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그의 소원을 마음 속으로 바라며 유나의 노래에 맞춰 촛불을 불었다. 그러자 유나는 "남편, 눈을 감아요.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유나는 뒤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양손으로 들어 시후의 손에 쥐어 주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눈을 뜨세요!"시후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그의 손에 있는 것이 포장 상자임을 확인했다. 포장 상자에는 짧게 영어가 적혀 있었는데, 시후는 그것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영어는 바로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의 철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유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왜 이렇게 비싼 선물을 사줬어요?"유나는 수줍게 말했다. "비싸지 않아요. 일단 열어보고 마음에 드는지 확인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패키지를 열었고, 상자 안에는 파텍필립 노틸러스 시계가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이때 유나는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이 노틸러스는 파텍필립 중 상대적으로 보급형 모델이라고 했어요. 엠그랜드 그룹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대금을 모두 치르면 더 나은 걸로 사 줄게요.”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여보, 노틸러스는 이제 최소한 수천만 원 이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지금 시계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이 비싸요. 그렇게 비싼 시계는 사지 않아도 돼요. 사실 휴대폰 시계만큼 정확한 시계는 없잖아요.”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게 어떻게 똑같을 수 있어요? 사실 시계를 착용하고 시간을 확인하지 않지만,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고 그에 어울리는 시계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차림도 다양하니 시계도 달라야 하죠. 그래서 당신이 나중에 외출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싫어요. 그리고 내가 제대로 당신의 물건을 사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아마도 아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욕할 걸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감동을 금치 못하며 웃었다. "고마워요! 내 아내가 이렇게 배려심이 깊다니..”옆에 있던 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깜짝
시후와 가족들은 맛있는 술과 음식을 잔뜩 먹었고, 김상곤은 이미 술에 취해 조금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이 취한 것 같았다.윤우선과 유나는 둘 다 술에 취해 있었는데, 윤우선은 이 와인 한 병이 수백 만 원이라는 말을 듣고 이를 악물고 절반 이상을 마셨다. 그래서 술에 취해 와인 병을 붙잡고 바보처럼 헤실헤실대고 있었다.유나는 윤우선에 비해 술을 덜 마셨다. 볼은 약간 발그레했지만 정신은 여전히 맑았다. 모두가 충분히 먹고 마셨고, 콘서트까지 한 시간 밖에 남지 않은 것을 보고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남편, 위층에서 옷을 갈아입고 곧 바로 공연장으로 가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이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윤우선은 레드 와인병을 끌어안고 혼자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나 윤우선은 정말... 우리 가족의 삶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이렇게 고급차를 운전하고, 넓은 별장에 살고, 비싸디 비싼 고급 스킨케어 세트를 쓰고, 수백만 원짜리 고급 레드 와인 한 병을 마시고... 맙소사, 신 회장이 예전에 잘 나갈 때도 이런 대접을 받지 못했을 텐데..”술에 취한 상태에서 김상곤도 우수에 젖어 말했다. "그... 그래.. 우리... 우리 엄마의 낡은 별장.. 낡은 별장은 낡고...허름하고 녹슬고, 그리고 너무 낡아서 별장 같지도 않았지. 이런.. 이런 비싼 청년재랑.. 청년재랑 비교가 돼?”윤우선은 김상곤의 말에 좀처럼 동의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김상곤.. 이것이 우리 가족의 운명이야! 내가 딸을 낳아 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겠어? 네가 나와 결혼했을 때 당신 온 가족이 나를 무시했고, 특히 당신의 어머니가 나를 무시했지! 그 인간의 눈에는 단지 나는 재능 있는 아들에게 반해서 결혼했다고 말했지.. 그리고 나보다 네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이때 윤우선의 눈이 약간 붉어졌다. "그때 그 인간은 나는 미워했지만
