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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4화

Author: 유진
임유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두 무릎을 굽혀 그대로 바닥에 꿇으려 했다.

하지만, 무릎이 땅에 닿기 직전에 강지혁이 잽싸게 달려와 그녀의 팔을 거칠게 붙잡으며 그녀의 몸을 들어 올렸다.

“임유진, 너 어떻게...!”

강지혁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고 까맣게 번뜩이는 눈빛이 그녀를 사납게 꿰뚫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일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감히 자신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있단 말인가!

“혁아, 넌 날 차마 용서하지 않을 수 없을 거야. 그렇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강지혁을 껴안았다.

임유진은 자신이 비겁하다는 걸 걸 알면서도, 이렇게라도 해서 그를 붙잡고 싶었다.

그녀는 강지혁을 잃고 싶지 않았다.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는 상황은 견딜 수 없었으니까.

강지혁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의 말에... 그는 반박조차 할 힘이 없었다.

맞다. 차마 놓을 수 없었다!

임유진은 마치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했다. 그가 버리지 못하는 그 마음, 그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 약점이 바로 임유진이었다.

강지혁은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입고도, 여전히 무심해질 수 없는 자신이 너무도 비참했다!

그리고 강지혁은 결심이라도 한 듯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임유진을 바라봤다.

“그래? 정말 그렇게까지 내가 널 용서해 주길 바라는 거지? 좋아...”

강지혁은 임유진의 팔을 거칠게 끌어당기더니 곧장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휘청거리며 따라가던 임유진은 잠시 후, 강지혁의 힘에 이끌려 포근한 침대 위로 거칠게 던져졌다.

놀란 듯 눈빛이 흔들렸지만, 애써 몸을 가다듬으며 일어난 그녀 앞에 강지혁은 침대 가장자리에 서서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벗어!”

임유진은 순간 얼어붙었다.

“뭐...?”

“네가 정말 용서를 바란다며? 그럼 보여줘. 네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얼마나 날 사랑하는지, 증명해 봐!”

강지혁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울렸다.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임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그런 방법까지 정말 원하는 거야?”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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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임유진은 정문 앞에 쪼그려 앉아 경비원이 건네준 음식들을 먹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빵과 우유, 그리고 몇 가지 간식들이 들려 있었다.그것들은 오늘 저택 직원들의 식단이었다. 경비원 말로는 부엌에 어렵게 부탁해 겨우 얻어온 것이라고 했다.“사모님, 그냥 돌아가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경비원이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회장님도 사모님이 밤새 여기 계셨다는 걸 아마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도 안에서 아무 말씀이 없으신 건... 지금은 뵐 생각이 없다는 뜻이겠죠. 이렇게 계속 서 계시는 건 사모님만 힘드신 일입니다. 차라리 일단 돌아가셨다가, 회장님께서 뵐 마음이 드실 때면 그때 만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임유진은 우유를 한 모금 삼키고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난 계속 있을 거예요.”만약 지금 돌아가 버린다면, 어쩌면 영영 강지혁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묘한 직감이 들었다.그러니 지금 그녀가 할 일은 단 하나였다. 체력을 아끼고 쓰러지지 않는 것.오늘 안에 그를 보지 못한다 해도 괜찮았다. 필요하다면 집사님께 부탁해 텐트를 가져다 놓고 아예 이 자리에서 지낼 생각이었다.그걸 보는 경비원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분명 소문에는 회장님이 사모님을 극진히 아낀다고 들었고 다들 알다시피 5년 만에 돌아온 사모님과 아이를 애지중지 보살폈다고 했다.심지어 인터넷에는 회장님이 사모님을 향해 날아오는 계란과 채소를 온몸으로 막아내던 영상까지 떠돌았을 정도였다.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지금은 사모님을 문 앞에 세워두고 들이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설마... 사모님이 회장님 눈 밖에 나신 건가?’그러나 어젯밤 고이준에게 직접 받은 전화를 떠올리자, 그런 생각은 섣부른 것 같았다.“무슨 일이 있어도 사모님을 잘 보살펴. 절대 불편함이 없도록. 원하시는 건 뭐든 다 드려. 다만... 사모님이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눈치채지 않게 조심해.”그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했다.하지만 말은 쉬워도 막상 지켜내기는 쉽지 않았다.‘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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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준은 잘 알고 있었다. 요즘 강지혁이 임유진 때문에 몹시 화가 나 있다는 것을.며칠째 강지혁은 집무실 대신 저택에서만 일을 처리했고, 그룹 본사에는 발걸음조차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장이 풀린 것은 아니었다.오히려 그룹 내 임원들은 모두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전전긍긍하고 있었다.짧게는 사흘, 길게는 나흘 사이에 이미 고위 임원 세 명이 자리에서 잘려 나갔다.‘이 상태로 더 가면...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잘려 나갈지... 아무도 몰라.’고이준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최근 며칠 동안, 벌써 여러 임원이 슬쩍 그에게 이유를 물어왔었다.“도대체 회장님이 왜 이렇게 갑자기 대대적인 정리를 하는 거야?”그러나 그가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설령 목숨이 열 개라 해도, 차마 “부부싸움 때문”이라고 말할 용기는 없었다.!다행히도, 지금은 임유진이 직접 찾아왔다.강지혁을 이렇게까지 화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임유진뿐. 그리고 그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이 역시, 임유진밖에 없었다.고이준은 발걸음을 재촉해 연못가로 향했다.그곳에는 강지혁이 서 있었다.강지혁은 연못가에 홀로 서서, 계절을 거스른 듯 활짝 피어난 연꽃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본래라면 피지 않아야 할 철이었지만, 특별히 관리된 그 연못에는 연꽃이 마치 한여름처럼 만개해 있었다.“회장님.”고이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사모님께서 지금 저택 정문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서 계십니다. 아무래도 끝까지 기다리실 생각인 듯합니다.”그러나 강지혁의 표정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그는 마치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도 들은 듯,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본인이 기다리겠다는데... 기다리게 두면 되지.”차갑고 담담한 목소리였다.고이준은 속으로 한 번 더 한숨을 삼켰다.‘이번엔 정말 화가 많이 나신 거구나...’“예. 알겠습니다, 회장님.”고이준은 고개를 숙였다.“나 혼자 있고 싶으니까, 물러가.”짧고 단호한 지시에 고이준은 더 머뭇거리지 않고 물러났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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