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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4화

Autor: 주 한잔
세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며 술잔을 기울였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조삼의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로 옮겨갔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용강한이었다.

“청 할멈에게 해산을 맡겨선 안 되겠습니다. 손홍의 산파를 바꿔야겠습니다.”

이육진이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 여자가 말을 듣지 않으면 어찌하시겠습니까?”

용강한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남의 생사에 함부로 끼어들고 싶지 않지만… 이 일은 지부 대감이 직접 처리하게 하는 편이 가장 깔끔하지 않겠습니까.”

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대인께서 직접 한 번 다녀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그때였다.

이육진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롭게 번뜩였다. 그는 유명계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움직이는 것을 감지했다.

이육진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명계에 이변이 생긴 듯하네요. 잠시 다녀와야겠습니다. 이곳의 일은 대인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는 용강한을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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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9화

    이진이 살짝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나중에 아바마마께서 오시면 양 장군의 기강을 좀 단단히 잡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고집불통 늙은이처럼 그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으면서, 정작 백성들을 위해선 아무 일도 안 하잖아요.”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익선이는 어딨니?”“익선이야 뭐, 당연히 양 장군을 찾아갔죠.”모녀는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선약방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폈다.다음 날.소항이 운하 군영으로 친히 행차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소우연에게 줄 많은 먹거리와 옷가지를 직접 챙겨왔고, 이진마저 일부러 다른 곳으로 떼어놓았다.소우연은 약초를 정리하는 데 몰두할 뿐, 소항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소항은 그저 묵묵히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나서야 마침내 참지 못한 그가 소우연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가 채 입을 떼기도 전에, 소우연이 싸늘하게 내뱉었다.“길 비키세요.”소항이 화들짝 놀라며 길을 내어주었다.“내, 내 이제 왕부로 돌아가려 하오. 이곳에서 필요한 것이 있거나 혹여 불편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양세봉을 찾으시오.”소우연은 짧게 냉소를 흘리며 그를 힐끗 한 번 쳐다보고는 곧장 다시 제 할 일에 몰두했다.소항이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다시 그녀를 쫓아갔다.“당신은 정말이지 내게 티끌만큼의 마음도 없는 거요?”“아직도 모르시겠어요?”소항이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소생 같은 자는 대체 왜 좋아하는 거요?”“전하는 그 사람 발끝에도 못 미치십니다.”“감히!”소항이 마침내 억눌렀던 화를 터뜨렸다. 그가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자, 소우연 역시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맞받아쳤다.“왜요? 그 알량하고 우스운 권력이라도 동원해서 절 겁박하시게요?”“만약 그렇다 하면 어쩔 테요?”“그러시겠다고요?”그녀의 눈빛에는 오직 경멸만이 가득했다. 소우연은 매몰차게 몸을 돌려 다시 제 일에 집중하며 그를 철저하게 무시했다.소항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저 가냘픈 뒷모습을 보며, 그녀가 진정 자신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8화

    용강한의 두 눈이 반짝였다.“오, 그럼 연아, 어디 한 번 말해 보겠느냐? 나의 어떤 점이 그리 재미있다는 것인지.”“지금 이 모습이 아주 재미있어요.”용강한은 고개를 가볍게 내저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하지만 자신이 물었음에도 소우연이 더는 입을 열려 하지 않자, 그 역시 굳이 더 캐묻지 않았다.“그만 드시고, 이거 같이 드세요. 달콤한 거니까.”소우연이 그의 손에서 반쯤 남은 만두를 쏙 빼앗고는, 달콤한 다과 한 조각을 그의 입에 먹여 주었다.용강한은 다과를 받아 물고서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영남에 머무는 요 며칠간 연이가 먹는 음식들이 너무 형편없긴 했다.“앞으로는 내 최대한 네게 맛있는 것을 챙겨다 주마.”용강한이 웃으며 말했다.소우연이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걱정 마세요. 아마 오라버니가 문산으로 떠나고 나면, 그자가 이곳으로 맛있는 음식들을 끊임없이 보내올 테니까요. 어쨌든 그때쯤이면 제가 이틀이나 거친 음식을 먹은 뒤일 테니, 자신에게 감지덕지할 거라 착각하고 있겠죠.”용강한이 허허 웃음을 터뜨렸다.“그걸 우리 연이가 다 꿰뚫어 본 게냐?”“그럼, 오라버니도 그렇게 생각하셨던 건가요?”“그자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보이지 않고서야, 어찌 연이의 환심을 살 수 있겠느냐?”소우연이 그를 살짝 흘겨보았다.“지금 저를 놀리시는 거예요?”용강한이 고개를 저었다.“아니다.”“앞으로 대략 얼마나 더 걸릴까요?”“연이는 이제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싶은 게로구나?”“네. 저희도 이렇게 버티고 있는데, 하물며 백성들이라고 오죽하겠어요? 이곳이 진정으로 뒤집혀야만 모두가 마음 푹 놓고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을 테니까요.”“금방 그리될 것이다.”용강한이 다독이듯 말했다.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물었다.“문산에 가시더라도 이곳에 자주 오실 텐데, 소항에게 들키지는 않을까요? 만약 들켜도 정말 괜찮은 거예요?”용강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소우연은 흠칫 놀라 입술을 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7화

