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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Author: 잔영
솜파가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염구준을 노려보았다. 범상치 않는 전력을 가진 인물임에 틀림없었다.

“선물을 보냈으니, 답례를 하러 온 것뿐이야. 나를 찾았다면서?”

염구준이 자연스레 다가와 소파에 앉았다.

솜파는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수고스럽게 찾아갈 것도 없이 복수할 기회가 생겼으니까.

“암위, 당장 저 놈을 죽여라!”

솜파가 큰 목소리로 외치며 소요를 이끌고 뒤로 물러났다.

동남아시아 상업계를 오랫동안 주름잡을 수 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어둠속에서 검은 목면을 한 여러 사람들이 모습을 들어내며 염구준을 향해 다양한 총기들을 겨누었다.

“사격 개시!”

솜파의 명령이 떨어지자 즉시 총구에서 불꽃들이 튀었다. 온 저택에서 마치 팝콘을 튀기듯, 총성이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온갖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얼마나 심하면 먼지가 거의 안개처럼 자욱하게 피어올라 밖에선 거의 안의 상황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하, 죽었겠지?”

솜파가 소리 높여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강한 인물이라도 이렇게까지 많은 총탄을 맞고도 살아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느새 총알이 다 떨어졌고, 사격 소리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솜파는 벌집이 되었을 염구준을 상상하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뭐 믿는 거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별거 없네? 이딴 총알, 파리나 모기한테는 통할지 몰라도, 나한텐 의미 없어.”

하지만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자 뜻밖의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염구준은 처음 그대로 너무나도 멀쩡하고 깨끗한 모습이었다.

전신 영역!

이 기술은 전신 경지에 들어선 강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방어막이었다.

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전신 경지, 아니면 그 이상에 있을지도 모르는 강자를 건드려 버리다니! 총알까지 쏘아붙인 상황에서 사과한다고 돌이킬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계속 사격해! 어떻게든 놈을 제거해라!”

상황파악이 된 솜파는 당장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건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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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523화

    모든 사람들이 감탄하며 이 싸움을 지켜보았다.누가 이길지는 그들도 함부로 정의를 내릴 수가 없었다. 쌍방의 강한 정도가 이미 그들의 이해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 있기 때문이었다.한편, 노세와 염구준은 싸움을 이어갔다.“꽤 하네. 초보적인 검의를 수련하고, 진기도 대부분의 절정 반보천인보다 순수하고, 극한의 육신도 가졌고.”“그렇다면, 네놈이 내 창을 몇 번이나 버틸 수 있는지 한번 볼까?”노세는 잔뜩 흥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단 일격만으로 자신의 수련 방식과 경지를 꿰뚫어 본 노세에 염구준은 적지 않게 놀랐다.대다수의 반보천인들은 평생을 바쳐도 일극 반보천인에 도달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은 진기, 육체, 의경 세 가지를 동시에 밀어붙이며 진정한 극한 반보천인을 노리고 있었다.“네 나이에 그 정도면, 더 이상 무공을 갈고 닦을 수도 없겠지.”염구준은 신경쓰지 않고 입꼬리를 올렸다. 강함과는 별개로, 싸움에서는 기세를 꺾이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흥, 널 죽이기만 하면 그걸로 족하지.”노세가 긴 창을 걷어 들고, 팔에 힘을 주어 또 한 번 창을 날렸다.거리는 짧지만, 순식간에 폭발하는 에너지는 어마어마했다.텅!염구준은 검끝으로 창끝을 가볍게 튕겨내며 위력을 흘린 뒤, 그 반동을 이용해 칼날을 자연스럽게 틀어 노세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매끄럽고 끊김 없는 검식이었다.쾅!염구준이 반격할 여유가 있을 줄 몰랐던 노세는 당황하며 급히 호신진기를 만들었고, 염구준은 재빨리 검을 휘둘렀지만 호체진기의 색이 어두워지게만 만들었을 뿐, 뚫지는 못했다.극한의 진기란 이렇게 무서운 법이었다.“좋은 검술이군.”노세는 창을 거두어 막으면서 저절로 감탄했다. 그는 더이상 감히 방심할 담이 없었다.염구준은 일격이 먹히지 않자 땅을 박차고 뒤로 가 거리를 벌렸다.아직 강력한 필살기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노세의 공격은 확실히 그보다 한 수 위였다.하지만 상대방을 확실히 죽이기 위해선 두 사람 모두 강한 필살기를 써야만 했다.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22화

