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는 선녀가 내려왔다는 비유를 듣고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였다. 그녀는 소민지가 옳다고 느꼈고, 소민지가 추측한 것과 같은 이유로 혜리가 은퇴를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이야기가 시후의 귀에 들어갔을 때 어떤 의미를 갖게 될 줄은 알지 못했다.시후는 소민지의 말이 의도적으로 그의 아내에 대해 언급하는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소민지가 의도적으로 매우 모호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유나는 이 이야기가 자신과 관련 있다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시후는 소민지가 유나에게 이 말을 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유나에게 예방접종을 시키기 위한 것인가..? 그러나 시후는 유나를 떠날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소민지가 자신에게 왜 이렇게 말한 걸까? 그리고 그녀의 말의 요점은 무엇일까..? 시후는 잠시 이해하지 못했고, 소민지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소민지가 너무 똑똑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늘 약간의 경계를 해야 했다.세 사람은 군중을 따라 행사장 밖으로 나갔고, 소민지는 유나와 시후에게 말했다. "그런데 두 분은,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나요?"유나는 "우리는 택시를 타고 왔어요.”라고 답했다.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아, 그렇군요.. 아무래도 지금은 택시를 탈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마도 택시를 타야 하는 사람이 최소한 10,000~20,000명 정도 있을 테니까요. 아무리 어플로 택시를 부르더라도 쉽게 타기는 포기해야 할 거예요.. 저는 차를 타고 왔는데, 그럼 제가 데려다 드릴까요?”유나는 재빨리 말했다. "민지 씨를 귀찮게 할 생각은 없어요. 우리 집이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서 가면 될 것 같아요.”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지금은 이미 너무 늦었잖아요. 집에 걸어가면 분명히 엄청 피곤하실 거예요. 그럼 분명히 내일 영향을 미칠 걸요..? 게다가 제 어머니께서 유나 씨를 보고 그냥 혼자서 집에 돌아왔다는 걸 알면 분명 혼날 거예요.. 발만 움직이면 되는 거니까 힘들지
그녀는 소민지를 한눈에 알아보았는데, 소민지는 엘에이치 그룹의 큰 손녀였으며, 재벌 2세와 차세대 유망주라고 불리는 인물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사교계 인사들 중에서 가장 유력한 인물일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비록 친구는 아니었지만, 과거에는 어느 정도 아는 사이였고 사교계에서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권여빈은 소민지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응? 소.. 소민지 씨? 당신이 왜 여기에 있죠?"소민지도 약간 놀랐다. 권여빈이 분명 네오플램 그룹의 딸이라는 것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물론 네오플램은 최고 재벌가들에 비해서는 재력이 훨씬 약하지만 결국 재벌가 집단에 속해 있으며 모두 서로 교류하고 있었다. 이에 그녀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권여빈 씨도 콘서트를 보러 오신 건가요?"권여빈은 서둘러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아니요. 저는 지금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하고 있거든요!"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유명한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하고 계시는군요.." 그렇게 말한 그녀는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시후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이 약간 가늘어졌다. 왜냐하면 그녀는 권여빈이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매우 이상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네오플램은 그렇게 힘있는 재벌가가 아니야. 그런데 딸을 자신들의 기업이 아니라 왜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하도록 허락했을까..? 이건 분명히 네오플램 그룹의 꿍꿍이가 있었다는 거지..’ 그녀는 놀라기도 전에 갑자기 뭔가 깨닫고 속으로 외쳤다. ‘그래! 이건 분명 은 선생님 때문이야!’네오플램이 시후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어떤 채널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권여빈은 시후 때문에 회사에 들어간 것임에 틀림없다.옆에 있던 유나는 소민지의 배경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하루 종일 일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유나는 소민지가 터널에서 일어난 큰 교통 사고 때문에 국내에서 큰 소동을 일