시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두 분이 지금 막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서로 뭔가 감정이 통하신 것 같기도 하고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동적으로 말했다. "그랬구나.. 두 분이 이렇게 서로 포옹하는 것을 오랫동안 본 적이 없어서요.." 그렇게 말하면서 유나는 재빨리 시후에게 손을 흔들며 속삭였다. "그럼 우리는 빨리 가요! 방해하지 말고요!"시후는 이에 응답하고 유나와 함께 조용히 집을 떠났다.…….두 사람은 택시를 불러 곧바로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에 접근하자 주변은 사고의 위험 때문에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고, 더 이상 택시 기사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일찍 차에서 내려 행사장 입구까지 걸어갔다. 이미 콘서트장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티켓을 들고 있는 관객들 외에도 불안한 얼굴의 젊은 남녀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열심히 휴대폰을 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뒤, 누군가 콘서트 티켓이 있냐고 묻기 위해 다가왔다. 그들이 부르는 콘서트 입장권의 가격은 몇 배, 심지어는 열 배나 비쌌다.혜리의 영향력은 이 정도로 매우 컸고, 팬들의 팬심은 말할 필요도 없이 엄청났다. 팬들은 티켓을 힘들게 구입했고 아이돌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 그래서 열 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암표를 구매하고자 하는 팬들도 있었다.시후와 유나는 군중을 따라 공연장 입구로 갔을 때 갑자기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제 티켓은 안 판다고요! 그만 괴롭히세요!” 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권여빈이었다. 유나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권여빈이 중년 남자와 초조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중년 남자는 암표상처럼 보였고, 권여빈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그녀에게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너무 미인이셔서 제가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네요. 가격은 협상 가능합니다. 10%를 더 드릴게요. 파세요~”권여빈은 "그런 돈은 필요
시후는 권여빈이 자신과 고은서가 함께 있을 때 마주쳤던 일을 회상했다. 당시 그는 고은서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그녀에게 둘러댔었다. 권여빈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질문을 한 것으로 보아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이에 시후는 담담하게 답했다. "사실 아이돌 스타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어요. 그냥 유나 씨가 좋아해서 같이 구경하러 온 거죠.”"그렇구나.." 권여빈은 별 다른 티를 내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유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유나야, 네 좌석은 어느 구역이야? 우리가 서로 가까운지 한 번 봐야겠어."유나는 당황하며 말했다. "음.. 벌써 잊어버렸어.. 시후 씨가 티켓 구하는 걸 도와줬는데, 어느 줄인지, 어느 좌석인지 모르겠어.." 이어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남편, 저도 아직 안 물어봤었는데.. 우리 자리가 어디죠?”시후는 티켓을 꺼내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A구역 8열, 9열이라고 적혀 있네요.”권여빈은 즉시 소리쳤다. "뭐라고! 첫 번째 줄?! 시후 씨, 이건 가장 좋은 위치잖아요?! VVIP 티켓인데.. 이런 티켓을 쉽게 얻을 수 없을 텐데 정말 대단하네요?!"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말했다. "흠흠.. 아무래도 여러 종류의 고객들이 있으니 굉장히 대단한 인맥도 있죠. 알다시피 난 아무에게나 풍수를 보여주지는 않으니까.”권여빈은 입술을 구부리고 티켓을 꺼내며 약간 실망스럽게 말했다. “흐잉.. 나도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몇 줄 떨어진 D구역 6번째 줄에 자리를 잡았어.."대규모 콘서트의 장소는 대개 경기장이나 콘서트 전용 홀에서 이루어 지는데, 일반적으로 장소의 면적과 규모가 넓다. 하지만 경기장 내 한쪽 끝에 무대가 배치되기 때문에 전체 경기장의 절반만 티켓을 판매할 수 있다. 주변 부채꼴 관람석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무대에서 멀어질수록 가격도 저렴하지만 가장 핵심이자 가장 비싼 티켓은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소위 경기장 전체 중앙에 자리
