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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3-31 16:01:59

대산이 결심이 선 듯 모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강수도 따라 들어갔다.

카운트에 가서 방금 들어온 남녀가 몇 호실로 갔는지 물었다.

모텔종업원이 대답해 줄 리가 없었다.

아니, 누구신데 그런 걸 물어요.

그 방에서 시체 나오는 거 보기 싫으면 빨리 대답해요.

거구의 대산이 강한 어조로 몰아붙이니

종업원이 놀라서 우물쭈물했다.

예? 그게 무슨…? 누구신데 이렇게 함부로….

우리가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 여자가 납치된 거라니까요.

혹시 경찰이세요? 그냥 막 이러시면 안 되는데….

강수야, 안 되겠다.

박 형사님에게 전화해서 빨리 출동해서

이 모텔 싹 다 뒤지라고 해!

대산이 짐짓 큰소리를 질렀다.

강수가 알았다면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아, 알았어요. 저기 502호요.

제발 조용히 해결해 줘요. 나, 참 무슨 일이야?

종업원이 실토하자 대산이 손을 내밀었다.

종업원이 또 뭐냐는 표정을 지었다.

마스터키.

종업원이 째려보더니 키를 내줬다.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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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 철학관   72화

    할머니는 조승재에게 엄격했던 부모 이야기를 늘어놓았다.집에서 키우던 토끼를 승재가 죽인 사건이 컸다고 했다.아버지는 조승재에게 악마 새끼를 키웠다며체벌을 하고는 밤새 다락방에 가두었다.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할머니가 말리려고 했지만,두면 커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했다.심지어는 자기 자식에게 ‘사이코패스 새끼’라는 심한 말까지 했다.조승재의 어머니는 말리기는커녕 아버지의 의견에 동조했다.그럴수록 승재는 분노를 표출했고,할머니를 그런 그를 감쌀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민 박사는 이제 완전히 파악을 끝낸 표정이었다.조승재라는 악마가 어떻게 커 갔는지를.그리고 박청자 할머니도 최소한 소시오패스 자격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도.그래서 조승재가 부모를 죽이고 싶다고 하던가요?민 박사의 질문에 할머니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그러더니 다시 강수의 눈치를 보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할머니. 할머니는 제가 할머니 속마음을다 읽고 있다는 것을 아시죠?강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이번 질문은 민 박사에게도 뜻밖이었다.할머니도 나름 특이한 능력이 있으시네요.감도 빠르시고. 뭐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털어놓으시죠.아무리 숨겨봐도 결국 제가 다 알아낼 거라는 것을 아시잖아요.민 박사는 강수에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지었다.강수는 그냥 할머니만 응시했다. 할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진짜 나는 몰랐어.승재가 아버지 차에다가 무슨 짓을 했는지.사장님이 돌아가시고 장례까지 다 치르고 난 후에승재가 지나가듯 이야기하더라고.그냥 승재가 그렇게 얘기했을 뿐이야.‘해치웠어. 할머니 내가 아버지를 해치웠어.’그렇게 이야기하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놀라운 이야기였다.나도 충격을 받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그냥 속으로 걱정만 할 뿐이었지.다시 한숨을 쉬던 할머니가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걔 엄마는 아니야. 진짜야.할머니의 목소리가 커졌다.- 걔 엄마는 진짜 혼자서 그냥 뛰어내렸어.내가 봤어. 진짜야. 걔가 죽인 게

  • 강수 철학관   71화

    다음날, 강수가 일어나보니대산이 벌써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굿모닝. 잘 잤니?형은 왜 이리 일찍 일어났어?어제 한 건 하고 나니 힘이 넘치나 봐.그나저나 그 여자 연락 없었지?응. 무슨 낌새가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했고,내가 좀 있다가 문자 해 볼게.그래. 나도 가끔 해 볼게. 그 여자 진짜 별일 없겠지? 그놈이 또 접근한다든가.별일 없을 거야.내가 여자를 마지막 본 느낌은 죽을 운명이 사라졌다는 느낌이었어. 아마 괜찮을 거야.대산이 씩 웃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강수도 따라 웃었다.대산이 없었으면 어제 어떻게 되었을지 몰랐다.- 오늘은 뭐할 거니?강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민 박사님과 조승재 집을 다시 가보기로 했어.- 그래? 고생이 많다. 강 형사.대산이 농담처럼 얘기했지만,강수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요즘 자신이 학생인지 경찰인지 헷갈릴 정도였다.민 박사와 강수는 이틀 만에 다시 조승재의 집을 방문했다.박청자 할머니를 다시 만나기 위한 방문이기도 했지만,조승재의 어머니가 뛰어내린 곳이바로 집 옆 축대라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고현장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조승재의 어머니는 자신의 집 담벼락과붙어있던 축대 위에서 5미터 아래로 뛰어내렸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아무런 유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여동생에게 ‘죽은 엄마가 보고 싶다’, ‘내가 잘못 살았다.’고 문자를 남겼다고 했다.그 외에는 다른 증언도 목격자도 없었다.축대는 덤불로 가득 찬, 버려진 곳에 있었다.민 박사는 현장 사진이 담긴 서류철을 펴고는 정확하게 위치를 찍었다.여기네. 여기서 뛰어내렸네.강수는 조심스럽게 축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그러고는 축대 주위를 이리저리 살폈다.뭘 찾는 거야?혹시나 해서요.뭐가?조승재가 무슨 흔적을 남기지나 않았나 해서.민 박사는 뭔가 떠오른 것이 있었다.숫자?강수가 민 박사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조승재는 그때 여기 없었잖아.그때는 없었지만, 그 후에 분명히 왔을 겁니다.

