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호 안의 사람들은 이 공격에도 별로 큰 반응이 없었고, 대부분이 무사했다.이에 대처하기 위해 이미 전부터 절연된 비닐옷을 준비하여 밖에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전자 작살을 전부 투척한 후 개조 로봇들은 상대방과의 거리가 30미터도 안 될 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일으켜라!"현무가 또 고함을 지르자 뒤에 있던 사람들은 쇠사슬을 당겼고, 이와 동시에 두터운 눈밭에 뾰족한 철근이 갑자기 튀어나왔다.철근은 5~6미터 길이로 지면과 30도를 이루었으며 날카로운 한쪽 끝이 개조 로봇들을 향해 있었다. 뚜둑.개조 로봇들은 여전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줄곧 앞으로 돌진했는데 앞줄에서 오던 실력이 약한 것들은 완전히 몸이 뚫려버렸지만 그와 반면에 실력이 강한 것들은 직접 일부 방어를 뚫고 참호를 향해 돌진했다.철근에는 곧 개조 로봇들이 꼬치처럼 가득 꽂혔고, 뒤쪽에 있던 개조 로봇들은 그들의 몸을 밟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쿵.그들이 계속 돌격하는 와중에 평평한 지면이 갑자기 쑥 꺼지며 적지 않은 개조 로봇들이 20여 미터 깊이의 구덩이에 빠져버렸다.뒤쪽에서 계속 비집고 오는 터라 앞에서 이동하던 것들은 멈추지 못하고 계속 구덩이 안으로 떨어졌고, 그 뒤에는 올라오지 못했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구덩이는 금세 꽉 차버렸다.두 차례의 함정 덕분에 개조 로봇들의 수량은 3분의 1이 줄어들 정도로 사상자가 많았다.이렇게 되면 수량만 놓고 보면 쌍방의 인원수는 이제 차이가 크지 않았다.이래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한다는 말이 있는 거다."죽여라!"현무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싸우려고 칼날을 겨누었다.만들어둔 함정을 다 썼으니 이젠 육박전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챙챙!얼마 지나지 않아 쌍방은 제대로 맞붙었고,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며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한편, 정예 부대의 사람들은 실력이 너무 눈에 띄어 전부 포위를 당한 상태라 상황이 좋지 않았다.청목 조직의 부대가 손실이 적지 않긴 하지만 정예들이 남아 있기 때문
"아, 청목 존주가 확실히 기계 천재이긴 한데, 길을 잘못 들어선 게 아쉽네." 염구준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쿵!합체가 끝나자 0번은 갑자기 두 발을 구르며 왼손에 방패, 오른손에는 칼을 든 채로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합체 후의 속도는 전보다 많이 빨랐다.세 반보천인이 합체하자 염구준도 더 이상 여유를 부리지 않고 진지하게 싸움에 임했다. 그가 주먹을 쥐자 팔에서 진기가 끓어오르더니 곧 불꽃이 타올랐다.원소의 능력을 쓴 거였다.쾅쾅!그들은 서로를 향해 돌진한 뒤 모두 정확하게 주먹을 상대방에게 꽂았고, 이로 인해 큰 소리가 부단히 울렸다.그들이 매번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주위에는 적지 않은 기류들이 생겼다.근접 육박전은 기술이 많지 않지만 승부를 가르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했다. 누가 먼저 견딜 수 없느냐에 달려 있으니까 말이다.0번의 몸을 이룬 금속은 매우 단단했지만, 염구준이 전력을 다한 주먹이 더욱 단단했는데, 그가 주먹을 꽂을 때마다 상대방의 몸은 움푹 들어가 버렸다.반면에 염구준도 주먹을 몇 번 먹었긴 했지만 대부분 외상으로, 내장을 다치지 않아 문제가 크지 않았다.이 공격 리듬만 유지한다면 가장 먼저 쓰러지는 것은 0번일 수밖에 없었다.쾅!염구준의 주먹이 상대방의 가슴에 꽂혔고 0번은 이 기세를 따라 후퇴하며 거리를 벌렸다.갑자기 이런 행동을 하는 상대방에 염구준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는 공격 방식을 바꾸려고 했다."자폭 모드를 시작한다!"0번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몸에는 스파크가 막 튀었다.‘누전이라도 됐나?’비록 상대방이 뭘 하려는 건지는 알 수 없어도 모양을 보아 큰 걸 참고 있는 게 확실했다.‘오래 싸웠으니 이제 끝내야지.’"칠상권의 궁극의 오의, 칠권합일."염구준의 온몸의 기운은 그의 말과 함께 모두 오른팔에 주입되었고 곧 팔 전체가 화염에 싸였다.승부는 이 한방에 달린 셈이었다.슉.쌍방은 거의 같은 시간에 공포스러울 정도의 기운을 내뿜으며 서로를 향해 돌진했다.0번은 세 사람의