    “하하, 그래. 그래서 오늘 넌 반드시 죽게 될 거다.”“같은 일극 반보천인이라도, 넌 고작 육체가 극한에 달했을 뿐이지. 힘이 아무리 강해진다 해도 진기가 극한에 달한 사람을 이길 수는 없어.”두 사람 모두 이미 극한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었다.염구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경지가 전투력을 대표하진 않아. 누가 이길지는 싸워봐야 아는 거지.”반보천인 중에서 가장 강력한 증폭을 주는 것이 극한의 의경이었고, 그 다음이 진기와 육체였다.하지만 의경이라는 건 순전히 깨달음의 영역이었다.염구준처럼 검술을 창조할 수 있는 사람도 검의를 초입밖에 깨닫지 못했다.노세는 비웃듯 염구준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그럴 필요 있나? 네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두 손으로 검을 고쳐잡고 검기를 계속 검 안으로 밀어넣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 전장은 곧바로 고요해졌고, 폭설 밖에 내리지 않았다.양측의 병사들은 이미 싸움을 멈춘 채, 그 두 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했다.이 전투의 승부는 결국 이 두 사람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필살기를 쓸 기운이 모이자 두 팔에 힘을 실어 검을 내리치며 몸을 날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곧 거대한 검의 허상이 허공을 가르며 노세를 향해 내려쳤다.그가 이때까지 축적한 검기는 딱 이 일검을 쓸 수 있을 만큼 뿐이었다.‘응?’노세는 갑자기 공격해오는 염구준을 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호체진기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흥, 고작 이런 공격으론 부족해.”그는 두 팔을 뒤로 한 채, 자신있게 몸으로 이 일격을 받았다.쾅!검이 떨어지며 대지가 갈라졌고, 돌들이 사방으로 튀었다.노세는 지하로 떨어졌는데, 그건 기운이 약해서가 아니라 이곳의 지형이 오랫동안 얼음에 침식 당한 탓에 밑이 전부 동굴이라 지표가 취약해서였다.그러나 이를 본 노신기 일행은 노세가 졌는 줄 알고 기뻐했다.“하하, 이겼어!”“역시 염 선생님이야! 악귀 같은 놈을

  • 군신의 귀환   제2521화

    쾅!“마지막 기회다. 노세가 어디 있는지 말해!”염구준은 검을 휘두르며 큰소리로 물었다.“쿨럭!”그러나 블라덴는 입과 코로 피를 쏟으면서도 여전히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말을 하지 않았다.그의 의지에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했으나, 같은 편이 아니기에 봐줄 생각이 없었다. 전열을 함께한 스텔라성의 전사들은 애가 타는 표정으로 소리쳤다.“부성주님, 혼자 짊어지지 마십시오! 저희가 함께 하겠습니다!”“다 같이 죽으면 그만입니다! 무섭지 않아요!”싸움이 벌어진 지 오래라 혈기가 이미 불붙어서 지금 그들에게 생사 따윈 뒷전이었다.“버텨라!”블라덴은 이를 악물고 한 마디를 내뱉은 뒤, 염구준이 디시 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잽싸게 두 개의 새 소형 방패를 꺼냈다. 이건 염구준을 상대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방패였다.“용사네. 네 결정을 존중할게.”염구준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몸 안의 기운을 더 끌어올려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콰앙!블라덴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이 일격은 막지 못했다.검과 충돌하자 두 방패는 산산조각이 났고, 양팔에서는 피가 흘러내렸으며, 그도 무지막지한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한번 더 공격을 받는다면 몸이 버티지 못할게 분명했다.“흩어져!”이 모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던 사람들은 사방으로 흩어져서 억지로 전열을 깨뜨렸다. 원래대로라면, 전열상태에서 공격을 당하면 모두가 데미지를 고루 나눠받게 되어있으나 블라덴은 혼자서 모든 데미지를 감수했다.결국엔 막지 못했지만 말이다.이건 그들의 패배였다.절벽 위 전투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이미 승패가 갈렸음을 깨달았고, 스텔라성의 병사들의 사기는 순식간에 떨어졌으며 전황도 기울어졌다.그 순간, 두 명의 전신위급 병사가 튀어나와 염구준을 저지하려 했다.“우리가 저 녀석을 막을 테니 부성주님을 먼저 데려가!”쉭!그러나 염구준이 휘두른 검에서 방출된 검기가 순식간에 두 사람을 무력화시켰다.전열이 깨졌으니 그들에겐 더 이상 맞설 힘이 없

