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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지현우는 분명 그녀의 이름으로 이승하에게 상처를 입혔을 것이다.

그래서 이승하는 꿈에서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상처를 받아 서유를 차갑게 대한 것이다.

서유는 급히 그의 팔을 흔들었다.

“그 인간이 당신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봐요.”

이승하는 초조하고 걱정스러운 얼굴의 서유를 보며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

“서유야, 지현우가 어떻게 죽었으면 좋겠어?”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살얼음판 같은 한기와 피비린내 나는 살기가 가득해 지현우를 당장 처형하려는 듯했다.

서유는 흠칫 놀라더니 한기 가득한 그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부터 말해봐요.”

남자는 짙은 눈초리를 천천히 늘어뜨리더니 눈 속의 온갖 괴로움과 깊은 절망감을 감추었다.

가시덤불로 뒤덮인 덩굴처럼 눈에 거슬리는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퍼져나가 그를 단단히 묶어두고 헤어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승하는 제자리에서 몇 초 동안 침묵한 후 손을 들어 서유의 눈썹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석 달 전에 내가 널 찾아갔을 때 벌어진 일 때문에 널 오해했어.”

CCTV 영상, 녹음 펜, 비디오테이프 이런 것들은 그는 전부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승하가 휠체어를 타고 직접 외국으로 가 그녀를 데려오려 할 때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반투명 유리로 된 방안에서 벌거벗은 두 사람이 서로 몸을 섞고 있는 것을...

거친 숨소리, 질척거리는 액체 소리, 몸에 세게 부딪치는 소리가 문틈 사이로 들려왔다.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미친 듯이 이승하의 가슴을 찌르고 또 찔렀다.

그는 온몸이 빙굴에 빠진 것 같았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마치 영혼을 빼앗긴 모습이었다.

이승하는 두 손을 떨며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허우적거리며 일어나 잠긴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의 이승하는 미치광이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문을 때리며 그녀를 향해 몇 번이고 멈추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편안한 소리를 지르는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그 남자와 몇 번이고 반복했다.

이승하의 눈이 절망에 물든 순간, 선혈이 낭자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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