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는 처음부터 가격을 올리며 회춘단을 얻고자 했다.이태형이든, 노르웨이의 여왕이든, 이전에 가격을 부른 중동 부호든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 이 흑인 갑부가 이렇게 등장해, 또 다시 경매 금액을 더할 줄은 말이다.이태형은 순간적으로 매우 우울해졌다. 이제 회춘단의 금액은 이미 100억 원을 넘어섰다! 물론 그는 이 100억 원 정도는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전에 한 알의 회춘단을 20억 원에 낙찰 받았던 것을 떠올리자, 이제 이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을 위해 100억 원 이상을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해 강한 괴리감을 느꼈다. 이태형이 망설이고 고민하던 그 순간, 노르웨이의 여왕은 결심을 굳히고 손을 들어 말했다. "나는 1400만 달러를 부르겠소!" 여왕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 성공하면 다행이고, 실패하면 모든 희망을 시후에게 걸어야만 할 것이었다.흑인 갑부는 이전까지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등장해 다른 경쟁자들을 놀라게 하는 전략을 썼다. 이런 '정적인 자세에서 갑작스러운 행동'은 그의 스타일이었다. 흑인 갑부는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1600만 달러를 부르겠소!"여왕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아무래도 그녀는 오늘 밤 경매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느낌이 들었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경매가를 올리며 말했다. "1700만 달러!"이때 이태형도 정신을 차렸다. 1700만 달러 역시도 이미 230억에 가까운 높은 가격이었지만, 오늘 밤 회춘단의 최저가가 될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그는 그 파킨슨병 환자의 떨리는 몸과 삐뚤어진 입을 보고 그가 분명 중증 환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저 파킨슨병 환자가 첫 번째 회춘단을 가져가서 무대 위에 올라 회춘단을 복용한 뒤에, 당장 병세가 나아지기라도 한다면.. 뒤에 나올 회춘단의 가격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다..!’ 이 생각에 그는 이를 악물고 1800만 달러를 외치려던 찰나, 떨리는
흑인 갑부가 3000만 달러를 부르자, 노르웨이의 여왕은 마치 공기가 빠진 풍선처럼 좌절한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의 눈은 공허하면서도 약간의 아쉬움을 담고 있었다. 이 가격은 이미 그녀의 예상치를 넘어섰고, 설사 이 가격 보다 더 비싸게 낙찰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이 돈을 쉽게 지불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회춘단과 완전히 인연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이미 웅성대기 시작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오늘 밤 나오게 될 회춘단은 단계적으로 가격이 점점 오를 것이었다. 그래서 첫 번째 회춘단의 가격은 나머지 회춘단의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첫 번째 회춘단의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나머지 회춘단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될 수 있다.이때, 이태형의 마음은 이미 무너질 지경이었다. 그는 속으로 욕을 해대며 생각했다. ‘3000만 달러라니! 그것도 미국 달러로! 이건 400억이 넘는 금액이라고!!! 그저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을 얻기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쓰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 되냐?!’ 그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더 높은 금액을 부를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이전에 가격을 제시했던 중동 부호가 다시 손을 들고 차분하게 말했다. “3100만 달러!" 이 숫자를 듣는 순간, 이태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더 높은 금액이라니, 대체 이게 말이 되냐?!’그가 반응을 보이기 전에, 흑인 갑부가 다시 손을 들고 외쳤다. "나는 3200만 달러를 부르겠소!"그러자 중동 부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거의 지체 없이 말했다. "3300만 달러!"흑인 갑부는 이를 악물고 다시 차분하게 말했다. "3400만 달러!"400만 달러가 더 상승하는 것은 불과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다시 한 번 놀라움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많은 이들은 이제 회춘단의 경쟁을 완전히 포기한 듯 보였다. 그들은 아무리 이 약이 신비롭다 해도, 이 가격은
이태형은 속으로 생각했다. ‘3700만 달러, 이게 내 한계다.. 이 두 사람과 더 이상 이렇게 천천히 고통받으며 시간을 끌 바에, 차라리 확실하게 가는 게 낫겠어.. 누가 더 금액을 올릴 수 있나 보자고!’ 이태형은 자신의 분노에 찬 가격 인상이 두 사람을 겁먹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두 사람 모두 거의 동시에 손을 들었던 것이다.중동 부자는 “3800만!”이라고 외쳤고 흑인 부자는 더 대담하게 “4000만! 4000만 달러를 내지요!”라고 외쳤다.이태형의 마음은 완전히 무너졌고, 그는 즉시 포기했다.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고,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두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이전에 낙찰 받았던 금액의 25배나 높은 가격으로, 겨우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을 사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차이는 25배다… 더 높은 가격으로 이 회춘단을 사게 된다면, 앞으로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을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를 하고 마음이 아플 것이 분명했다. 결국 이태형은 체념한 듯 한숨을 쉬고, 더 이상의 입찰을 포기하기로 했다.이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중동 부자로 쏠렸다. 만약 그가 계속 입찰할 의향이 있다면, 이 회춘단 조각의 가격은 4000만 달러를 넘을 것이다. 만약 그가 입찰을 포기하면, 이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은 흑인 부자의 소유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때 송민정이 입을 열었다. "047번 참가자께서 4000만 달러를 제시하셨습니다.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실 분이 있습니까?" 그러면서 송민정은 주위를 둘러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첫 번째 회춘단은 현재 4000만 달러라는 최고가가 나왔습니다. 오늘 밤의 첫 번째 회춘단입니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실 분이 있다면, 손을 들어 알려주십시오."현장에는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고, 손을 든 사람도 없었다.송민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4000만 달러 첫 번째입니다
