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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퍽!”

게다가 빈 손도 아니고 술병까지 들고 나타난 육경서는 다짜고짜 임천강의 머리를 내리쳤다.

유리병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임천강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 모습에 성신영은 물론 강유리마저 벙찌고 말았다.

저 멍청한 남녀가 서로 물어뜯는 꼴을 보려 했는데 육경서가 갑자기 끼어든 바람에 상황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

그때, 손님들 중 한 명이 신고를 한 건지 경찰들이 도착하고...

오늘 오후 강유리와 가장 크게 부딪혔던 여한영 이사가 육경서를 보물이라도 되는 듯 꽁꽁 싸맨 뒤 뒤로 잡아당겼다.

“다른 사람 연애에 왜 끼어드십니까?”

그리곤 신고를 받고 다가온 경찰을 향해 바로 고자질을 시작했다.

“저기 저분들 저희가 아무리 말려도 도저히 듣질 않으시네요. 바 영업에도 방해될 것 같고 일단 서로 연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 저 자식이 정말... 소속 연예인을 챙기겠다고 대표를 버려?’

한편, 뒤로 물러선 채 멍하니 서 있던 육경서가 다시 다가가려 했지만...

“저기...”

“경서 씨 마음은 이해해요. 좋은 마음에서,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다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남녀사이 갈등은 당사자들이 해결하는 게 맞아요. 제3자인 우리는 빠집시다.”

하지만 그의 말을 잘라버린 여한영이 끊임없이 육경서를 향해 눈치를 주었다.

한편, 생각지도 못하게 얻어맞아 여전히 혼이 반쯤 나간 얼굴로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는 임천강, 성신영 커플과 달리 강유리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화장을 고치고 있는 모습이다.

“네, 제가 때린 거 맞습니다. 경찰서로 가시죠.”

세 사람이 경찰에 연행된 뒤에야 여한영 이사는 육경서를 풀어주었다.

아직도 상황파악 중인 듯 멍한 표정을 짓던 육경서가 짜증스런 얼굴로 술병을 차버렸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그럼 두 사람이서 저희 대표님 괴롭히는 걸 보고만 있어요?”

“경서 씨. 경서 씨는 공인이에요. 경찰과 엮인 걸 기자들이 눈치라도 채봐요. 연예인들은 이미지가 생명인 거 몰라요?”

하지만 여한영의 해명에도 육경서는 여전히 불만 가득한 표정이다.

“그럼 대표님은요? 대표가 경찰에 연행됐다는 소문이라도 나봐요. 제 이미지는 퍽이나 좋아지겠네요.”

이때 이사들 중 한 명이 불쑥 끼어들었다.

“강 대표랑 경서 씨랑 같습니까? 강 대표야 워낙 트러블메이커니까 이런 일쯤은 사람들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우... 우리 형이 알면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

무례한 이사의 말에 한참을 부들거리던 육경서는 7살 꼬마 입에서 나올 법한 유치한 대사를 내뱉곤 총총총 사라졌다.

한편, 저녁 11시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밤거리는 여전히 화려하다.

그리고 그 거리를 달리는 수많은 차량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존재감을 뽐내는 롤스로이스 안에는 육시준이 타고 있다.

그 흔한 라디오 하나 틀지 않아 조용하기만 하던 적막을 깬 건 바로 그의 휴대폰 벨소리.

수락을 터치하자마자 육경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형, 큰일났어! 경찰이 들이닥쳤다고!”

“왜? 너 또 뭐 사고쳤어?”

육시준의 질문에 멈칫하던 육경서가 대답했다.

“아니... 내가 보낸 문자 안 봤어? 내가 아니라 형수님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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