾아왔다. 낯선 남자들이 학교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를 눈치챈 대산과 강수는 선생님의 차를 얻어 타고 학교를 빠져나왔다.이틀쯤 피해 다녔는데 갑자기 남자들이 사라졌다. 경찰이 조 사장의 뒷조사를 시작한 시점과 일치했다.강수는 틈만 나면 깊은 생각에 빠졌다. 조 사장의 얼굴에서 떠오르는 잔상들을 기억해내고 고민했다.그러다가 하루는 밤늦게 갑자기 조 사장의 회사로 갔다. 사방을 둘러보다가,열린 뒷문을 통해 울타리 안으로 진입했고, 공장 건물을 자세히 보았다.한참 그러다가 건물 한 곳에 멈췄다. 느낌이 이상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그곳을 빠져나왔다.박 형사와의 통화를 끝낸 강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형, 지금 시간 어때?한 시간 후, 강수와 대산은 CCTV를 피해 공장 담벼락에 붙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뒷문으로 다가가 문을 밀었다.어, 이거 그저께는 열려 있었는데할 수 없지, 넘자.CCTV 걸리면?카메라 앵글로 봐서 잘 안 보일 것 같은데, 내가 먼저 넘어갈게.강수의 대답도 듣지 않고 대산이 뒷문을 훌쩍 넘었다. 거구에 비해 날랜 동작이었다. 그러고는 문을 열었고 강수가 들어갔다.공장은 어둡고 조용했다. 관리인은 한 명, 정문 경비실에서 졸고 있었다. 강수는 한 곳에 멈췄다.여기에요. 여기 이 안쪽에서 뭔가가 느껴져요.대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 강수 철학관   39화

    며칠이 조용히 지나갔다. 강수와 친구들은 학교생활을 비교적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다.그동안 이병수를 죽인 범인이 잡혔다. 범인은 평소 이병수와 알고 지내던 사업관계자였다. 식당 CCTV에 나온 이병수의 일행 중 한 명이었다. 돈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고 2차에서 시비가 붙었다. 2차 술집에는 마침 CCTV가 없었다. 술자리를 끝내고 나간 이병수를 쫓아간 범인은, 다시 이병수와 시비가 붙었고, 홧김에 벽돌로 이병수를 내리친 것이었다.박 형사에게서 범인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강수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범인의 얼굴도 보지 않았다. 그냥 일주일을 공부에 전념하며 평범하게 보냈다. 다만, 밤마다 학업을 방해하는 일들이 생겨났다. 이런 식이었다.하루는 밤 10시경,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40대 아주머니가 서 있었다.저기, 저 윗동네 김지선 씨 알죠? 그분 소개로 왔는데…….네?내가 사실 재혼을 하려는데…, 남자가, 그러니까 사귀는 남자가 있는데 괜찮을까 해서요.그러면서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강수는 당황했다.전, 그런 종류의 관상을 보는 게 아니어서 그런 건 잘…….그러지 말고 이 남자가 어떤지 좀 봐요. 사실, 좋아하긴 하는데 좀 이상한 구석이 있어서…….강수가 얼떨결에 남자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러고는 여자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한참 사진과 여자를 번갈아 보았다.음……. 다른 건 모르겠고요. 이 남자분, 전과 같은 거 있는 거 아시나요?뭐, 전과?아주머니가

  • 강수 철학관   38화

    강수와 여진은 말없이 터벅터벅 언덕길을 내려왔다. 여진이 강수의 눈치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고민경……. 그 여자 어떻게 되었어?…….혹시… 죽었어?…….답답해 죽겠네. 무슨 말 좀 해봐.그게…, 확실한 게 아니라서. 하여튼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애.여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느새 집 앞에 도착했다.데려다줄까?아니 됐어. 택시타면 금방인데. 나 신경 쓰지 말고. 너나 잘 하세요.조심해 다녀.알았어.여진은 강수의 어깨를 툭 치고는 걸어갔다. 강수가 구체적인 말은 안 했지만 여진은 상황을 대강 파악한 듯 했다. 사실 여진에게 구체적으로 해 줄 이야기가 없었다. 아직은 그냥 느낌뿐이었다. 이제부터 숙제를 풀어야 했다.강수철학관 문을 열려고 하는데, 골목길에서 두 사람이 다가왔다. 돌아보니 박 형사와 민 박사였다. 강수가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아니 갑자기? 전화라도 하시지.인마, 전화했는데 안 받았잖아.그러고 보니 부재중 전화가 2통이나 와 있었다. 신경을 집중하느라 몰랐던 것이다.문을 열고 함께 들어갔다. 밝은 데서 보니 박 형사와 민 박사의 표정이 몹시 어두웠다.무슨 일이세요?너 어떻게 알았어?뭐가요?박 형사가 굳은 표정으로 강수를 쳐다봤다. 민 박사가 박 형사에게 진정하라는 눈빛을 보내고는 대신 말을 이었다.이병수, 그

