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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Author: 송언희
핸드폰 반대편에서 유청이 다시 말을 하기도 전에 배준우가 먼저 말했다.

“바빠서 먼저 끊을게요.”

“잠깐만.”

유청은 배준우가 자기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걸 보고 당황했다.

그녀는 분노를 억누르며 물었다.

“너 설마 진심은 아니지?”

‘지영이한테 따끔한 교훈만 남겨주려는 거겠지 설마 정말 감옥에 보내기야 하겠어?’

유청이 자기 아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배지영과 고은영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지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배준우가 배지영을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

오랜 세월 동안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도 이유가 있었다.

유청의 초조함을 직면한 배준우는 차가운 비웃음을 날리며 말했다.

“내가 진지한지 안 진지한지 그게 중요한가요?”

“너.”

“지영이도 본인이 한 일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책임져야죠. 그리고 저도 아주 진지하게 제 아내를 책임질 거고요.”

유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날 위해서 한다는 그 행동들 뭘 해야 하는지 뭘 하면 안 되는지 똑바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좋을 거예요.”

말을 마친 배준우는 바로 전화를 끊었고 유청에게 다시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진지? 파멸? 도대체 얼마나 의도가 불분명한 사람이면 이런 말을 입 밖으로 할 수 있는 걸까?’

배준우의 눈은 차가움으로 빛났고 그 차가움 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도 담겨 있었다.

머릿속에는 해외에서 지냈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만약 본인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세상에 자식을 이 정도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있다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다음날.

안지영은 고은영을 보러 왔고 자연스럽게 배준우로부터 매우 불만스러운 시선을 받았다.

안지영은 화가 났지만 직접적으로 불만스러운 그의 눈빛을 마주하지는 못했다.

“나 은영이 보러 왔는데요.”

그래도 배준우가 란완리조트의 주인이었기에 안지영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배준우는 그녀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보는 건 괜찮은데요.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시죠.”

안지영은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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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현을 내쫓지 못한 것만도 분한데 그 집을 고스란히 넘겨주다니. 분명 잘못 들은 게 틀림없다.진정훈은 자신이 막 깨어나서 정신이 덜 들어 귀에 환청이 들린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고은영이 말했다.“네. 그냥 주려고요. 차라리 그 안에서 죽어서 묻혀버리면 좋겠어요!”휴대폰 너머의 진정훈은 순간 얼어붙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고은영이 이렇게까지 대범할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진정훈의 입가가 순간적으로 경련했다.지금까지 수많은 악독한 여자들을 봐왔지만 고은영만큼 도가 지나친 건 처음이다.‘이게 무슨 뜻이지? 설마 그 집을 아예 나태현의 무덤으로 주겠다는 건가? 이 수법은 정말 독해. 무덤으로 주다니. 무덤이라니...’“그래. 무덤으로 주면 돼! 그렇게 생각하니 다행이야.”지금 고은영이 이런 마음을 먹으면 오히려 진정훈은 안심할 수 있었다. 억지로 나태현을 쫓아내겠다고 했다가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고은영이 화를 내고 속앓이를 할 테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고은영이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차라리 이렇게 생각을 바꾸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그럼 이만 끊을게요. 준우 씨와 같이 회사에 가야 해요.”고은영이 진정훈에게 말했다. 진정훈은 고은영이 나태현 이야기할 때 보이던 화난 기색이 사라진 걸 느꼈다.전화를 끊고 진정훈은 들려오는 신호음에 잠시 어리둥절해졌다.‘여자의 마음은 정말 알 수가 없어. 방금 전까지 나태현과 죽기 살기로 덤벼들던 기세였는데 이제는 집을 통째로 내주겠다니. 하지만 어떻든 간에 은영이 더 이상 이 문제로 화내지 않아서 다행이야.’진정훈은 정말로 고은영이 이 일로 화라도 내다가 잘못될까봐 걱정이었다.진정훈이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나태현 역시 고은영이 언제든 들이닥쳐서 난리를 칠 거라고 생각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날 오전, 회의를 끝내고 나오자 양지호가 공손히 다가와 보고했다.“대표님, 회장님께서 오셨습니다.”회장님 소리에 나태현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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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7화