  • 강수 철학관   70화

    대산이 결심이 선 듯 모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강수도 따라 들어갔다.카운트에 가서 방금 들어온 남녀가 몇 호실로 갔는지 물었다.모텔종업원이 대답해 줄 리가 없었다.아니, 누구신데 그런 걸 물어요.그 방에서 시체 나오는 거 보기 싫으면 빨리 대답해요.거구의 대산이 강한 어조로 몰아붙이니종업원이 놀라서 우물쭈물했다.예? 그게 무슨…? 누구신데 이렇게 함부로….우리가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지금 여자가 납치된 거라니까요.혹시 경찰이세요? 그냥 막 이러시면 안 되는데….강수야, 안 되겠다.박 형사님에게 전화해서 빨리 출동해서이 모텔 싹 다 뒤지라고 해!대산이 짐짓 큰소리를 질렀다.강수가 알았다면서 휴대전화를 꺼냈다.아, 알았어요. 저기 502호요.제발 조용히 해결해 줘요. 나, 참 무슨 일이야?종업원이 실토하자 대산이 손을 내밀었다.종업원이 또 뭐냐는 표정을 지었다.마스터키.종업원이 째려보더니 키를 내줬다.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가서 502호 앞에 섰다.귀를 기울였다. 뭔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그러다가 잠잠해졌다.언제 들어가지?강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대산이라고 알 리가 없었다.마지막으로 물어보자.저 남자가 저 여자를 오늘 죽일 거라는 거 확실한 거지?응.그리고, 우리가 개입해서 그걸 막으면그 여자의 운명이 바뀌는 거지?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내가 안에서 남자를 제압해서 묶어 놓을 테니,넌 여자를 설득하고,그러고는 무조건 여자를 끌고 나오는 거야.그때 마침, 안에서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대산이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거침없이 들어갔다.여자의 멱살을 잡고 있던 남자가 놀라서 쳐다봤다.- 뭐, 뭐야?뭐긴 뭐야.대산이 성큼성큼 들어가서 남자를 여자에게서 떼어내더니남자에게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남자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뻗어버렸다.여자가 비명을 질렀다.강수가 여자를 안심시키며 말했다.진정하세요. 우리는 당

  • 강수 철학관   69화

    대산은 강수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식사를 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과 여자의 뒷모습이 보였다.형, 돌아보지 마.강수가 급하게 속삭였다.대산이 얼른 다시 고개를 돌렸다.무슨 일이야? 왜?대산이 강수를 보며 조용히 물었다.강수가 괜히 누굴 쳐다볼 리가 없었다.강수가 대산을 바라보았다.좀 이상해서.뭐가?강수가 말없이 음식을 먹었다.그러나 눈은 계속 그 테이블을 향했다.너, 뭘 봤구나. 오늘 또 뭔 일 터지는 거니?그게….강수의 눈이 커졌다.그러더니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대산에게 말했다.형이 계산할 거지? 나 먼저 나갈게. 통화 해.뭐야?강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대산이 돌아다보니 남녀가 계산대 앞에 서 있었다.두 사람이 나가자, 강수도 따라 나갔다.강수야!강수가 대답도 없이 가게 문을 나섰다.뭐야? 도대체 또 뭘 본 거야?대산이 남은 탕수육을 허겁지겁 입에 털어 넣고 일어섰다.거리는 벌써 어둠이 깔렸지만,상점들의 불빛들이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강수는 두 사람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어갔다.전화가 울렸다. 대산이었다.형, 나왔어?응, 너 어디야?나, 지금 여기… 평양옥 앞을 지나고 있어.알았어. 바로 앞이네. 근데 너 무슨 일이야?대산이 뛰고 있는지 숨소리가 거칠었다.응, 아까 식당에서 나간 남자를 쫓고 있어.왜?대산의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렸다.대산이 벌써 강수를 따라붙었다. 둘은 전화를 끊었다.아후…, 숨 차. 남자가 왜?저 앞에 남자 보이지?파란 점퍼 입고, 검은색 모자 쓴 사람.앞에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다.자꾸 뒤처지는 여자를 남자가 팔을 끌다시피 하며 걸어가고 있었다.그래, 보여.아무래도 저 남자가 이상해.뭐가?오늘… 누굴 죽일 것 같아.강수의 말에 대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황당한 말이지만 그동안 강수의 행태를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컸다.나, 참. 그래서 일단 무작정 따라가 볼 거야?그래야지. 그냥 모른 척할 수는 없잖아.강수는 식당에서