권여빈은 이 말을 듣고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소민지 씨, 저는 엠그란드 그룹에 1년 동안 몸 담고 있기는 했지만 솔직히 회장님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아무래도 회장님께서는 그룹으로 출근하지 않으시는 것 같고요.. 이태리 부회장님이 그룹의 모든 일을 맡고 계시는데, 제가 부회장님을 소개해드리면 어떨까요?""그렇군요.." 소민지는 즉시 권여빈은 시후의 이중 정체성을 모른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것을 생각하며 그녀는 마음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권여빈 씨는 정말 멍청하군.. 분명 엠그란드 그룹에 일하러 온 건 회장인 은 선생님을 만나기 위한 것일 텐데.. 그녀는 이렇게 오랫동안 있었지만 그의 신원조차 알지 못하다니..’권여빈은 소민지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소민지를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눈이 마주쳤을 때 권여빈은 소민지 앞에서 자신이 뭔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끼자 급히 이렇게 말했다. "아 참, 유나야, 시후 씨. 그럼 소민지 씨와 함께 돌아가요. 그러면 난 먼저 갑니다~ 사촌이 아직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요.” 그 말을 한 후 그녀는 서둘러 소민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민지 씨, 그럼 전 먼저 갈게요. 조심해서 가세요.”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뭔가를 떠올린 듯 서둘러 말했다. "아 참, 그런데 권여빈 씨, 저는 얼마 동안 서울에 머물러야 할 것 같아서요.. 그럼 가끔 볼 수도 있으니 혹시 연락처를 남겨 주시겠어요? 시간 있으면 저녁 같이 해요.”권여빈은 소민지를 알고 있기는 했지만, 사실 그녀와 소민지는 꽤나 레벨이 다르다고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둘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같은 모임에 있어도,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고 그녀와 소민지는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은커녕 사적으로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하지만 소민지가 주도적으로 그녀에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고 말하자 권여빈은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권여빈은
"알겠습니다." 유나가 대답한 후 유나는 시후와 함께 Q5의 뒷좌석에 탑승했다. 소민지는 차량의 시동을 걸어 청년재 별장을 향해 운전했다. 도중에 소민지는 운전을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우리 인연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 어머니께서는 유나 씨의 디자인 회사를 선택하셨고, 권여빈 씨는 유나 씨와 은 선생님의 대학 동창이라니.. 서로가 이렇게 얽혀 있을 줄은 몰랐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그렇긴 해요. 저도 민지 씨의 사업이 엠그란드 그룹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현재 제 가장 큰 파트너는 엠그란드 그룹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작업하고 있는 호텔은 엠그란드 그룹의 소유예요.""정말요?" 소민지는 매우 놀란 목소리로 말했지만, 운전석에 앉아 있었기에 운전을 하고 있는 그녀의 놀란 표정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당신의 남편이 엠그랜드 그룹의 소유주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니.. 그러니까 당신이 그의 아내라 호텔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이 쉽지 않을까요?’ 이것을 생각하면서 그녀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 이 김유나 씨도 역시 바보야.. 그는 아직 은 선생님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어...’ 그러나 그녀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연이네요.. 앞으로 엠그란드 그룹과 더 많은 협력을 할 수도 있으니, 앞으로 우리는 서로 비즈니스를 하게 될 수도 있겠어요.”유나는 무의식적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겠네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현기증을 느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아내와의 협력을 중단하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녀가 혼자서 그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겠는가? 송민정 회장 역시도 이룸 그룹의 프로젝트를 그녀에게 넘겨주고 싶어하는데, 소민지 역시도 이러한 조짐을 보이는 것 같았다. 시후 역시도 비즈니스에서 A측과 함께 일하고 있을 때 B측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건
