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아무리 품질이 좋지 않다고 해도 기껏해야 실이 헐거워졌을 텐데.. 아니면, 혹시..?’ 시후의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은 그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변지현을 보았고 갑자기 드레스에 싸인 그녀의 상체가 순간적으로 약간 부풀어 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혹시.. 내가 산 속옷의 사이즈가 너무 작았던 건 아닐까..?!’ 시후는 이 생각과 함께 문득 문제의 핵심을 깨달았다! 그가 구입한 드레스는 고급 맞춤 정장이었기 때문에 몸매가 아주 잘 드러났다. 즉, 이 옷을 입으면 몸매의 장점과 단점이 아주 확연하게 드러났다. 앞서 변지현이 이 옷을 입은 모습을 보았을 때는, 딱히 몸매가 좋은 줄 몰랐는데 지금 보면 확실히 몸매의 굴곡이 잘 드러나 보였다..! 이는 변지현의 몸매가 실제로 매우 좋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전에는 숨겨져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조금 전 들렸던 소리와 함께 판단해보았을 때, 시후는 즉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 시후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좋은 의도로 변지현에게 속옷과 입을 옷을 사주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녀에게 문제를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이제 이 상태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해야 하는데.. 그녀를 이대로 놔둘 수는 없겠지..? 이것을 생각하면서 시후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내가 잘못을 했다면 그것을 만회할 방법을 찾아야 해..!’ 그래서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 "제 차가 지하에 주차되어 있으니, 먼저 호텔로 함께 가시죠. 그리고 그곳에 가면 제가 개인적으로 할 일이 있어서, 10분 정도 식사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두 분은 호텔에서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변 교수는 웃으며 말했다. "상관없어, 상관없어요. 일단 볼 일이 있으면 먼저 해도 됩니다. 오후에 수업이 없으니까 서두를 필요도 없고요.”옆에 있던 변지현은 매우 당황스러워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가
시후가 헤븐 스프링스 입구에 차를 주차했을 때 이화룡은 이미 도착한 뒤였다. 그는 시후가 오는 것을 보자마자 헤븐 스프링스의 관리인과 함께 빠르게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다이아몬드 스테이는 이미 준비되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있는 변 교수와 방금 차에서 내린 변지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화룡 씨, 소개하죠. 이 분은 세연대학교의 변태섭 교수님이십니다. 그 뒤에 있는 분은 교수님의 따님 변지현 씨입니다."이화룡은 서둘러 앞으로 나아와 정중하게 말했다. "변 교수님, 변지현 선생님, 저는 이화룡이라고 합니다. 두 분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변 교수와 변지현은 이화룡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시후는 이때 말했다. "이화룡 씨, 두 분이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즉시 도와주시면 되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이화룡은 두말 않고 바로 답했다. "예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말씀대로, 지금부터 변 교수님과 변지현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제가 반드시 전력을 다해 돕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말했다. "그럼 두 분을 먼저 식사 장소로 데려가 주세요. 음식과 음료들도 먼저 준비해주시고요. 제가 할 일이 있어서 10분 정도 후에 돌아올 겁니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변 교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삼촌, 먼저 들어가서 식사하고 계세요. 조금 뒤에 돌아오겠습니다.”"알겠어요." 변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들어가서 기다릴 테니 천천히 와요.”"네 알겠습니다~” 시후는 두 사람을 이화룡에게 맡기고 서둘러 차에 시동을 걸고 방금 지나간 쇼핑몰로 돌아갔다. 아침에 이미 변지현의 속옷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시후는 이번에는 조금 여유를 갖고 매장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는 판매원에게 직접 물어 편안한 종류의 속옷을 구매하기로 했다. 더불어 오전에는 A컵의 사이즈로 속옷을 샀지만, 이번에는 C컵으로 사이즈를 변경하여 크기를 키웠다.시후는 속옷을 구입
변 교수는 시후가 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시후를 불러 옆에 앉혔다.헤븐 스프링스의 다이아몬드 스테이는 헤븐 스프링스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룸으로, 커다란 식탁은 동시에 최소 20명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컸다. 그래서 지금 세 사람이 앉아 있기에는 좀 황량해 보였다.시후가 변 교수 옆에 앉자 변 교수는 반대편에 앉아 있는 변지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현아, 지금 3명뿐인데. 왜 그렇게 멀리 앉아 있어? 빨리 여기로 와서 앉으렴!”변지현은 어색하게 말했다. "저는 여기 앉는 게 좋겠어요. 이렇게 큰 테이블에 세 사람이 나란히 앉는 건 좀 이상하잖아요?”그러자 변 교수는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 그건 네가 알아서 하도록 해라." 이어 그는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그런데 오늘 술 한 잔 할 수 있나..?”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삼촌이 오후에 따로 하실 일이 없으시면 함께 하시죠.”변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후에는 수업이 없으니, 이렇게 연구실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군. 그럼 이렇게 된 김에 몇 잔 마시고 지현이와 함께 집에서 또 축하주 한 잔 해야겠어. 지현이 너도 오늘 푹 쉬어라~ 드디어 이렇게 한국에 돌아왔으니 말이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지현 씨는 힘든 일을 많이 겪어서 며칠 동안 정말 푹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점심 때 삼촌과 함께 몇 잔 하시면 이화룡 씨를 통해 두 분을 댁으로 모셔다 드리라고 부탁하겠습니다.”변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즐겁게 술 좀 합시다!”이때 이화룡이 문을 열고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선생님, 먼저 에피타이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가져다 드릴까요?”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네, 와인 두 병도 좀 가져다 주시겠어요? 함께 오신 손님들과 좀 나눠 마시려고요.”"알겠습니다!" 이화룡은 망설임 없이 동의하며 말했다. "그럼 다이아몬드 스테이에 오시는 분들을 위한 특별 코스 요리를 대접하겠습니
