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평정시 도심의 항도광산의 본사."주작호!"펜트하우스에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검은 그림자의 남자가 손에 야간 투시 망원경을 들고 밤하늘의 붉은 빛줄기를 바라보고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전투기는 전신전으로 가지 않고 동쪽으로 가고 있다.""동쪽이면... 내 예측이 맞았네. 염구준은 틀림없이 독표로부터 무언갈 알아낸 거야. 주작의 전투기는 태평양 해역의 염풍도로 향하고 있다!"염풍도에 옥패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흑풍은 20여 년 전에 사소한 정보를 수집했을 뿐이다.옥패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20여 년이 넘은 지금, 북서광구와 염풍도에 대한 탐사를 멈춘 적이 없었지만 어떤 결과도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는 많은 인력과 물자를 투입했지만, 안타깝게도 두 곳에서 옥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존주님."흑풍의 뒤로 항도광산의 실질적인 책임자 광업그룹의 주호연이 한쪽 무릎을 꿇고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염풍도는 중요한 곳입니다. 절대 전신전이 먼저 올라가서는 안 됩니다.""염구준은 이미 광구를 탐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염풍도를 차지하면 존주님의 오랜 계획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건의를..."흑풍은 부하의 건의 따위가 필요하지 않았다."계획이 있다."흑풍이 천천히 몸을 돌려 무표정하게 주호연과 옆에 있는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낮게 가라앉은 쉰 목소리였다. "염구준은 당대 최고의 전신이다. 그러나 그에게 대적할 수 없다고 그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대표하지는 않는다.""난 이미 흑살과 연락해 염구준이 흑풍 조직의 내막을 알아내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가 주작호를 타고 오든 난 절대 한 명도 무사하게 못 돌려보낸다!"흑살?주호연은 살짝 당황했다, 그러나 이내 만감이 교차했다.흑풍 조직은 뿌리가 깊어 어디에나 존재하며 뻗어있다.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30여 개의 선진국에는 흑풍에서 키운 스파이가 있다.흑살은 바로 이 스파이 중 한 명으로 현재 세계 5대 강국 중의 하나인
갑자기 들려오는 외침 소리에 현무는 정신을 차렸다. 그의 곁에 단정하게 앉아 있던 위성 관측관이 소리를 지른 것이다. "적이 습격하고 있습니다!""주작호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본부와 교신이 끊겼습니다!" "주작호가... 격추당했습니다!"'뭐?'현무는 온몸에 솜털이 곤두섰다. 빠르게 몸을 돌려 전방의 위성 감시 스크린을 한사코 쳐다보았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사라졌어!'스크린에서 주작 전투기의 행방을 표시하던 선홍빛 점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직 한 줄기의 빛의 물결만이 스크린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발생한 전자기파를 전신전 위성이 정확히 포착해 만든 위성운도 패턴이다.손가을, 주작, 백호...전투기가 폭파되면서 세 사람이 추락했다. '큰일이야!'새벽 4시경, 항도광산 제9광구는 등불이 환하게 밝았다!청룡과 지하 탐사팀은 전신전의 최첨단 탐지설비를 가지고 갱도 바닥을 빠르게 수색하여 '특이한 자기장'이 발견된 위치를 찾고 있다.그러나 쉽게 찾을 수 없었다.최첨단 탐지 장비조차도 자기장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기기 화면이 심하게 진동하고 지글지글 전류 소리가 계속 울려 수색 진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졌다."흑풍이 20년 동안 옥패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한 이유가 있었네."염구준은 광산 출구에 서서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지하 환경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만약 옥패가 있는 정확한 범위를 확정하지 못하고 수색을 시작하면 융단식 발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스승을 동원하여 사람들을 동원할 뿐만 아니라, 탄갱의 붕괴를 쉽게 일으킬 수 있었다.자기장 GPS는 옥패를 찾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러나 시간이 소요되었다.지잉-손바닥에서 아주 미세한 진동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진동은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분명히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현무?"염구준은 전화를 받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현무가 오랫동안 침묵했다.'뭐야?'염구준의 눈동자가 살짝 움츠렸다.
