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너… 예쁘다… 남자 친구 있어?”
신입생 환영회. 의대 학생회 전 회장이자 후배들의 우상이었던
민호가 무리를 뚫고 유진에게 다가왔다.
주변의 모든 남자들과 다름 없이 그는 오늘 처음 본 유진에게 푹 빠진 듯
호기심을 보였다.
“올챙이도 한 철인데… 있어도 당연히 없는 게 맞겠죠?”
“있다는 거냐? 없다는 거냐?”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는 거 아닌데… 그게 그렇게 중요 한가요?”
“그럼… 골 넣어도 된다?”
“글쎄요… 골 들어갔다고 그때마다 골키퍼를 바꾸지는 않잖아요?”
“하하하… 그건 그렇지… 근데 너… 남친 있으면…
그 놈은 아마 너 때문에 불안해 죽겠다”
“그 정도 베짱도 없는 남자면… 별로 인 거 아닌 가요?”
“그럼 넌…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데?”
한참 선배인 졸업생 선배가 대놓고 관심을 보였다.
유진은 굳이 상대할 필요를 못 느꼈다. 그래서 그냥 놀 듯 그를 갖고 놀았다.
“그 질문은 너무 퍼스날 (Personal) 한데요. 우리 만난 지 겨우 10분 밖에
안됐는데… 전 모르는 사람한테 제 개인 정보 공개 안하거든요.
그러니까 나중에 저랑 친해지시면 그때 알려 드릴 게요”
“너… 진짜… 맘에 든다”
그때 요스케가 민호에게 다가왔다.
“선배. 유정선배 잘 있죠? 이번 가을에 날짜 잡는다고 들었는데…
상견례는 잘 했어요?”
그가 경고하듯 민호의 여친을 언급했다. 그리고 민호에게 그의 개인 안부를 물었다.
그러다 갑자기 유진를 바라보며 말을 전했다.
“저기… 너의 동기들 테이블에서 너… 찾더라. 가 봐”
그리고 유진이 자리를 옮겼다.
민호가 아쉬운 듯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요스케는 불길한 예감에 신경이 곤두섰다.
뒷풀이가 끝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려 도로에 선 택시를 잡았다.
그때 민호가 자신의 동기들과 서 있던 유진의 한쪽 손목을 붙잡아 자신의 곁으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넌… 내가 데려다 줄 게. 같이 가자”
취한 유진이 힘없이 민호의 품으로 들어가는 순간 요스케가 유진의 다른 손목을
휘어잡았다.
“선배. 후배들은 제가 잘 챙겨 보내겠습니다. 먼저 들어 가세요”
요스케는 자신의 택시를 그에게 양보하고 그를 뒷좌석에 밀어넣었다.
민호는 요스케에게 떠밀려 택시에 탔고 곧 차가 출발했다.
민호가 사라지자 요스케는 유진을 놓아 주었다.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신입생이어서 술 자리가 익숙치 않은 것 아는데…
그래도 왠만하면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편이… 좀 안전할 거야”
[보수적? 안전? 뭐래니?]
“네. 조언 감사해요. 근데 다음부터는 구해 주실 필요 없어요.
저 정도 남자는 충분히 감당 가능 하니까…
그리고 솔직히 제가 저 선배가 맘에 들었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왜 성급하게 제가 위험하게 행동했다고 판단하셨어요?
노파심은 감사한데…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움 필요하면 제가 먼저 말씀 드릴 게요”
순간 요스케가 발끈하는 그녀가 귀엽다는 듯 바라봤다.
“난… 널 걱정한 게 아니라… 민호 선배를 걱정한 건데… 민호 선배 약혼자…
나랑 친하거든…”
“아… 그런 가요? 이번엔 제가 성급했네요. 그럼 먼저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배도 안전하게 들어 가세요”
요스케의 무안에도 유진은 얼굴 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개를 꾸벅 숙이고 아무렇지 않은 듯 그에게서 멀어졌다.
그때 그들의 대화를 바라보던 무리들 중 하나가 아는 척을 했다.