유나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속일 수는 없어요. 차라리 현실적인 방식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옆에 있던 권여빈은 두 사람이 수군거리며 웃고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약간의 질투심을 느끼며 참지 못하고 불평했다. “어휴, 두 사람 애정표현 할 때는 둘만 있을 때 하라고요~ 공공장소에서 닭살 돋게 하지 말고~”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여빈아 우리는 모두 A구역이니까 같이 들어가자~”권여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시후와 유나를 따라 티켓 검사를 거쳐 행사장으로 향했다.이때 경기장은 이미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스탠드는 혜리의 팬들로 가득 차 있었으며 대부분 팬들은 손에 빛나는 응원봉과 응원 굿즈들을 들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응원봉은 점점 더 화려해질 것이었다.시후는 생애 처음으로 콘서트를 보러 온 것이었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고, 그는 이런 것들은 본 적이 없었다.그 때, 옆에 있던 유나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앗! 응원봉을 미리 준비하는 걸 깜빡했어요..!"시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원봉?""네!" 유나는 응원봉을 들고 있는 주변 팬들을 가리키며 진지하게 말했다. "여기 봐요, 다른 팬들은 모두 준비했잖아요."시후는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여보, 콘서트일 뿐인데..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혜리를 좋아하니까 나중에 콘서트를 즐기면 되지 않을까요?”"나는 혜리의 노래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혜리의 인간적인 모습도 좋아하기 때문에 팬으로서 내 아이돌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 너무 바빴어요.. 최근에 일이 너무 많아서 응원할 수가 없었고 모든 걸 완전히 잊어버렸네요.. 혜리의 팬으로서 조금 부끄럽네..”시후는 유나가 자신에게 짜증을 내고 있음을 보고 이해할 수 없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선 그는 팬들이 스타를 좋아하며 그들을 따라다니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시후의 생각에는 연예인을
시후와 유나는 막 A 구역에 도착해 가운데로 가려고 하는데, 먼저 자리에 앉아 있던 네 사람이 모두 아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차렸다.첫 번째 줄 입구에 가장 가까운 좌석에는 이태리가 앉아 있다가 시후와 유나가 도착하는 것을 보고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사모님? 두 분 다 이곳에 오셨네요?”유나는 놀라며 말했다. "부회장님? 혜리 콘서트에 왜 오셨나요?"이태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혜리의 찐팬이에요. 그녀의 모든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죠. 이번에 이렇게 큰 콘서트를 연다고 하는데, 제가 빠지면 섭섭하죠?”유나는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회장님께서는 여러 일들로 너무 바쁘신데 이렇게 연예인을 보러 올 줄은 몰랐어요.”이태리는 시후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 우리 회장님이 자주 오시지 않아서 바쁜 일정이기는 하지만, 가끔 여유가 있어서 이렇게 왔답니다.”유나는 이태리의 상사라는 사람이 자신의 남편 시후라는 사실을 모르고 황급히 말했다. "괜찮아요 부회장님, 회장님이 부회장님이 콘서트에 온 것을 알더라도 그는 당신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거예요. 쉬는 시간이니까요.”이태리는 웃으며 말했다. "아마 우리 회장님께서도 혜리의 팬이셔서 콘서트를 보러 오셨을 것 같아요.”유나는 이태리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를 따라 웃으며 말했다. "온다고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하하.. 모두 각자의 취미가 있고 누구도 방해할 권리가 없으니까요."시후는 이때 말했다. "여보, 이제 서서 그만 이야기할까요? 나중에 누군가 드나든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거예요. 우리 자리로 먼저 들어가죠.”이태리는 이 말을 듣고 서둘러 말했다. "네, 그럼 은 선생님과 어서 좌석에 앉으시죠. 나중에 콘서트가 끝난 후에 다시 이야기하시고요.""네!"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었다. "부회장님, 그럼 저희 먼저 갈게요~”"네!"시후와 유나는 이태리를 지나갔고, 몇