  • 군신의 귀환   제2520화

    지금 블라덴 뒤에 일반 반보천인 두 명, 전신지상 10명으로 배치되어 있었다.비록 초라하긴 해도 지금으로서 스텔라성의 모든 정예병은 이곳에 집중되었다.스스슥!염구준은 허공에서 날카로운 검기를 발사하며 다가왔다.이것은 상대방의 실력을 시탐하는 공격에 불과했다.퍽! 퍽!블라덴이 진법을 가동하여 가볍게 공격을 막아냈다.절정 반보천인이 주관하는 진법은 역시 강력했다.“다들 염구준이 대단하고 하던데, 이제 보니 별거 아니네.”“그러게. 이 정도 공격이라면 성주님이 나서지 않아도 우리가 죽일 수 있겠어.”염구준의 공격을 막은 스텔라성은 자신감에 넘쳐 벌써 허풍을 치기 시작했다.“방심하지 마. 염구준의 실력은 이 정도로 약하지 않아!”블라덴이 나서서 부하들을 경고했다.방금 허풍을 치던 두 사람은 믿지 않았지만 블라덴의 체면을 봐서 더는 말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상대방이 자신의 검초식을 쉽게 막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허수아비는 아니네. 재미있어.”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진법 앞으로 다가와 왼쪽 주먹을 불쑥 앞으로 찔렀다.“칠상권궁극오의, 칠권합일!”쿵!구호를 외치는 동시에 그의 불이 달린 주먹이 기세등등하게 블라덴을 향해 날아갔다.주먹의 위력만 보아도 스텔라성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전력으로 방어한다!”블라덴은 쇠망치를 들고 기운을 최고로 올리며 포효했다.염구준이 주먹을 날리는 순간, 온몸이 위기감에 휩싸였다.쿵!불이 달린 주먹이 쇠망치에 닿는 순간 부서지고 그 충격으로 인해 블라덴의 팔이 뒤로 튕겼다.이어서 염구준이 검으로 내리찍으려 할 때 블라덴은 호체 기운을 펼쳤다.쿵!호체 기운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평범한 검초식을 막아냈다.그래도 진법 내에 있던 적들은 몇 미터나 밀려나 벼랑 끝에 몰리게 되었다.싸우자마자 염구준이 우세를 차지했다.이제 그와 맞서는 것은 블라덴이 아니라 한 무리 무술인이었다.염구준은 검으로 적을 겨누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절벽을 등지고 싸우다니, 극한 생존 욕구를 자극하는

  • 군신의 귀환   제2519화

    염구준은 처참한 전투장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에휴, 그렇게 죽고 싶어? 막을 새도 없이 뛰어가네.”그의 계획은 전부 멈춰있다가 반보천인들이 길을 내길 기다렸다가 다시 공격하는 것이었다.이러면 사상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염구준도 전신전의 전주로서 군사를 지휘하는 능력은 무공만큼 뛰어났다.“염 선생님, 갑자기 습격을 받았는데 어떻게 대처할까요?”혼란에 빠진 노신기가 통신기를 통해 의견을 물었다.염구준은 정말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감정을 내세울 때가 아니었다.“전부 죽여서 빠르게 통과하세요!”“네.”염구준의 명령을 받은 일행은 피가 다시 끓어올라 얼마 남지 않은 결사대를 전부 참살했다.곧 2차 방어선에 도달할 때쯤 앞에 깊은 골짜기가 양측을 갈라놓았다.염구준은 조급해하지 않고 숨을 헐떡이는 정예병들을 보고 명령했다.“여기서 쉽시다. 체력을 회복하세요!”단숨에 공격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의지로만 싸우는 것은 불가능했다.한번 손해를 본 정예병들은 이제야 고분고분 염구준의 말을 따랐다.그렇게 쌍방은 골짜기를 경계선으로 다시 맞섰다.각자 싸울 준비를 하느라 현장은 조용했지만 이것은 폭풍우가 몰아칠 전조 현상이었다.첫 번째 대결에서 노신기 일행이 염구준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손해를 보았기에 서로 비긴 셈이었다.그래도 염구준의 존재로 인해 공격군 다시 걷잡을 수 없이 강력해졌다.절벽 위에 선 블라덴은 안색을 굳히며 명령했다.“성주님이 곧 출관하신다. 이대로 끌고 가면 승리할 것이니 너희들 반드시 이곳의 방어선을 지켜야 한다!”다시 희망이 생긴 스텔라성의 군사들도 사기가 되살아났다.그때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이제 막 떠오른 태양은 구름에 가려지고 솜털 같은 눈송이가 사방에 흩날렸다.전쟁을 앞두고 모두가 하늘을 보더니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눈이 내리면서 분위기는 한층 엄숙해졌다.“다리를 내리고 길을 내세요!”염구준은 모두가 준비가 끝난 것을 보고 통신기에 대고 분부했다.방금 전에 휴식을 취하