“봤지?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라니까… 쟤 고등학교 때 선생 하나 인생 종치게
했다고 하더라”
[새벽마다 실험실에 오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을 테니…피곤할 수 밖에 없지…]그는 그녀를 잠깐이라도 재우기 위해 조용히 차를 몰았다.그리고 그녀가 잠에 들자 근처에 차를 세웠다.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유진은 깰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완전히 깊은 잠에 빠져 숨소리조차 나지 않았다.그런 유진이 걱정돼 요스케는 잠시 그녀가 숨은 제대로 쉬고 있는지맥박은 제대로 뛰고 있는지가만히 그녀의 손목에 손가락을 대고 확인까지 했다.그리고 그의 시선을 붙잡는 유진의 너무도 아름다운 얼굴…[네가 지금 뭐 때문에 힘든 건지… 알고 싶어 미치겠어.이유라도 알면 덜 아플 것 같은데… 이유를 모르니까…자꾸 네 걱정이 상상력을 더해져 가]이상하게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면 감탄의 탄성이 아닌가슴이 시리도록 아파 아무 소리도 낼 수 없게 했다.그리고 지금… 그의 가슴은 아픈 게 아니고 아렸다.[도대체 무슨 일이니?너… 집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집에도 못 들어가고…내가 불편한데도 다른 대안이 없어서어쩔 수 없이 실험실에 올 수 밖에 없니?]그는 자기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왔다.[내가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면…그래… 오늘 밤만큼은 네가 편하길 바래]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차를 몰았다.그리고 잠든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그는 그녀를 아주 조심히 안아 들었다.그리고 자신의 침대에 눕혔다.유진은 여전히 잠든 아기처럼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는 그녀의 살짝 헝크러진 옆 머리를 손으로 넘겨 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 끝에 그녀의 녹을 듯 부드러운 살결이 느껴졌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어루 만졌다.그리고 그녀에게 빠져 버렸다.그는 잠시 그녀의 곁에 누워 그녀를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그녀의 과즙을 문 듯한 터질 듯 탐스러운 입술이 그의 시선에 걸렸다.터질 듯이 뛰는 심장 소리.그는 미칠듯한 충동을 느꼈다.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다.하지만
“네가 올해 신입생들 중에 제일 예쁘다며…어디 보자… 내가 이쪽 전문이야…올해 최고의 미인이 될 지 내가 직접 봐야지…야… 너… 귀한 자연산이구나?완전 인형인데… 너희들 학교 다닐 맛 나겠다.왜 나 때는 이런 미인이 없었지?후배님! 이리 나와 봐… 아이… 비싸게 빼지 말고”중년의 술 취한 남자선배 하나가 비틀거리며 유진을 거칠게 끌어 안았다.그리고 그의 더러운 손길이 유진의 엉덩이를 주물렀다.시끄럽고 어두운 파티장.유진은 괜한 소란을 피워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으려조용히 술 취한 남자에게서 벗어나려 홀로 안간힘을 썼다.유진이 저항하자 남자의 우악스러운 손이 그녀의 팔을 거칠게 휘어 잡았다.그때 누군가 유진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남자의 품에서 떼어냈다.그리고 그녀는 스치는 아픔에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서유진! 정신 차려… 이 놈은 제가 챙겨 가겠습니다”“뭐 야?”“그만 하시죠. 내일 술 깨시면… 이 사단을 어떻게 책임지시려고…”“뭐? 건방진 새끼… 너 누구야?나… 누군지 알아?우리 나라 최고 성형외과 병원장이라고!”“네. 근데… 소문은 절반만 들으셨나봐요.여기 이 친구 엘리치그룹 서현수회장님 외동딸인데…감당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뭐?”“이제 제가 고마우시죠?제가 선배님 큰 실수 하시기 전에 막아드린 것 같은데…”순간 술 취한 남자가 잠시 요스케와 유진을 번갈아 보더니당황한 듯 그대로 파티장 밖으로 도망쳤다.그가 사라지자 요스케는 잠시 손을 바꿔유진의 손목이 아닌 손을 잡았다.그리고 그대로 그녀와 함께 파티장 밖으로 나갔다.그들의 모습을 본 요스케의 동기가 허탈한 듯 웃었다.“아이… 저 새끼… 무슨 의대 전통을 세우려나…올해도 최고의 미녀를 차지했네”*파티장을 빠져나오자마자 유진의 눈이 부셨다.그리고 살짝 비틀 거렸다.그는 자신의 자켓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고그녀의 어깨를 잡고 걸었다.그리고 유진은 그에게 이끌려호텔 밖 작은 공원으로 나와 걸음을 멈췄다.“잠깐만 있어”순식
