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예전에는 손만 뻗으면 옷을 입혀주고 밥을 떠먹여 주었건만, 이제는 스스로 씻고 많은 일들을 제 손으로 직접 해야 했다. 소승용과 소승아 남매는 점점 짜증이 치밀었고, 심지어 잠자리에 들어서도 불안한 꿈자리에 시달려야 했다.임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도통 잠을 이루지 못했다.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소항이 매우 까다로운 일에 휘말린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왕부를 떠나라고 한 것은, 만에 하나 일이 틀어졌을 때 대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한 대비책이었으리라.경씨 관저로 온 후, 경장명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만 보아도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그들은 애초부터 존귀한 대왕과 왕후 따위가 아니었다. 그저 시류에 떠밀려 내세워진 두 개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니 임설은 실소가 터져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예전에 그녀는 심지어 여황제를 끌어내리는 환상마저 품었었다. 지난 세월 자신들 부부가 겪어야 했던 그 모든 고난을 소우연에게 고스란히 갚아주겠노라고 생각했었다.자신들이 영남으로 쫓겨나 이 꼴이 된 것은 다 소우연 때문이니, 그녀는 마땅히 천벌을 받아야 한다고 여겼다!*계주부의 어느 농가.이천과 심연희 두 사람은 달빛이 어른거리는 창가에 나란히 앉아, 말없이 밤하늘의 달만 바라보고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심연희가 입을 뗐다. “보아하니 소항도 이미 무언가 눈치를 챈 것 같아요.”“말하지 않았느냐, 진이가 소항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다고.”“월왕 전하는 태후 마마께서 소씨 가문과의 핏줄을 조금이나마 마음에 두고 계신다는 걸 알고, 대신해 소항을 한 번 도와주려 했던 걸까요?”이천이 심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마 그럴 테지.”“그럼 당신 부군은 어떠신가요?”“우리가 그자를 살려준다 한들, 그 무리들이 가만두지 않을 게다. 놈들이 그를 처형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구해내지 않는 한 말이야.”심연희는 흠칫 놀라 물었다. “그럼 구해주실 건가요?”“내가 구해낸 것이 아바마마와 어마
경장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부터 그들은 그저 우리와 같은 평민일 뿐이란다.”“어, 어째서요?”“아무튼 이것만 명심하거라. 이 집에서 너는 엄연한 주인이고, 그들은 손님이다. 넌 주인으로서 너그럽게 그들을 대접해야 하고, 손님 역시 마땅히 주인을 존중해야 하는 법이지.”경장명은 그리 말하며, 경풍이라면 이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예전에는 내가 널 너무 소홀히 대했구나. 앞으로는 네 학문을 내가 직접 챙길 것이다. 장차 과거에 응시하거라.”“과거 시험이라니요, 영남에는 과거 시험이 없는 거 아니었나요?”“아니, 상운국의 과거란다.”경장명은 자애로운 손길로 경풍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운국의 과거 시험, 그것은 용강한이 그들에게 영남을 무사히 떠날 수 있게 해주며 약속한 바였다.경풍은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는 마치 하얀 백지장처럼 맑고 순수했고, 경장명은 황제가 이런 백지 같은 아이에게만큼은 기회를 줄 것이라 굳게 믿었다!“상운국이라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곳인가요?”경풍이 물었다.경장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 분들과는 남남이나 다름없단다. 풍이 네가 사람들 앞에서 출세하고 싶다면 내가 도와주마. 하지만 그 외에는 너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이제 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네, 명심하겠습니다, 아버지!”경풍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를 잘 다독인 후, 경장명은 아달에게 경풍을 데려가 쉬게 하라고 일렀다.아달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럼 작은 도련님을 왕후 마마께 모셔다드리…”“그럴 필요 없다.”경장명은 단호하게 아달의 말을 자르곤, 그를 향해 계속해서 명했다. “이제부터 왕후 따위는 없다. 임 부인, 아니 소 부인이라 부르면 된다. 왕자니 공주니 하는 것도 없으니, 그냥 그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거라.”아달은 멍하니 입을 벌렸다. 주인의 입술이 달싹이는 것을 보면서도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마
