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시후를 모르는 사람이었고, 시후가 누구인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그 자리에 이학수가 있는 것을 보고 걱정의 절반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스미스는 아내의 당부가 떠오르자, 문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무릎을 꿇고 미안한 얼굴로 이학수에게 말했다. "이학수 씨! 얼마 전 일들은 모두 제 잘못입니다! 사과드립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몸을 숙여 이학수에게 절을 했다.이학수는 그의 행동에 다소 당황하며 말했다. "스미스 씨,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스미스는 참회하는 듯 말했다. "이전에는 내가 눈이 멀어 당신을 모욕했고, 구현재조환이라는 대단한 약도 무시했죠. 제가 그 일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이전의 무례함을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이학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제 그 일은 이제 넘어가시죠. 일단 앉아서 본론부터 이야기합시다."스미스는 그제야 감사를 표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된 빈 자리에 앉았다.이학수는 이때 시후를 소개하며 말했다. "스미스 씨, 이분은 우리 구현 제약의 이사님이십니다. 구현제약의 운영 전략은 모두 이사님이 결정하고 있습니다."스미스는 놀라서 시후를 바라보며 급히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이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제임스 스미스, FDA의 책임자입니다."시후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말했다. "스미스 씨, 안녕하세요.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스미스는 몇 마디 예의를 차린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는 앉자마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학수 씨, 귀사의 구현재조환은 효과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 약은 이번 세기의 의약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약으로, 단연코 최고의 약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약이 빨리 미국 시장에 출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FDA는 반드시 구현제약에 모든 시설과 편의를 제공할 것입니다!"이학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문제는 이사님과 자세히 논의하시면 됩니다. 저는 이사님의 의
하지만 백악관이 이 약을 얻는 것에 대해 매우 절박했다는 점을 떠올리자, 이 일을 보고하면 그들이 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말을 듣고 스미스는 시후에게 말했다. "이사님, 이 일은 제가 지금 당장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방법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시후는 그의 대답을 듣고 모든 상황이 분명해졌다. 지금 스미스가 정부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그는 이런 일을 추진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스미스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한 것은 그의 뒤에 정부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시후는 이어서 말했다. "그 외에도, 우리는 FDA가 향후 구현 제약의 모든 의약품에 대해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나는 FDA를 난감하게 만들 생각은 아닙니다. 다만,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한 달 이내에 승인을 해주기를 바랍니다."스미스는 이것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어차피 FDA는 매년 많은 약품을 승인하는데, 몇 개를 더 추가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즉시 동의하며 말했다. "이 문제는 가능합니다. 이사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세 번째 요구는, FDA는 즉시 대중에게 구현재조환의 실제 효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FDA가 구현재조환의 효능을 전 세계적으로 보증해 주길 바랍니다."스미스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이것 역시도 문제가 없겠군요. 현재 구현재조환의 미국 내 유일한 사례는 제 아들이 복용한 사례이니까요. 제 아들의 치료 과정과 결과를 모두 공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약간 당황한 얼굴로 이학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참.. 이학수 씨, 지난 번 주셨던 구현재조환 한 박스를 제 아들이 이미 다 복용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먹을 약이 없어서, 추가로 약을 좀 더 제공해 주셨으면 합니다..”이학수는 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문제는 이사님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모든 것은 이사님이
‘I don't give a shit’라는 말은 사실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슬랭으로, 대략적인 의미는 '내가 신경 쓸 바 아니다.' 혹은 '알 바 아니다.' 정도이다. 시후가 이 문장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스미스에게 자신의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즉, 구현재조환 앞에서 규칙을 논하는 스미스에게 ‘왜 당신이 감히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인가?’라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스미스는 시후가 하는 말을 듣고, 시후의 태도를 이제서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구현재조환은 생명을 구하는 대단한 효능을 지닌 약이지만, 규칙과 관련해서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핵무기 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그 희소성으로 인해 이 약을 접한 누구든지 간절히 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적으로 판매자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스미스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사님.. 