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철은 깜짝 놀라더니 고개를 돌려 멀리 항도광산 빌딩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전에 없던 존경이 가득했다.참으로 염 부장답다!밀린 월급을 해결한 후 그는 염구준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염구준의 실력이 강하고 무예가 높은 줄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인맥도 놀라웠다. 보안이 필요한 기업이랑도 연락하고 있었다니!“아,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다른 데 정신이 팔렸습니다!”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 임영철은 바로 고개를 돌려 진휘에게 사과했다. “진 선생님, 잠깐만요. 바로 등록...”“등록? 등록은 무슨!”임영철이 몸을 돌리려던 순간,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광구 입구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너희들 주제에 판을 갈아엎겠다고? 정말 염구준이 못 하는 게 없는 줄 아나 보지?”“내가 알려줄게, 염구준, 손가을, 심지어 발 절룩대는 손태석이 와도 절대 광석을 팔 수 없을 거야!”쏴쏴쏴!광부들이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멀리 입구에 서 있는 두 중년 남자를 바라봤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우씨 가문의 사람이다!한 명은 뚱뚱하고 다른 한 명은 날씬했다. 한 명은 정장을 입었고 다른 사람은 얼굴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 멍이 나 있었다. 그들은 바로 우씨 가문의 큰 도련님 우경과 데릴사위 만동이었다!“개자식!”만동은 욕설을 퍼부으며 임영철과 광부들을 향해 침을 뱉었다. 그는 거들먹거리며 진휘 앞으로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이보세요. 그쪽이 염구준과 손을 잡고 흑연광을 사려는 거요?”“흑연광은 우리 우씨 가문에도 있는데 우리를 찾지 그래요!”그는 말을 하며 뒤에 있는 우경과 영업팀 차대를 가리켰다. 그가 자랑스럽게 말했다.“저 사람이 내 처남, 우씨 가문의 도련님이요. 우씨 가문의 모든 광산은 내 처남이 결정하거든!”“저기 봤어요? 저기 사람들이 모두 우리 가문의 영업팀이죠. 협업 문서는 이미 차에 준비해 뒀으니 언제든 계약서 사인이 가능하다는 뜻이에요!”무슨 우씨 가문?주군과 주모의 이름을 부르다니, 살기 싫은
우씨 가문의 어르신이 멀리 앞을 내다보고 집안을 이끌고 서북으로 갔다. 온 재산을 털어 2대에 걸쳐 고생한 끝에 마침내 서북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되었다.하지만 우씨 가문 어르신의 소원은 다시 북방으로 돌아가 일류명문이 되어 10대 명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북방 세력이 크게 변해 판이 바뀌면서 정씨 가문이 4대 세가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어르신이 암암리에 정소룡에게 충성을 맹세했다...”우경은 얼굴빛이 변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만동 곁으로 걸어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 일은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해 나도 어르신한테서 들었는데, 염구준이 어떻게 이 일을 알아?”정말 믿기 힘든 일이다!“염구준!”만동은 우경처럼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염구준을 노려보며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우리랑 정씨 가문의 관계를 알았는데 감히 우리더러 꺼지라고 하다니!”“오늘 난 혼자가 아니야! 내 곁에 있는 이 사람이...어, 아까 네 입으로 말했잖아? 그 사람이 바로 내 처남, 우씨 가문의 큰 도련님 우경이야!”만동, 참 어리석은 녀석이구나...염구준은 우스워하며 만동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나도 안다. 우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뭐 어때서?”“아는 사람이 아직 무릎도 안 꿇고 뭐 하는 거야?”만동은 가슴을 쫙 펴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 “사실대로 말해줄게. 우리 가문이 바로 서북 광업 패자야. 방금 설립된 서북광업동맹의 맹주가 바로 내 처남이라고!”“그리고 북방 4대 명문인 정씨 가문이 바로 우리 백이다! 우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바로 정씨 가문이랑 적이 된다는 뜻이야. 4대 명문의 적이 되는 거라고!”“지금의 4대 명문은 아주 단결하지. 영광과 실패를 같이 하는 사이야. 4대 명문을 건드렸다가는 네 목숨이 10개라도 부족해. 그러니 당장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내가 처남한테 잘 말해서 네 목숨 하나는 살려줄 수 있어!”염구준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다!북방 세력의 판이 바뀐 후 북방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소룡이 충성을
