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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2화

Author: 주 한잔
장소검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딱히 할 말은 없소. 지금 자네가 황제 폐하의 중용을 받으니, 이 또한 복이 아니오.”

소열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장소검이 일어나 떠나려 할 때, 소열이 그의 손을 붙잡았다.

“내가 혹시...”

“검오!”

장소검은 소열이 미처 내뱉지 못한 말을 막았다. 그는 소열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한 형제요. 우리는 서로의 마음과 비밀을 알고 있소. 우리 두 사람 중, 황제 폐하 곁을 지킬 이는 분명 있어야 하지 않겠소!”

소열이 말했다.

“그것은 자네가 될 수도…”

“아니오. 나는 장혁, 우문월과 협력하여 이토록 많은 일을 벌였소.”

그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 게다가 그는 흠천감에 야밤에 침입했으니, 이 몸으로는 더 이상 황제를 수호하는 장수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그는 소열을 바라보며 말했다.

“설령 자네가 나와 옷깃을 잘라 의를 끊는다고 해도 괜찮소.”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오!”

장소검은 웃으며 소열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떤 말은 영원히 입 밖에 내서는 안 되는 법이었다.

장소검이 곧 이명이고, 이명이 곧 장소검이었다.

일품루를 나선 장소검은 마차에 막 올라타자마자 한 모금의 피를 토해냈다. 그는 손수건으로 핏자국을 닦았다. 이 피는 그가 흠천감에 야밤에 침입했을 때 겪었던 진법의 잠식 때문이었다.

……

소열은 창가에 서 있었다. 장소검이 마차에 오를 때 가슴을 살짝 움켜쥐는 동작에서 소열은 장소검의 심맥이 어느 정도 손상되었음을 직감했다.

흠천감이 어떤 곳인지는 그들 암위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열 자신이 흠천감에 갔을 때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니 소열 역시 명이 바뀌고 명운이 특별한 사람일 터였다. 그래서 그가 바로 진짜 이명이라는 말이었다.

장소검, 장소검... 그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소열은 고민으로 미간이 찌푸려졌고, 장소검의 마차가 떠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

이천과 주익선의 신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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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921화

    소열이 대답했다.“아니오. 황제 폐하 곁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폐하를 위해 힘쓰고 있소. 나는 그저 겉으로 드러났을 뿐이오.”“다른 사람들은 내 알 바가 아니오.”장소검은 웃으며 소열을 바라보았다.“우리 두 사람은 살육의 길을 함께 걸어왔으니, 나는 오직 자네가 황제 폐하를 위해 힘쓸 수 있는지 그것만 중요하게 여길 뿐이오.”“당연히 그럴 수 있소.”장소검은 고개를 끄덕였다.장혁과 우문월의 사부 관련 문제가 해결되면, 운이 좋다면 그는 관직을 빼앗기고 다른 직로 좌천될 것이고, 운이 나쁘면 죽임 당하거나 아니면 영남 같은 곳으로 쫓겨나 농사나 짓게 될 터였다.소열은 장소검을 바라보며 그의 마음속 고통을 이해했다.장소검이 검육이든, 장소검이든, 심지어 이명이든 상관없이 소열은 그를 믿었다. 그는 황제를 배신할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소열 혼자 믿는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얼마 지나지 않아 정복이 주점에서 술안주를 사 가지고 돌아왔다. 오리구이, 땅콩, 냉채 족발 등 술 마실 때 즐겨 찾는 안주들이었다.두 형제는 술 두 잔을 마신 후, 장소검이 더 마시는 것을 거절했다.“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정신이 흐릿해진다는 것을 자네도 알지 않소.”“그것은 바깥세상에서나 그럴 뿐이오. 자네와 나는 형제로서 서로 분별할 필요가 없소. 설령 자네가 이명이라 할지라도 내 마음속에는 영원히 검육일 뿐이오. 우리는 생사를 함께했으며, 우리의 목적 역시 하나로 일치하오.”소열이 단호하게 말했다.장소검이 입을 벌렸다.“내가...”“아니오.”“아니면 내가 자네의 비밀이라도 캐낼까 두려운 것이오?”소열은 일부러 자극하는 말을 던졌다.그는 장소검이 분명 무언가를 자신에게 숨기고 있다고 느꼈다. 특히 이명 건에 대해서는 너무 빨리 인정했으며, 심지어 특별히 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소열이 기억하는 형제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어젯밤 황제가 그에게 본래 성씨를 물었을 때, 그는 자신이 본래 이 씨, 양 씨, 화 씨, 정 씨 등 여러 성을 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920화

