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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作者: 주 한잔
이육진이 말했다.

“진이준의 보고에 따르면, 아령이 이민수 쪽에 붙었다더구나. 혹시 네가 그 자의 물건을 망가뜨려서, 아령이 복수하러 온 건 아닐까?”

“전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오후에 정연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이육진이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주려 했지만, 그 손끝에도 물이 많아 오히려 그녀의 눈가를 젖게 만들었다.

그 모습이 꼭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보여, 소우연은 피식 웃었다.

그러자 이육진은 장난스럽게 그 물방울 위에 입을 맞췄다.

“솔직히 난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이민수가 자기 통방을 보내 너한테 시비 걸게 할 만큼 바보는 아닐 테고. 게다가 그런 짓은 평서왕부에 해가 될 뿐이지. 지금 그 집안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게 바로 불필요한 시선인데.”

소우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아령은 이민수 뜻으로 움직인 게 아닐 거예요. 어쩌면 그냥 자기 마음대로 왔을 수도 있죠.”

그녀는 시선을 떨구고, 욕조에 떠 있는 꽃잎을 바라봤다.

그중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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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6화

    소항은 따뜻한 찻잔을 받쳐 들었다. 이 계절의 찻물에서 피어오르는 김은 마치 운무처럼 서서히 흩어졌다.그가 차를 한 모금 가볍게 머금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 대장이 직접 나가 문을 열더니, 이내 안으로 들어와 보고했다. “대인, 이 대인께서 뵙기를 청합니다.”“우리 식구나 다름없는데 그리 격식을 차릴 것 없다. 어서 모셔라.”“예.”소 대장이 몸을 돌려 문밖에 서 있던 용강한을 방 안으로 안내했다. 소항 역시 찻잔을 든 채 바깥방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용강한을 보자 약간 의외라는 듯 물었다. “이 대인, 오늘 어찌 오셨습니까?”용강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으나, 무슨 일로 왔는지는 곧장 입을 떼지 않았다. 소 대장이 차를 올리고 물러나자 소항이 먼저 말을 건넸다. “이 대인, 이제 외인도 없으니 편히 말씀해 보십시오.”소항의 권유에 용강한은 자리에 앉았다. “고맙습니다, 소 대인.”용강한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항이 먼저 화제를 꺼냈다. “이 대인, 지난번에 말씀하시기를 왕 부인의 친가가 전조의 어의 명가라 하지 않으셨습니까?”“그렇습니다.”“전에 왕 부인께서 약초 몇 가지를 구하던데, 이 대인의 흉터를 지워주기 위함이라 들었소이다만.”용강한은 소매를 걷어 올리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사실 이 정도 흉터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허나 제 부인이 말하기를, 제가 글을 읽는 선비인데 몸에 이런 흉이 있는 것이 마음 쓰인다고 하더군요.”“보아하니 부부 금슬이 참으로 돈독하시구려.”용강한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금슬이 좋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여기까지 오는 길은 참으로 험난했고 모든 것이 운명의 장난 같아 씁쓸함이 남았다. 소항이 허허롭게 웃으며 말했다. “이 험한 세상에 살아남아 장차 마음 가는 대로 살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상의 운수 아니겠소이까?”그는 '장차' 마음 가는 대로 살게 될 날을 언급했다. 용강한은 속으로 헛웃음이 났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소 대인 말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5화

    소항은 소 대장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일은 확실히 처리가 까다로웠다. 자칫 임설이 오해라도 한다면, 연경 한 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인들을 줄줄이 제 방으로 밀어 넣을지도 모를 일이었다.“대인, 차라리 왕 부인에게 대인을 먼저 치료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곳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며 경과를 지켜본 뒤, 흉터가 회복되면 그때 마님을 치료하게 하시지요. 만약 효과가 없다 해도 그리 큰 손해는 아니지 않습니까?”소 대장이 제안하자 소항은 미간을 찌푸렸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어차피 사내대장부인 자신이야 흉터가 고쳐지든 말든 그리 상관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만약 이 대인의 흉터가…”소항은 말을 내뱉다 말고 고개를 저었다. 이 대인의 흉터가 나을 때까지 기다리려면 대체 얼마나 더 걸린단 말인가. 게다가 소 대장의 말대로 이 대인의 팔에 난 가벼운 상처와, 자신들 부부의 몸에 새겨진 깊은 흉터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이 대인의 것은 새 상처라 볼 수 있지만, 자신들 부부의 흉터는 이미 수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그것을 이제 와서 깨끗이 고친다는 것은 그야말로 천담설화 같은 이야기였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임설이 데려온 연경 때문인지, 아니면 새로운 의술사를 만난 덕분인지 묘한 기대감이 생겼다. 이 대인의 말에 따르면 왕 부인의 친가는 전조의 어의 집안이라 하지 않았던가. 전조의 어의라면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일반 의원들보다는 훨씬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을 터였다.소 대장은 주인의 고뇌와 속내를 이미 꿰뚫어 보고 있었다.“대인, 시간을 지체할 필요 없습니다. 이 대인의 상처는 새것이라 회복될 수 있다 쳐도, 대인과 마님의 흉터는 오래된 것입니다. 차라리 왕 부인에게 곧장 대인을 치료하게 하여 시간을 아끼시는 게 좋겠습니다.”소 대장이 덧붙였다.“또한, 대인께서 저들을 거두어주지 않으시면 저들이 무엇이 되겠습니까? 대인의 문객이나 상빈이 되는 것은 저들에게 영광일 것이요, 대인의 흉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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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3화