유진이 파티장으로 들어오자 잠시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쏟아졌다.그리고 유진은 비어 있는 테이블로 급하게 걸어가 앉았다.그때 그녀가 있는 테이블로 요스케가 다가왔다.“선배들도 있는데… 술들 조심해서 마시고…파트너들 알아서 잘 챙기고… 사고 안 나게 해라.다들 알아 듣지?”“네. 선배님!”그는 잠시 경고하듯 남자 몇 명과 눈을 마주치고 사라졌다.그 중 유진의 동기… 그녀의 파트너도 있었다.그가 사라지자 테이블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그에 대해 수근덕거리기 시작했다.“아무튼… 저 선배 분위기는… 봐도 봐도 진짜 오싹하다”“근데 같이 오신 여자 분… 완전 미인이던데?”“일본인인가 봐. 막 나한테 가와이 가와이 하던데…”유진의 파트너인 동기가 신이 나서 자랑을 했다.“너… 바보지? 진짜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유진은 그가 한심해 참을 수가 없었다.“응? 가와이 아니었어?”“아니었어. 바가”“근데 저 자식… 올해도 다른 여자랑 왔네? 부럽다!!!”“저 선배… 진짜 대단한 거 같아요.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아… 노래도 잘 하지 않아? 예과때 학교 밴드부에 있었다고 들었는데…”“맞아. 저 자식… 능력자야 능력자…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 하는 놈이잖아.저 성질 머리에도 저런 어마어마한 미인들이 줄을 서니까…”“매년 동문의 밤 끝나면…전통적으로 성형외과 선배들이 최고의 미인을 뽑는데매년 저 선배 파트너가 뽑히지 않았어요?”“그치. 근데 올해는 당연히 우리 유진! 오늘 너 진짜 예쁘다”“감사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오늘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이 자식 입구 컷 액막이로만 쓰였음…저 오늘 이렇게 입는다고 고생한 거 좀 아까울 뻔 했는데…”“근데… 난 사실 유진이 오늘 요스케선배와 올 줄 알았는데…이 놈이랑 와서 좀… 놀랐다”“네? 왜 제가 그 선배랑 여기를 와요?”“둘이 친한 것 같던데… 아니야?”“아… 그건 같은 실험실이니까…”“그래? 근데 아까…왜 선배가 우리 테이블에 와서 경고하고 간 거
의대 동문의 밤 파티.커플로 참석해야만 하는 철칙 때문에 일주일전부터 의대는 한바탕 난리였다.파티가 있던 날 오후.유진은 친한 동기 중 한명에게 시달리고 있었다.“너 동문의 밤 가?”“아니”“왜?”“별로… 관심 없어”“그럼 너… 같이 갈 파트너는 없는 거지?”“안간다니까”“그럼 나 한번만 살려주라…”“응?”“나랑 동문의 밤 파티 가주라”“뭐? 싫어”“왜 싫어? 내가 티켓 값 다 낼 게.그냥 딱 1시간만 공짜 술에 뷔페 먹고 온다고 생각해… 응?”“공짜 술 때문에 풀 메이크업에 풀 착장까지 하라고?야… 그게 얼마나 중 노동인 지 알아?”“아니까… 이렇게 사정하잖아”“거길 왜 꼭 가려고 이 난리야?”“가서 눈도장 찍어야 대학병원 인턴자리 구하지. 넌 몰라.배경 좋고 돈 걱정 없이 머리 좋아서임상연구나 해도 되는 넌…네트워크 안 챙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우린 목숨줄이야.제발… 응? 동기사랑 나라사랑! 가주라”“아… 진짜… 알았어. 대신 너… 나한테 한번 빚 졌다. 잊지 마라”“아싸! 그럼 엘 호텔 볼룸 앞에서 7시에 만나자”“아… 알았다. 대신 나 딱 30분만 있는다.너… 파티 입구 컷만 안 당하게?”“오케이!”*정확히 저녁 7시.한껏 차려 입은 유진이 엘 호텔 2층 볼룸 앞에 나타났다.아직 동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뭐 야… 같이 가달라고 그렇게 사정을 해놓고 늦어?”유진은 휴대폰을 켜고 동기에게 톡을 보냈다.“거의 다 왔어…”유진은 잠시 주변을 둘러 봤다.그리고 파티장 볼룸 입구 앞에 서 있는 요스케와 시선이 마주쳤다.유진은 가만히 눈인사를 그에게 건넸다.그리고 그녀의 시야에 그의 옆에 서 있는 여자가 들어왔다.단아하고 성숙한 미모의 20대 중반쯤 돼 보이는 여인…그녀의 고급스러운 외모가 요스케와 꽤나 잘 어울렸다.“もしかしてあの女の子?“혹시… 저 여자아이야?”요스케가 아무 말 없이 유진을 바라보자 그녀가 물었다.연핑크 실크 튜브 드레스를 입은 유진은마치 입을 다문 장미꽃