    그가 방을 나선 지 반 각도 채 되지 않아, 밤하늘을 가르며 경장명이 질주하듯 날아왔다.용강한의 앞에 사뿐히 내려앉은 경장명은 이미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영력을 과하게 쓴 기색이 역력한 채로 가쁜 숨을 몰아쉬던 그는 용강한을 향해 포권하며 인사를 올렸다.“용 대인.”용강한이 담담히 물었다.“소항이 나를 문산으로 보내려 하느냐?”경장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강한이 이 정도까지 짐작하고 있으리라는 건 그에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소항에게는 이 일을 점을 쳐본 후에 결정해야 한다고 둘러대어 허락을 받아두었습니다. 이제 대인께서 어찌 분부하실지에 달렸습니다.”“가야지. 당연히 갈 것이다.”경장명은 내심 짐작은 하고 있었으나, 용강한이 이토록 순순히 가겠다고 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럼 황태후 마마는 어찌한단 말인가?“다음 단계는, 네가…”용강한이 경장명에게 손짓했다.경장명이 귀를 가까이 가져갔다. 용강한이 무어라 은밀히 지시를 내리자, 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틈틈이 실행 방법에 대해 묻기도 했다.용강한이 몸을 뗐다.“더는 용무가 없으니, 이만 돌아가거라.”경장명이 다시 포권했다.“예, 하오나…”“무슨 일이지?”“황태후 마마 건입니다. 대인께서 문산으로 가신다면, 소항 그자가 또다시 군영으로 돌아와 마마를 성가시게 굴지도 모릅니다. 그리되면…”용강한이 엷은 미소를 지었다.“상관없다. 내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폐하께서 곁에 있을 테니.”경장명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머뭇거렸다.“그, 그래도 소항이 아무리 미련하다 한들, 대인께서 문산처럼 먼 곳에서 매일같이 군영을 오가신다면 정체를 숨기기 어려우실 텐데요. 태상황 폐하 건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두 분의 진짜 정체를 눈치채지 못한다 해도, 절대 두 분을 살려두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용강한은 여전히 가벼운 미소를 띤 채 대꾸했다.“우리를 품을지 말지는 그자가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경장명은 원래 이런저런 계책을 더 진언하려 했으나, 태연자약한 용강한의 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6화

    용강한이 이번에 직접 나선 데에는 어느 정도 분풀이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소항 같은 자가 너무나도 추잡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소우연이 머물렀던 곳에 감히 그런 더러운 자를 머물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소우연이 말을 이었다. “그자는 아마 그것을 천재지변이 아니라, 영남이 자신에게 내린 길조라고 굳게 믿고 있을 거예요. 어쨌든 이제 막 대왕의 자리에 올랐으니, 영토를 넓히고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영웅 같은 제왕이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을 테니까요!”“그거 참 잘됐구나. 기대가 클수록 그 꿈이 산산이 부서졌을 때의 절망도 더욱 클 테니 말이다.”“오라버니에게서 갈수록 사람 냄새가 짙어지는 것 같네요.”용강한이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다 물었다.“그래? 연이는 나의 이런 인간미가 마음에 드느냐?”“좋아요. 늘 구름 위에 계신 것처럼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오라버니를 드디어 제 곁으로 끌어내린 것 같아서요. 이제야 우리 둘이 같은 세상에 발을 딛고 서 있는 기분이에요.”“같은 세상에?” 용강한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하여 이제야 같은 세상에 있다는 게냐?”소우연이 손을 뻗어 그의 뺨을 살며시 어루만졌다.“오라버니는 모르실 거예요. 예전 제 눈에 비친 오라버니는 언제나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을 만큼 고결하고, 아득히 높은 곳에 계신 분이었어요. 마치 사람이 아닌 신처럼 느껴질 정도였는걸요.”“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저뿐만이 아니에요. 수많은 백성의 눈에도 오라버니는 늘 상운국을 묵묵히 지켜 주는 수호자였어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신과 같은 존재였죠.”“연아…”소우연이 섬섬옥수로 그의 입술을 살며시 막았다. “그건 모두 과거의 일이라는 거 알아요. 오라버니는 이번 생에 저를 위해, 그리고 상운국을 위해 이미 너무도 많은 것을 내어주셨지요. 그 대가와 고통을 제가 다 지켜보았는걸요. 그러니 그건 다 지난 일이에요. 지금의 오라버니는 비록 예전보다 조금 더 속된 모습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눈가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5화