    금슬 좋은 아름다운 한 쌍을 바라보며, 이육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천에게 말했다.“몇 년 전, 천이 너는 바깥을 운유하였지 않느냐. 이 아비가 네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나, 이번에 네가 연희를 아내로 맞았으니 이 아비가 하고픈 말이 몇 마디 있다.”이천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마주 잡으며 아뢰었다.“바라건데, 제게 가르침을 내려주십시오.”심연희는 이천이 무릎 꿇는 것을 보자 그 뒤를 따라 함께 꿇어앉았다. 두 젊은 부부는 소우연과 이육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이육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일으켜 이천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고, 소우연 역시 심연희를 부축해 일으켰다.“부부의 도리는 서로에게 더욱 마음을 쓰는 것이다. 상대방이 겪는 어려움을 가여이 여기고, 서로 함께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이 세상에 여한이 없을 것이다.”이육진이 말했다.“명심하겠습니다.”심연희가 답했다.“그렇다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잠시 후 청계곡으로 돌아갈 것이다.”이천은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물었다.“외삼촌께서는 돌아오셨습니까?”“아직이다. 소식이 없구나.”“예.”이천은 속으로도 짐작했다. 용강한은 분명 환영 속에서 경장안에게 도술을 가르쳤던 진 도사를 찾아 나섰을 터였다.……일품루.장소검은 장혁, 우문월과 일품루에서 차를 마시기로 약속했다.점원이 물러난 후, 장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자네, 결국 실패했다는 말이오?”장소검은 웃으며 답했다.“나는 이미 검 대인에게 주시당하고 있었소. 그러니 단기간에 그 금서를 훔칠 방도는 영영 찾지 못할 것이오.”이어서 장소검은 황제의 뜻에 따라 장혁, 우문월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게다가 오늘 아침 조회에서는 새로운 이름을 하사받은 검오가 금의위 부도독이 되었고, 장소검 손에 있던 권력은 이미 허수아비 신세가 되었다.황제가 장소검을 남겨둔 것은 다만 장소검을 통해 소위 '사부’라는 자의 문하생들을 더 많이 캐낼 수 있을지 보고 싶었던 것뿐이었다.장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우문월과 눈빛을 교환한 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919화

    “아니, 혹여 오라버니를 못 찾더라도 오히려 그분의 행방만 노출시키는 격이 될 수 있으니,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가 없네요…”“모두 연이 네 뜻대로 따를 것이다.”방 안에서 대화하는 소리를 들은 간석과 함향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선황 폐하, 태후 마마, 세숫물을 준비했습니다.”“음, 물러가거라.”“예.”간석과 함향은 황급히 물러났다.이육진은 평소처럼 소우연이 스스로 세수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말하기로는, 지금 공무를 처리할 일이 별로 없으니 남은 생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아내만을 사랑하고 싶다고 했다.이렇게 해야 이번 생뿐 아니라 다음 생에서도 소우연이 다른 사내의 자잘한 애정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 했다.소우연은 이육진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의 시선과 마주치자 입을 열었다.“질리지도 않으세요?”“무엇이 질린다는 말이냐? 나에게 질렸단 말이냐?”소우연은 살짝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이육진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가 감히 질려 했다가는 용강한이 당장 나서서 그를 죽일 게 뻔했다!세수를 마친 두 사람이 방에서 나왔다.밖에는 나무 그림자가 흔들리고 바람 소리가 몹시 커서 마치 비가 내릴 것 같았다.“점심 식사 후 우리는 바로 떠날 것이다.”이육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일까지 기다렸다가는 분명 비가 내릴 터였다.소우연이 '네' 하고 대답했다.함향이 다가와 말했다.“기 나인이 말씀하기를, 전하와 왕비마마께서 점심 식사 후 물고기를 구경하러 가셨다고 합니다. 제가 가서 알려드려야 할까요?”“그럴 필요 없다. 다른 이들을 짐짓 불편하게 할 것 없지 않느냐. 게다가 오늘 이후 그 두 사람이 잘 지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녀는 예전에 시어머니에게 시집살이를 당하지 않았으니, 지금 시어머니 노릇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어떤 일도 아이들이 기쁘고 행복한 것보다 중요하지 않았다.“예.”두 사람이 식당에 도착하자 음식이 상에 올랐고, 절반쯤 먹었을 때 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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