    강성 쪽.안지영은 다급히 고은영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방 안에 숨어 문까지 잠가 버렸다.“정말이야? 안열이 잘못 본 게 아니야?”안지영의 말을 듣자 고은영은 곧장 놀라 벌떡 일어나 안지영을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야. 잘못 본 게 아니야. 열이 씨가 아주 가까이에서 봤대. 그것도 여러 번.”잠깐 스치면 착각할 수도 있지만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잘못 볼 수 없다.고은영은 침묵했다. 공기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언니가 살아 있다니. 살아 있다니...’“동안에 있는 거야?”“응!” 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호흡을 가다듬었다.“어쩐지 요즘 아무도 못 찾더라. 흔적조차 없었어.”알고 보니 동안으로 간 거였다. 동안 같은 곳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도 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태현이든 배준우든 아무리 수색 범위를 넓혔지만 애초에 동안까지는 닿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고은지가 동안으로 간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고은지가 동안에 있을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언니가 어떻게 동안에 간 거야?” 고은영은 의아한 눈길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이현 때문이야. 열이 씨말로는 고은지가 이현과 함께 있대.”“이현?” ‘이현 오빠?’고은영은 충격을 받았다.“알아?”“알지!”아는 사이가 아니라 어린 시절 아주 친한 놀이터 친구였다. 게다가 얼마 전에도 강성에 한 번 왔었다.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고은지랑 얽히게 된 건지 고은영은 믿기 힘들다는 듯 안지영을 바라보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은지가 살아 있고 게다가 이현과 함께 있다. 이건 정말 기가 막힌 일이었다.“정말 아는 사이 맞아?”“응, 알아.”“그럼 네 언니는 이현이 데려간 게 분명하네.”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데려간 걸까?’생각해 보니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니면 고은지가 동안에 갈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제야 고은영의 한껏 조여 있던 마음이 풀렸다.“어쨌든 살아 있다는 게 다행이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6화

    “널 죽이지 않아.”홉스의 말투는 아주 가볍고 부드러웠다. 부드럽다 못해 거의 온화하게 들릴 정도였다.하지만 안열은 여전히 홉스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위험의 단계를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안열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홉스가 조금씩 유골을 부서진 단지의 홈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안열은 눈을 감고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 없다고요.”왜 안열을 믿지 않고 모든 사람이 믿지 않는지 알 수 없다.“살아 있게 할 거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살게 해줄 거야.”안열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홉스는 다시 입을 열었고 말투는 차가워 위험 그 자체였다. 안열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이 순간, 안열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숨 막힐 듯 답답했다. 설명해도 소용없다. 예전에도 얼마나 많이 말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지금 와서 믿어 줄 사람은 여전히 없다. 사실 이건 안열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하지만 왜 홉스는 안열이 동안을 떠나 잡아 와서 죽게 두지 않고 살아 있는 게 고통이 되게 만들 정도로 증오하는지 알 수 없다.“할머니는 어디 있어요?” 안열이 물었다.동안에 돌아온 첫날, 분명 할머니를 만났는데 홉스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홉스는 차갑게 눈을 뜨며 말했다.“알고 싶어?”이 네 글자는 마치 지옥에서 온 사탄의 냉기처럼 차가워 안열마저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이 경면은 네가 직접 꿰맬 거야? 아니면...”안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숨은 다시 가라앉았다.홉스의 뜻은 명확했다. 방금 안열이 미친 듯이 행동한 대로 지금 이 상황을 처리하라는 것이다.할머니의 안부를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자 안열은 홉스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했다. 할머니를 만나고 무사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안열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나태웅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안열은 침묵했다.나태웅에 대한 얘기는 역시 디예가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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