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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Penulis: 목련청
강연찬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숫자가 하나씩 올라갈수록 그의 마음도 덩달아 긴장되기 시작했다.

그는 정장을 매만지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강연찬은 앞으로 한 발짝 내딛고 순간 멈춰 섰다.

복도 끝에서 배서준이 앨런과 함께 회사를 둘러보고 있었고 두 사람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강연찬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배서준의 얼굴에 있던 웃음은 굳어졌고 눈빛에는 놀라움이 스치더니 곧 적대감으로 변했다.

앨런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배서준과 강연찬을 번갈아 바라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 대표님? 이게 웬일입니까.”

배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말투에는 조롱기가 섞여 있었다.

“한가하신가 봐요. 여기까지 오다니요?”

강연찬은 금세 평정을 되찾고 예의 바르게 앨런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배서준을 바라보았다.

“배 대표님, 협력 보고서를 전달하러 왔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당당했다.

“협력 보고서라?”

배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런 자질구레한 일은 직원한테 맡기면 될 일을, 강 대표님이 직접 나설 필요까지 있습니까?”

그의 말투에는 분명한 얕잡아보는 태도가 담겨 있었다.

이를 눈치챈 앨런이 부드럽게 분위기를 정리하고자 나섰다.

“배 대표님, 저는 강 대표님과 이야기 나눌 게 좀 있습니다. 잠시 휴게실에서 기다리시죠?”

그는 자연스럽게 얘기하며 더 이상 어색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도록 조율했다.

배서준은 내심 불쾌했지만, 앨런 앞이라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군요, 앨런 씨.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는 앨런을 휴게실로 안내한 뒤, 아직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은 강연찬에게 다가갔다.

“강 대표님, 잠시 이야기 좀 하시죠.”

배서준의 말투는 싸늘했고 묘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강연찬은 이를 거절하지 않고 그를 따라 복도 끝 창가로 향했다.

“강 대표님, 설마 단순히 협력 보고서 하나 들고 여기까지 오신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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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702화

    이것은 단순히 반격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남설아의 명성을 완전히 짓밟아 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좋아.”배서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언제부터 시작하면 될까?”“다음 주부터 입찰 시작이에요. 자료는 내일 바로 넘겨드릴게요.”서도현이 여유롭게 웃었다.“자, 그럼 이제 멋진 게임 한 판 구경이나 해보시죠.”한편, 배건 그룹 건물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남설아의 사무실.문밖에서는 희미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창밖을 내다보던 남설아는 다시 몸을 돌려 자리에 앉았다.천기준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며 한 뭉치의 서류를 건네주었다.“대표님, ‘그린라이트 에너지 랩’ 프로젝트에 대한 1차 자료입니다.”“‘에너지 랩’ 프로젝트요?”서류를 넘겨보던 남설아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이 시점에 이런 프로젝트가 들어온다고요?”“네, 총 투자 규모만 10억 달러를 넘는 대형 사업이라고 합니다. 전망도 아주 좋을 거고, 저희 배건 그룹의 사업 구조와도 높은 시너지를 낼 거라고 합니다.”천기준이 설명을 덧붙였다.강연찬도 서류를 받아들고 한 장씩 넘겨보기 시작했다.“확실히 흔치 않은 기회긴 하네. 수익성도 꽤 좋고, 어쩌면 회사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르지.”천기준이 말을 이어나갔다.“현재, 여러 대기업들이 이 프로젝트를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주부터 정식 입찰 시작이고요.”남설아와 강연찬이 눈빛을 주고받았다.“우리도 해야겠지.”남설아의 목소리가 단단해졌다.“이 프로젝트만 따낼 수 있다면 단순한 수익을 넘어서, 이사회에서의 내 입지까지 더 강화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지금 그린라이트 테크랑 진행 중인 협업 방향성이랑도 정확히 일치하고 말이야.”강연찬도 고개를 끄덕였다.“입찰 제안서부터 빨리 준비해야겠네.”“지금 당장 재무팀이랑 기술팀한테 따로 공지해서 관련 프로젝트팀 따로 꾸리라고 해주세요. 내일 오전에 전체 회의로 방향성 잡을 거니까.”남설아가 지시하자 천기준이 가볍게 목례를 하며 사무실을 나섰다.강연찬이 그