아까는 제 표현이 부적절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이사님, 걱정 마십시오. 우리는 기꺼이 이사님께 약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겁니다. 다만, 이 약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지 궁금하네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FDA의 책임자라면, 이미 많은 특효약의 경우 연구 개발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기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시후는 일부러 주제를 바꿔 말했다. "아 참, 얼마 전에 FDA가 승인한 한 특효약이 주사 한 번에 200만 달러 이상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맞습니까?"스미스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 약은 노바티스가 출시한 것으로, 소아 척수성 근위축증을 치료하는 특효약이었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러면 우리의 구현재조환 같은 말기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은 당연히 가격이 낮을 수 없겠군요.. 그렇지 않나요?"스미스는 급히 말했다. "이사님, 노바티스의 약이 비싼 이유는 바로 주사를 한 번 맞으면 치료가 끝나기 때
시후가 이 약을 만든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현 제약이 전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스미스는 여기까지 듣고, 즉시 마음속으로 시후의 말에 있는 깊은 속뜻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구현 제약이 이 약을 대량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히 자체 생산 기술이 부족해서 약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급히 말했다. "이학수 씨, 이사님.. 혹시.. 두 분께서는 이 약의 특허를 미국 제약회사에 판매할 의향이 없으십니까?"시후는 이 말을 듣고 스미스를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시후의 눈에 스미스의 숨겨진 속내가 드디어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럴 일은 없어요. 이 약에 대한 특허는 절대 팔지 않을 겁니다!"스미스는 급히 말했다. "만약 미국 기업이 거액의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말입니까? 예를 들어 천억 달러에 해당하거나 그 이상의 금액을 낸다고 해도요?"시후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천억이 아니라 1조, 10조 달러라 해도 우리는 팔지 않을 겁니다." 시후가 구현제조환의 특허를 넘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제조법을 아예 팔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 제조법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줄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이 약을 쉽게 생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생산할 수도 없는 약을, 어떻게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겠는가? 이건 고바야시 제약을 속이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당시 고바야시 이치로는 시후가 만든 약을 강탈하러 왔기 때문에, 가짜 약을 줘서 그의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넘어가야 했다. 하지만 만약 구현제조환의 제조 특허를 판다면, 이는 천 억 달러 규모의 특허 거래가 될 것이며, 그때는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특허권을 얻은 뒤 속았다는 걸 알게 되면, 국제적인 스캔들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기도 했다.스미스는 구현 제약이 특허를 판매하
할 수 없이 스미스는 시후에게 물었다. "이사님, 우리가 현 단계에서 한 상자에 100만 달러의 가격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에 도입하기로 결정하면.. 얼마나 많은 양을 제공해 주실 수 있습니까?"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이제 가격이 그렇게 낮지 않아요. 만약 미국 내에 도입을 원한다면 한 상자에 500만 달러로 가격을 매긴 뒤, 한 번에 20상자를 드릴 수 있습니다."스미스는 거의 피를 토할 뻔하며, 반사적으로 물었다. "이사님, 조금 전에 말씀하실 때는 노바티스의 약보다 더 비싸지는 않을 거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이건 이미 노바티스 보다 300만 달러 더 비싼 금액입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100만 달러의 가격은 정식 출시 후의 가격입니다. 나는 늘 내가 한 말은 지키니, 정식 출시 후 가격이 100만 달러를 초과한다면 특허권을 무료로 드리죠.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의 가격은 500만 달러입니다. 이 밑으로는 협상 불가이고요."스미스는 시후의 뻔뻔함에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이제 깨달았다. 구현재조환의 특허를 이들은 판매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가능한 한 많은 구현재조환을 얻어 미국으로 가는 것임을.. 스미스는 한편으로 아들에게 약을 공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약 회사들이 비밀리에 이 약의 조제법을 풀어내도록 해야 했다. 구현재조환을 만드는 방법의 비밀이 풀려 인도에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면, 구현 제약은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학수 씨, 이사님.. 두 분의 요구를 정리하여 가능한 한 빨리 FDA 위원회 및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즉시 두 분께 피드백을 드리죠!”이학수는 시후가 자신에게 분위기를 잘 만들라고 요청했기에,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스미스 씨, 어서 FDA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세요. 우리는 계속 기다릴 인내심이 없습니다."스미스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미국 메이오 클리닉은 전 세계에 긴급 뉴스를 발표했다. 한국의 한 제약회사가 모든 종류의 말기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을 생산했다는 것이었다..! 