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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안무정은 염라탈명단을 김웅신을 향해 세차게 던진 다음, 공중에 몸을 날려 담벼락을 빠르게 넘었다.

“이….”

곧이어 안무정이 어둠속에 모습을 감췄고 그제야 김웅신은 쫓던 것을 멈췄다. 하지만 이내 바닥에 떨어진 염라탈명단을 보며 분노의 표효를 질렀다.

‘빌어먹을 안무정!’

그것은 어떠한 가지도 없는 쇳덩어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젠장! 더럽게 센 주먹이네!”

김씨 가문 성으로부터 약 20키로 떨어진 외딴 폐품 수거장, 안무정은 창백하게 지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있었다.

그는 김웅신과 싸우게 된다면, 죽이진 못하더라도 크게 밀리진 않을 거라 확신했었다. 하지만 김웅신의 실력은 그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안무정은 정말 허무할 정도로 졌다.

“옥패 가진 사람들만 다 불러들인 이유가 있었군! 이미 손에 넣었던 거야! 정말 음흉하기 짝이 없는 놈이구나!”

좀 전의 상황을 떠올린 안무정은 충격에, 속에서 핏덩이가 울컥하고 솟구쳤다.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불길함을 느끼고 김웅신을 감시해 왔으나, 그 어디에도 이러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안무정은 다시 한번 김웅신의 계략에 감탄하는 동시에 두려움이 몰아쳤다.

그는 조심스레 옷을 벗었다. 단 일격만으로 그의 오른손은 물론 갈비뼈까지 부러졌다. 안무정은 지금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모두가 옥패에 담긴 무학을 탐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옥패의 위력은 대단했다!

“나로서는 더 이상 김웅신을 상대할 수 없겠어.”

그는 잠시 안정을 취한 뒤, 옷을 다시 걸치고 어둠 속으로 힘겹게 걸어갔다. 지금 안무정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 은인이자 감히 세계 최고 고수라 칭해도 아깝지 않을 염구준 뿐이었다!

그의 시선이 용하국 방향으로 향했다. 아무리 김웅신이 옥패를 가졌더라도 염구준의 상대는 되지 않으리! 그는 안무정이 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한편, 청해시 향산 로열 저택.

“청홍방을 만만하게 보시면 안 돼요!”

염구준의 요청에 원종은 손태석 부부와 염희주를 보호하기 위해 4대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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