사실 그녀는 진설아와 이토 나나코의 경기를 보았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두 소녀는 모두 킥복싱을 할 때 운동복을 입고 전문 운동선수 같아 보였고 이토 나나코는 긴 머리를 깔끔한 포니테일로 묶었다. 그리고 진설아도 머리를 짧게 잘랐었지만, 이제 이 두 사람은 모두 긴 머리를 갖고 있고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보다 더 온화하고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유나는 이 두 사람이 당시 시합에 참여한 두 명의 여성과는 연관시키기가 어려웠다.나란히 앉아 있는 다섯 명의 여성은 각각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는데 마치 다섯 송이의 아름다운 꽃들과 같았다.유나가 충격을 받고 있을 때, 송민정이 주도권을 잡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오랜만입니다!"이전에 유나의 친구가 결혼했을 때, 당황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 시후는 특별히 그녀를 송민정이 오픈한 최고의 브라이덜 샵에 데리고 갔다. 그때 송민정은 직접 드레스를 골라주며 극진하게 대접했고, 유나는 송민정을 만나 교류가 있었던 것이다. 송민정이 적극적으로 인사하는 것을 본 유나는 약간 긴장한 듯 서둘러 답했다. "안녕하세요, 송민정 회장님~ 오랜만이군요!"이때 옆에 있던 진소희도 "안녕하세요, 사모님!"라고 말했다.유나는 서둘러 말했다. "안녕하세요?! 이전에 제 아버지께 일어난 일에 대해 당신과 최제천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최근 선생님은 건강하신지 궁금합니다.""할아버지는 건강하세요. 사모님께서 제 할아버지 생각을 해주시다니..”이토 나나코와 진설아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동시에 유나를 바라보며 존경심을 담아 말했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저는 진설아입니다.""저는 이토 나나코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시후는 서둘러 유나에게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설아 씨는 진원호 대표의 딸입니다. 진원호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약재 딜러이며 그는 최제천 선생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요. 이토 나나코 씨는 일본에서 유명한 킥복싱 선수이고요. 그녀와 설아 씨는 이전에 대회에 함께 출전한
시후의 말을 듣자 여성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모두 마음 속으로는 시후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지만, 오늘 밤은 시후와 그의 아내가 함께 왔기 때문에 그를 너무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이때 송민정은 "은 선생님, 그러면 두 분의 콘서트 관람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식사 약속을 잡으시죠.” 그런 다음 그녀는 유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이룸 그룹에 사모님이 한 번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회사를 리모델링 하려고 계획 중이라서요. 사모님도 관심이 있으시면 협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현재 유나는 야망이 굉장히 커져 있었다. 그녀는 회사의 사업을 빠르게 더 키우고 더 힘있는 회사로 만들기를 바랐으며, 또한 시후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가족의 부담을 자신이 짊어지고 싶었다. 그래서 송민정이 자신에게 협업을 제안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좋아요 송민정 회장님. 회장님께서도 시간이 언제 되시는지 알려주시면 제가 가서 방문하겠습니다."송민정은 명함을 꺼내 유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중요한 건 사모님의 여유 시간에 달려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연락주세요.”유나는 잠시 머뭇거리며 물었다. "송민정 회장님, 월요일에 여유 되시나요?""네 됩니다." 송민정은 웃으며 말했다. "월요일 오전 11시에 어떠세요? 점심 식사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우리 그룹은 사모님의 전문 기술과 관련된 사업이 꽤 많아서 월요일에 좋은 소식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유나는 신이 나서 재빠르게 동의했고, 명함을 제대로 정리한 뒤 다시 말했다. "그럼 회장님 월요일 아침에 찾아 뵙겠습니다."송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예 사모님, 월요일에 뵙겠습니다!"시후는 유나를 부드럽게 끌어당기며 "여보, 콘서트가 곧 시작될 거예요. 빨리 자리에 앉아요."라고 상기시켰다.유나는 응답하고 사람들에게 인사한 다음 시후를 따라 그들의 좌석으로 갔다. 자리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