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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Autor: 주 한잔
“내일 임 어의를 다시 모시는 게 어떨까요?”

소우연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애교 섞인 말투엔 묘하게 은근한 뉘앙스도 감돌았다.

이육진은 문득 지난번 일을 떠올렸다.

그녀와의 내기에서 이기면, 그가 원하던 방식대로 그녀가 먼저 다가와 주기로 했던 것.

그는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그때처럼 해 준다면 생각은 해 보지.”

“그때처럼…?”

소우연의 두 볼에 붉은 기운이 번졌다.

처음만 해도, 이육진은 그렇게 대담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책에서 어디까지 배웠는지, 그녀를 애무하는 손길도 능숙했고.

이젠 아예 그녀가 먼저 다가와 주길 바라고 있었다.

“어떻느냐, 해 줄 수 있겠느냐?”

이육진이 능청스럽게 웃으며 묻자, 소우연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기를 갖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게요.”

이튿날 정오 무렵, 소우연은 진우를 보내 임 어의를 모셔오게 했다.

마침 이육진도 막 궁으로 돌아온 참이었고, 임 어의는 이미 이당에 도착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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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0화

    용강한의 설명이 끝나자 이진은 다소 흥분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좋았어! 언젠가 나도 세작이 되어 활약해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오다니!”주익선은 이진의 기뻐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아주 막중하고도 힘든 임무야. 절대 정체를 들켜서는 안 돼.”“그럴 리가 있겠어? 설마 우리가 이 영남 땅까지 겁도 없이 들어왔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할걸?”“그건 모르는 일이지.”옆에서 듣고 있던 용강한이 담담하게 말을 보탰다.“매사에 신중해서 나쁠 건 없다.”“외삼촌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저도 꼭 명심하고 조심하겠어요.”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진이 다시 물었다.“그런데 외삼촌, 혹시 우리가 더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큰일을 도모하려면 비둘기를 날려 소식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요…”아차 싶었다. 그들은 이번에 급히 나오느라 전서구를 챙겨오지 못했다. 진우 일행에게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영남을 드나드는 길목은 감시가 삼엄해 눈에 띄지 않기가 무척 어려웠다.용강한은 이진이 걱정하는 바를 꿰뚫어 보고는 부드럽게 말했다.“그 일은 이미 폐하와 논의를 마쳤느니라. 당분간은 영이나 천이에게 알릴 필요 없다. 이깟 좁은 땅덩어리 일쯤은 우리끼리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니!”용강한의 단호한 말투에 이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투지를 불태웠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좋아요! 저희가 직접 이곳을 평정해 버리자고요!”이진은 고개를 돌려 주익선을 바라보고는, 다시 용강한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외삼촌, 모든 계획을 자세히 들려주세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알고 싶어요!”의욕에 넘치는 이진의 모습에 용강한도 흐뭇함을 느끼며 그간의 구상을 아낌없이 털어놓았다.“이리 들어보니 정말 가능하겠는데요! 그 소항이라는 자는 그저 소씨 가문이라는 배경만 믿고 글이나 좀 읽었을 뿐인 것 같아요. 실상은 경성의 세가 공자들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위인이 분명해요!”용강한이 옅은 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9화