참아야 하는 일이 있듯이 참으면 안 되는 일도 있다.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그들의 체면은 광부들 앞에서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당당했던 우씨 가문 도련님의 명성은 대서북에 자자하였고 이러한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용기가 있으면 여기에서 나를 기다려!”우경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염구준의 얼굴을 가리키며 목소리에는 지독한 원한이 묻혀있었다. “두고봐! 너의 염씨가 센지 아니면 우리 우씨가 더 강대한지! 오늘은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을 테니까!”말하고 나서 만동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차대로 돌아가더니 자동차의 울부짖는 엔진소리와 함께 청원시 방향으로 질주하였다. “염 부장님!”차대가 사라지고 나서야 임영철은 한 무리의 광부 중에서 황급히 달려 나오더니 저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어찌 우경을 건드리셨습니까? 그들 우씨가문은 대서북 본지 방의 악질 불량배들입니다! 정말로 지독하기 그지없는 놈들입니다!”“빨리 몸을 피하시지요! 염 부장님과 손 대표님이 빨리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우경은 반드시 돌아가 사람들을 끌어모을 것입니다. 지금 도망가기에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우경이 사람들을 데리고 오고 나면 도망가려고 해도 불가능할 겁니다!”도망?이는 임영철 한 사람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염 부장님, 이번엔 큰 사고를 쳤습니다!”임영철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광부들은 우르르 몰려오더니 낯빛은 걱정과 조급함이 넘쳐났다. “염 부장님, 저희는 부장님이 싸움 잘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주먹으로 어찌 네 손을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강해도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입니다!”“주호연이 사장으로 있을 때 말하는 걸 들었거든요! 우씨가문에 여러 명의 무도 공양 자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사람은 화연종사급이라고 했습니다!”“저희는 비록 화연종사가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주호연의 말로는 이런 사람은 한주먹만으로도 바위를 부숴버릴 수 있고 반 미터에 달하는 철판도 뚫어버릴 수 있다고 하였어요!”화연종사가 강하다는 말인가?
비천한 광부들앞에서 체면을 잃었으니 자신을 죽이는것보다도 힘들었다. 염구준과 자기 얼굴에 뺨을 날린 남자는 반드시 죽여야 했고 그 광부들마저 한명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응?”이때 청원시 우씨정원, 우씨 가문 가주 우원도는 정원의 구식 팔걸이의자에 누워있었는데 손에는 플라스틱 휴대폰을 들고 있었으며 혼탁한 두 눈에는 그 어떤 흔들림이 없었다. “경아, 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말해. 이 할배는 당연히 너의 편이야!”그는 우씨 가문의 버팀목이고 마음가짐은 산처럼 무게 있고 희노를 얼굴에 나타내지 않는다. 우씨 가문의 친가족들만 알고 있는 사실은 어르신이 침착할수록 마음속의 분노는 더욱 놀라우며 그는 유일한 손자에 대해서도 더없이 총애하였는데 친아들보다 더 아꼈다. “어르신, 제가 사람한테 맞았어요!”우경의 목소리는 쉬었고 분노의 불길은 불타고 있었다. “조금 전에 항도 광산 제9광구에서 손씨그룹의 데릴사위 염구준이…”조금 전에 발생한 일들을 낱낱이 말하고 나서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어르신, 저는 염구준을 죽여야만 하겠어요! 그더러 피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겠어요!”“우씨 가문을 욕보게 하여서는 안 됩니다! 저희야말로 대서북의 주인입니다! 저희는 정씨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기에 언젠가는 북방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은 저희가 대서북에서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니 반드시 항도 광산의 흑연광을 빼앗아 와야 합니다!”