중동 부자가 그 흑인 갑부를 실험용 쥐로 삼고,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기로 결심했을 때, 참가자들 중 더 이상 아무도 경매가를 올리지 않았다. 사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파킨슨병 환자인 흑인 갑부가 마치 손으로 밀어야 하는 트랙터처럼 심하게 떨고 있는 것을 보니, 그가 중증 파킨슨병 환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그가 첫 번째 회춘단 조각을 복용했을 때 당장 완치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어 했다. 이때 송민정이 입을 열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밤의 첫 번째 회춘단의 최고 입찰가는 4000만 달러입니다. 4000만 달러 두 번째입니다. 더 참여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제가 세 번째로 묻기 전에 입찰할 기회가 있습니다. 가격을 올리고 싶으시면 손을 들어주십시오.” 현장은 여전히 조용했다. 모두가 ‘확실히 이익이 없으면 시도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사람들은 송민정이 빨리 입찰을 마치고, 곧바로 낙찰을 선언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회춘단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낼 기회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일지 가짜일지는 모두가 그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송민정이 다시 말했다. “좋습니다, 현재 4000만 달러.. 세 번째입니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실 분이 계시면 마지막 기회를 잡으십시오.” 파킨슨병 환자인 흑인 갑부는 긴장해서 몸이 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회춘단이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현대 의학으로는 더 이상 자신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 회춘단이 아마도 자신의 마지막 기회일 것이었다.그때 송민정은 경매대 위의 작은 나무 망치를 집어 들었다. 그녀는 망치를 들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현장을 둘러본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4000만 달러, 낙찰!” 그러고 나서 망치를 힘차게 내려쳐 맑은 소리를 냈다. 곧 그녀는 손바닥을 그 흑
그러나 흑인 부자는 그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곧바로 옆에 있던 동행자인 비서에게 경고했다. “함부로 말하지 말게!” 그러자 비서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곧이어 흑인 부자는 비서와 블랙 드래곤의 한 장교의 부축을 받아 한 걸음 한 걸음씩 떨며 천천히 무대 위로 올라갔다. 밑에 있던 400여 명의 사람들이 그의 비틀거리며 떨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각자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는 것 같았다. 보통 사람은 30초 만에 끝낼 수 있는 길을 흑인 부자는 7~8분 동안 걸었기 때문이다. 그가 무대에 올라 자리를 잡았을 때는, 이미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 있어서 보는 이들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이미 회춘단을 놓친 이태형은 흑인 부자를 보며 이를 악물고 욕설을 퍼부었다. ‘젠장! 저 인간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고압 전류에 감전된 것처럼 온몸이 떨리고 있잖아! 내 눈이 다 멀어버리겠군..’ 사실 이태형은 그렇게 저질스러운 사람이 아니었고, 평소에는 온화하고 점잖은 기업가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회춘단을 놓친 탓에 마음이 크게 상했고, 이로 인해 그는 완전히 화를 억누르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지금 그는 뭘 봐도 화가 나고, 누구를 봐도 욕하고 싶을 뿐이었다.송민정은 이때 경매대 앞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047번 참가자께서는 오늘 밤 경매의 첫 낙찰을 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말씀드릴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회춘단을 낙찰 받으셨으니, 이후의 회춘단 경매에서는 더 이상 입찰에 참여하실 수 없다는 점, 알고 계시지요?” 흑인 부자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아 보였지만, 마치 원래부터 머리를 앞뒤로 흔들고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는 떨리는 손을 힘겹게 내밀어 전시대에 있는 그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을 가리키며,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줘....줘요! 나... 나는 지금...... 지금 이 약을 먹어야 합니다......” 송민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회춘단의 효능은 복용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흑인 갑부는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을 입에 넣자마자, 약이 따뜻한 기운으로 변하며 순식간에 복부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곧이어 그 따뜻한 기운은 즉시 온몸으로 퍼졌다. 그리고 그는 일생 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놀라운 감각을 느꼈다. 마치 자신의 온몸이 신의 성스러운 빛 속에 잠긴 듯, 몸의 모든 부분이 극도로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그 후 그는 자신의 감각이 마치 슬로우 모션 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것은 그가 온몸을 떨고 있는 속도가 갑자기 급격히 느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몸이 심하게 떨리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떨림이 느려졌을 때도 그 변화를 즉각 알아차리지 못했다. 