    “살펴 가십시오.”“별말씀을요.”용강한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하얀 도포 자락이 유려하게 흩날렸다. 설백의 긴 머리카락이 춤을 추듯 휘날리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신비로운 화본을 펼쳐 놓은 듯했다. 그 고결한 자태에 소우연은 자신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연아…”이육진이 입술을 달싹이며 불만스러운 기색으로 그녀를 불렀다. 소우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채 용강한이 떠난 방향만 멍하니 바라보자, 그가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연아, 용 대인은 이미 갔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우연이 이육진을 돌아보았다.“폐하는 참으로 질투쟁이이십니다. 오라버니께서 아시면 창피해서 어찌하려고 그러십니까?”“연이 네가 내 체면을 깎아 먹을 리 없지 않느냐.”“그야 당연히 아니지요.”“그렇다면 연이 네가 내 체면을 지켜줄 것인데, 그자가 내 질투를 어찌 알겠느냐?”소우연은 할 말을 잃고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오라버니를 본 게 아니라, 변장은 하셨어도 저 머리카락 때문에 의심을 사지 않을까 걱정되어 그랬습니다.”“백발 말이냐?”“예!”소우연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육진이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현감 노릇을 하며 실적을 내느라 머리를 싸매다 보니 일찍 희어졌다고 하면 될 일이다.”“하지만 오라버니의 머릿결은 신선처럼 매끄러운 설백색이지 않습니까. 군데군데 희끗희끗한 것과는 천지차이입니다.”“지금 저렇게 가냘프고 유약해 보이는 모습인데, 어디를 봐서 비바람을 호령하던 흠천감의 감정이라 하겠느냐.”소우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더는 대꾸하지 않았다. 이육진이 웃으며 문과 창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우리도 씻고 일찍 쉬는 게 어떻겠느냐?”“그리하시지요.”이육진은 소우연의 손을 잡고 세면대로 향했다. 두 사람은 얼굴에 붙였던 인피면구를 떼어내고 본래의 얼굴을 드러냈다. 이육진은 소우연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이십 대 중반의 여인이라 해도 믿을 만큼 세월의 흔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미모였다.그는 구리거울 앞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8화

    문득 싸늘한 냉기가 몰아쳤다.소우연이 가슴을 쓸어내린 찰나, 하얀 그림자가 눈앞을 스치더니 어느새 용강한이 그들의 침상 머리맡에 서 있었다. 깜짝 놀란 소우연은 벌떡 일어나 이육진을 밀쳐내고 자리를 잡았다.“어찌 오셨어요?”두 사람이 다정하게 맞붙어 있는 모습에도 용강한의 표정에는 별다른 기색이 없었다. 그는 그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방금 소항과 소 대장이 객줏집을 떠났다.”품 안이 허전해진 이육진은 용강한의 예의 없는 태도를 탓할 겨를도 없이 몸을 일으켰다.“무슨 변고라도 생긴 것입니까?”“아니,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오늘 제가 연이와 나누었던 대화에 대해 다른 이견이 있으십니까?”이육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에게 이견이 있을 리 있겠는가? 용강한이 낸 그 고약한 꾀를 소우연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하는데 말이다.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아도, 소우연이 의술을 펼치며 소항의 의원영에 잠입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아주 영리한 수였다. 그저 꽃처럼 머물며 두 사람 사이에서 보호만 받는 것보다, 제 몫의 힘을 보태는 것이 소우연에게는 훨씬 행복한 일임을 알기 때문이었다.이육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연히 이견은 없습니다.”“좋습니다. 그럼 앞으로의 방책을 함께 맞춰보면 좋겠습니다.”“그리하시지요.”세 사람은 방 한가운데 있는 원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우연은 두 사람을 위해 차를 따랐다.“제가 진법을 펼쳐 두었으니, 감시하는 자들이 이상을 눈치채지는 못할 것입니다. 누군가 다가오면 즉시 알아챌 수 있으니 마음 놓고 말해도 좋습니다.”목소리를 죽여가며 소곤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용강한의 배려였다. 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아까 연이에게도 말했지만, 남강의 일을 굳이 영이나 천이에게 알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끼리 소항의 세력을 고립시켜 와해시킨 뒤 그 자리를 대신하고, 연이를 남강왕으로 세워 상운국에 항복하는 형식을 취하면 될 일이지요.”“또한, 이곳 백성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7화