정씨가문…우원도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의자에 앉더니 우경이 말한 내용의 정보를 자세히 되새기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경아, 네가 방금 말하기를 그가 북방의 국세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으며 정씨가문에 대해서도 매우 익숙하다고 하였더냐?”“그리고 … 그가 염씨라고?”염씨? 이게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방탄 벤치리무진안에 우경은 이를 악물고 발광하듯 “어르신, 그의 성이 무엇이든 오늘은 반드시 그를 없애버려야 합니다! 저는 이 치욕을 삼킬 수 없습니다! 그가 때린 것은 제 얼굴이 아니라 저희 우씨 가문의 얼굴입니다!”우원도는
…같은 시각.“정 가주님!”우씨 정원에서 우원도는 구식 휴대전화를 들고서 정소룡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름살이 가득한 얼굴에는 공경함이 물씬했다. “노부가 송구스럽게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정 가주님의 양해를 구합니다. 대서북측에 작은 일이 발생하여 확인차 정 가주님께 문의드리려고 연락드렸습니다.”작은 일?수천 킬로미터 밖, 북방 정씨가문, 정소룡은 정원별장의 객실 소파에 앉아서 우원도의 보고를 듣더니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 '용건이 없으면 삼보전에 오르지 않는다'라고 작은 일땜에 전화할 우원도가 아니었다.우씨가문이 정씨가문에 충성을 맹세한 후로부터 이제 며칠이 지났던가? 우원도가 이 나이에 어떤 일을 경험하지 못했겠는가? 확인차 전화하다니?입으로는 ‘작은 일’이라지만 사실 우씨 가문의 생사와 관련되는 큰일일 것이다. “말씀하세요!”정소룡의 찌푸렸던 미간은 천천히 펼쳐졌고 자신감이 넘치는 웃음을 지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위법과 범죄가 아니라면 저희 정씨가문은 당연히 나서줄 거예요!”“저희 정씨가문이 힘이 부족하다면 기타 3대 명문도 있고 위에 계시는 염 보스가 계십니다. 누구든지 의심할 수 있지만 염 보스는 영원히 믿어도 됩니다.”“우리 용하국에서 심지어 세계 곳곳에서 염 보스가 할 수 없는 일이 없습니다!”염 보스…도 염씨다!“정 가주님!”우원도의 마음은 철렁 내려앉더니 탐색하듯 “노부가 감히 부탁드립니다. 정 가주님께서 혹시 이 염 보스의 신분과 4대 명문 중의 염씨 가문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줄수 있으신지요?”‘우씨 가주의 능력은 클지 모르겠으나 호기심은 하늘을 찌르네..’정소룡은 고개를 저으며 웃더니 목소리는 점차 엄숙해졌다. “당신 우씨 가문은 우리 정씨가문에 귀속을 맹세하였으니 당연히 염 보스의 휘하에 속해있는 거예요. 명확히 알려줄 거니까 기억해 둬요. 염 보스의 신분은 반드시 엄격하게 비밀로 간주하고 그 누구한테도 노출하여서는 안 돼요.”우원도의 마음은 졸여졌고 휴대폰을 잡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
우원도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 가주님, 이번엔 반드시 우씨가문을 구해주시길 바랍니다!”그는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전화를 잡고 있었는데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고 70세에 달한 이 노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바로 방금 전에…”우경이 염구준에게 미움을 산 사실을 낱낱이 말하더니 통곡하면서 “정 가주님, 모두 저의 그 손자 녀석 잘못입니다. 어른을 알아보지 못하고 염 보스에게 덤볐으니…”“만약에라도 염 보스께서 탓하시면… 정 가주님은 염 보스님 앞에 인기 있는 사람이니 오직 정 가주님만이 저희 우씨 가문을 구원할 수가 있습니다. 노부가 여기에서 절을 올리겠습니다.”말하면서 무릎을 꿇더니 휴대전화를 향하여 ‘쾅쾅’ 머리를 조아렸고 이마에는 삽시간에 피로 물들었다. “젠장, 젠장!”정씨가문의 객실에서 정소룡은 휴대전화를 꼭 잡고 이를 부드득부드득 갈았다. 얼어 죽을! 우씨가문은 정씨가문에 종속하고 있어 그는 며칠 전에야 이 소식을 염구준에게 보고드렸었다. 그 당시 전화로 보고드릴 때 염구준은 단지 담담하게 웃더니 아무런 태도도 표시하지 않았었다. 지금 보면 염 보스는 정씨가문의 체면을 봐서 우씨가문을 제거하지 않은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우씨가문은 신중하게 처사하지 않았을뿐더러 반대로 한술 더 떠서 염구준을 다시 한번 건드렸다. “우원도, 너희 우씨가문은 자기 무덤을 판 거야!”정소룡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다섯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부숴버릴 것만 같아 또박또박 말했다. “염 보스가 어떤 신분인지도 모르고 당신 손자가 한번도 모자라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염 보스를 괴롭혀? 그리고 지금 나더러 당신 우씨가문을 대신하여 나서서 말하라고?”“꿈 깨!”“당신 우씨가문을 지키려면 그에 맞는 성의를 보여줘야지! 직접 염 보스께 사죄하고 염 보스께서 너그럽게 용서하시기를 빌어야지! 그 외에는 아무런 방법도 없어!”말하고 나서 ‘팍’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전화를 끊어버렸다. 성의를 보여주고 직접 사죄하라…우씨가문 정원의 앞마당에 우원도는