지금은 0번이 언제라도 폭발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라 그는 냉정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팍.상대방의 팔을 잘라내고 속박이 없어진 염구준은 고삐 풀린 말처럼 미친듯이 달렸다.‘빨리, 더 빨리!’발걸음이 바뀌면서 그의 속도 또한 극에 달했다.쿠쿠쿵.염구준이 얼마 달리지 못했을 때, 뒤에서 폭발소리가 들리더니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폭발로 인한 에너지는 매우 컸는데, 폭발 중심부의 불빛이 하늘을 찔렀고, 폭발이 일어난 자리에는 큰 구덩이가 생겼으며 주변의 먼지도 폭발해서 온통 뿌옇게 되었다.설씨 가문의 주둔지에서 한참 교전하던 중 실력이 비교적 약한 사람들은 이 폭발로 인해 똑바로 서있지도 못하고 바닥에 넘어졌다.다행히 멀리 떨어져 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을 게 뻔했다."주상!"이를 본 정예 부대의 사람들은 고함을 지르며 눈이 붉어진 채로 밖으로 돌진했다.그러나 모두가 여럿에게 둘러싸여있는 터라 짧은 시간 내에 전혀 벗어날 수가 없었다.가능한 한 빨리 가서 염구준의 상황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예 부대의 사람들은 부상을 입고서라도 죽이겠다는 의지로 목숨을 걸고 싸웠다.전투의 리듬은 끊임없이 빨라졌고, 이상할 정도로 참혹했다."흥, 이기지 못하겠으니까 이렇게 비겁한 수나 쓰고. 짜증나!"이때, 안개 속에서 점차 검은 그림자가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는데, 바로 염구준이었다.지금의 그는 얼굴이 까매서 약간 낭패한 모습이었지만 중상을 입지는 않았다.다행히 폭발할 때 이미 10여 미터를 뛰쳐나갔고, 뿐만 아니라 호체강기를 전력을 다해 만든 덕분에 아주 좋게 폭발의 위력을 막을 수가 있었다. "살아계셨군요!" 이에 주작이 무의식중에 놀라워하며 소리 질렀다."아주 순조롭게 잘 살아있으니 걱정마!"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상대방의 불길한 말을 개의치 않았다.한 바퀴 둘러본 뒤 정예 부대의 사람들 중 누구도 전사하지 않은 것을 보고 그는 속으로 매우 기뻐했다.슉.염구준은 곧바로 잔영을 남기며 전장에
다행히 누구도 이 일을 알지 못했다.“선생님, 싸움이 끝났습니다. 저희가 지금 현자을 정리하고 있어요.”설구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상황을 보고하러 왔다.이번 싸움에서 청목을 죽이지 못했지만 그의 부하들을 전부 멸망시켰으니 졸지에 조력자를 잃은 사령관 신세가 되었다.남극 빙원의 형세는 완전히 뒤바뀌었다.“잘하셨어요. 고철들은 다 가져가세요.”염구준은 확실하게 입장을 밝혔다.비록 값나가는 물건이지만 용하까지 옮기는 것은 물론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감사합니다.”활짝 핀 설구의 얼굴에 주름들이 자글자글 일렀다.염구준이 다 가져가겠다고 해도 동맹 사람들은 찍소리도 하지 못할 것이다.그가 없었다면 이번 싸움에서 이길 수 없었다.이로서 염구준의 임무도 절반은 완성한 셈이다.이제 청목의 목을 따는 일만 남았다.청목 조직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여 재건해도 10년, 20년이 지나도 완성할 수 없다.하지만 살려 둔다면 언제든 용하에 위협이 될 것이다.따르릉!그때 염구준의 이어폰에서 소리가 났다.“주… 주상님, 절대 오지 마세요. 청목 영감탱이 엄청 강해요.”백호의 약한 말소리를 들으니 왠지 중상을 입은 것 같았다.“백호, 끝까지 버텨. 지금 바로 찾아갈게.”염구준이 다급하게 말했다.정영팀 모든 사람에게 위치 추적기가 있어 남극이 아무리 커도 사람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이번 임무에 그가 부하들을 이끌고 왔으니 전부 무사하게 데리고 가야 했다.그때 이어폰에서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렸다.바로 흑풍이었다.“제법인데. 혼자서 내 기지를 망치다니 위세가 대단하다. 30분 줄게. 도망치면 네 부하들 죽이고 개 같은 동맹도 전부 죽여버릴 줄 알아.”그 말은 도전장과 같았다.염구준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목을 깨끗이 닦고 기다려.”그는 거처에 돌아가 검을 들고 스노우모빌을 타고 떠났다.정영팀도 뒤를 따랐다.그 외에 동맹에서 떠들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따라 나섰다.한편, 본거지 밖에서 청목은 왕좌에 앉아 모
