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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잡는 규방 훈계록
나를 잡는 규방 훈계록
Author: 삼칠이

제1화

Author: 삼칠이
앞마당에는 붉은 비단이 가득 걸려 있었다.

서씨 가문은 돌아서자마자 혼약을 맺으러 혼수를 들고 찾아왔고,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은 정당에 앉아 경성 지도를 펼쳐 놓고 심다정의 혼수로 보낼 점포를 고르고 있었다.

큰오라버니가 성 동쪽 지역을 가리켰다.

"이곳 연지 점포가 가장 수익이 좋습니다. 다정이는 평소 분단장을 좋아하니 이곳을 주면 되겠습니다."

사촌 오라버니가 반대했다.

"성 남쪽의 옥기점이 더 낫습니다. 다정이에게 주기에도 그쪽이 어울립니다."

아버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통 크게 손을 내저어 가장 수익이 좋은 두 곳의 점포를 모두 심다정의 이름으로 돌렸다.

나는 대청 문턱 밖에 서서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막 별당을 지나려던 순간, 뒤에서 어머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멈춰라."

나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린 뒤, 눈을 내리깔았다.

어머니는 별당 태사 의자에 꼿꼿이 앉아 계셨고, 무릎 위에는 두꺼운 규방 훈계록이 놓여 있었다.

"꿇어라."

나는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고 푸른 벽돌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차갑고 단단한 벽돌 바닥이 무릎을 짓눌러 아파왔다.

어머니는 규방 훈계록을 펼치며 조금도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씨 가문에서 혼약을 깨뜨렸거늘, 네 잘못을 알겠느냐?"

나는 고개를 들어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딸은 알지 못합니다."

어머니의 눈빛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여인으로 태어나 재능도 덕행도 없이 혼약이 깨지는 수치를 불러왔고, 후작부의 가문 명예까지 욕되게 했다."

"그런데도 네가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냐?"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세자 저하가 남녀 간의 예법을 무시하고 사람들 앞에서 물에 뛰어들어 심다정을 끌어안은 것은 서씨 가문의 잘못입니다."

"심다정이 스스로 선을 넘어 외간 사내의 손길을 허락한 것입니다. 그 잘못이 어찌 제게 있겠습니까."

말이 끝나자마자 어머니의 노성이 터져 나왔다.

"입 다물거라!"

어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혐오 가득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다정이가 물에 빠진 것은 뜻밖의 사고였고, 세자 저하는 사람을 구했을 뿐이다!"

"네 마음속에 대체 얼마나 사악한 생각이 가득하기에 감히 제 동생까지 헐뜯는 것이냐?"

어머니는 재빨리 규방 훈계록에 적었다.

"구월 십이일. 심소영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심다정을 도리어 모함했으며, 투기가 지나치다."

글을 다 쓴 뒤 먹물을 말리고 책자를 덮었다.

"회초리를 가져오너라."

이 어멈은 즉시 자단목으로 만든 회초리를 내밀었다.

소란을 들은 아버지가 달려와 회초리가 내려오기 직전 어머니의 손목을 붙잡았다.

"소영이가 당신에게 대든 것은 잘못이오. 하지만 이 벌은 너무 무겁소."

어머니는 고개를 숙여 내 앞을 가로막은 아버지의 손을 바라보며 얼굴빛을 더욱 차갑게 굳혔다.

"후작께서는 이렇게 많은 하인이 보는 앞에서 이미 계례를 올린 딸을 감싸고 계십니다. 그 아이에게 붙은 헛소문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버지의 손이 순간 굳었다.

어머니가 이어 말했다.

"후작께서 오늘 그 아이 때문에 제가 세운 규율을 깨뜨리신다면, 앞으로 제가 어찌 후택을 다스리겠습니까?"

아버지는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천천히 손을 놓더니, 더는 나를 바라보지 않은 채 천천히 문밖으로 물러나 등을 돌렸다.

어머니는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손을 내밀거라."

나는 저항하지 않고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내밀었다.

회초리가 사정없이 손바닥 위로 내리쳐졌다.

곧 손바닥은 부어오르고, 가느다란 핏줄기가 살갗 위로 번졌다.

아버지의 어깨는 분명히 떨렸지만,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규방 훈계록을 펼쳤다.

"구월 십이일. 심소영은 연약한 체하여 아버지를 유혹하고 인륜을 저버렸으니, 회초리 스무 대를 당한다."

어머니는 책자를 이 어멈에게 넘긴 뒤, 더욱 힘을 주어 회초리를 내리쳤다.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입가로 피가 흘렀지만, 감히 신음조차 흘리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내가 아프다며 소리내기만 하면 규방 훈계록에는 또 하나의 죄명이 더해졌다.

그때가 되면 벌은 더욱 무거워질 뿐이었다.

스무 대가 끝났을 때, 내 두 손은 이미 살이 터져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어머니는 회초리를 다시 이 어멈에게 건네고, 손수건으로 천천히 손을 닦았다.

"사당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경서를 백 번 베껴 쓰도록 해라. 다 쓰기 전까지는 일어나지 못한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고, 몸도 따라 휘청거렸다.

곁을 지키던 몸종 해당이가 울면서 나를 부축하러 다가왔다.

나는 그 틈을 타 서신 한 통을 그녀의 손에 몰래 쥐여 주었다.

"성 서쪽 보화당, 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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