지금 이 시각, 공연 백스테이지.혜리의 휴게실에서 그녀의 매니저 김지우는 고은서가 웨딩드레스를 벗는 것을 조심스럽게 도우며 화를 내고 있었다. “고은서, 정말 나는 이해가 안 가! 네가 콘서트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겠다고 결정했으면서 왜 시후 오빠의 이름은 말하지 않는 거냐고? 전국 수만 명의 팬들 앞에서 직접 강제로 결혼하라고 그에게 강요했어야지! 웨딩드레스를 입고 그를 무대에 올려서 언제 결혼할 건지 물어 봤었어야지!”고은서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빛나는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조심스럽게 빼고는 미소를 지었다. "언니, 로맨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연애도 결혼도 억지로 하는 게 아닌데, 내가 왜 그런 걸 이용하겠어? 그리고 어떻게 오빠를 무대 세워서 나랑 결혼하라고 해? 지금까지 연예계에서 이런 일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렇게 한다면 그 사람과는 바로 인연이 끝나게 될 걸?” 고은서는 이렇게 말한 뒤 매우 진지하게 덧붙였다. "오랜만에 처음으로 시후 오빠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었어. 그런데 난 이런 기회를 빌어 그에게 결혼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나는 그저 개인적으로 오빠의 생일날, 내가 지금까지 어떤 감정을 품고 있었는지 알려준 거야. 그리고 오빠는 이미 3년의 시간을 주고 기다리기로 약속했어. 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오빠를 불러 언제 결혼을 할 건지 물어보면, 그건 너무 한 거지.”김지우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오늘 네 고백이 너무 거창 했잖아. 그리고 넌 연예계를 완전히 그만두고 싶다며.. 그렇게까지 시후 오빠 때문에 많은 대가를 치르는데, 네가 조금 강요하면 어때? 만약 시후 오빠가 결혼 안 할 거라고 하면 어쩔 거냐고? 그리고 3년 안에 결혼하겠다는 말도 못 지키면 어떻게 할 건데?"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오빠가 정말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오빠를 비난하지 않을 거야.""뭐라고?!" 김지우는 어이가 없어 하며 말했다. "비난하지 않는다고? 은서야, 잘 들어? 만약 시후 오빠가
이어 김지우는 화를 냈다. "그런데, 네가 콘서트에서 이렇게 다정하게 고백했는데 시후 오빠는 콘서트가 끝나고 바로 아내를 데리고 돌아 가버리다니.. 그래도 하루는 있다가 가는 게 좋지 않겠어?”"그럴 필요 없어." 고은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미 말했지만, 난 오늘 시후 오빠에 대한 나의 진정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모든 걸 준비한 거야. 그래서 난 오늘 콘서트 영상에서 어린 시절의 정면 사진을 포함한 오빠의 사진을 사람들에게 전혀 보여주지 않았던 거야. 그리고 난 오늘이 오빠의 생일이거나 오빠가 콘서트에 왔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어. 그 말은 다른 사람이 오빠가 나만의 왕자님이 추측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특히 오빠의 아내가 그걸 의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거지.. 그리고 난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겠다고 했으니, 반드시 성실히 기다릴 거야. 오빠를 난처하게 만들기 싫어.”김지우는 졌다는 듯 고은서를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아 칭찬했다. "난 정말 네가 존경스럽다..! 정말!! 벽이 무너져도 그냥 받아들이고 순종하겠다니..! 정말 너의 헌신적인 성격에 박수를 보낸다..! 시후 오빠가 너랑 결혼하지 않는다고 하면 넌 다음 생에도 후회하고 그 다음생에도 후회할 걸?!""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언니!" 김지우의 도움으로 고은서는 조심스럽게 웨딩드레스를 벗으며 말했다. "언니, 나 아직 무대 메이크업도 안 지웠고, 곧 차 타러 가야 해! 이 웨딩드레스를 천천히 정리할 시간이 없다고! 빨리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줘! 나 나중에 이 드레스 결혼식 때 다시 입어야 한단 말이야!”김지우는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 "알아 알아! 이게 네가 그렇게 아끼는 보물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걱정하지 마. 내가 제대로 보관하고 온전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까!”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헤헤, 고마워 언니! 언니는 정말 좋은 매니저야! 나중에 내가 진짜 식사 제대로 한 번 대접할게!”김