“용하와 주상님을 지켜주세요!”백호는 치명적인 공격 앞에서 활짝 웃으며 기도했다.염구준이 어떤 결정을 하든 원망하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쿵!공격이 다가오자 백호는 눈을 찔끔 감았다.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밤도 아닌데 눈을 감고 뭐 하냐?”귓가에 염구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주상님!”백호는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염구준이 대신 공격을 막은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주상님, 제가 무능해서 주상님을 다치게 했습니다.”염구준은 그를 구하면서 피식 웃었다.“임무를 잘 완성했어. 다 큰 사내가 왜 울고 난리야?”그는 백호의 상세를 확인했다.심각한 부상을 입어 지체하면 안 되었다.값비싼 특수 약제가 백호의 체내로 들어가 겨우 상세를 안정시켰다.“이거 이제마 선생님이 주상님께 주신 유일한 약이잖아요.”백호는 감격에 목이 메어 통곡할 뻔했다.“약일 뿐이야. 형제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염구준은 백호를 부축해 주작에게 맡겼다.아직 그가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당신이 청목이야?”염구준은 이미 구자검을 잡고 싸울 준비를 했다.두 사람이 만난 이상,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 내가 청목이다. 너는 누구냐?”청목이 오만한 말투로 물었다.가까운 거리에서 상대방을 본 순간 변장했다는 것을 알아챘다.촤아악!염구준은 대답하는 대신 가짜 얼굴을 벗기고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염구준!’청목이 벽에 붙인 사진을 수없이도 봤으니 그를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진짜 본인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하하하. 잘 됐구나. 굳이 널 찾아가지 않아도 되겠어. 너만 죽이면 용하는 지키는 개가 없으니 걸림돌이 사라지게 되겠구나.”청목은 미친듯이 웃었다.흑풍은 염구준을 무서워하지만 그는 아니었다.심지어 자신만만했다.살수를 가동하기만 기다리면 염구준을 바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쓸데없는 말이 많네. 빨리 싸우자고.”염구준은 구자검을 들고 바로 돌진했다.펑!
사람도 아니고 로봇도 아닌 상태로 반천인 경지에 도달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쿵!한참 뒤, 개조를 완료한 청목은 대량의 전류를 체내에 주입하여 충전을 시작했다.‘엄청난 기운이야.’염구준은 그가 눈앞에서 강해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놀라울 정도로 에너지 파동이 강해져서 의심이 들었다.‘진짜 과학으로 반천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나?’충전이 완료되자 전기 불꽃들이 사라졌다.청목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고함을 질렀다.“안 돼, 대체 뭐가 부족해서 실패한 거야? 내 에너지 보존 공식은 틀리지 않았어!”“그만 외쳐. 에너지 축적으로 천인 경지에 도달할 수 없어.”염구준은 문제점을 발견했다.청목은 기계에 조예가 깊지만 무공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원소의 힘을 파악하지 못하면 일정한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그렇구나.”그제야 깨달은 청목은 멈추지 않고 오만하게 말했다.“하하하. 아무리 천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해도 네놈을 죽이는 건 문제없어.”지금 그의 실력은 너무 막강했다.에너지는 충만하고 몸은 초고밀도의 합금으로 만들어 방어력이 놀라울 정도로 강했다.천인 경지와 가늠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하. 큰소리 치다 큰 코 다쳐.”염구준은 아예 무시해버렸다.미친놈들을 만날 때마다 그를 죽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결국 모두 그의 검에 잘려 목숨을 잃거나 도망쳤다.“죽어라!”청목은 포효하며 공격을 시작했다.몸에 푸른 빛을 반짝이며 대량의 에너지를 발산했다.에너지가 스치는 곳마다 구경하던 고위 간부들이 전류에 새카맣게 타버렸다.전압이 생각보다 높았다.“제법인데. 싸울 의욕이 생기네.”염구준이 구자검의 검의를 끝까지 끌어올리자 검의가 기승을 부렸다.촤아악!그가 도착하기 전에 검의가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며 청목에게 돌진했다.이것은 그냥 상대방의 실력을 시험하는 공격이었다.청목은 억지로 맞붙지 않고 강력한 공격을 피해버렸다.쿵!검기가 허공을 날아 바닥에 떨어졌을 때 수십 미터 되는 구멍이 뚫렸다.“엄청난 위력이야.’청목은 엄숙한