상대가 쏘아 올린 미사일, 주작호가 추락한 곳은 다른 곳이 아닌 태평양이다!“추락 지점, 태평양 염풍도해역, 약 200해리 떨어진 곳이다.”전화로 전해진 현무전존의 목소리는 비통하기 그지없었다. “저도 현재로서는 미사일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분석 중인데 아마... 성조국이 않을까 싶습니다.”“성조국이 염풍도와 가장 가깝고 상대가 사용한 미사일도 현재 가장 선진적인 5대 장거리 미사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작전존이 피하지 못할 리가 없습니다!”5대 장거리 미사일, 성조국...“전신전으로 집합하라!”그 시각, 염구준의 두 눈은 충혈로 인해 벌게졌고 이마에는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당장 전신호 항공모함을 내보내라. 반드시 주작전존의 시신을 찾아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시신이 없으면 주작전존은 무사한 것이다. 그럼 가을이랑 주작은 모두 살아있는 것이다! “죽지 않았다, 내가 절대 죽게 놔두지 않아!”주군은 정말 화가 났다.전화를 받은 현무전존은 잠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 물었다.“주군... 전신호가 출동하면 영향이 너무 커집니다. 지존 용주께 보고드리지 않아도 됩니까?”보고?염구준은 가슴이 부풀어 올랐고흥분했고 눈빛은 살기가 가득했다.전신호 항공모함은 전신전에서 5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선진적인 기술을 이용했고 120여 쳑의 전함을 갖추었다.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배출량이 가장 많으며 속도가 가장 빠른 항공모함이다!이런 규모의 항공모함을 거닐고 태평양해역을 지나 성조국으로 간다는 것은 간단한 수색 정도가이 아니다. 이는 적나라한 도발이다!겁을 주려고 일부러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 전신호가 염풍도 부근에 도착하면 성조국의 신경을 건드릴 게 분명하다. 조금만 조심하지 않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폭풍이 몰아칠 것이다!“명령을 따르거라!”아내의 안위와, 주작전존, 백호전존의 생명이 걸린 문제다. 염구준은 전화를 꽉 쥐고 소리 질렀다.“이번 행동의 이름은 ‘
적색 거룡이 그려진 웅장한 항공모함은 마치 우뚝 솟은 강철 보루 같았다. 파도가 거셌지만 항공모함의 균형 시스템이 전력으로 작동하고 있어 놀라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전신전 전주 전속 항공모함, 전신호!해면 위에는 150여 대의 독수리 날개 전투기가 왔다 갔다 하며 부근 해역을 수색하고 있었다. 특히 그중 적룡전투기는 거의 다른 전투기 속도의 2배였다. 적룡전투기는 빠르게 해면을 가로질렀고 수색 범위는 이미 수천 킬로미터를 넘어섰다!“위성 신호를 작동시켜 다시 샅샅이 수색하라!”전신호 항공모함 통제실, 현무전존은 이를 악물고 다시 수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수색 범위를 계속 넓혀라. 주위 1500킬로미터로 범위를 넓히고 잠수함도 더 깊게 내려가서보내 샅샅이 수색하라. 가능한 모든 ‘주작호’의 잔해를 찾도록 해라! 바로 움직여라!쏴, 쏴, 쏴!하늘 가장 높은 곳, 전투기가 다시 돌아왔다. 다시 연료를 주입한 후, 전투기는 빠르게 하늘로 날아올라 계속 주작호 전투기가 사고 난 해역을 수색했다.10분, 20분, 반 시간...“보고드립니다!”현무전존이 쓴 작전 헬멧으로 한 비행 전사의 소리가 전해졌다. 그는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타깃으로 보이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화면으로 전송해 드리겠습니다. 화면 연결을 신청합니다. 다시 반복합니다. 타깃으로 보이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쿵!항공모함 통제실, 현무전존은 몸이 떨렸다. 그는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빠르게 화면을 연결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연결하라, 빨리! 전송 시작하라!”5초 후, 화면 전송이 완료됐다.통제실 앞 스크린에 전사가 캡처한 바다의 화면이 띄워졌다. 파란만장한 검푸른 바다 위에 적붉은색의 불규칙한 모양의 파편이 떠 있었다. 파편 위에 그려진 무늬를 봐서는 완전치 못한 봉황의 깃털 같았다...“주작호, 주작호의 잔해다!”그 시각, 현무전존은 더 이상 행운을 바라지 않았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반짝였다. 그는 채널을 바꾸어 염구준이 있는 G.J