경풍은 입을 삐죽이더니 아달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경장명을 보자 경풍은 밀려오는 두려움을 주체하지 못한 채, 공손히 큰절을 올렸다. “아버지를 뵙습니다.”책상 앞에 단정히 앉아 있던 경장명은 법도를 어기지 않고 얌전하게 구는 아이를 보며, 마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보는 듯했다.아이는 참으로 고분고분하고 철이 일찍 들은 듯했다.하지만 아이가 철이 들면 들수록, 그의 마음속에는 경풍을 향한 죄책감이 커져만 갔다. 자신을 원망해야 할지, 아니면 경풍의 어미를 원망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일어나거라.”경장명이 담담하게 말했다.경풍은 대답을 하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을 들어 아버지를 바라보았지만, 아버지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늘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그래서 자신이 관저에 있든 없든, 혹은 다른 곳에 인질로 붙잡혀 있든 아버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소씨 가문에 머물던 그 시절, 자신이 그 시간을 어떻게 버텨냈는지조차 모를 지경이었다.생각만 해도 가슴이 욱신거려, 경풍은 조마조마한 눈빛으로 아버지를 잠시 살피다 이내 입을 열었다. “사람들이 그러던데, 아버지께서 저를 부르셨다 들었습니다.”“그래. 앞으로는 다시 돌아갈 필요 없다.”“아달이가 왕자 마마와 공주 마마도 모두 댁에 계신다고 하셨습니다.”“음.”“그럼, 전 이만 두 분께 문안 인사를 올리러 가겠습니다.”여섯 살 꼬마 경풍이 깍듯이 인사를 올리며 막 자리를 뜨려 했다.경장명이 그를 불러 세우고는 경풍의 앞으로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는 아들의 모습에 그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한때 그는 아이의 어미인 몽춘을 증오했기에 아들에게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경장명은 경풍 앞에 쪼그려 앉아 두 손으로 아이의 팔을 붙잡았다. “앞으로는 그들에게 문안할 필요 없다.”“문안을 안 하다니요, 안, 안 됩니다…”경풍은 그들에게 인사를 올리지 않으면 바닥에 짓눌려 말타기 노리개가 되거나, 심지어 일부러 돼지 먹
심연희가 입을 열었다.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지는 않았습니다.”이천은 손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는 관저 문 쪽을 바라보았다. 경장명이 한 여인과 두 아이를 데리고 마차에 오르고 있었다.다만 경장명은 마차에 오르기 전 그들이 있는 쪽을 힐끗 바라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이천이 말했다. “아무래도 무언가 기척을 느낀 모양이구나.”심연희가 그곳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우리가 있는 곳은 어두우니, 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비록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허나…”“허나 무엇입니까?”이천은 심연희의 손을 매만지며 말했다. “내 마음이 영 놓이지 않는구나.”심연희는 검지손가락으로 이천의 가슴팍을 콕콕 찌르며 물었다. “무엇이 걱정이십니까? 저는 이미 아이들의 어미인데, 설마 다른 사내와 도망이라도 칠까 봐 그러십니까?”“우리 연희가 그러지 않을 것이란 건 나도 잘 안다.”“전하는 해가 갈수록 점점 더 속이 좁아지십니다.”이천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그는 근래 들어 도술이나 불법에도 예전만큼 깊이 빠져들지 않았다.“싫으냐?”이천이 물었다.심연희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니요, 평생토록 싫어질 일은 없을 것입니다.”두 사람은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다음 순간 캄캄한 밤하늘 속으로 홀연히 사라졌다.마차 안.경장명은 단정히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방금 전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던 것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설마 이천이 온 것인가? 아니면 심연희도 함께 왔단 말인가?'그렇게 생각하자 그의 마음이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했다.임설은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자신과 아이들을 이전처럼 깍듯이 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경 대인…”임설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경장명은 눈을 뜨지 않은 채 말했다. “부인, 말씀하십시오.”'부인? 존칭마저 바뀐 것인가?'임설은 화를 내려다, 소항이 그녀에
