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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Author: 송언희
전에 고은영이 이곳에서 지낼 때는 정말 성격이 온순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진 걸까?

하지만 이미 고은영은 손안에 올려진 보물 같은 존재였기에 도우미들은 감히 그녀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네. 제가 지금 바로 라 집사님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도우미들은 물건들을 정리하고 문 앞으로 다가왔을 때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안지영을 발견했다.

그녀들은 정중하게 말했다.

“아가씨 안녕하세요.”

고은영은 그 말에 바로 몸을 돌렸다.

안지영을 발견한 그녀의 얼굴에서는 오만함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도우미들은 고은영이 또 여기저기 트집을 받을까 봐 다급하게 내려갔다.

도우미들이 멀어지자 안지영이 앞으로 다가가며 혀를 쯧쯧 찼다.

“그래 지금 잘하고 있어. 이제야 안주인 티가 나네.”

전에 고은영은 누구에게라도 밟힐 것 같았고 안지영은 그런 나약한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며 그녀 대신 조급해했다.

고은영은 흥하며 코웃음을 쳤다.

“누가 안주인 하고 싶다고 했어?’

“어머. 얘가 아주 간덩이가 커졌네. 배준우가 뭐라고 할까 봐 두렵지 않아?”

“두렵지 않아.”

고은영은 너무 단호하게 한마디를 뱉어냈다.

그제야 안지영은 고은영이 이번에 돌아와 어제부터 오늘까지 배준우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이번에 나가서 뭔가를 잘못 먹어서 간덩이가 커진 걸까?

안지영은 가방 속에 숨겨온 통오리 구이를 꺼내 고은영에게 건넸다.

“먹어. 통오리 구이인데 매운맛으로 사 왔어.”

포일에 포장되어 있는 통오리 구이는 아직도 따끈따끈했다.

고은영은 순간 두 눈동자가 빛나더니 건네받자마자 포장을 열어 바로 입에 넣었다.

안지영은 그녀가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아침 안 먹었어?”

“죽에 샐러드 그리고 디저트 조금 먹었어. 별로 맛도 없고.”

란완리조트의 셰프님은 요리의 신선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배준우도 그런 상큼하면서도 신선한 요리들을 좋아했다.

전에는 고은영도 괜찮았고 한동안 맛있게 먹었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자기가 원하는 맛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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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현을 내쫓지 못한 것만도 분한데 그 집을 고스란히 넘겨주다니. 분명 잘못 들은 게 틀림없다.진정훈은 자신이 막 깨어나서 정신이 덜 들어 귀에 환청이 들린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고은영이 말했다.“네. 그냥 주려고요. 차라리 그 안에서 죽어서 묻혀버리면 좋겠어요!”휴대폰 너머의 진정훈은 순간 얼어붙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고은영이 이렇게까지 대범할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진정훈의 입가가 순간적으로 경련했다.지금까지 수많은 악독한 여자들을 봐왔지만 고은영만큼 도가 지나친 건 처음이다.‘이게 무슨 뜻이지? 설마 그 집을 아예 나태현의 무덤으로 주겠다는 건가? 이 수법은 정말 독해. 무덤으로 주다니. 무덤이라니...’“그래. 무덤으로 주면 돼! 그렇게 생각하니 다행이야.”지금 고은영이 이런 마음을 먹으면 오히려 진정훈은 안심할 수 있었다. 억지로 나태현을 쫓아내겠다고 했다가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고은영이 화를 내고 속앓이를 할 테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고은영이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차라리 이렇게 생각을 바꾸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그럼 이만 끊을게요. 준우 씨와 같이 회사에 가야 해요.”고은영이 진정훈에게 말했다. 진정훈은 고은영이 나태현 이야기할 때 보이던 화난 기색이 사라진 걸 느꼈다.전화를 끊고 진정훈은 들려오는 신호음에 잠시 어리둥절해졌다.‘여자의 마음은 정말 알 수가 없어. 방금 전까지 나태현과 죽기 살기로 덤벼들던 기세였는데 이제는 집을 통째로 내주겠다니. 하지만 어떻든 간에 은영이 더 이상 이 문제로 화내지 않아서 다행이야.’진정훈은 정말로 고은영이 이 일로 화라도 내다가 잘못될까봐 걱정이었다.진정훈이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나태현 역시 고은영이 언제든 들이닥쳐서 난리를 칠 거라고 생각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날 오전, 회의를 끝내고 나오자 양지호가 공손히 다가와 보고했다.“대표님, 회장님께서 오셨습니다.”회장님 소리에 나태현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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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는 고은지가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기에 마치 쇠사슬에 채워진 것처럼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굴레가 사라졌다.“하지만 나태현이 이미 네 언니가 세상에 있다는 걸 눈치챘어. 게다가 나태웅도 지금 동안에 있어. 너 준우 씨한테 조금이라도 귀띔해 주지 않을 거야?”“절대 안 해.”고은지가 간신히 강성을 벗어났는데 차마 다시 진흙탕으로 끌어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나태현은 미치광이다.다만 고은지는 아직 살아 있으면서 고은영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그동안 고은영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편히 못 잤다. 늘 마음속에 고은지가 걸려 있었고 생사조차 알 수 없으니 괴로웠다. 하지만 어쨌든 살아만 있다면 고은영은 그걸로 충분하다. 안지영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번에 네 언니가 강성을 떠난 건 아예 이곳과 깨끗이 인연을 끊으려는 거겠지.”그러니까 연락도 하지 않는 거였다. 하지만 동안은 정말 누구도 예상 못 한 곳이다.“그럼 희주는? 안열이 희주를 보았대?”고은영이 또 물었다. 안지영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말하지 않았어.”“그럼 량천옥은?”“그것도 말하지 않았어. 그냥 네 언니와 이현이 함께 있다는 것만 봤대. 그리고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였대.”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직접 안고 가고 있었다고 했어.”고은영은 할 말을 잃었다.‘몸이 좋지 않다니? 원래 큰 병을 앓았었고 후에 나태현에게 그토록 시달렸으니...’“됐어. 살아 있기만 하면 돼.”‘몸이 좋지 않더라도 이현 오빠가 잘 돌봐줄 거야.’그 순간 고은영은 고은지를 위해 진심으로 기뻐했다. ‘만약 정말 이현 오빠와 함께할 수 있다면... 그만.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그저 살아 있기만 하면 됐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언니 스스로가 알 거야.’배준우가 돌아왔고 남 아저씨는 고은영이 위층에 있고 안지영도 있다고 말했다.저녁이 준비되자 혜나가 고은영을 부르러 가려 했지만 배준우가 자기가 가겠다고 했다. 그러다 방문 앞에 서니 문이 안에서 잠겨 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7화