    “맞아요, 폐하 말씀이 옳아요.” 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따지고 보면 소항과 그 무리는 오합지졸에 불과했다.소우연이 이육진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뗐다. “설령 오합지졸이라 해도, 그들이 난을 일으킨다면 결국 백성들과 전장에 나선 군사들이 피를 흘리게 될 수도 있어요.”“그렇기에 나와 용 대인이 하려는 것은 소항을 고립시켜 힘을 빼앗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 백성들은…” 거기까지 말한 이육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물렸다. 소우연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이곳 백성들은 대개 과거 이곳으로 유배된 죄인들이지 않습니까. 죄를 지어 이곳까지 흘러와 벌을 받은 사람들이지요.”“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그는 아주 인내심 깊은 태도로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려 주었다.소우연은 확신이 서지 않는 듯 미간을 좁히며 망설였다. “제 생각에, 이 죄인들이 이곳으로 유배된 것 자체가 이미 죗값을 치른 것이라면… 그들의 후손은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한번 평범하게 살아갈 권리를 얻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연이 네 말이 일리가 있구나.”“폐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이육진이 깊게 숨을 들이켰다. “보통 중죄를 지어 구족이 멸하는 화를 당하면 대부분 이곳으로 유배되곤 하지. 그들 중에는 분명 억울한 이들도 섞여 있을 것이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육진이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곳을 잘 다스려 놓았다가, 나중에 영이에게 바쳐 천하를 통일하게 하는 것은 어떠하느냐?”“예?”“그때 네가 이곳의 남강왕이라도 된다면 참으로 즐겁지 않겠느냐?”소우연은 할 말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폐하… 폐하와 오라버니, 두 사람 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내가 용 대인의 뜻을 오해한 게 아니라면, 아마 그런 생각일 것이다.”소우연은 다시금 멍해졌다. 이육진과 용강한은 이영과 이천에게 이곳 일을 알리지도 않은 채, 오로지 자신들의 힘만으로 남강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었다.“정말 그렇게 생각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6화

    “무슨 말을 더 하겠어요. 그분의 생각도 우리와 같더군요.”소우연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이육진도 딱히 의외라는 기색은 아니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그들 세 사람의 사고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기 때문이다.“하지만…”“왜 그러느냐?”소우연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오늘 오라버니께서 다른 제안을 하나 하셨어요.”“호오?”소우연은 이육진의 귓가로 바짝 다가앉아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이 객줏집 안 어디에 소항의 이목이 숨어있을지 모를 일이었으니 말이다.이육진은 그녀의 말을 아주 주의 깊게 경청했다. 그러나 듣고 있는 내내 그의 미간은 점점 더 깊게 패여만 갔다. “그렇게까지 해서 얻는 실익이 무엇이냐?”소우연이 웃음을 머금은 채 그를 쳐다보았다. “소항의 얼굴에 난 흉터는 부차적인 문제예요. 중요한 건 그가 가장 아끼는 부인, 바로 그 여인의 얼굴이지요.”“용강한의 생각은 그 부인을 치료해주자는 것이냐?”“맞아요.”소우연은 잠시 뜸을 들이다 덧붙였다. “제 의술로 소항을 완전히 굴복시킬 수 있다면, 영남에 제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거예요. 그때가 되면 진이와 익선이를 데리고 군의관 대열에 잠입할 계획이에요.”그 말에 이육진이 멍하니 입을 벌렸다. “그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폐하 곁에 있는 건 더 위험하지 않나요?”“나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너를 지킬 것이다.”“오라버니 곁은 위험하지 않고요? 아니면 저랑 진이, 익선이, 그리고 우정이까지만 있는 건 어떨까요? 애초에 영남에 와서 이 일에 뛰어들겠다고 한 건 저예요. 설마 폐하는 제가 뒤에 숨어 구경이나 하는 손님으로 남길 바라는 건 아니시죠?”“연아…”“전 절대 용납 못 해요.”소우연이 단호하게 못 박았다. “여기까지 온 이상, 저 역시 제 몫의 힘을 보탤 거예요. 게다가 지금의 나는 예전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하던 연약한 여인이 아니잖아요. 그동안 폐하에게 배운 무술이 얼만데, 제 몸 하나 지키는 건 문제없어요!”확신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5화