변지현은 이 말을 듣고는 한 편으로 부끄러워하고 한 편으로는 분노했다. 당황스러운 것은 바로 시후가 직접 자신의 속옷을 사준 것도 너무 당황스러운데, 지금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놓고 속옷 사이즈를 물어보는 것이 그녀를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화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은시후라는 남자가 대체 어떤 속옷을 샀느냐는 것이었다..! 노출이 엄청나게 심하질 않나.. 너무 작은 것을 사서 착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속옷 상의 후크가 조여 터지질 않나.. 물론 변지현도 이것이 시후의 의도치 않은 실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화가 났지만 화를 내지 못했으며, 게다가 시후는 자신의 생명을 구한 구세주였기에 입술을 깨물고 "아... 그... 그건... 괜찮아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시후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괜찮다고요? 다 끊어진 거 아니었어요?”변지현은 매우 부끄러웠고 동시에 놀라서 물었다. "아... 회장님 어떻게 아신 거죠..?”시후는 난감해하며 말했다. "정말 미안해요. 내가 처음 이기도 했고, 별 생각 없이 구매한 거라..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큰 치수를 샀어야 했는데.. 차라리 조금 더 큰 걸 샀으면 힘들지 않았을 거 아니에요..?”변지현의 예쁜 얼굴은 붉어졌고, 그녀는 시후와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하고 싶지 않았다.이때 시후는 주머니에서 조금 전에 구매한 속옷을 꺼내어 직접 변지현에게 건네 주고 싶었으나, 직접 대놓고 속옷을 건네면 뭔가 이상할 것 같아 식탁 쪽으로 속옷을 밀어 넘겨주었다. 그리고 그는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새 속옷이에요. 일부러 두 사이즈 크게 샀어요. 지금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을래요..?”변지현은 시후가 주머니에서 또 다른 속옷을 꺼낼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리고 더욱 놀란 것은 바로 그 속옷이 방금 차에서 지나가면서 본 브랜드였다는 사실이다..! ‘조금 전에 회장님이 할 일이 있다고 했던 것이.. 사실 다른 속옷을 사러 갔다는 건가..? 나도 그곳
시후는 살짝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제는 적절한가요..?”변지현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번에는 정말 잘 맞아요.. 하지만 그녀는 너무 부끄러워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눈꺼풀을 살짝 내릴 수밖에 없었고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회장님, 오늘 지출한 총액을 계산해 주세요. 나중에 제가 다 갚겠습니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요. 이제 당신의 미래 상사가 될 텐데 당신을 위한 취업 선물이라고 치죠.”변지현은 더욱 부끄러워하며 생각했다. ‘옷은 취업 선물로 주는 건 그렇다 쳐도.. 스타킹과 속옷을 선물로 주는 건 대체 무슨..?’ 그런데 생각해보니, 자신이 더 이상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이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시후에게 비용을 갚기로 한다면, 이 문제는 또 다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화제를 바꾸고 싶었고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재빨리 고마움을 표하며 말했다. "그럼 회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니... 저도 부담스러워하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재빨리 몸을 돌려 속옷을 숨긴 뒤 고개를 숙이고 자리로 돌아갔다.이때 변 교수가 문을 밀며 웃으며 말했다. “둘러보니 정말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이화룡 선생님이 몇 가지 특별 요리를 추천해 주셨는데, 모두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어..”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혹시 음식이 입맛에 안 맞으시면 다른 걸 드시면 됩니다.”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이화룡이 직접 30년산 와인 2병을 가지고 들어와 공손하게 말했다. "두 분이 먼저 이 2병의 와인을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부족하시면 제가 다시 가져오겠습니다.”변 교수는 서둘러 말했다. "아, 이화룡 선생님, 사실 제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아요.. 젊을 때는 꽤나 많이 마셨는데 지금은 몇 잔 못 마셔서.. 게다가 이것은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 기껏해야
변 교수는 오늘 정말로 매우 행복했다. 자신의 외동딸이 이제 위험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무사히 자신의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그녀는 세상의 위험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고 더 이상 이전처럼 맹목적으로만 이상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딸은 앞으로 시후가 운영하는 회사에 머물면서 그를 돕겠다고 약속했으니, 이 말은 바로 그녀가 안전한 한국에서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지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자 변 교수는 기분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몇 잔 더 마셨다. 세 잔 정도를 마신 후, 변 교수는 약간 취한 듯했다. 조금 뒤 그는 술김에 연속해서 시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마지막으로 딸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반쯤 취한 반쯤 취한 눈으로 딸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지현아.. 