염구준, 전신전 전주,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전신, 그가 아내와 형제를 위해 홀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모든 것을 제치고 뛰어들었다!쏴, 쏴, 쏴...태평양 깊은 곳, 암류가 용솟음쳤다!염구준은 온몸에 힘을 주었다. 그는 쉽게 수중의 강한 압력을 견뎌냈다. 그의 몸 표면에 감도는 기력이 바닷물을 밀어냈고 그는 빠르게 수직으로 하강했다.깊게, 깊게, 더 깊게...깊은 바다는 칠흑같이 캄캄했고 수압은 점점 높아졌다. 심지어 머리 위의 합금 전투 헬멧까지 변형되기 시작했지만 염구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주위 천 미터를 수색했다.잠수, 더 깊은 곳으로 잠수...바닷속 5500미터, 자기장의 영향이 점점 세졌고 압력도 상상할 수 없이 강해졌다. 기력이 몸을 지켜줬지만 염구준도 미미하게 작은 흔들림이 생겼다!극한, 그는 이미 인간의 한계에 도달했다!“그건...”마지막 500미터를 남겨두고 염구준은 전신의 실력을 숨김없이 뽐내며 무시무시한 압력을 감당 해냈다. 그는 두 눈을 꼭 감았다. 한 줄기의 정신력이 빠르게 전달됐다. 드디어 무언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주작호의 잔해다!한산하고 적막한 대양의 바닥, 주작호 전투기의 남은 잔해가 놓여있었다. 주작호 전투기는 완전히 망가졌다. 마치 어떤 무서운 힘에 절반 잘린 듯했다. 전투기 안의 모든 것은 이미 모두 사라졌고, 남아있는 건 오직 뒤틀리고 변형된 반 토막 난 전투기의 껍데기뿐이었다.손가을은 없었다. 주작전존, 백호전존도 없었고 전투기 안의 사람들도 없었다...아무런 생명의 흔적도 없었다!한 구의 시체도 없었다!“없어, 아무것도 없어...”바다의 바닥, 염구준은 사방의 무시무시한 압력을 감당해 내며 미친 듯이 정식력으로 주작호 잔해를 찾았다. 그의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내렸고 악문 이는 부서질 것 같았다!정신력으로 수사하는 정확도는 그 어떤 전자 탐지기 못지않았다. 손가을, 주작과 백호, 그리고 전투기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죽었다는 건 이미 의심
“성조국...”염구준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두 다리는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케이블과 같았다. 그는 발을 번갈아 내디디며 화살같이 급속하게 해면 위로 올라갔다.1분, 2분...5분만에 염구준은 5000미터 깊은 바다를 뚫고 해면 위로 나왔다! 그는 조금도 젖지 않았다. 그는 멀리 성조국을 바라보며 화산폭발인 듯한 엄청나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내 명을 전하거라!”“전신호 항공모함은 1급 전투준비를 하라. 우리는 성조국으로 간다, 출발!”“누가 쏘아올린 미사일이든 반드시 성조국이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전신전에서 성조국을 향해 진공한다는 소식에 온 세상이 놀랐다!시간은 흘렀고 전신호 항공모함은 파도를 타며 빠르게 염풍도 해역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성조국 해역에 접근했다. 모든 강국의 위성사진에 거대하고 새빨간 화살이 나타났다. 진공의 태세가 취해졌다.대전, 일촉즉발!와당탕...성조국, 군사의 핵심인 헥사곤 빌딩, 수십 명의 군사전문가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미친 듯이 키보드를 쳤다. 그들은 끝도 없이 코드를 입력했다. 전례 없이 전신호 항공모함의 전자정보시스템과 정면으로 싸우게 됐다.세기의 결전이 곧 막을 올릴 것이다. 그리고 전자방어전은 이미 시작됐다!“전신전, 미쳤어?”헥사곤 빌딩 통제대 앞, 머리가 하얀 양복 차림의 노자가 두 손을 등지고 스크린에 띄워진 위성 화면을 바라봤다.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누가 말해봐라, 염구준이 왜 갑자기 우리 해역으로 쳐들어온 것이냐?”“그리고... 염풍도에 발생한 미사일 습격은 또 무슨 일이야? 누가 사사로이 명을 내렸어? 헥사곤 빌딩에 아무 보고도 없이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이야?”답이 없었다.세상에 우뚝 선 그 노자가 바로 성조국 군부의 일인자 존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 서 있는 사람은 헥사곤 빌딩의 총책임자, 군부의 이인자 윌이다. 그들은 염풍도의 습격소식만 들었을 뿐이다. 