    소 대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정실부인을 다른 사내에게 떠밀어야 했던 처지라니. 비록 지금은 겉으로 보기에 다정한 부부라 해도, 그들 사이에 끼어든 생판 남 같은 사내의 존재는 그 누구라도 견디기 힘들 터였다. 하물며 과거의 이 대인이라면 오죽했겠는가.“그래도 두 분의 정이 깊으시고, 모두 무사히 살아남았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소 대장이 위로하듯 말했다. 용강한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습니다.”말을 마친 용강한이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소 대장은 무언가 더 묻고 싶은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길을 비켜주었다. 용강한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소 대장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소항을 찾아갔다.객실 안.소항은 한창 글을 읽던 중이었다. 소 대장이 다시 돌아온 것을 본 그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물었다. “가서 물어보았느냐?”“예.”소 대장은 잠시 뜸을 들이다 보고를 이어갔다. “이 대인이 거머리 둑을 지날 때 벌레에게 물린 모양입니다. 거머리인 듯싶은데, 그 자국이 흉터로 남았다고 하더군요. 왕 부인이 그 흉터를 지워주겠다고 했답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항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는 짙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되물었다. “흉터를 지운다고?”“그렇습니다. 이 대인 말로는 왕 부인의 친가가 대대로 의술을 펼치던 가문이라 가능할지도 모른다더군요. 본래 이 대인은 사내놈이 흉터 좀 있는 게 무슨 상관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왕 부인이 도중에 소 장군을 따라가게 된 것에 죄책감을 느껴 어떻게든 흉터라도 지워주겠다고 고집을 피웠답니다. 부부 금슬이 어찌나 좋은지, 옆에서 보기엔 그 소 장군이라는 자가 참으로 군더더기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소항이 고개를 들어 소 대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서슬 퍼런 시선에 소 대장은 얼른 허리를 숙이며 제 입을 탓했다. “소인이 말이 많았습니다.”한동안 주종 사이에는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소항의 눈동자는 심연처럼 깊어 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421화

    용강한이 말했다.“아마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것이겠지요. 저는 오히려 태자부에 머무르는 동안 태자빈께서 치료해주신 덕에 한결 편안해졌습니다.”“정말로 많이 편안해지셨습니까?”소우연이 물었다.“태자빈께서는 어찌 그리 제 의술을 믿지 못하십니까?”용강한은 반문하며 눈빛에 웃음을 담은 채 한껏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소우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실은 자신도 조금은 자신이 없어지고 있었다.용강한의 맥상은 기혈이 부족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의 체온이었다.어떻게 사람의 몸이 그렇게까지 차가울 수 있단 말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450화

    소우연이 부드럽게 말했다.“임 어의도 괜찮지만, 그는 지금 만안당에서 진료를 보고 있어요.”“게다가 임 어의의 제자들은 아직 제대로 수련을 마치지 못한 듯했습니다.”“걱정 마라.”이육진이 다정히 덧붙였다.“이태의가 알아서 믿을 만한 인재를 구할 것이다.”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육진 내외와 용강한은 함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나누던 중, 정연은 한 명의 의원을 데리고 돌아왔다.그 의원은 삼십을 갓 넘긴 듯한 남성이었고, 들어서자마자 조심스럽게 몸을 낮춰 큰절을 올렸다.“소인은 이태의의 숙부입니다. 이 대부라 부르시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427화

    “그럼 어머니께서 이육진과 소우연을 만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이민수는 정말 머리가 지끈거렸다.마음속에는 왠지 모를 불안함까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그 두 사람이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놨다.몸도 망가지고, 이제는 정상적인 남자로 살 수도 없게 되었다.그런데 어머니께서 그런 이들을 초대해 상석에 모시겠다니?“모른다.”“……”이민수는 말문이 막혔다.평서왕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이 수십 년간 황제가 덕빈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자신도 평서왕비에게 그대로 대했던 것이다.이제 덕빈은 세상을 떠났다.“시간이 날 때마다 네 어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402화

    한편, 소우연은 태자빈의 자리로 돌아갔다.그녀도 이육진을 배웅할 때, 알게 모르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백의 소녀를 보았다.가녀린 몸매로 보아 아령이 분명했다.그런데 모자가 떨어지고 드러난 완벽한 얼굴은 그녀가 아는 아령의 얼굴이 아니었다.정연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녀 역시 백의 소녀를 아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드러난 얼굴은 완전히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마마….”정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우연과 시선을 교환했다. 체형으로 보아 아무리 봐도 그녀는 아령이었다.백의 소녀는 모자를 집어 들어 다시 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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