너와 시후는 둘 다 20대인데 시후는 결혼한 지 벌써 4년이 됐다.. 이제 너도 결혼하는 걸 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되지 않겠어?”아버지의 말에 비록 취하지는 않았지만 변지현의 아름다운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갑자기 아버지가 자신의 결혼 계획을 다시 걱정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아빠... 그건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제 주변에는 아직도 결혼에 대해서 생각이 없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사실 전 40대가 되어서 결혼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요!” 그렇게 말하던 그녀는 갑자기 아버지에게 했던 거짓말이 생각나 재빨리 말했다. “아 참..! 그리고 제가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그 일도 있고요..”변 교수는 딸을 바라보며 10초 이상 멈췄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이고.. 네가 여자를 좋아하더라도 말이야, 이 나이에 여자 친구를 만들거나 그래야 하지 않겠어?!”"저는..." 변지현은 아버지가 시후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갑자기 극도로 당황스러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시후는 갑자기 변 교수가 이전에 자신에게 말한 내용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와인을 다시 한 잔 따라 마시고는 이렇게 말했다. "아빠는 그동안 너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여학생들 중에 동성 연애를 희망하는 친구들을 본적이 있었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그들 역시도 굉장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의 이해와 지지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 그리고 어떤 이들은 법적으로 결혼을 하여 공개적으로 동거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험관을 선택하여 아이를 갖는 커플도 있었지.. 나는 이런 방법 역시도 꽤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이것은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혈통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지.”변지현의 표정은 점점 당혹스러워졌다. 그녀는 아버지가 그녀의 성적 취향에 대해 이렇게 깊이 있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은 자신의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아버지는 자신이 빨리 결혼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에, 아버지가 재직하시는 학교에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우등생을 찾아 소개를 해주기도 했고, 그들 중에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는 애제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변지현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녀는 자신의 에너지 절반은 공부에 쏟았고 나머지 절반은 다양한 환경 보호 활동과 같은 여러 종류의 활동에 참여하는 데만 쏟았다. 그 와중에 뜻이 맞는 동료들을 몇 명 만나게 되었고,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시리아로 가게 된 것이다. 그녀는 전쟁의 참혹함과 종교관의 충돌, 그리고 전쟁에 개입되어 있는 강대국들의 힘겨루기 등 그 모든 것들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계 곳곳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접 다녀온 시리아에서 많은 일들을 겪은 후, 변지현은 세상을 포용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그 장소로 가서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마침내 세상을 포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먼저 현실 세계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
변지현의 말을 듣고 변 교수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불쑥 소리쳤다. “뭐라고?! 네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럼..? 혹시 너 남자를 좋아하는 거니?!”변지현은 아버지가 이 대답을 들었을 때 또 한 번 충격 받은 표정을 지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이렇게 물었다. "아빠... 그럼 제가 남자를 좋아하지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정말 믿으신 거예요?”변 교수는 갑자기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하아.. 아버지로서 볼 때 네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 더 낫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황급히 시후를 다시 바라보며 소리쳤다. "시후, 그 민지라는 여자는 잊어버리고, 주변에 괜찮은 상대가 있는지 살펴봐 줘요. 혹시 괜찮은 사람 있으면 지현이에게 소개해주면 좋겠네요.”시후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더 신경 쓰겠습니다.”변지현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저는 아직 남자친구를 만들 계획이 없어요. 그리고 시후 오빠는 저를 구하기 위해 너무 큰 위험을 감수했고요.. 일단은 먼저 일에 집중하고, 2년 정도 뒤에 남자 친구를 만들도록 노력해 볼게요.”변 교수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 그래.. 네가 사내를 좋아한다고 하니 내 마음이 훨씬 나아진다.. 2년 정도는 내가 더 기다릴 수 있지. 이 아빠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서둘러 와인 한 잔을 더 따르고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삼촌과 한 잔 더 마시자고요. 오늘은 정말 여러 모로 행복한 날이군~”시후는 변 교수가 왜 그렇게 행복한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고, 미소를 지으며 와인잔을 집어 들었다. "삼촌이 기쁘다고 하시니 몇 잔 더 하시죠.”잔이 몇 번 더 비워지자, 변 교수는 점점 취해갔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그는 이미 술에 취해 해롱댔다. 음식이 거의 비워졌고, 변 교수가 술에 취한 것을 본 시후는 변지현에게 말했다. "지현 씨, 오늘은 여기서 그만 드시는 것이 어떨까요? 이화룡 씨에게 당신과 삼촌을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