  • 군신의 귀환   제2518화

    누군가 나서서 지휘하지 않으면 결국은 흩어진 모래알과 다를 바가 없었다.공격군에서 몇몇 반보천인이 앞장서더니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냈다.그리고 염구준은 맨 앞에서 주변 상황을 살피더니 진흙으로 쌓은 커다란 돌을 발견하고 명령을 내렸다.“튀어나온 돌들을 전부 공격해서 무조건 터트리세요!”“네.”우르릉 쾅!촤아악!반보천인이 나서자 커다란 돌덩어리는 힘없이 부서졌다.그와 동시에 돌덩어리에서 누군가 튀어나오며 비명을 질렀다.이곳에 숨긴 것은 모두 중무기였다.“젠장. 발포해!”전방에서 지휘관이 힐끗 보더니 대부대가 공격 범위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명령을 내렸다.이러다가 벙커가 전부 발각될 것 같았다.쿵쿵!쾅쾅!펑!순식간에 각종 굉음과 함께 붉은 빛이 모두 염구준 일행에게로 향했다.“당황하지 마세요. 전부 평범한 무기라 호체 기운을 파괴하지 못해요.”무기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염구준은 소리만 들어도 어떤 무기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상대방의 공격은 반보천인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그들이 계속해서 앞으로 돌진하자 화력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이런 벙커는 일반 침입자를 방어할 때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그렇게 많이 배치되지 않았다.윙!염구준은 검을 휘둘러 마지막 바위 벙커를 부수고 그 자리에 멈췄다.반보천인이 선두에서 달리는 것으로 뒤에 있는 부하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저놈들 별거 아니네. 우리도 싸우자!”뒤에 있던 각 세력의 정예병들은 각자 무기를 들고 염구준의 옆을 스치며 함성을 외쳤다.그리고 몇몇 가주들은 전방에서 적들의 방어선을 뚫는 작업을 개시했다.“스텔라성을 위해 반격하자!”전방을 지휘하던 담당자도 당당하게 무기를 들고 전투에 가담했다.이로서 난투극이 시작되었다.쌍방은 혈안이 되어 각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염구준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전투장을 주시하며 그의 목표물을 찾았다.상대방 측에 반보천인 두 명이 있지만 기운이 약한 것이 절대 노세가 아니었다.지

  • 군신의 귀환   제2517화

    백양습지에서 나온 그들은 공터에 앉아 잠시 쉬었다.방금 상황에서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어둠속에서 싸웠기에 조금은 무서웠었다.“계속 앞으로 전진합니다.”마지막으로 나온 염구준은 모두에게 지시했다.아직 진정한 싸움이 시작되지 않았기에 사상자를 살필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나서서 반박했다.“조금 쉬다 가면 안 됩니까? 왜 이렇게 급하세요?”촤아악!하지만 그 부하는 본전도 못 찾고 상사에게 뺨을 맞았다.“염 선생한테 무슨 태도야?”한바탕 얻어맞은 부하는 찍소리도 못하고 웅크려 앉았다.그처럼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이렇게 별의별 상황이 발생했다.염구준은 어차피 그의 부하도 아니고 어쩌면 스텔라성에서 보낸 스파이일 수도 있으니 뭐라고 떠들든 상관하지 않았다.“습지에 악어만 있어서 다행인 줄 알아. 만약 흑석림으로 갔다면 이백 명의 결사대와 싸웠어.”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앞으로 걸어갔다.“결사대?”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염구준이 대신 위험요소를 제거했다는 걸 알아챘다.만약 그들이 결사대를 만났다면 흑석림에서 전부 매장되었을지도 모른다.게다가 백양습지에서 손해를 본 것은 대부분 본인이 혼란스러운 탓에 초래한 것이었다.“따라와. 누가 또 불만을 말하거나 지휘에 복종하지 않으면 바로 죽인다!”가주들은 분개하며 자신의 부하들에게 호통을 쳤다.조금만 힘들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스텔라성과 싸우려면 피를 흘리고 희생하는 것을 면할 수 없으니 누굴 탓할 이유가 없었다.일행은 어둠속에서 주변을 경계하며 계속 걸었다.북만 얼음굴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가주들도 긴장되는지 더는 논의하지 않았다.이틀 전에 각자 주둔지에 돌아갔을 때 친구와 가족들이 살해된 장면을 보고 함께 토벌하러 갔었다.그런데 노세가 나타나 막강한 실력으로 그들을 제압하는 바람에 많은 군사들을 잃었다.마지막에 노세의 몸에 문제가 생겨 싸움이 중단되지 않았더라면 가주들도 전부 죽었을

