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4화

비록 배서준이 오늘 특별히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남설아는 여전히 그를 경계하고 있었다.

이 사람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서슴지 않고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기에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며칠 동안, 배서준은 겉보기에 꽤 얌전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더 이상 회사에 찾아와 남설아를 귀찮게 하지 않았고 공개 석상에서 이설 그룹에 불리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천기준은 매일 남설아에게 배서준의 행동을 보고했지만 보고 내용은 대개 별 의미 없는 일들이었다.

“남 대표님, 배 대표님은 요즘 꽤 얌전해진 듯합니다. 매일 배건 그룹에 머무르며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있고 특별한 행동은 없습니다.”

천기준이 최근 상황을 보고했다.

남설아는 그 말을 들으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의심이 가시지 않았다.

배서준이 평온하게 보일수록 오히려 더 불안했다.

그를 잘 아는 남설아로서는 배서준이 배건 그룹의 경영권을 그렇게 쉽게 포기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이설 그룹이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도 없었다.

“계속 감시해요. 절대 방심하지 말고요.”

남설아가 천기준에게 단호하게 지시했다.

천기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

남설아는 속으로 여전히 경계심을 품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배서준에 대한 주의를 잠시 접어두고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화승 그룹, 대표이사 사무실.

이용진이 협력 보고서를 강연찬에게 건넸다.

“강 대표님, 이설 그룹과의 최신 협력 보고서입니다. 모든 진행 상황은 순조롭습니다.”

이용진은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

강연찬은 보고서를 받아 들고 꼼꼼하게 페이지를 넘기며 집중해서 읽어 내려갔다.

보고서에는 화승 그룹과 이설 그룹이 함께 진행 중인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의 세부 협력 현황이 담겨 있었다.

기술 지원, 자금 투입, 마케팅 방안 등 부문별 내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보고서를 다 읽은 강연찬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지금의 협력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