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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 화

Autor: 윤아
은주는 서늘하게 굳은 얼굴로 제나를 내려다보았다.

“너 아까 그러지 않았어? 사과할 생각 없다며. 그럼 내가 어떤 사과 방식을 원하든, 너는 상관없겠네?”

제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담담히 말을 이었다.

“맞아. 난 언니한테 사과할 생각 없어. 근데... 혹시 누가 언니 불쌍하다고, 나보고 억지로 사과하라 하면? 그때는 억지로라도 언니 마음에 들게 사과해야겠지. 안 그러면 내 주변 사람도 피해 보고, 내 일에도 영향이 갈 테니까.”

제나는 미묘하게 미소 지었다.

“내가 싫어도, 결국 머리 잡혀서 사과해야 하는 상황. 그게 현실이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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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3 화

    “네.”제나의 숨이 가볍게 멎었다.이어 고개를 들어 경후를 바라보았다.“진심이야?”경후의 짙은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설마 당신은 그냥 해 본 말이었어?”“아니.”제나는 경후를 올려다보며 망설이다가 물었다.“정말 이제 신경 쓰이지 않아?”“뭐가?”제나는 입술을 열었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경후는 제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듯, 제나를 품에 끌어안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냥 묻어두자.”경후의 목소리는 물처럼 맑고 서늘했다.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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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후는 제나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얼마 전까지는 기억을 되찾는 일에 꽤 신경 썼잖아. 그런데 요즘은 병원에 가겠다는 말도 안 하더라... 이제 기억을 되찾고 싶지 않은 거야?”제나의 기색이 미세하게 변했다.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경후가 무심한 듯 입을 열었다.“그런데 당신이 이미 혼자 몇 가지는 떠올린 것 같아.”제나의 마음이 서늘해졌다.경후는 제나의 앞으로 다가왔다. 허리를 숙여 제나와 눈을 맞춘 경후의 검은 눈동자는 먹물처럼 짙었고, 속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었다.“방금 당신이 말했지. 그 독은 당신이 먹인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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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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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3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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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54 화

    약속된 시간이 되자, 하성은 경후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했다.며칠 전부터 그는 제나가 경후에게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리고 그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차경후 손에 들어간 이상... 제나를 되찾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아.’하지만 불가능해도 포기할 수 없었다.이번 일은 분명 자신의 실수에서 비롯된 결과였으니까.별장 안으로 발을 들인 후, 주위를 살폈다.경비도, 가정부도 없었다.기묘할 만큼 고요하고 차가운 공간.넓은 홀 역시 텅 비어 있었고,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59 화

    경후는 하성을 막지 않았다. 멀어져 가는 하성의 뒷모습은 고요하고도 쓸쓸했다.저택 문 앞에서 하성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섰다.멀찍이 서 있는 저택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 한복판이 묵직하게 저렸다.그는 멍하니 심장을 움켜쥐었다. 믿기지 않는 감정이 눈에 스쳤다.‘나... 은주 말고 다른 여자 때문에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어.’...하성이 떠난 뒤, 저택 안은 더욱 고요해졌다.분명 대낮이었는데도, 집안은 음습하고 을씨년스러운 기운으로 가득했다.제나는 한참 동안 하성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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