“억지 부리지 마. 끝까지 웃을지 두고 보자.”청목은 과감하게 전류를 강화했다.하지만 염구준의 검이 더 빨리 공격하며 불꽃을 튕겼다.그러나 청목의 몸뚱이가 워낙 단단해서 근거리 공격에도 데미지가 크지 않았다.두 사람은 다시 강한 위력을 발산했다.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했다.“방금 전력으로 싸우지 않았던 거야?”“보아하니 당분간은 승부를 가릴 수 없겠네. 먼저 밥이나 먹을까?”“주상님이 반드시 이길 거야.”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큰 싸움은 운이 필요한 법이다.무공 실력이 약한 사람은 구경만 하겠지만 전신이상의 고수들에게 앞으로 반천인 경지를 돌파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전투는 계속 진행되었고 어느덧 밤이 되었다.청목 거주지 곳곳에 전등이 들어오면서 두 사람을 비추었다.쿵!염구준이 갑자기 검을 가로 자르며 상대방을 제압했다.“배터리 꽤 오래 버티네.”“배터리? 하하하 방금 충전한 건 몸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걸 유지하기 위해서야. 내 에너지 원천은 체내의 소형 원자로거든.”청목은 자신의 몸 구조를 설명하며 위대한 걸작을 자랑했다.원자로가 에너지를 끊임없이 제공하면 염구준의 기운이 소진되어도 계속 싸울 수 있다.“원래 당신 기력을 소진시키고 죽이려 했는데 제대로 싸워야겠어.”염구준은 한숨을 내쉬며 기운을 대폭 상승시켰다.“하하, 나도 그럴 생각이야.”쳥목이 체내 각 부품을 빠르게 작동하자 에너지가 급속히 상승하여 금속 방어구가 벌겋게 달아올랐다.에너지가 갑자기 급속도로 상승하자 원자로가 불안정해졌다.“멍하니 서서 뭐해? 뒤로 물러 서.”염구준은 뒤에 있는 부하들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지금은 싸움을 구경할 때가 아니었다.만약 핵이 폭발하기라도 하면 정영팀의 실력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주상님, 아니면…”주작은 걱정스러워 설득하려고 했다.“꺼져!”그는 강적을 앞에 두고 한눈 팔고 싶지 않았다.태도가 험악해도 실은 부하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걱정한 것이다.핵폭발은 장난이 아니니까.
“매화검법은 다른 사람 것이라 이것보다 더 강력한 나만의 검술을 만들어야겠네.”염구준은 감탄했다.‘다시 해보자.’그는 잠시 생각하다 상대방이 다음 공격을 준비할 때 만단의 준비를 했다.금속은 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인성이 강해 고온에서도 변형되지 않았다.“합!”염구준은 쇄산을 사용하는 동시에 칠권합일까지 합쳐서 공격했다.이 검술은 폭발력이 너무 강해 반서는 피할 수 없었다.하지만 강력한 적 앞에서 이런 것을 걱정할 여유가 없었다.쿵!염구준은 방어를 포기하고 청목의 공격을 받으면서 머리를 잘라버렸다.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환영이 사라지지 않고 저 멀리까지 나가떨어졌다.머리가 사라진 청목은 체내의 원자로가 극도로 불안정한 것이 언제든지 폭발할 것만 같았다.“도망쳐!”주인이 죽자 고위층들은 당황해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쳤다.강심장인 사람 몇몇만 기지로 돌아가 귀중품을 챙겼다.펑!청목의 원자로가 불안정해지더니 결국 에너지를 통제하지 못하고 폭발했다.버섯 같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강력한 충격파가 주변에 확산되었다.건물들은 파괴되고 고온으로 바닥의 돌마저 녹아버렸다.명실상부한 인조 핵폭탄이었다.그렇게 강대하던 청목 조직이 파멸되었다.그들은 오만하게 용하를 차지하려고 했지만 남극 빙원에서 전멸할 줄은 죽을 때까지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멀리서 흑풍은 망원경으로 이 모습을 보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염구준은 완전히 괴물이야. 저 미친 늙은이도 죽이지 못하다니 세상에 저놈을 죽일 사람이 있긴 한 거야?”상대방의 옥패를 빼앗는 계획은 점점 물거품이 되었다.한쪽 팔을 잃은 그는 절대 불가능하니 더 강력한 세력을 찾아야 했다.청목 조직이 전멸하자 흑풍은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어깨가 축 처져서 관측소를 떠났다.“응?”그때 어느 얼음동굴에서 은밀하게 치료하던 봉유곡이 두 눈을 뜨고 엄숙하게 말했다.“엄청난 파워야. 어디서 이런 고수들이 나타났지?”그리고 계속 눈을 감고 내상을 치료했다.본인도 중상을 입고 숨어 있는 신세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