소항은 쓴웃음을 지었다. 어쩌면 임설이 진실을 모르는 편이 차라리 나았다. 그는 임설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다 지난 일이오. 내 마음속에 끝까지 남을 사람은 오직 부인뿐이니, 그 사실만은 잊지 마시오.”“… 네.”임설과 소항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밖에서 하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차와 짐을 모두 준비했다는 뜻이었다.임설이 서재 밖으로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첩들이 하나둘 다가왔다.“왕후 마마, 어디로 가시는 것입니까?”“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다.”“그렇다면 어째서 왕자 마마와 공주 마마마저 함께 데리고 가시는 것입니까? 그것도 깊은 밤중에 말입니다.”임설은 질문을 던진 첩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왜 그러느냐? 나와 대왕 사이의 일을 너희에게 일일이 알려야 할 이유라도 있느냐?”“첩들은 결코 그런 뜻으로 여쭌 것이 아닙니다.”임설은 코웃음을 치고는 하인과 경장명을 데리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나머지 첩들은 임설의 말을 선뜻 믿을 수 없었지만, 무슨 일인지 알 길이 없어 그저 안절부절못했다.그때 소항이 남아 있던 첩들을 불렀다.“대왕 전하…”“너희 중에 춤출 줄 아는 자가 있느냐?”“제가 출 줄 압니다.”“누가 노래를 잘하느냐?”“대왕 전하, 저는 노래와 춤 모두 자신 있습니다.”맹유가 나섰다.소항은 맹유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임설을 제외하고 자신이 유일하게 총애했던 여인이었다. 그가 손가락으로 맹유를 가리켰다.“그렇다면 오늘 밤은 네가 춤을 추어 과인의 눈을 즐겁게 하거라.”뜻밖의 지목을 받은 맹유는 내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아버지께 여러 차례 서신을 보냈지만, 답장이 끊긴 지도 오래였다.이번 기회에 다시 대왕의 총애를 얻는다면, 아버지와 오라버니들도 자신을 전보다 귀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생각에 잠긴 맹유는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소항에게 다가가 가볍게 예를 올렸다.“첩이 정성을 다해 대왕 전하를 모시겠습니다.”“착하구나.”곧이어 소항은 사람을 시켜 술과 안주를 들여오게
“왕후 마마, 그럼 일단 짐부터 꾸리시지요.”송 나인은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딱히 무어라 할 말이 없어, 우선 소항이 당부한 대로 임설을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임설이 송 나인의 손을 꽉 잡았다.“짐은 자네가 대신 챙겨주게. 난 대왕을 뵈러 가야겠네.”“왕후 마마…”임설은 송 나인의 손을 토닥였다.“마음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네. 대왕을 직접 뵙지 않고서는 도무지 마음이 놓이질 않아.”송 나인이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안심하시옵소서. 당장 짐을 꾸리겠습니다.”“그래, 고맙다.”임설은 송 나인의 손을 놓고 서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마차를 준비하라며 막 사람을 보내려던 하인은, 임설이 서재 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그는 서둘러 소항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다.임설은 달빛 아래 서재로 향하는 내내 가슴을 졸이며 마음을 놓지 못했다.서재에 도착했을 때, 마침 경장명이 소항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의자에 앉아 있던 소항이 임설을 보더니 손짓했다.“부인, 이리 들어오시오.”설이 소항에게 다가가자 방 안 바닥에 깨진 유리 조각들이 눈에 들어왔다. 방금 전 이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이 분명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임설은 아무렇지 않은 척 소항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대왕,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입니까?”소항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태연한 척 대답했다.“아무 일도 아니오. 그저 전방의 군무를 새로이 배치하기 시작했는데, 이곳에 있는 것은 안전하지 않을 듯해서 말이오. 그래서 경 대인과 상의해 그를 따라 잠시 몸을 피하라고 한 것이오.” “하지만…”“부인, 이제 아이들은 부인이 맡아 잘 길러주시오. 부디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잘 가르치시오. 소씨 가문의 온갖 규율도, 그 어떤 무거운 짐도, 뼈에 사무친 원한도 더는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마시오.”“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임설은 멍해졌다. 어찌 소씨 가문의 그 깊고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