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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Author: 목련청
“1억 2천만 원.”

누군가가 또 가격을 올렸다. 남설아는 고개를 들어 무대 위에 올라온 목걸이를 보았다. 보면 볼수록 점점 더 익숙한 기분이 강렬하게 들었고 꼭 어디선가 목걸이를 보거나 비슷한 디자인을 본 것 같았다.

그녀는 이 익숙한 느낌이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떠올려 보려고 노력했다. 머릿속에는 퍼즐 조각 같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흐릿하기도 했고 아주 오래전의 기억 같았지만 불쾌한 기분은 없었고 오히려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었다.

강연찬은 그런 남설아의 상태를 눈치채고 나직하게 물었다.

“설아, 저 목걸이가 마음에 들어?”

그는 다정한 목소리로 떠보았다. 그제야 정신이 든 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뭔가... 특별한 것 같아.”

그녀는 목걸이가 눈에 익다는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

“1억 4천만 원.”

이때 배서준이 갑자기 번호판을 들며 가격을 올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그러자 파티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저마다 고개를 돌려 배서준을 보았다.

배서준이 경매에 참여했다니. 게다가 그의 입에서는 1억 4천만 원이라는 금액이 나왔다. 대체 누구와 경쟁을 벌이는지 궁금했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배서준과 남설아를 번갈아 보았다. 아마 다들 같은 생각인 듯했다.

그가 남설아를 위해 경매에 참여한 것으로 생각해서 그런지 파티장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했다. 서유라의 안색도 좋지 못했다. 그녀는 배서준이 목걸이를 낙찰받기 위해 나설 줄은 몰랐다.

‘설마 서준이도 저 목걸이가 예쁘다고 생각한 건가? 아니면 남설아를 위해서 참여한 건가?’

이런 생각에 그녀의 머릿속에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서준아, 너도 저 목걸이를 낙찰받으려고? 저 목걸이가 확실히 예쁘긴 해.”

그녀는 일부러 떠보기 위해 이런 애교를 섞어 말한 것이다. 배서준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배서준은 서유라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남설아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차가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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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926화

    이 말이 나오자, 소미란의 표정이 변했다.배서준도 서유라 말속에 숨겨진 날카로움과 노골적인 소유욕을 느꼈다.“서유라, 지금 뭐라고 했어?” 소미란이 따져 묻는다. “나를 협박하는 거야?”“소미란 씨,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서유라는 여전히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저는 그냥 사실을 말한 거예요. 배건 그룹이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더는 흔들리면 안 되잖아요. 배씨 가문의 이사님들 중에 배건 그룹의 숨줄이 마음이 딴 데 있는 투자자 손에 쥐어져 있는 걸 보고 싶어 하는 분은 없을 거로 생각해요.”이때 남설아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유라 씨 말이 일리가 있네요. 사업이란 게 가장 무서운 게 사람 마음이 흔들리는 거죠. 소미란 씨 가문은 기반이 든든하니까, 배건 그룹에 투자한 돈이야 아마 큰돈이 아닐 거예요. 하지만 배건 그룹이나 배씨 가문의 주주들 입장에서는 그 한 푼 한 푼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가 늘 불안한 문제거든요.”배서준은 두 여자가 한마디씩 주고받는 걸 들으면서 속이 점점 답답해졌다.그는 여자가 자기 의도대로 상황을 끌고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배건 그룹의 안정을 흥정거리로 삼는 건 더더욱 싫었다.배서준의 손이 서유라의 허리에 얹혔다. 그의 손바닥 온기가 얇은 옷감 너머로 전해졌다.“유라야, 소미란 씨는 손님이야.”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묵직했다.소미란은 배서준의 손을 보고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움찔거렸다.“손님?” 그녀가 말을 한 번 더 되뇌었다. “배 대표님, 우리 소씨 가문이 투자한 건 진짜 피 같은 돈이에요. 배건 그룹을 살리고 숨 붙게 만든 돈이죠. 이 무게를 손님이라는 한마디로 가볍게 넘길 수는 없을 텐데요.”그녀는 한 발 앞으로 다가서서 서유라와 마주 섰다.“서유라 씨, 아까 그 말, 제가 배건 그룹에 관한 관심이 지나치다고 했죠? 순수한 사업적 협력이 아니라고요. 그 말 속뜻이, 저 소미란이 배 대표님이나 배씨 가문에 품어선 안 될 마음을 품고 있다는 건가요?”소미란의 말투는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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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9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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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서유라가 목소리를 높였다.“배서준, 오늘 연회장에서 네 시선이 남설아한테 몇 번이나 갔는지 알아? 그러고도 지금 소미란과 단지 비즈니스 때문이라고? 내가 바보로 보여?”배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유라야, 말조심해. 나랑 남설아는 이미 끝났어. 지금 중요한 건 배건 그룹이고 소씨 가문의 자금은 우리한테 꼭 필요해.”“그래서 소미란이 너를 마음대로 훑어봐도 되고 너는 남설아를 아직도 잊지 못해도 된다는 거야?”서유라는 분노로 숨이 거칠어졌다.“배서준, 넌 도대체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한 적이 있어?”배서준은 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히 널 생각하지. 아니었으면 내가 왜 약혼하겠어? 소미란 쪽은 내가 처리할 거야. 넌 몸이나 잘 챙기고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서유라는 그가 말을 돌리는 태도를 보며 마음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애초에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소미란이 대놓고 배서준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질투 났고 비록 쇼일지라도 더 질투 난 건 남설아가 단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배서준 마음속에서 쉽게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약혼식 이후, 소미란의 움직임은 더 잦아졌다.그녀는 조급했다. 강연찬은 자신을 완벽히 무시하고 남설아만 잘나가고 있었다.그래서 강연찬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고, 그를 위해 배서준이 가장 좋은 발판이자 도구였다.“배 대표님, 지난번 말씀드린 투자 세부 조건 건은 다시 한번 조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소미란은 철저히 프로다운 미소를 띠며 배서준의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배서준은 처음엔 몇 마디 맞장구치다가도 점점 귀찮아졌지만, 소씨 가문의 자금이 여전히 완전히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참고 응대했다.서유라는 그 모습을 눈에 담고 마음속에 쌓아두었지만 당장 터뜨릴 수 없었다.배서준은 늘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는 언제나 회사를 위한다는 것이었다.어느 날 깊은 밤, 서유라는 1층에서 들려오는 언쟁 소리에 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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