전신전의 갑작스러운 진공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이는 성조국에 대한 도발이며 전례 없는 악랄한 사건입니다. 우리 측은 전신전이 즉시 철수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반드시 당신이 책임져야 합니다!”설명? 책임?그 순간, 용하국의 핵심인 지존 용주는 아무 표정 없이 용전 한 복판에 서 있었다.“나더러 설명하라고? 그럼 내가 말해주지!”“염 전주의 아내, 손가을, 그리고 전신전 4대 전존 중 2명인 주작전존과 백호전존, 주작호 전투기에 있던 모든 사람.”“그 사람들이 모두 성조국의 미사일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나더러 설명하라고? 그럼 자네들이 먼저 설명해 봐, 이번 공격은 무엇 때문인지.”“염 전주의 심정이 어떤지를 떠나 나조차도 분노를 참을 수가 없어. 전신전에서 사람들을 거닐고 복수를 하는 건, 내가 전력 지지하는 일이다. 양국의 전쟁때문에 온 세상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절대...진존 용주의 목소리가 헥사곤 빌딩에 오래도록 울려 퍼졌다. “염구준이 미친 줄 알았는데 용하국도 단단히 미쳤구먼...”통신이 끊긴 후 존의 얼굴은 심하게 떨렸다. 그는 이를 물고 소리 질렀다.“명령한다. 반드시 철저하게 조사해서 누가 미사일을 쏘으라고 했는지 알아내거라. 반드시 똑똑히 밝혀야 할 것이다!”“그리고 ‘거경’과 ‘광랑’ 두 항공모함을 내보내 연합해서 전신전과 싸우게 하라. 성조국 존엄이 걸린 문제야. 반드시 승리해야 해!”“출발하라!”거경, 광랑 두 항공모함이 동시에 떠난 것을 전신전에서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주군!”전신호 항공모함의 통제실, 현무전존은 살기를 내뿜으며 염구준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다.“헥사곤 빌딩에서 우리의 좌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거경과 광랑 두 항공모함도 곧 출발합니다.”“그들의 속도로 40분이면 이곳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전투에 나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주군이 명을 받고 직접 주모, 주작과 백호를 위해 복수하겠습니다!”거경, 광랑?성조국에서 가장 강한
통상적인 배치로 봐서 두 항공모함에 적어도 100척이 넘는 특급 전투기와 세상에서 가장 선진적인 대규모 살상열무기, 함재기포, 정밀유도미사일, 탄도미사일, 분리식 밀집방공탄, 집능레이저탄 등이 있다.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거경과 광랑 두 항공모함은 5대 강국 외의 그 어떤 나라도 손쉽게 이길 수 있다!“적습이다!”거경호 항공모함 통제실, 완전히 무장한 작전관찰원이 앞의 위성 스크린을 바라보더니 두둔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목 놓아 소리쳤다.“알 수 없는 타깃이 우리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속도는 아주 빨랐는데... 어? 사람이었어!”사람이라고?거경 항공모함 갑판, 성조국 4대 전신의 우두머리, ‘거경전신’으로 불리는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키가 2미터 넘었고 손에는 짙은 청색의 쇠갈고랑을 쥐고 있었다. 온통 파란 금속 갑옷을 입은 그는 멀리 앞 바다를 바라보았고 두 눈은 반짝였다.당연히 사람이다.전신전 전주,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가장 젊은 전신, 이번 전쟁을 일으킨 사람, 바로 염구준이다!“광랑!”거경전신이 몸을 날렸다. 그는 평지를 밟는 듯 해면 위를 걸었다. 그리고 10여 해리 밖에 있는 광랑 항공모함을 향해 소리쳤다.“같이 가서 최강전신을 만나보자. 정말 최강전신인지, 헛소문인지 알아보자!”쏴!멀리 세워진 광랑 항공모함에서도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의 키는 180이 넘었고 두 손에 날카로운 도끼가 쥐여있었다. 그의 발밑에서는 파도가 출렁이고 그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는 바로 광랑 항공모함의 책임자 ‘광랑전신’이다!두 전신의 평균나이는 60이 넘었지만 외모는 한창인 중년 남자 같아 보였다. 둘은 해면 위를 밟으며 동시에 전신의 실력을 뽐냈다.비장의 카드!이번 전쟁은 전신들의 싸움이다. 인류의 가장 정점에 있는 사람들끼리 벌이는 궁극의 일전.항공모함에 탑재한 열무기도 손을 대지 못 하는 최강자들의 전쟁이다!“거경전신, 광랑전신...”그 시각, 50여 해리 떨어진 곳, 한 건장한 사람이 그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