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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4화

Penulis: 잔영
“염 전주, 죄악의 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철은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물었다.

휘익—

고성 안은 해풍 소리만이 울려 퍼질 뿐, 정적이 감돌았다.

“더럽고 혼탁한 것들 따위, 본디 존재해서는 안 된다. 파괴하는 게 답이지.”

염구준은 상대의 태도를 신경 쓰지 않은 채, 가장 솔직한 생각을 내뱉었다.

이 배는, 결국 죄악을 숨겨주는 은신처일 뿐이었다.

“염 전주는 사악함을 증오하는군요. 감탄스럽습니다.”

철은이 다시금 술잔을 들고, 반쯤 남은 와인을 단숨에 비운 뒤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엔 나름의 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염 전주께서 저와 손을 잡는다면, 이런 배 몇 척 만들어 두고 가만히 앉아 돈을 벌 수 있겠지요.”

말을 마친 그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오늘의 목적은 바로 그것이었다.

“필요 없다. 왕동군을 데려와라.”

말이 통하지 않으면 한마디도 아깝다. 염구준은 한 손을 검함 위에 얹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딴 돈, 그는 벌 생각도 없고 필요도 없었다.

짝짝—

철은도 더는 설득하지 않았다. 어두운 얼굴로 박수를 몇 번 쳤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둘의 협상은 완전히 결렬되었다.

곧이어 왕동군 일행이 끌려 나왔다. 피투성이에 살점이 찢겨, 말 그대로 참혹한 상태였다.

왕동군은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염... 형, 폐를 끼쳐서 미안하오...”

그 상처를 보면, 고문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알 수 있었다.

붕—

염구준의 살기가 폭발했다. 구자검법의 검을 뽑아들며, 눈 속에 분노가 불타올랐다.

이 상황에서 평화로운 결말은 있을 수 없었다.

“잠깐만!”

철은이 당황했다. 그는 결코 부하들에게 폭행을 명령한 적이 없었다.

즉시 개문을 노려보았다.

“누가 네 멋대로 결정하랬느냐! 미친놈 같으니.”

이제 와선 염구준을 완전히 적으로 돌린 셈이다. 조율할 여지도 사라졌다.

철은은 나름 준비를 해 왔지만, 염구준과 싸우는 건 원치 않았다.

“아버지, 어차피 죽인 것도 아닌데 뭘 그리 호들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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