  • 굿바이 쓰레기   제701화

    배서준은 서유라를 등진 채 창가에 서서 도시를 내려다보며 두 손으로 창틀을 짚었다.지금은 잠시 머리를 식히고 냉정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리더스 그룹과의 계약서에는 남설아의 말대로 함정들이 많이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배서준은 하워드에게 제대로 홀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사무실 안은 순식간에 정적에 잠겼다. 가끔씩 들려오는 서유라의 흐느낌 소리가 고요한 분위기를 깨곤 했다.“나가.”배서준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서유라는 무슨 말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푹 숙인 채 사무실을 빠져나왔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배서준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목소리를 낮게 깐 배서준이 입을 열었다.“나야.”“이게 누구셔, 배 대표님 아니야?”전화기 너머에서는 남자는 비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사회에서 멋진 쇼를 벌이셨던데요?”배서준은 휴대폰을 손에 꽉 쥔 채 애써 분노를 억눌렀다.“서도현,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쯧, 우리 매형이 왜 이러실까.”서도현은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매형이 일을 망친 건데, 제가 무슨 동정이라도 해줄 줄 알았어요?”“네가 하워드라면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그랬잖아. 그 자식이 준 계약서 보니까 완전 노예 계약이더구만!”“오, 드디어 눈치채셨네요.”서도현의 웃음소리는 귀에 거슬릴 정도로 날카로웠다.“매형, 진짜로 내가 아무 조건도 없이 매형을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비즈니스는 전쟁이죠. 대가 없이 그냥 얻는 게 어디 있어요?”휴대폰을 꽉 쥔 배서준의 이마에는 분노에 찬 핏줄까지 서 있었다.“말장난 그만해. 지금 상황이 바뀌었어. 이사회 임원들은 완전히 남설아 쪽으로 돌아섰다니까.”“너무 초조해하진 마세요, 매형.”서도현의 말투는 여전히 가볍고 단순했다. 전화기 너머로는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도 함께 들려왔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무슨

  • 굿바이 쓰레기   제70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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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남설아가 침묵을 깨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냉철한 눈빛으로 테이블 가장자리를 가볍게 짚은 채 입을 열었다.“리더스 그룹의 하워드 씨는요.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마틴이라는 인물의 부하에 불과한 사람입니다. 마틴 씨는 국제 금융계에서 기업 사냥꾼이라는 별명으로 악명이 자자한 인물이고요.”그녀는 태블릿을 들어 회의실 정중앙에 위치한 프로젝터에 사진 몇 장을 전송했다.“여기 보이시는 건 리더스 그룹이 동남아에서 인수한 세 회사입니다. 계약 당시엔 그럴듯한 의견을 제시하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약속했었죠.”이윽고 다음 슬라이드로 화면을 넘긴 남설아가 말을 이었다.“그리고 이건 2년 뒤의 모습입니다. 세 회사 모두 인원 절반 이상을 감축해야 했고, 핵심 자산은 분리 매각돼서 껍데기만 남게 됐죠.”테이블 한쪽에 앉아 있던 문영도가 안경을 벗더니 조심스레 렌즈를 닦으며 물었다.“남 대표, 이 자료들 믿을 수 있는 겁니까?”“확실합니다. 이미 화승 그룹 법무팀을 통해 검증까지 끝냈습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배서준을 바라보았다.“배 대표님, 리더스 그룹과 체결한 계약서에는 한 가지 조항이 숨겨져 있습니다. 기업의 부채율이 70%를 초과하면 리더스가 경영권을 접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는 겁니다. 혹시 이 조항에 대해서 인지하고 계셨나요?”배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묘하게 변했다. 그의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까지 맺혀 있었다.“이런 터무니없는 소리!”서유라가 갑자기 끼어들며 소리쳤다.“당신들 지금 다 같이 짜고 치는 거지! 서준이 골탕 먹여보겠다고! 화승 그룹이 뭐라고 감히 리더스 그룹을 평가해?”그녀는 남설아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넌 뭔데 갑자기 성인군자인 척하고 있어? 온갖 착한 척은 다 했으면서, 서준이가 날 선택한 게 그렇게 분했어? 착각 좀 하지 마! 이래봤자 서준이는 절대 너한테 안 돌아가! 네가 아무리 매달려도...”“유라 씨.”남설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내가 과거에