고은서는 문 밖에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서둘러 말했다. "엄마, 나 화장 지우고 옷을 갈아입고 있어요. 엄마 혼자 왔어요?”임지연은 재빨리 대답했다. "응, 나 혼자 왔어.”고은서는 김지우에게 말했다. "언니, 가서 엄마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해줘.”"알겠어." 김지우는 동의하고 재빨리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임지연은 김지우를 바라보며 웃음지었다. "지우야~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지?"김지우는 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휴 고모, 이건 다 제가 할 일인데요 뭘,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물었다. "그런데 고모.. 오늘따라 왜 이렇게 젊어 보이세요? 저에게도 그 아름다움의 유지 비결을 좀 알려 주세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아마도 2년 정도 지나면 제가 더 늙어 보일 것 같아요..”임지연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요즘 효과 좋은 스킨 제품을 바르고 있는데 정말 좋아~ 우리 집에 오면 한 번 보여줄게. 가져가도 되고, 네가 직접 사도 되고.” 임지연은 김지우에게 회춘단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사실을 말해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고, 시후에게도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질 좋은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적당히 둘러댄 것이었다.김지우는 고은서와 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임지연과도 매우 친한 사이였다. 그래서 그녀는 이 말을 듣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고모, 제가 한 번 들를게요!”임지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지우야 아니면 내가 스킨 제품을 사줄게. 너희 집으로 정기적으로 배달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어.”"네에?" 김지우는 약간의 당황스러움을 느끼며 말했다. "고모, 그런 수고를 하실 필요는 없어요. 정말 저에게 잘 맞으면 제가 직접 사면될 것 같아서요.”임지연은 웃으며 말했다. "어휴, 아니야~ 고모가 직접 사줄게! 누가 보면 우리가 남남 사이인 줄 알겠다.”김지우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
10분 뒤,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고은서는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러 밖으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고은서는 어머니 임지연과 계속 대화를 나눴다.임지연은 속으로 묻고 싶은 질문이 많았지만 첫 번째 질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은서야, 오늘 밤 입고 있던 웨딩드레스를 언제 주문했던 거야?”고은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엄마, 박환성 디자이너를 아시나요?""응, 들어본 적 있는 것 같네..?" 임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환성 씨는.. 꽤나 유명한 디자이너 아니니? 엑소, 아이유 등 셀럽들이 좋아하고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알렉산더 맥퀸, 톰 포드, 버버리 등 여러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해왔고 ‘소울 디자이너’라는 별명을 가진 걸로 아는데.. 혹시 그 디자이너에게 웨딩드레스를 주문했던 거야?"고은서는 웃으며 말했다. "네, 몇 년 전에 웨딩드레스 제작은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지만, 제가 몇 달 전에 미국에서 박환성 디자이너를 초대했고, 제 치수를 측정해 주었어요.. 그리고 박환성 디자이너가 개인적으로 저를 위한 드레스를 직접 만들어 주셨어요.”임지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정말 자랑스러웠겠구나.. 모두가 포기했지만 넌 여전히 디자이너 선생님께 웨딩드레스를 받았으니까.”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솔직히 처음에는 그를 고용할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그 분이 물론 일류 재벌가 정도로 부유하지는 않지만, 보통 일류 고위 인사들과 친분이 많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런던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영국과 미국의 간부들이 박환성 디자이너에게 여러 디자인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았대요. 그리고 요즘에는 국내 유명 아이돌들과 셀럽들이 박환성 디자이너를 찾아 줄을 서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박환성 디자이너에게 직접 옷을 제작해 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웠어요. 저는 말할 것도 없고요.. 사실 우리 그룹과 LCS 그룹의 사람들이 찾아도 박환성 디자이너가 우리를 직접 찾아올 일은 없을 정도죠..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