  • 강수 철학관   68화

    양민지가 조승재를 가르친 게 조승재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때라고 하니, 그렇다면 4년 후에 찾아가서 죽인 거잖아. 그러면 그동안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다고? 그놈 참 치사하네.박 형사가 양민지의 부모를 찾아가는 차 안에서 넋두리하듯 말했다.조승재가 죽인 게 확실할까요?운전을 하던 탁 형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 형사가 탁 형사를 쳐다봤다.자기는 아직 강수를 못 믿는 거야?아뇨. 그런 게 아니라….탁 형사가 당황해했다. 하지만 탁 형사는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었다.저도 강수의 능력에 충분히 놀라고 있지만, 그래도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경찰 엘리트 조직이 고등학생의 환상에 의지해서 좌지우지된다는 게 영 찝찝하네요.박 형사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맞는 이야기였다.그렇긴 하지. 근데 어쩌겠어. 걔가 그런 능력을 지녔고 우리는 그걸 이용해야 하는 입장이니.탁 형사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저 앞에서 우회전.양민지의 부모는 점잖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양민지 이야기만 나오면 금방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듯했다.우리 민지는요. 줄곧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애예요. 그렇게 똑똑하고 밝았던 애가….박 형사는 부모의 하소연에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양민지 씨가 가정교사를 했던 때를 기억하시나요?가정교사요? 했죠. 여러 번 했는데.입주 가정교사도 했던 것 같은데. 혹시 조승재라는 애를 가르쳤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서울에서. 아마 대학교 3학년 때였던 거 같은데.조승재?아, 조승재 아버님이 삼정물산이라고 조그마한 회사 사장이시고. 거기 운영동 윗동네 사시던….아.양민지의 어머니가 아버지보다는 기억력이 좋았다.그 부잣집 외아들? 네. 1년 넘게 그 집에 살면서 가르쳤죠. 제가 그 집에 몇 번 가서 알죠. 아주 점잖으신 분들.기억하시네요. 혹시 그 집에 대해서나 그 집 아들에 대해서 얘기한 거 기억나시는 것은 없으신지?어머니는 한참 기억을 더듬는 눈치였다. 박 형사와 탁 형사는 차마 그 집 아들이 의심스

  • 강수 철학관   67화

    그 할머니 골 때리지 않냐? 그냥 확 공범으로 쳐 넣을까 보다.저녁 시간, 삼겹살 불판 앞에 세 사람이 마주 앉았다. 박 형사가 소주를 한잔 마시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조승재 사건에서 그 할머니를 간과했다는 것이 큰 실수였던 거 같아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증인인데. 더군다나 조승재의 어린 시절부터 쭉 지켜본 가족 중에 유일한 생존자인데. 물론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민 박사가 고기를 뒤집으며 말했다.왜 조승재를 그렇게 감쌌을까? 감싼 건 확실해? 겁먹은 건 아니고?둘 다 일거 같은데요. 안 그래?민 박사가 강수에게 의견을 물었다.맞아요. 겁도 먹었고 걱정도 했고.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분명한 것은 조승재가 할머니를 협박한 거 같아요. 모든 걸 털어놓으면서도 신고하거나 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한 것 같아요.맞아. 조승재는 어릴 때부터 부모나 사회의 억압에서 유일한 방패막이를 할머니에게서 찾은 것 같아. 그러면서 타고난 야성이 커 나가기를 기다린 거야. 마침내 완전한 야수가 된 이후에도 할머니만은 건들지 않았지. 굳이 아끼거나 지켰다는 건 아니야. 그냥 놔둔 거라고 봐야 해. 조승재는 그런 공감 능력은 없어. 야수로서의 동반관계나 조력자 정도로 본 거겠지.민 박사가 맥주를 단번에 들이켰다. 강수는 민 박사가 술을 마신다는 걸 처음 알았다.할머니는 어린 강아지가 늑대로 커 가는 걸 두려운 눈으로 지켜봤어. 그리고 사냥도 눈감아준 거지. 눈 감아 준 게 아니고 친부모가 혹시라도 알까 봐 숨겨준 거겠지. 아무리 악마라도 자기 새끼라는 뭐 그런 이상한 감정을 가진 거 같아.민 박사가 말이 많아졌다.가장 중요한 건 부모에 관한 건데. 강수야 뭐 할 말 없니?두 사람이 강수를 바라보았다.확실한 것은….확실한 것은?박 형사가 되물었다.할머니가 알고 있다는 거예요. 최소한 아버지의 죽음은.그럼 조승재가 아버지를 죽인 거야? 확실해?박 형사의 목소리가 커졌다. 주위에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그 할망구가 그걸 알았다고? 근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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