    소 대장은 왕부 옆문에 서서 경장명의 마차가 점점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경장명이 진 도사의 마지막 제자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고, 경장명이 영남에서 가장 도가 깊은 사람이라는 것 또한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그가 남긴 말은, 소 대장에게는 의문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매우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사람이든 일이든, 편견을 품지 말거라. 그러면 운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소 대장이 나지막이 되뇌었다. “경 대인이 나에게 뭔가를 일깨워 주려 하신 걸까?”“그럼 그동안 내가 경 대인을 대하는 태도가 좀 좋지 않았던 건가? 그저 순수하게 나더러 그분께 예의를 갖추라고 일러 주신 걸까, 아니면 모든 사람에게 그리하라는 뜻일까?”소 대장이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을 때, 문지기가 걸어 나왔다. “오늘 밤은 왕부에서 묵으실 것입니까, 아니면 다시 돌아가실 것입니까?”소 대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연히 왕부에 있어야지. 요즘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사실 그리 태평하지가 않아.”문지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인께서도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항상 대왕의 안위를 지켜야 하니 말입니다.”“그러게 말일세. 지난번 자객 사건도 아직 아무런 실마리가 없는데, 오늘 밤은…”“혹 오늘 밤에도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문지기가 흥미로운 듯 물었다.그는 대왕께서 오늘 어찌하여 그토록 서둘러 왕부로 돌아오셨는지, 또 어째서 안색이 저리 어두우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심기가 편치 않아 보였는데 말이다.소 대장은 입을 열려다가, 이 일은 문지기가 알아도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문득 경장명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말이 떠올랐다.“이 일은 왕부의 중대한 일이니,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다.”그제야 문지기는 정신을 차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 대장과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하지만 오늘 소 대장의 기색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평소라면 이런 하찮은 이야기를 길게 나눌 리 없거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4화

    경장명의 물음에 소항은 잠시 침묵에 잠겼다.경장명이 계속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물었다. “혹 신이 대왕의 근심을 나누어 질 수 있을는지요?”소항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지경이었다.그는 경장명을 바라보았다. 이자는 이미 자신에게 투항해 온 몸이지만, 정작 그는 여태 경장명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꿰뚫어 본 적이 없는 듯했다.경장명이 자신에게 있어 하찮은 존재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어쨌든 그는 진 도사가 친히 지목한 군대 책사였으니까.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심복이라 할 수 있느냐 하면, 소항은 늘 경장명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잠시 고민하던 소항이 입을 열었다. “그자는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니, 그를 문산으로 보내 자리를 지키게 한다면 과인도 한결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흥, 말은 참 그럴듯하게 하는군.’소항은 분명 황태후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이 일을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오? 어째서?”“이휘라는 자는 옛적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자입니다. 필시 큰 재능을 지닌 사람일 터인데, 대왕께서 그를 문산으로 보내신다면 온당치 않을까 염려됩니다.”소항이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재능이 크다면 더더욱 경험을 쌓아야 하는 법이다. 그대도 이 점을 잊지 말거라, 그자는 뇌물을 받아 부패를 저지른 죄로 영남에 유배 온 자다. 과인은 그 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니, 이 사람이 정말로 쓸 만한지 시험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경장명은 미간을 찌푸렸다.용강한처럼 대단한 인물을, 네가 시험해 볼 필요가 어디 있단 말인가?물론 소항이 무슨 생각을 하든 경장명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다만 소항이 내리는 결정이 용강한의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그것이야말로 그가 신경 쓰는 부분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경장명이 말을 이었다. “대왕, 그자를 시험하는 것은 필요합니다만…”“무엇 때문에 그러느냐?”경장명도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아예 손가락을 짚어 점을 치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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