  • 군신의 귀환   제2516화

    “성주님, 결사대 습격이 실패하여 큰 손해를 보았습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석문 안에서 노세가 덤덤하게 질문했다.“놈들을 다 죽일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어. 그래서 얼마나 죽였어?”그 질문에 담장자는 우물쭈물하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한 명… 도 죽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다친 사람도 없습니다.”참으로 수치스러운 전적이었다.노세는 화내는 것보다 오히려 궁금했다.“그래? 자세히 말해 봐.”그의 차분한 심성에 부하는 탄복하고 말았다.“상황은 이러했습니다…”부하는 사건 경과를 하나로 빠트리지 않고 상세하게 설명했다.말을 하면서도 성주가 갑자기 분개하여 그를 죽일까 봐 가슴이 쿵쿵 뛰었다.당시 상황을 보고받은 노세는 조금 의기양양한 투로 말했다.“재미있는 놈이네. 하지만 수개월 전에 백양습지에 배치한 건 모를 거야.”“성주님의 계략에 탄복했습니다.”기회를 잡은 부하는 재빨리 아첨하여 환심을 사려했다.마침 사람이 필요한 시기라 노세는 그를 죽이지 않고 심지어 난처하게 대하지도 않았다.“됐어. 이제부터 아무도 날 방해하지 마. 놈들이 내가 출관하기 전에 쳐들어오면 너희들 알아서 막아. 내가 모든 권한을 줄 테니까 어떻게든 막아.”부하는 책임을 따지지 않자 다시 충성을 맹세했다.“성주님, 걱정 마세요. 반드시 스텔라성과 함께 공존할 겁니다.”다시 조용해진 석문 안에서 노세가 중얼거렸다.“염구준, 내가 출관하는 날이 네가 죽는 날이야.”백양습지.이 습지는 범위가 넓고 깊이가 약 10킬로미터지만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다.습지 가운데 작은 돌로 늪을 가로지나는 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좁아서 자칫하다가 빠질 수도 있었다.그래도 무술인에게 습지를 건너는 것은 식은 죽 먹기처럼 쉬웠다.평소 조용하던 백양습지는, 이 시각 사방이 혼란스럽고 곳곳에 싸우는 소리로 울려 퍼졌다.“습지 안에 악어 있는 거 같아요.”“젠장, 내 허리보다 더 굵은 구렁이도 있어.”“안 돼. 너무 많아서 전부 죽이는 건 무리야. 철수할까?”미지의 위험에 닥친 일행

  • 군신의 귀환   제2515화

    염구준은 어두운 곳에 숨어 그들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출발하기 전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매복한 사람들이 이동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쿵!염구준은 불쑥 나타나 날카로운 검기를 휘둘러 흑석봉을 부숴버렸다.커다란 소리에 바로 결사대의 주의력을 끌었다.“스텔라성 외에 외부인은 모두 떠나라!”“너희들 죽이러 왔어.”염구준이 검을 들고 전력을 다해 검기를 펼쳤더니 어둠 속에서 결사대의 비명소리가 울렸다.“아악!”“너무 강력해. 당장 피해!”결사대가 습격을 당하자 대장이 버럭 화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죽으러 온 놈이야! 당장 죽여!”스스슥!결사대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많은 그림자가 움직이며 염구준을 포위했다.하지만 결사대라고 해도 기세만 드높고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무공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고작 전신 경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래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하는 끈질긴 의지를 우습게 보면 안 되었다.“널 무조건 죽인다.”앞장선 결사대 한 명이 염구준의 앞으로 돌진하며 과감하게 자폭할 것을 선택했다.쾅!“죽여라!”이때다 싶어 모든 결사대가 우르르 모여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일부는 자폭할 각오를 하고 덤벼들었다.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미친듯이 공격하는 결사대를 상대로 염구준은 여유롭게 대응하다가 속으로 감탄했다.“만약 대부대가 이 길을 선택했다면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을 거야.”노세의 계획은 잔인하게도 결사대의 목숨으로 적들을 죽여서 기세를 꺾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염구준에게 발각되어서 수포로 돌아갔지만 말이다.싸움은 계속되고 고함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대부분 결사대는 더 이상 앞으로 돌진하지 않았다.그들은 죽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헛되이 죽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반나절이나 싸웠는데도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아니야. 저 사람 염구준이야!”누군가 참지 못하고 휴대폰 전등을 켜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겁에 질린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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