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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6화

Author: 주 한잔
그는 소녀가 부끄러움과 분노에 몸을 떨며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눈빛에서 연민이 스쳤으나, 차마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심연희가 물러난 뒤, 한참이 지나서야 이천은 정신을 가다듬었다. 묘하게 가슴께가 저릿했다. 손으로 가슴을 눌러가며 고개를 돌리니, 곁에 피워둔 이영이 내려준 향이 은근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과연, 이 알 수 없는 감정이 향의 탓이란 말인가.

……

“아씨, 어떠셨습니까?”

명주는 원치각 뜰을 나서는 심연희를 보고 서둘러 다가와 물었다.

심연희는 입술을 꼭 다문 채 고개만 저었다.

“안 좋으셨습니까?”

“가면서 말하자.”

명주의 마음도 덩달아 무거워졌다. 짐작하건대, 기대했던 답을 듣지 못한 게 분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교은이 책을 안고 다가왔다.

“언니, 이제 집에 가도 되겠습니까?”

“그래.”

심교은은 묻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 여겼다. 상처 난 마음을 괜히 더 건드리느니, 차라리 저택에 돌아가 묻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아까 건양관에서 주… 아니, 여기서는 문 대인이라 불러야지. 문 대인께서 방금 전하셨습니다. 내일부터 과거 시험에 응시하는 학자들이 원하면 서원 강당에서 진시까지 남아 글을 익히다 돌아가도 된다 하셨습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남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심연희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마음은 씁쓸했다. 이천이라는 사람, 어찌 그리도 돌같은 심장을 가졌단 말인가. 정작 자신은 부끄러움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언니?”

심교은은 언니가 넋이 나간 듯한 기색을 보이자 명주를 흘끗 보았다. 명주는 모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녀 역시 방금 심연희와 이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곧 과거 시험이 열리는데… 책운이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심연희가 문득 그의 이름을 떠올렸다.

심교은이 대답했다.

“아예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국자감에서 먹고 자며 공부만 한다 합니다. 그만큼 결심이 단단한 것이지요.”

“그럼 너는?”

“저도 학업을 위해 서원에 들어가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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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92화

    이튿날.심연희와 심교은은 간단한 살림살이를 챙겨 각자 하녀를 데리고 국녀학으로 향했다.정연이 직접 두 사람을 위해 방을 배정해 주었는데, 친자매가 한방을 쓰게 되었으니 서로 다툴 일은 없을 터였다.“감사합니다.”심교은이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자, 정연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고맙다니, 말로만 하면 성의가 없지 않느냐.”심교은이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그럼 어떤 답례를 드리면 좋을까요?”정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올가을 과거에서 좋은 성적만 거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잘 해내겠습니다!”심교은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정연은 흐뭇한 눈빛으로 두 자매를 바라보았다. 머잖아 국공부의 아이들이 시험을 통과해 정식으로 동생이 되고, 이어서 생원과 진사가 되는 날이 오리라.그 한 걸음 한 걸음이 곧 상운국 여인들의 새로운 앞길을 열어 줄 희망이었다. 특히 도문군 같은 인재라면 이번 가을 과거에 급제해 진사가 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더 나아가 전시에서 황제의 점필을 받아 장원, 방안, 탐화에 오르거나 진사가 된다면, 앞날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할 터였다.그래서일까. 정연은 국녀학에서의 하루하루가 힘으로 가득했다. 그 열정은 주진우조차 살짝 질투할 만큼 눈부셨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진우란 늘 말로만 투덜거릴 뿐, 막상 집에 돌아가면 오히려 예전보다 더 다정해졌으니까.진우가 뭐라 했던가.‘이제 벼슬길에 올랐으니, 허튼놈들이 넘보지 않게 조심해야 하오.’정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너희와 오래 함께하지 못하겠다. 내일이면 새로 서원을 맡으실 대인을 맞이해야 하니 준비를 해야지.”“새로운 분이 오신다고요?”정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장 대인께서 건강이 여의치 않아 폐하께서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하셨다. 오늘 아침에야 전해 들은 일이지.”심연희는 속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장 대인의 기력이 그리 약해 보이지는 않았는데.정연은 말을 이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91화