  • 강수 철학관   37화

    강수는 여진과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여진은 지선의 집에 가야 한다고 했다.강수는 버스 안에서 내내 생각에 잠겼다. 조 사장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식당에서 봤을 때 얼핏얼핏 지나가던 영상들. 짧은 순간이지만 그의 얼굴 위로 희미하게 영상들이 지나갔다. 늘어선 녹슨 옷장들, 회색빛 벽, 어두운 공장건물이 보였다. 그리고 쓰러진 여자가 보였다. 그 여자가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뭐가 뭔지 정확하지 않았다.이런 것들이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그때마다 괴로웠다. 그리고 이번에는 더. 여진이 침묵을 깼다.참, 아빠가 지선 언니가 너무 마음에 든대. 일도 잘하고 성실하고 인상도 좋고.그래? 진짜 다행이다.강수는 진심으로 안심이 되었다.그렇게 괜찮은 언니가 그렇게 힘들게 지냈다는 게 이해가 안 돼. 진짜 재수 없는 케이스지. 언니 얘기 들어보니 그 개자식 사장 진짜 안 되겠더라. 언니만 당한 게 아니었더라고. 언니처럼 갑자기 잘려 회사에서 사라진 여직원이 한둘이 아니라네. 그래서 아까 더 화나더라고.강수가 갑자기 여진을 돌아봤다.왜 그래? 무섭게?뭐랬니? 사라져?내가 뭐?강수는 갑자기 스치는 게 있었다.강수가 급하게 언덕길을 올랐다. 여진이 헐레벌떡 따라왔다.- 너 왜 그래? 무슨 일이냐니까?여진이 물었지만 강수는 말없이 지선의 집으로 들어갔다. 여진도 뒤따랐다.강수 쌤 웬일이야? 어? 여진이도 왔네.강수는 지선에게 취업을 축하한다는 말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잠시 뜸을 들였

  • 강수 철학관   36화

    여진이 무슨 말이냐고 묻는 순간, 식당이 시끌시끌해졌다. 두 남자가 한 남자를 질질 끌다시피 해서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조 사장 테이블 앞에 무릎을 꿇렸다. 그러자 갑자기 조 사장이 그 남자의 뺨을 후려쳤다. 남자가 쓰러졌다. 조 사장과 함께 온 두 여자는 비명을 질렀다.여진이 놀라서 쳐다보다가 자기 입을 황급히 틀어막았다. 갑작스러운 장면에 밥을 먹던 두 청년이 황급히 일어나 식당을 나갔다. 식당 안에는 조 사장 일행 외에는 강수 일행밖에 없었다. 식당 주인은 그냥 어쩔 줄 몰라 할 뿐이었다.이 새끼가 어디서 선동을 하고 지랄이야? 안 일어나?두 남자가 쓰러진 남자를 일으켜 세워 다시 무릎을 꿇렸다.사장님, 오해십니다. 제가 무슨 선동을….그러자 사장의 주먹이 재차 날라 왔다. 남자가 다시 쓰러졌다.그때, 대산의 얼굴이 험악해지더니 벌떡 일어나려 했다. 강수가 황급히 대산을 잡고는 속삭였다.형, 어쩌려고?저 남자가… 내가 말한 그 형이야.대산이 폭발할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강수는 무슨 말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재욱의 표정이 파랗게 변했다.맞네. 그 형님.조 사장의 행태를 대산에게 제보한 바로 그 사람이 맞고 쓰러진 것이다. 강수는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그때 갑자기 대산이 뛰쳐나갔다. 말릴 틈이 없었다. 거구가 갑자기 끼어들자 조 사장 일행도 멈칫했다. 대산은 아는 형을 부축했다. 그때서야 남자가 대산을 알아봤다.어? 대산아. 너 여기……?

  • 강수 철학관   35화

    민 박사의 머리를 스치는 목소리가 있었다.저놈은 고소도 못하고 감방도 못 갈 겁니다.민 박사의 표정이 심하게 어두워졌다. 급하게 일어섰다. 이무심이 놀란 얼굴로 민 박사를 봤다.- 가려고? 이제… 안 올 건가?민 박사는 이무심을 보다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아니에요. 또 와야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가는 거예요.민 박사는 급히 면회실을 나왔다. 그녀의 뒷모습을 이무심이 한참 쳐다봤다.강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휴대전화의 지도 앱을 보며 빠르게 걸어갔다. 그런데 멀리서 거구의 남자가 손을 드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 쌍둥이처럼 손을 흔드는 다른 남자도 보였다.아니 형,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네가 바쁜 거 같아서 내가 먼저 조사를 좀 했지. 주말이고 해서. 시간도 남고.그럼, 얘는 왜 여기 있죠?응, 네가 바쁜 거 같아서 내가 형님을 도와드리고 있었지. 시간도 엄청 남아 돌고.재욱이 두 손으로 공손하게 오대산을 가리키며 씩 웃었다.- 자기네들끼리 여기서 뭐해?갑자기 박력 넘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여진이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너, 너는 어떻게 여길?강수의 말에 재욱이 고개를 숙이고 땅바닥을 찼다.너, 왜…?왜라니? 우리 넷이서 도원결의했는데 같이 알아야지.할 수 없었다. 여진이 세 사람 쪽으로 다가왔다.나 빼고 뭔 짓들 하려는 거야. 강수, 성차별하고 그러면 안 되는 거야.그게 아니라…. 알았어…. 위험할 수도 있고 해서…….강수의 목소리가 기어 들어갔다. 대산이 갑자기 한 곳을 가리켰다.저기 공장이 보이지? 저기가 태원기계라는 데고, 거기 사장이 조태원이야. 그리고.대산은 또 한곳을 가리켰다. 반대편 건물이었다.저기, 우리식당이라고 보이지? 거기에 그 사장이 있어.대산의 말에 의하면 김지선을 괴롭힌 사장의 이름은 조태원. 그는 태원기계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곳이 김지선이 다니던 회사였다.마침, 저 공장에 아는 형이 다니고 있어서 일이 쉽게 풀렸어. 사장은 말 그대로 양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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