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것도 잠시,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엄숙한 황제의 얼굴로 돌아가 연설을 이어 갔다.
연회장에서 리리아나가 무슨 일을 벌이고 다녔는지는 이미 보고받았다. 그러니 그녀가 온갖 귀족들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는 것 사실 자체는 놀랍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은 건 에반이었을 뿐.
리리아나 곁에서 바짝 붙어 주변을 경계하는 꼴이 영 거슬렸다. 제 여자라도 되는 듯, 지키는 개새끼 같았다.‘그래도 다른 불순한 놈들보다는 나으니까.’
적어도 저들 가운데서는 에반이 가장 강했고, 신분도 찍어 누를 수 있는 위치니, 리리를 지키기 위한 개로는 좋았다.
세헤라와 살짝 떨어진 뒤편에 있는 옥좌에 앉은 카슈미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세헤라는 준비해 둔 연설을 이어 가면서도 마주 잡은 두 손을 남몰래 세게 움켜쥐었다.
시작부터 철저
“기분 잡치니까.”세헤라가 드레스 자락을 움켜쥔 두 손을 떨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도 카슈미르는 오히려 화사하게 웃었다. 마치 사랑에 빠진 사내처럼 다정한 얼굴로 세헤라의 뺨에 손을 올리더니 가볍게 두어 번 두드렸다.“제대로 위치 파악하고.”그 말을 끝으로 카슈미르는 몸을 돌려 연회장 중앙으로 향했다.엘리자베스의 얼굴에서 피가 빠졌다. 과거 선대 황제가 사랑하던 황후를 처음 공식 석상에 데려왔을 때도 꼭 저랬다.그 여인의 집안은 황비 선발이 끝날 때까지 딸을 꽁꽁 숨겨 두었다. 그래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공식적인 연회에서 황제가 이미 선발된 황비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제 마음을 가져간 한 여인만을 따라다니고 기어이 황후의 관까지 씌워 주었다.그때 선택받지 못한 황비들의 시녀로 있던 엘리자베스는 지금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무엇보다 자신과 닮은 세헤라가 그들과 똑같은 취급을 당하고 있자, 엘리자베스의 시선이 곧바로 리리아나에게 박혔다.‘또….’팔걸이를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저년이야.’그러다 문득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그래….’그녀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아무리 정부라도 절대 끼어들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지.황제와 황비의 첫날밤.‘그때, 저년을 위한 선물을 마련하면 되겠어.’엘리자베스는 섬뜩한 웃음이 번졌다가 이내 사라졌다. 다시 자애로운 태후의 가면을 쓴 그녀의 시선이 카슈미르의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너도, 후계만 보면 끝이지.’황비와
그것도 잠시,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엄숙한 황제의 얼굴로 돌아가 연설을 이어 갔다.연회장에서 리리아나가 무슨 일을 벌이고 다녔는지는 이미 보고받았다. 그러니 그녀가 온갖 귀족들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는 것 사실 자체는 놀랍지 않았다.마음에 들지 않은 건 에반이었을 뿐.리리아나 곁에서 바짝 붙어 주변을 경계하는 꼴이 영 거슬렸다. 제 여자라도 되는 듯, 지키는 개새끼 같았다.‘그래도 다른 불순한 놈들보다는 나으니까.’적어도 저들 가운데서는 에반이 가장 강했고, 신분도 찍어 누를 수 있는 위치니, 리리를 지키기 위한 개로는 좋았다.세헤라와 살짝 떨어진 뒤편에 있는 옥좌에 앉은 카슈미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세헤라는 준비해 둔 연설을 이어 가면서도 마주 잡은 두 손을 남몰래 세게 움켜쥐었다.시작부터 철저하게 준비했다. 중간에 리리아나가 끼어들 틈도 없이.그녀는 신전에서 비비안을 상대하도록 하며, 자신은 황비로 존재감을 키우며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된다고 여겼다.황제가 드물게라도 정부를 찾는다 해도 정통 후계자는 자신을 통해 태어날 테니까 괜찮았다.준비하는 내내 황제는 리리아나를 찾지도 않아,그녀의 그림자가 조금이 옅어진 거라 생각했다.자신은 일개 자작가 영애도 아니고, 시녀도 아니었다.정식 황비였다.자신보다 황궁 안에서 높은 여인은 없었다. 태후를 제외하고는 없어야 했다.더 이상 성녀도 아닌 리리아나가 카슈미르와 자신의 침실 사이에 끼어들 명분조차도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카슈미르는 절대 성녀 비비안을 제 침실로 부르지 않을 테니까.그가 원했던 것은 성녀가 아니라 성녀였던 리리아나였다.지금도 리리아나가 성녀도 아니니,