    이천은 쓴웃음을 지으며 한 손으로는 차를 들어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탁상 위의 경전을 펼쳤다. 책에 몰두해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으나, 눈앞에는 자꾸만 조금 전의 장면이 겹쳐졌다.심연희와 경장명이 나란히 걷던 모습, 신이 맺어준 한 쌍처럼 잘 어울려 보이던 두 사람의 그림자였다. 그러나 경장명에게는 이미 통방첩도 있고, 서장자도 있지 않은가.그는 스스로 빚은 단향을 피웠다. 두 시진 남짓 책을 읽다 보니 서서히 피곤이 몰려왔다. 굳이 본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저 서재의 서늘한 침상에 몸을 누이고 싶었다.여름밤이라도 침상은 차가웠다. 그러나 몇 번을 몸을 뒤척여도 잠은 오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몸을 일으켰다. 흠천감을 나온 뒤부터, 예전처럼 흔들림 없는 도심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정녕 내 마음이… 그 아이에게 기운 것일까… 아니면 이 향의 탓일까.’그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여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심연희와 혼인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예전에 심질환을 앓던 이들이 묘사하던 것과 흡사했다. 북을 두드리듯 요동치는 심장, 숨이 막히는 답답함까지. 그는 가슴께를 움켜쥔 채 쓴웃음을 흘렸다.“정녕 병이라도 걸린 것일까.”고작 한 여인 때문에 병이 날 지경이라니.입 밖에 내기만 해도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일이 아닌가.……어전.이영은 늦은 밤까지 등불을 밝히고 오늘 올라온 상소문들을 하나하나 검토했다. 마침내 마지막 장에 도장을 찍고 몸을 일으켰다.오늘 아침, 검오가 와서 전한 말이 있었다. 오라버니께서 며칠간 청수와 경전을 벗 삼아 수양에 들겠다며 휴가를 청하셨다는 것이었다. 분명한 핑계였다. 결국 피하고 싶었던 것이리라.이영은 탁상 위의 상소문 한 통을 집어 들었다. 오늘 올라온 글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볍게 팔을 늘이며 기지개를 켠 뒤, 그 상소문을 들고 금융궁으로 향했다.“폐하 만수무강하시옵소서.”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90화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심연희의 눈빛에는 연민이 어려 있었다. 무엇 때문에 이토록 자신을 괴롭히는 걸까. 마치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 듯, 그의 몸이 무너져 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도 그저 경성의 수많은 귀한 규수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경장명의 감정이 다시 요동치더니, 호흡이 거칠어졌다. 심연희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 부디 흥분하지 마십시오.”“저희는 앞으로 그저 평범한 지기일 뿐, 그 이상은 드릴 수 있는 약속이 없습니다. 저는… 제 일생, 만약 사랑하는 이와 혼인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다시는 시집가지 않을 것입니다.”“그렇다면… 제가 곁에 있겠습니다.”“……”심연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가 말한 곁에 있다는 뜻은 무엇일까. 자신이 시집가지 않으면, 그 또한 평생 혼자 남겠다는 뜻일까?아니면 그녀가 마음을 둔 이의 길을 묵묵히 도와주겠다는 말인가. 알 수 없었다.“이제부터 낭자를 여동생처럼 모시겠습니다. 제게 여동생이 하나 더 생긴 셈이지요.”심연희는 어색하게 미소 지었으나, 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뒤를 흘끗 돌아보며 말했다.“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교은이가 기다리고 있거든요.”“예.”그는 애써 아쉬움을 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순조롭게 풀려간다면, 이제는 매일같이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을 터였다.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마주했건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잔잔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토록 스스로를 낮춰야 겨우 그녀의 연민을 얻는다는 사실이 가슴을 저몄다. 그는 지금 도박을 하고 있었다. 이천이 끝내 속세의 정에 무심하다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진 것이었다.심연희는 경장명과 작별을 고하고 자신의 마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차에 오르자 심교은이 다급히 말했다.“아까 천왕 전하께서, 언니와 경 대인이 나란히 걷는 걸 보셨습니다.”“언제 보셨다는 것이냐.”심연희는 허탈하게 웃었다. 그야 조금 전이었을 터.“그분께서… 무슨 반응이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89화

    “아닙니다, 경 대인.”“저희는 이미 파혼을 했으니, 더는 서로 왕래할 이유가 없습니다.”경장명이 한 걸음 다가서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폐하께서도 남녀평등을 권하셨습니다. 훗날 조정에 나아가 함께 벼슬을 할 수도 있는데, 남녀가 지기로 지내는 것이 어찌 부당하단 말씀이십니까. 그저 혼약이 깨졌을 뿐인데, 어째서 다시는 만나선 안 된다고 하시는지요?”그가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자, 심연희는 미약하게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다.“대인을 그토록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혹은 그 분이 저를 거절할까 두려운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제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앞으로 그저 가을에 있을 과거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싶을 따름입니다.”“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비록 자신은 옛날에야 탐화랑에 머물렀지만, 걸어온 길이 있었고, 그녀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경험도 많았다.심연희가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경장명이 먼저 말을 이었다.“반드시 돕겠습니다, 낭자. 제가 대인이라 불리지 못하고, 오라버니라 불러 달라던 그날, 낭자께서도 저를 오라버니라 부르지 않으셨습니까.”그 말에 심연희는 문득 지난날을 떠올렸다. 파혼을 하던 날, 앞으로는 형제처럼, 지기처럼 지내자던 그의 말을 그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무심코 그를 오라버니라 불렀던 기억을 그녀는 잊을 수 없었다.경장명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앞날이 어찌되든, 낭자에게 도움이 되어드리겠습니다. 학문이든, 낭자 마음이 향한 이든, 그 모든 길에서 말입니다.”“만일 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요?”경장명은 쓸쓸히 웃었다.“그래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서원에 나와 낭자를 찾아뵐 것입니다.”“만약 제가 아예 만나 뵙지 않고, 차갑게 대한다면요?”그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눈빛이 부서질 듯 흔들리고, 숨결마저 거칠게 요동쳤다.“경 대인, 괜찮으십니까?”심연희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다가서며 다급히 물었다.경장명이 가슴께를 움켜쥐고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88화

