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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화. 윤세아의 이유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8 04:14:35

윤세아는 검찰 출석 전날 서연에게 연락했다.

“증언할 내용 중 당신 이름이 나옵니다.”

“수사기관에서 연락받았어요.”

“그래도 내가 먼저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두 사람은 신우그룹이 아닌 작은 갤러리 카페에서 만났다. 세아가 직접 운영을 맡은 신진작가 전시 공간이었다.

“아버지가 결혼을 다시 추진하려고 합니다.”

세아가 차를 따르며 말했다.

“차도진 씨 말고 다른 집안과요.”

“하실 겁니까?”

“안 해요.”

대답이 빨랐다.

“예전에는 정략결혼도 경영 판단이라고 생각했어요. 상대가 나를 존중하고 조건이 공평하면 가능하다고.”

“지금은요?”

“조건이 공평한지 정하는 테이블에 내가 앉아 있지 않았다는 걸 알았죠.”

세아는 아버지와 나눈 최근 대화도 들려줬다. 새 혼담 상대의 이름보다 먼저 양가 지분 교환표가 놓였고, 세아가 거절하자 ‘이번에는 네가 파혼 원인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이사회에 안건을 냈어요. 오너 가족의 혼인과 회사 투자계약을 연계하지 못하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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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18화. 멈출 수 있는 예행연습

    예행연습 날에는 비가 내렸다.유리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생각보다 컸다. 온실 안에서는 마이크 없이도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잠깐 말이 끊기면 빗물이 빈자리를 채웠다.입구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난방기는 하객 손이 닿지 않는 벽으로 옮겼다.민지수는 입구 동선을 확인했고, 최은채는 의자 사이 간격을 재고 있었다.시우는 작은 반지 상자를 든 채 통로를 세 번이나 왕복했다.“천천히 걸어.”도진이 말하자 시우가 뒤를 돌아봤다.“아빠가 더 떨려?”“조금.”“나는 안 떨려.”그 말과 동시에 아이가 카펫 끝에 발이 걸려 휘청했다. 상자는 놓치지 않았지만 모두가 웃었다.서연도 따라 웃다가 통로 입구에 섰다.연습일 뿐이었다. 드레스도 입지 않았고, 하객도 없었다.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그런데 한 걸음을 떼는 순간, 오래된 호텔 복도의 냄새가 떠올랐다.첫 결혼식 날에도 비가 왔다.문밖에서는 사회자가 시간을 재촉했고, 차명희는 서연의 손목을 잡아 자세를 바로잡았다. 도진은 경영진 전화를 받느라 대기실에 오지 못했다.‘웃어야 한다.’누군가 그렇게 말했다.서연의 발이 멈췄다.숨이 얕아지고 손끝이 차가워졌다. 서연은 상담 때 연습한 대로 눈에 보이는 것을 하나씩 말했다. 유리문, 노란 우산, 빈 의자, 젖은 카펫. 지금 있는 장소를 확인하자 호텔 복도의 기억과 온실이 조금씩 분리됐다.민지수는 물을 가져왔지만 마시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최은채도 꽃을 치우려 하지 않았다. 원인이 무엇인지 각자 추측해 해결하는 대신, 서연이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민지수가 음악을 끄려는 순간 도진이 먼저 손을 들었다.“다들 잠깐 나가주세요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17화. 초대할 사람

    결혼식 일주일 전, 하객 명단은 서른두 명에서 더 늘지 않았다.도진의 비서실에서는 마지막까지 명단을 넓히자고 요청했다.“최소한 주요 계열사 대표들만이라도 초청하셔야 합니다. 회장님 혼인인데 아무 안내도 없으면 오히려 불필요한 해석이 나옵니다.”도진은 보고서를 덮었다.“회사 해석을 막으려고 결혼하는 거 아닙니다.”“그래도 주주들에게는—”“혼인 사실은 등기와 공시가 필요한 범위에서 처리하세요. 예식은 사적인 자리입니다.”비서는 더 말하지 않았다. 예전의 도진이라면 회사와 사생활을 구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구분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이번에는 서연이 정한 선을 자신의 말로 지키고 있었다.같은 날 오후, 루미에르로 낯선 퀵서비스가 도착했다.작은 상자 안에는 고급 카메라 렌즈와 현금이 든 봉투가 들어 있었다. 카드에는 결혼식 사진 몇 장이면 된다는 문구와 익명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민지수는 상자를 보자마자 손을 떼고 법무팀에 연락했다.법무팀은 배송 플랫폼에 발신자 결제기록과 픽업 장소 보존을 요청하고, 경찰 입회 아래 상자를 열었다.서연은 이 사실을 하객들에게 숨기지 않았다. 사진 매수 시도가 있었고, 촬영 규칙을 지켜달라는 안내를 초대자 전원에게 보냈다. 불안하면 참석을 취소해도 된다는 문장도 넣었다.“직원 매수네요.”서연은 봉투를 열지 않은 채 증거용 비닐에 넣었다.“배송 기사 동선부터 확보해. 직원들한테는 사진 한 장도 개인 휴대전화로 찍지 말라고 다시 공지하고.”“휴대전화 봉인 파우치 준비할까요?”“강제로 걷지는 마. 동의받고, 싫으면 예식장 밖 보관함을 쓰게 해.”시우가 있는 공간에는 사진 담당자 한 명만 카메라를 들기로 했다. 하객이 자기 가족을 찍고 싶을 때는 온실 밖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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