“에반.”“이제, 네가 성녀가 아니니까, 나도 더 다가가도 되잖아.”“너, 후계문제로 성녀가 필요하다며.”“그건!”에반이 홱 고개를 돌렸다.“네가 성녀일 때나 하는 말이지.”그러면서도 내 어깨에 걸쳐 둔 외투는 빈틈없이 단단히 여몄다.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단추만 풀고 어깨에 걸쳤다.“너도 하려면, 내 말 잘 들어. 알겠어?”“응.”“그리고 나중에 계약서를 써.”“좋아.”에반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심장을 걸고 할게.”“아니.”나는 정색했다.“섬뜩하게 그 정도 계약은 아니거든.”드레스를 이리저리 다시 살펴봤지만, 다행히 크게 흐트러진 곳은 없었다.“어때?”치맛자락을 잡고 살짝 몸을 돌자 에반의 눈이 크게 뜨였다.“!!!”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그의 아랫도리가 다시 덩달아 커진 걸 보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에반, 그동안 참았어?”“응.”그가 너무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혼자 몇 번 했지. 널 눕혀놓고 이리저리 엉덩이를 흔드는 생각을 하면서.”“…….”‘정말 부끄러운 줄은 모르는구나.’“나중에 상으로라도 줄 테니까 얌전히 따라와.&rdq
그는 나를 끌어안은 채 벽 쪽으로 향했다. 엉덩이를 받쳐 들자 다리가 자연스럽게 그의 허리를 감도록 했다. “잘 매달려 있어.”낮은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빨리 채워 줄게.”속옷을 옆으로 젖혀 내자, 거칠게 선 그의 뜨거운 것이 단단히 다친 음부를 가르며 가차 없이 짓이기듯 파고들었다. “아…!”이미 속살은 내 애액과 카슈미르의 정액으로 한껏 젖어 있어 비대한 그의 성기가 쉽게 들어왔다.하지만 오랜만에 받아들이는 그의 묵직한 부피감에 몸이 바짝 긴장하며 숨마저 띄엄띄엄 가쁘게 내쉬었다.“하아…미친. 리리, 네 보지가 그리웠어.”그의 흉흉한 성기가 밖으로 빠져나갈 듯 물러났다가 다시 거칠게 깊숙이 들어오자, 여린 속살이 자극되어 나는 고개가 뒤로 젖혔다. 몸이 파르르 떨릴 만큼 전율이 올라왔다.“하? 벌써 간 거야?”나는 그를 째려보며 떨리는 팔로 그의 목덜미를 끌어안았다.“키스…해줘. 혀를 빨아줘.”입꼬리가 올라가며 크림슨 눈동자가 한없이 느슨하게 풀렸다.“이리 나와야 나의 리리지.” “하아앙.” “혀 바짝 내밀어. 내게 좆을 물리면서 빨아줄게.”그의 혀가 내 혀를 부드럽게 스치다가 이내 단단히 감아 제 입 안으로 끌어당겼다.쾌락에 젖은 신음조차 삼켜진 채, 그의 입안 깊숙이 유린당한 혀가 질척한 점막을 노골적으로 문질렀다. 단단히 얽혀든 그의 혀가 목구멍 깊숙이 빨아들일 것처럼 휘감아 오자, 본능적으로 아래가 바짝 조였다.그제야 그가 내 혀를 놓아줬다.“하... 이 맛이지.” “으읏!!” “네 혀를 쪽쪽 빨 때마다 보지가 엄청 달라붙어.” “으읏!! 그걸 알면 해줘.” “대답해 봐.”퍽퍽!!그의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테라스로 향하자, 그 큰 덩치가 입꼬리를 올린 채 순순히 따라왔다.안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황급히 커튼을 쳤다.“너, 이렇게 풀어지면 어떻게 해!. 이젠 성기사가 아니라…!!”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반의 입술이 먼저 닿았다. 오래 참았다는 듯 입안을 그의 혀가 거칠게 휩쓸고 지나가자, 몸이 휘청였지만, 등을 받치는 단단한 손이 나를 붙잡았다.등에 닿은 그의 손바닥에 선명한 열기가 전해졌다.“리리.”간신히 떨어진 입술 사이로 여전히 풀지 못한 열기가 남아 있었다. 다시 입을 맞추려 하는 그의 입술에, 나는 손을 올려 막았다.“ 글레아리우스 대공님.”내가 그의 이름을 정식으로 말하자 그는 거친 숨이 섞인 채 내 이름을 불렀다.“하아…리리아나.”“여기에 약혼녀가 있으시잖아요.”“그게 왜?”조금 전까지도 화사하게 웃고 있던 붉은 눈이 짙게 가라앉았다.‘잔뜩 쌓여있다는 뜻인데….’에반의 혀가 제 입술을 막고 있는 내 손바닥을 천천히 핥아 올렸다.“난 얼굴도 몰랐어.”“…….”“그래서 북부 가서 직접 확인했지.”그가 한 걸음 다가오자, 나는 반대로 두 걸음 물러났다.“그런데 말이야.”에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내가 너한테 그 백작가 이야기를 한 적이 없거든.”그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런데 넌 비비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몇몇 오래된 귀족들의 시선이 날카롭지만 따갑지는 않았다. 마치 내가 누구인지 관찰하는 시선에 가까웠다.나는 그쪽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그들은 단순히 저택 하나를 되찾았다는 뜻이 아니었다.원로원과 플뢰르의 의미를 아는 자들은 내가 플뢰르로 다시 돌아왔다는 말로 이해했다.대부분은 지금의 황제가 황태자 시절 태웠다고 알려진 그 저택을 다시 복원해서 줬다는 말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얼마나 당황했는지 표정도 숨기지 못하네.’조토는 그 분위기를 읽더니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제가 그 정도의 재산가는 아녀서 아쉽군요.”“음…”나는 고민하는 척하다가, 조토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제가 괜찮은 염료를 발견했거든요. 이걸 잘 써 주실 화가를 찾고 있어요.”“!!!”아벨의 눈빛이 달라졌고, 조토는 크게 웃었다.“제가 웬만한 물감은 다 써 봐서요. 무슨 색일까요?”“짙은 푸른색. 라피즈라줄리 같은 색이거든요.”조토를 보며 나는 선명하게 웃었다.‘화가이기도 한 당신은 새로운 염료에 대한 욕심이 많지.’게다가 보석을 이용한 염료라면은 더욱더.“!!!”“그렇군요. 그럼 그 색을 잘 쓰는 화가를 제가 한번 물색해 봐 드려도 될까요?”“물론이죠. 그리고….”나는 부채를 펼쳐 입가를 가린 채 그의 귓가에 가까이 다가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들릴 만큼 낮게 속삭였다.&ld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