    “대인, 괜찮으십니까?”심연희는 경장명의 얼굴이 창백해진 것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병은 정말 다 나으신 겁니까?”경장명은 자신을 향한 그녀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작은 온기는 마음을 건드렸지만, 그것 하나로는 결코 자신을 지탱할 수 없었다.“…아직 다 나은 건 아닙니다. 어쩌면 이 생이 다하도록 다 낫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그럴 리가 있습니까? 폐하에게 부탁하여 태의원 어의에게 다시 진찰을 받아보심이 어떨까요.”경장명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미 태의를 불러 진맥을 받았습니다. 심각한 병은 아니니 염려 마십시오.”마음의 병은 죽을 만큼 큰 병은 아니다. 다만 사람을 잠식하고 괴롭힐 뿐이었다.심연희는 무어라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혹시… 저 때문입니까?”“아…”그가 어찌 솔직하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다음에 그녀를 다시 보지 못한다면, 그때는 무얼 붙잡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경장명은 곧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제가 그리 약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정말입니까?”“물론입니다.”심연희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조심스레 말했다.“사실 저희 둘은 이미 혼약을 파기했으니, 다시 마주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대인께서도 아시다시피, 세상 사람들은 저희 파혼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저를 찾으신다면, 오히려 경 대인께 흠이 있다고들 할 것입니다.”“저는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경 대인께서는 상관치 않으셔도, 결국 혼담이 다시 오가게 되실 터인데, 그때 남들이 묻는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경장명은 쓸쓸히 웃었다.“다시는 혼담을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그의 대답에 심연희는 문득 떠올렸다. 그가 예전에 무릎 꿇어 혼약을 파기하지 말라 애원하던 모습을 말이다. 자존심을 내려놓은 채 애달픈 눈빛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던 그 순간을 그녀는 잊을 수 없었다.심연희는 입술을 떨며 물었다.“경 대인, 다시 혼담을 받지 않겠다고 하시면서, 파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87화

    그가 웃었다. 네가 잊은 것이냐, 아니면 또 속이는 것이냐 하고 묻는 듯한 표정이었다.심연희는 그 웃음을 보고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네, 당연하지요.”경장명은 마침 국녀학의 학자들이 삼삼오오 나오고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이곳에 서서 말하기도 어색하니, 길을 걸으며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습니까?”그가 옆의 넓은 길을 가리켰다.심연희도 여기 서 있는 것이 썩 편치 않아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나란히 길을 걸었다. 국녀학을 벗어나 다른 학자들과 멀어지자, 경장명이 뒤를 돌아보았다. 마침 이천과 검오가 국녀학에서 나오고 있었고, 그 역시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경장명은 못 본 체하며, 곁의 소녀만 바라보며 물었다.“오랜만이군요. 그간 평안하셨습니까?”“네, 그럭저럭 잘 지냈습니다.”심연희가 짧게 대답하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덧붙였다.“경 대인께서는 어떠하십니까?”그는 사실 좋아 보이지 않았다.경장명은 옅게 미소 지었다.“네, 병을 좀 앓았습니다만, 지금은 다 나았습니다.”“어쩌다 병이 드신 겁니까?”말을 꺼내고 나서야, 심연희는 스스로 놀랐다. 설마 혼약 파기 때문이란 말인가.경장명은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말했다.“사람이라면 누구나 병에 걸리는 법이지요.”어찌 그녀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혼약이 파기되고 난 뒤, 병이 깊어진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말이다.그 병은 다름 아닌, 상사병이었다.심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단지 그녀가 보고 싶어서일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경장명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기억하십니까? 그때 약속했던 것 말입니다. 혼약은 파기했어도, 우리는 형제 같고 지기 같은 사이라 했지요. 그래서… 안부도 묻고, 또 요즘 마음이 편안하신지 여쭙고 싶었습니다.”마음이 편안하냐고… 세상에 그렇게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던가.아니, 어쩌면 유독 자신에게만은 그런 날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이천, 그는 너무도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었다.“무슨 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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