  • 굿바이 쓰레기   제698화

    “남설아, 그만 좀 해!”몸을 일으킨 서유라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서준이가 이런 투자자를 쉽게 데려온 줄 알아? 고작 네 질투심 하나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까지 망신을 줘야겠어? 넌 그냥 서준이가 잘 되는 게 보기 싫은 거잖아!”서유라는 대화 주제를 회사 문제에서 개인적인 감정싸움으로 돌려보려 했다.“너 처음부터 서준이한테 마음 있었던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못 가질 바엔 아예 부숴버리겠다는 거야, 뭐야? 배건 그룹은 배씨 가문의 회사야. 네가 끼어들 만한 자리는 없다고!”남설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서유라를 바라보았다.“유라 씨, 지금 배건 그룹 이사회를 왜 소집했는지 알아? 회사의 미래에 대해서 전략을 짜기 위해서 모인 거야. 넌 대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 배서준 씨 약혼녀? 아니면 미래 배씨 가문 며느리?”“나... 나는...”서유라의 말문이 한순간에 막혀버렸다.“유라 씨가 사적인 감정을 언급해서 그러는 건데.”남설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태연하고 평온했지만 회의실 전체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조금 더 사적인 얘기를 한 번 해볼까?”“예를 들자면 뭐, 유라 씨가 배 대표님한테 어떻게 접근했는지, 우울증이라는 명분으로 어떻게 동정심을 얻었는지, 그리고 지금의 자리를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말이야.”서유라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너...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해!”“그리고 유라 씨 동생 서도현.”남설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그때 왜 갑자기 외국으로 가버렸을까? 정말 잠시 몸을 피하기 위해서였을까? 서도현이 저지르고 간 일의 뒷수습은 누가 했지?”“유라 씨가 그렇게 배씨 가문 며느리가 되려고 애를 쓰는 이유가 정말 사랑 때문이야? 아니면 배건 그룹 힘으로 유라 씨랑 유라 씨 동생의 과거를 덮으려는 거야? 그러면서 더 큰 이득이라도 얻어보려고 했던 건 아니고?”서유라는 연달아 오는 공격에 비틀거리며 의자 등받이를 붙잡은 채 간

  • 굿바이 쓰레기   제697화

    “아직은 필요 없어.”남설아가 고개를 약하게 숙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냥 배서준이 저쪽 라인에 연결될 수 있었던 게, 누군가가 뒤에서 끈을 잡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예를 들자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서도현 같은 인물 말이다.“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강연찬은 명확한 답을 피했다.“지금 당장 중요한 건 내일 있을 이사회야. 자신 있어?”“문 선생님이랑 다른 분들은 다 내 편이야.”남설아는 미간을 주무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배서준은 리더스 그룹의 대규모 자금을 등에 업고 있어. 게다가 배씨 가문 아들이라는 명분도 있고 말이야. 그 정도면 아직도 입장 결정 못 하고 우유부단하게 움직이는 임원들 정도는 선동할 수 있겠지.”“이 계약서의 핵심 조항들을 익명으로 임원들한테 흘리는 건 어떨까?”강연찬이 제안했다.“배서준이 끌고 온 게, 든든한 지원군이 아니라 배건 그룹을 빨아먹으려고 찾아온 굶주린 하이에나들이라는 걸 똑똑히 보여줘야지.”“나도 그렇게 생각해.”남설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설아야.”강연찬의 목소리가 낮아지더니 말투가 한껏 다정해졌다.“너무 무리하지는 마.”걱정 섞인 그의 말에 남설아의 마음은 다시 복잡미묘해졌다.배건 그룹 임원 회의실.거대한 타원형 회의실 테이블 주위로 공기마저 무겁게 짓눌리는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배서준은 상석 바로 옆에 앉아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규칙 없이 두드리고 있었다. 둔탁한 소리가 고요한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가볍게 헛기침을 몇 번 한 그는 자리에 앉아 있는 임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임원 여러분.”그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을 정도의 자신감이 가득 실려 있었다.“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부른 건, 아주 중요한 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남설아 대표가 CEO로 있는 동안 내렸던 그 의사 결정들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말입니다.”잠시 말을 멈춘 배서준이 남설아를 돌아보며 날카로워진 목소리로 따졌다.“특히 화승 그룹의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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