게다가 주변의 모든 사람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떨림 속도가 정말로 느려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감각이 느려진 것인지 몰라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흑인 갑부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그의 변화를 분명하게 알아채지 못했다. 그들은 흑인 갑부의 몸이 떨리는 속도가 확실히 많이 느려진 것을 확인했지만, 다른 기준이 없었기에 자신들이 본 것을 착각한 것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들과 흑인 갑부의 차이점은 바로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의 몸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재빠르게 반응하는 몇몇 사람들은 손을 펼쳐 손가락을 주먹 쥐듯이 오므렸다가 다시 손바닥을 펼쳐 보면서 자신의 동작이 느려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 결과, 무대 위에 있던 흑인 갑부의 떨림이 실제로 크게 개선된 것임을 확실히 알아차린 것이다. 그들이 다시 자세히 보려고 했을 때, 흑인 갑부가 더 이상 떨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바로 그 순간, 경매 좌석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맙소사! 저 흑인 갑부 좀 봐! 이제 몸을 하나도 안 떨고 있어!”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다시 흑인 갑부를 주의 깊게 살펴보니, 원래는
누군가가 외쳤다. "이건 꿈이 아니야, 기적이 나타난 거라고!" 마지막 순간에 더 이상 낙찰가를 올리지 않기로 결정한 중동의 부자는 이 순간 엄청난 후회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는 한 손으로 가슴을 꼭 쥐고, 다른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세게 때리며 흐느껴 말했다. "이런 멍청한 구두쇠야! 이 저주받을 구두쇠! 돈을 가지고만 있으면 뭐 하려고?!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야?! 그 돈을 죽어서도 가져갈 생각이야!?” 그 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이미 붓고 있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을 심하게 때리고 싶은 사람은 그 중동 부자 한 명만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앞서 회춘단을 의심하거나 그저 구경이나 하려고 했던 태도를 바꾸고, 이 놀라운 광경에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충격을 받은 후에 극도의 후회가 찾아왔다! 그 중에는 사실 4000만 달러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었던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사실 불치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멀리 한국까지 와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이 약이 그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경매에 참여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서야 그들은 회춘단의 신비로운 효능을 깨달았지만, 이미 그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를 놓쳐버렸다! 처음에 그들은 작은 회춘단 조각 하나를 낙찰 받기 위해 4000만 달러의 쓸 정도라면 이미 그 효능에 비해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그들은 깨달았다. 이건 천문학적 금액이 아니라 그저 헐값에 낙찰된 것 뿐이라는 사실을..! 왜냐하면 부자들이 가장 잘 아는 것은, 생명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4000만 달러가 무슨 대수인가? 살아 있기만 하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을 텐데 말이다..! 믿기지 않는다면 스티브 잡스를 보면 될 것이다..! 2011년 잡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태형의 갑작스러운 외침은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은, 현장에 회춘단을 한 알 통째로 복용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이태형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이 약이 이렇게 비싼데, 한 알을 통째로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은 이태형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그저 그가 허풍을 떠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그가 첫 번째 회춘단을 낙찰 받지 못했는데, 회춘단의 효과가 너무 좋아서 미쳐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시점에 이태형은 이미 이성을 잃어버렸고, 속에 쌓인 울분을 풀어내기 위해 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내는 것을 보고, 분노에 찬 그는 곧바로 외쳤다. “뭐야? 당신들 왜 이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거야? 내가 농담하는 줄 알아? 말해두겠는데, 예전에..!!”이태형이 거만한 표정으로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순간, 송민정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055번 참가자! 제가 경매가 시작하기 전에 현장 질서를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왜 자꾸 규칙을 어기려 하십니까?!” 이태형은 막 욕을 하려다가 송민정의 얼음장 같은 눈빛을 보자 온몸이 순간 얼어붙었다. 그는 그제야 오늘 경매의 주최자가 틀림없이 시후일 것이고, 송민정 역시 시후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러니 자신이 여기서 규칙을 어긴다는 것은 시후에게 무례를 범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방금 전의 거만함과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는 급히 허리를 숙이며 간절히 애원했다.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그랬습니다! 제발 오랜 인연을 생각해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다시는 함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송민정은 고개를 저으며 냉정하게 말했다. “미안합니다, 055번 참가자. 규칙은 규칙입니다.” 그녀는 옆에 있는 블랙 드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