지미의 치료 상황이 공개됨에 따라, 메이오 클리닉은 이 약물이 말기 암에 대해 전례 없는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암 치료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전 세계에 선언했다!메이오 클리닉을 통해 퍼진 이 소식은 전 세계 암 분야 전문가들을 즉각적으로 충격에 빠뜨렸다... 단 하룻밤 만에 지미를 치료한 결과는 구현재조환이 말기 암에 대한 강력한 치료 효과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따라서 메이오 클리닉이 발표한 내용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어서, 이 소식은 매체를 통해 계속 확산되어 전 세계를 환호하게 만들었다..!구현 제약이라는 이름은 순식간에 전 세계에 빠르게 퍼졌다! 순식간에 거의 대부분 국가의 의약품 관리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구현 제약에 초청장을 보내왔다. 그들은 구현 제약이 그들의 시장에 신속히 진입하도록 초대할 것이며 모든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것을 약속했다.이학수는 시후의 지시에 따라, 구현 제약의 공식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시후는 전 세계가 구현재조환을 통해 구현 제약을 알게 되고, 그들의 회사의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는 전 세계가 구현재조환에 희망을 걸기를 원치 않았다. 왜냐하면 이 약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구현재조환에 의존하여 모든 암 환자의 운명을 바꾸려 한다면 이는 비현실적일 것이다. 비록 구현 제약은 직접적인 언급으로 전 세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구현 제약에 대해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많은
12시간의 비행 끝에 스미스는 마침내 워싱턴에 도착했다. 흥미롭게도, 그가 탄 비행기는 워싱턴 공항에 착륙하지 않았고, 항공 교통 관제 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워싱턴 교외의 군용 공항으로 향했다.그의 비행기를 군용 공항에 착륙시키는 이유는 바로 스미스가 가져온 20박스의 구현재조환이 미국의 눈에 귀중한 보물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비행기가 착륙한 후, 지상 안내 차량의 인도를 통해 폭격기 전용 군용 격납고로 이동했다.격납고는 이미 완전히 비워져 있었고, 백여 명의 사람들은 그곳에서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스미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군 당국자, 보건 부서 고위층, 주요 실험실의 엘리트들, 그리고 최고의 제약 회사의 연구팀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정장을 입은 엄숙한 표정의 사내들도 몇몇 보였는데, 스미스의 경험상 이들은 모두 CIA 요원인 것 같았다.스미스는 자신이 이번에 미국으로 돌아올 때 이렇게 큰 환영을 받을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스미스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여러 명의 군사들이 비행기로 올라왔다. 이들은 즉시 이렇게 명령했다. "이곳의 모든 승객들은 휴대 물품을 가지고 즉시 줄을 서서 비행기에서 내리십시오. 이 비행기는 곧 전면 검사를 받을 것입니다. 몸에나 비행기에 민감한 물품을 몰래 숨긴 것이 발견되면 엄격하게 처리할 것입니다!"라고 명령했다.스미스는 난처하게 말했다. "설마 우리가 무슨 금지 물품을 밀반입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군인은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스미스 씨, 약을 안전하게 보관해 왔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스미스는 즉시 이 군인들의 동기를 이해했다. 그들은 자신이 구현재조환을 몰래 숨기거나 비행기에 남겨두어 다른 나라로 전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이렇게 과도하도록 민감하게 구는 것을 이해할 만했다. 구현재조환의 가치는 그들의 눈에 엄청났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스미
스미스는 즉시 긴장하여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제 아들은 지금 당장 목숨을 구해야 한단 말입니다!"로드릭은 스미스가 크게 긴장한 것을 보고 급히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게! 내가 말하는 건, 자네 아들이 정상적인 복용량을 따라 약을 복용한다면 하루에 한 알.. 그러면 한 달 동안 4박스 정도로도 충분히 약을 복용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일세." 그런 뒤 로드릭은 스미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의 약학 역량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 아마도 한 달 안에 완전한 복제에 성공할지도 몰라. 그때가 되면 내가 직접 100박스를 자네의 집에 가져다 주겠네!"스미스는 즉시 격하게 반응하며 외쳤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만약 한 달 안에 복제에 성공하지 못하면 어떡합니까? 제 아들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계속 봐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저는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이 약의 10박스를 원할 뿐이고요. 1박스라도 줄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스미스는 덧붙였다. "제가 약학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약의 성분을 알아내는 데는 많은 샘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각 연구팀은 두 세 알만 있어도 충분히 연구할 수 있어요. 게다가 10박스면 70알이나 되는 양인데, 그것으로도 충분히 연구할 수 있습니다!"로드릭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낮은 목소리로 스미스에게 말했다. "잘 생각해 보게. 메이오 클리닉이 자네 아들의 치료 자료를 전부 공개한 이후로, 전 세계의 암 환자들이 얼마나 흥분했는지 말이야! 그들이 얼마나 기뻐했나!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게. 지금 암 환자가 이렇게나 많은 세상인데 말이야..! 백악관의 정계 인사들 중 누구의 친척이나 지인들 중 암 환자가 없는 사람이 있겠나? 그들도 모두 이 약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잔에 아들에게 4박스를 줄 수 있는 것도 내가 극도로 노력한 결과라는 말일세!"스미스는 갑자기 뭔가 크게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로드릭의 말이 무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