매일 유진은 실험실로 향했다.그리고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요스케와 매일을 함께 했다. 유진은 여전히 그에게 거리를 두었고 요스케는또한 그런 그녀와의 안전거리를 지켜주었다.그렇게 서로 함께 한 시간이 한달이 되었다.“안녕하세요”새벽 6시. 어김없이 유진이 실험실로 들어왔다.요스케도 좀 전에 도착해서 자신의 테이블에 가방을 풀고 있었다.“좋은 아침”유진이 잠시 그의 테이블에 다가와 샌드위치와 커피를 건넸다.“오늘 아침… 이걸로 드세요. 저희 집 동네에 24시간 샌드위치 집이 생겨서…”“어? 고마워”그리고 둘은 더 이상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오전 8시 40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실험실로 들어와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리고 강의 시간표에 맞춰 각자 강의실로 향했다.저녁 7시. 모든 하루의 강의가 끝나고친구들과의 저녁까지 해결한 유진이 실험실로 돌아왔다.그리고 실험실에서 빠져 나오는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오늘도 실험실 야근?”“네. 교수님이 지시하신 실험결과 모니터 해야해서…”“너무 열심인 거 아니야? 아직 본과도 아닌데?”“뭐… 딱히 할 일도 없어서…”“아니… 가장 즐겨야 할 신입생 입에서… 그럼 선배들이 놀아 줘?”“나중에요. 일단 맡은 일은 끝내고…1학년부터 교수님께 찍히기는 싫어요”“알았다. 말만 해. 그럼 수고!”실험실로 들어온 유진의 눈에 혼자 남은 요스케가 보였다.그리고 유진은 그에게 간단히 눈인사를 했다.그도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작게 끄덕였다.그리고 둘은 더 이상 별 다른 말도 없이 자신들의 일에만 몰두했다.밤 11시. 요스케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직 더 해야 돼?”“아니요. 거의 다 끝났어요”“알았어. 그럼 정리하고 이제 가자”“네”둘은 함께 실험실을 정리하고 그곳에서 나왔다.“실험 결과 보고서 다 작성했어?”“아직 틀만 잡았어요”“그럼 나한테 보내 봐. 가이드 잡아 줄 테니까”“아… 초안부터 박살나는 건가요? 저?”“그럼 좀 잘 해 보던가?”유진이 예쁘게 웃으며
새벽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요스케는 잠시 시계를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오늘도… 일찍 오려나…]무심결에 다시 스며든 기대…순간 그의 얼굴에 비참한 미소가 걸렸다.[진짜… 구질구질 하다… 왜 이래? 왜 이렇게 못 놓는데?]그는 잠시 망설이는 듯 싶더니 결심이 선 듯자리에서 일어나 실험실로 향했다.다시 유진과 마주했다.“오늘도 일찍 왔네…”“아… 네…”자신과 마주치자마자 보이는 어김없이 보이는 유진의 불편한 표정.요스케는 언제나처럼 실험실 구석 테이블에 자신을 숨겼다.그리고 허무했다.[도대체… 뭘 기대한 거지?]사방이 막힌 막다른 골목으로 쫓기는 것 같은 기분…유진은 겁 먹은 형편없는 자신이 또 다시 튀어 나올까 두려웠다.그래서 피하지 않기로 했다.[피할 이유 없어. 난 이 선배와 아무 것도 안 할 거니까…이미 정리도 했고…그리고 이렇게 계속 불편해 할 수는 없잖아.그냥 정면 승부를 보자]유진은 용기를 내서 그에게로 먼저 다가갔다.“죄송해요. 선배 불편하게 해서…”“됐어. 신경 쓰지마”그는 애써 더 무심하게 말했다.그의 무심한 말투가 마치 화난 것처럼 들렸다.유진은 그의 화난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순간 그의 시야에 그녀가 움츠러드는 것이 보였다.평소의 유진이 아니었다.그리고 잔뜩 겁 먹은 그녀를 보자마자 그는 덜컥 겁이 났다.“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어?”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실험실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혹시 배 안 고파?”“네?”“나 아침 먹으러 갈 건데… 갈래?”유진은 잠시 머뭇거렸다.“저… 안 불편하세요?”“안 불편해 하려고…”“죄송해요…근데… 진짜 갈 데가 없어서… 저… 한동안은… 여기 있고 싶어요”“알았어. 그럼… 우리 조금만 서로 편해져 보자.나도 이번 학기가 마지막이라 내가 맡은 실험 논문 자료는 끝내야 하거든…그래서 계속 여기 실험실에 있어야 하니까… 그러니까…밥 정도는 같이 먹을 수 있는 사이 정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