또 하나의 싸대기를 갈겼는데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더욱 강력했고 더욱 빨랐으며 우동해를 몇 발짝 후퇴하게 하여 넘어질 뻔하였다. “너 아직도 감히 흑연광을 말하느냐… 잠깐만, 네가 방금 뭐라 했느냐? 사사? 그 자식이 감히 사사도 배양했단 말이냐?”이 시각, 우원도의 눈앞은 깜깜해졌고 머리속은 빙빙 돌아갔다. ‘끝났다. 완전히 끝나버렸어.그 자식이 왜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는가 했더니 먼저 일을 벌이고 다시 알리려고 하는 거였구나! 항도 광산 제9광구로 가서 염 보스에게 손을 쓰려고 하는 거였어!’그 몇몇 떨거지들이 어찌 염 보스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느냐?그는 데릴사위는커녕 정가주가 말했듯이 이 세상에서 제일로 건드려서는 안 될 대인물이 분명하다고 말했었다. “헬기, 빨리 헬기를 준비시켜!”우원도는 큰 소리로 외쳤는데 목소리는 거의 쉬어갔다. “즉시 항도 광산으로 출발해! 일 초도 지연하여서는 안 돼! 모든 것이 아직 늦지 않길 바랄 뿐이야…”“만약 그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우리 우씨가문은 철저히 박살 나는 거야.”웡!우동해의 심장은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고 얼굴의 통증도 개의치 않고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우씨가문의 비행사에게 연락하였다. “헬기를 준비시켜! 나와 어르신 모두 정원 앞마당에 있어! 제일 빠른 속도로 항도 광산으로 이동해!”“빨리!”…평정시, 항도 광산 제9광구진휘전왕이 가져온 전신전의 대형 운수기는 방금 채굴한 2만톤의 흑연광석을 싣고 있었으며 광구광장으로부터 서서히 상승하여 북방으로 휙휙 날아갔다. “염 부장님!”광장에서 임영철과 한 무리의 광부들은 분분히 염구준의 옆에 에워싸더니 간절히 애원했다. “고객님은 이미 떠났습니다. 염 부장님도 빨리 손 대표님을 모시고 피하십시오! 서북쪽의 일은 전화로 연락하면 될 것 같습니다!”“아직도 출발하지 않으면 만약 우씨가문의 사람이 오면 아마 …”투투투투투갑작스러운 기관총사격소리는 광부들의 목소리를 순간적으로 끊어버렸다. 만동과 여덟 명의 사사들은
그는 기관총을 안고서 익숙하게 새로운 탄창을 갈아끼더니 총구를 염구준의 미간에 조준하고 얼굴에는 방자함이 넘쳤다. “염씨야, 내가 똑똑히 말해줄게! 우리 집 어르신은 앞뒤 신경을 쓰느라 나를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했거든. 왜냐하면 그는 이미 늙었어!”“미래의 우씨가문은 내 말이 법이야! 우씨의 미래는 바로 내 손에 있다는 말이야! 무엇이 미래 일가? 실력이 바로 미래야! 나는 더 이상 영감탱이의 지지가 필요 없고 내 자신의 힘으로도 흑연광을 빼앗아 올 수 있어!”염구준의 미간은 찌푸리더니 낯빛은 다시 한번 펴졌다. 알았다. 우씨어르신 우원도는 현재 우경이 벌인 이 사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고 모두 우경이 제멋대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염씨야!”우경 뒤에 있던 만동은 아직 그들이 우씨가문에게 어떠한 재난을 가져다준 줄 모르고 있었는데 똑같이 기관총을 안고 손가락은 방아쇠에 갖다 대고 염구준을 향하여 총구를 올리더니 방자하게 쳐다보았다. “너 귀가 먹었냐? 내 처남이 하는 말을 못 들었어?”“흑연광을 내놓으라고! 아니면 …”그의 말은 끝나지도 않았다. 염구준의 눈꺼풀은 아래로 드려져 있었다. 우씨세력을 등에 업고 사람을 괴롭히는 뚱보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고 우경을 향하여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난 한번은 봐줄 수 있어! 너 지금 우씨 어르신한테 전화해 봐. 그이가 무슨 뜻인지 알아봐!”“만약 네가 무력으로 흑연광을 빼앗는 행위를 지지한다면 너의 우씨가문의 결말은 오직 하나뿐이야!”“뿌리째로 뽑아버릴 거고 전 가문은 멸망될 것이야.”우경의 낯빛은 갑자기 사나워지더니 염구준을 향하여 분노에 찬 욕설을 퍼부었다. “버르장머리 없는 놈! 죽음이 코앞인데 아직도 감히 내 앞에서 망언을 해? 너 싸움 잘하잖아. 나는 네가 기관총 탄알을 막을 수 있는지를 구경해야겠어!”말이 끝나기 바쁘게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겨 사격하려고 하였다. 생각지 못한 것은…“그만!”갑작스레 터진 외침이 확성기를 통하여 광장 상공에서 울려 퍼졌다.우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