    강성 쪽.안지영은 다급히 고은영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방 안에 숨어 문까지 잠가 버렸다.“정말이야? 안열이 잘못 본 게 아니야?”안지영의 말을 듣자 고은영은 곧장 놀라 벌떡 일어나 안지영을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야. 잘못 본 게 아니야. 열이 씨가 아주 가까이에서 봤대. 그것도 여러 번.”잠깐 스치면 착각할 수도 있지만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잘못 볼 수 없다.고은영은 침묵했다. 공기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언니가 살아 있다니. 살아 있다니...’“동안에 있는 거야?”“응!” 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호흡을 가다듬었다.“어쩐지 요즘 아무도 못 찾더라. 흔적조차 없었어.”알고 보니 동안으로 간 거였다. 동안 같은 곳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도 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태현이든 배준우든 아무리 수색 범위를 넓혔지만 애초에 동안까지는 닿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고은지가 동안으로 간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고은지가 동안에 있을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언니가 어떻게 동안에 간 거야?” 고은영은 의아한 눈길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이현 때문이야. 열이 씨말로는 고은지가 이현과 함께 있대.”“이현?” ‘이현 오빠?’고은영은 충격을 받았다.“알아?”“알지!”아는 사이가 아니라 어린 시절 아주 친한 놀이터 친구였다. 게다가 얼마 전에도 강성에 한 번 왔었다.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고은지랑 얽히게 된 건지 고은영은 믿기 힘들다는 듯 안지영을 바라보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은지가 살아 있고 게다가 이현과 함께 있다. 이건 정말 기가 막힌 일이었다.“정말 아는 사이 맞아?”“응, 알아.”“그럼 네 언니는 이현이 데려간 게 분명하네.”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데려간 걸까?’생각해 보니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니면 고은지가 동안에 갈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제야 고은영의 한껏 조여 있던 마음이 풀렸다.“어쨌든 살아 있다는 게 다행이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6화

    “널 죽이지 않아.”홉스의 말투는 아주 가볍고 부드러웠다. 부드럽다 못해 거의 온화하게 들릴 정도였다.하지만 안열은 여전히 홉스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위험의 단계를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안열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홉스가 조금씩 유골을 부서진 단지의 홈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안열은 눈을 감고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 없다고요.”왜 안열을 믿지 않고 모든 사람이 믿지 않는지 알 수 없다.“살아 있게 할 거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살게 해줄 거야.”안열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홉스는 다시 입을 열었고 말투는 차가워 위험 그 자체였다. 안열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이 순간, 안열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숨 막힐 듯 답답했다. 설명해도 소용없다. 예전에도 얼마나 많이 말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지금 와서 믿어 줄 사람은 여전히 없다. 사실 이건 안열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하지만 왜 홉스는 안열이 동안을 떠나 잡아 와서 죽게 두지 않고 살아 있는 게 고통이 되게 만들 정도로 증오하는지 알 수 없다.“할머니는 어디 있어요?” 안열이 물었다.동안에 돌아온 첫날, 분명 할머니를 만났는데 홉스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홉스는 차갑게 눈을 뜨며 말했다.“알고 싶어?”이 네 글자는 마치 지옥에서 온 사탄의 냉기처럼 차가워 안열마저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이 경면은 네가 직접 꿰맬 거야? 아니면...”안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숨은 다시 가라앉았다.홉스의 뜻은 명확했다. 방금 안열이 미친 듯이 행동한 대로 지금 이 상황을 처리하라는 것이다.할머니의 안부를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자 안열은 홉스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했다. 할머니를 만나고 무사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안열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나태웅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안열은 침묵했다.나태웅에 대한 얘기는 역시 디예가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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