    소우연이 입술을 지그시 깨문 채 그를 바라보다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해에 제가 장수 목걸이를 드렸기 때문인가요?”“그뿐만이 아니란다.” 소우연이 그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럼 무엇 때문인가요?”“네 골수까지 새겨진 선함 때문이다. 원한이 하늘을 찌를 듯한 순간에도, 너는 단 한 번도 무고한 이를 해친 적이 없었지.” “전…”“너는 참으로 귀한 사람이야. 폐하께서 네게 마음을 준 것 역시, 네 그 선함 때문이었겠지.”툭.어디선가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병풍 뒤에서 이육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저 선함 때문만은 아니다.”맞잡고 있던 소우연과 용강한의 손이 황급히 떨어졌다. 이육진은 못 본 척 시선을 돌렸다. 어차피 지금 세 사람의 상황은 서로 눈뜬장님 노릇을 하지 않으면 심장이 버텨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소우연이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여긴 어찌 오셨습니까?”“현장을 덮치러 왔지. 아직 보름이 되지 않았는데, 넌 정녕 내 사람이라는 것을 잊었느냐?” 이육진이 서늘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용강한은 그저 빙그레 미소 지을 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금 이들이 벌이는 모든 일은 소항을 낚기 위한 정교한 덫이었고, 이육진이 이 방까지 찾아온 것 역시 계획의 일부였기 때문이다.“선함 말고 또 무엇이 있는지 저도 참 궁금하군요.” 용강한이 넌지시 묻자, 이육진이 답했다.“당연히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몸으로 갚으라는 뜻이지요.” 용강한은 할 말을 잃었고, 소우연 역시 어이가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이육진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그저 그대의 미모에 혹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충실했을 뿐이지요. 그대의 얼굴이야말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생김새이니 말이오.”소우연이 얼굴을 붉히며 그를 밀어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마세요.” 혹여나 벽 너머로 듣는 귀가 있을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다들 이리 대담해도 된단 말인가. 하지만 이육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2화

    소항이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던 그때였다. 소우연이 문득 고개를 돌려 문밖을 살피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예상치 못한 시선에 소항은 짐짓 헛기침을 내뱉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었다."소 대인께서 오셨군요."소우연이 용강한에게 나직이 고했다. 용강한 역시 그제야 소항을 발견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걸어갔다. 문을 열고 소우연과 함께 가볍게 묵례를 건넸다."소 대인."소항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객잔 주인이 이층에 약 냄새가 가득하다고 하던데, 부인께서 달이셨소?"소우연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소 대인. 첩이 달인 것이 맞습니다.""별일은 아니오이다. 지나가다 생각나서 들러본 것뿐이오."말을 마친 소항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성큼성큼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소 대장 역시 용강한과 소우연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건네고는 서둘러 주인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멀어지자 용강한은 소우연을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문을 닫자마자 소우연이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저 자의 표정을 보니 전혀 마음이 움직인 것 같지 않은데요."용강한은 그녀를 데리고 원탁 앞에 앉으며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아직은 성과가 보이지 않으니 당연히 마음이 동하지 않겠지. 하지만 내 흉터가 옅어지거나 아예 사라지고 나면, 그는 반드시 마음을 열 것이니라."“부인을 끔찍이 아끼는 게 확실한가요? 그래서 제 의술을 보여주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그를 통해 의원 영지로 들어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하시는 거고요?"소우연이 안개 낀 듯 아스라한 눈빛으로 용강한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용강한은 그윽한 눈매에 담긴 애정을 마주하자마자 가슴 한구석이 녹아내리는 기분을 느꼈다. 그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판단은 틀리지 않느니라."소우연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그는 꽤 괜찮은 남편이겠군요. 법도 없는 이 척박한 땅에서 오직 부인 한 명만을 곁에 두고 있다니 말이에요."그 말에 용강한의 눈썹이 살짝 꿈틀했다."왜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1화

    거기까지 듣던 이진이 무릎을 탁 치며 깨달음을 얻은 듯 소리쳤다. “아, 이제 알겠어요! 어마마마께서 이곳 영남의 왕이 되시면, 아바마마와 외삼촌은 어마마마의 부군이나 측부가 되시는 거군요?”그렇게 되면 상운국의 국법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상운국이라는 거대한 뒷배를 둘 수 있으니, 훗날 다른 나라가 감히 넘보지 못할 것이었다. 이진은 총명했다. 이육진과 용강한이 소우연을 위해 얼마나 깊은 안배를 했는지 금세 간파했다.비록 지금은 영남이 독립된 형태를 띠더라도, 세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상운국에 병합되도록 모든 기틀을 닦아둘 셈이었다.이진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아주 좋아요.”용강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하면 이해했겠지. 이제 그만 쉬거라. 내일 이후로는…”용강한이 잠시 말을 멈추자, 이진과 주익선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는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짤막하게 덧붙였다. “계획대로 움직일 것이니라.”“네.”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인 순간, 눈 깜빡할 사이에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외삼촌의 무공은 정말 출신입화의 경지야.”이진은 감탄 섞인 동경의 눈빛으로 그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주익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토록 경이로운 무공을 지닌 자는 천하를 뒤져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외삼촌은 도문의 신선 같은 분이시니,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야 우러러볼 수밖에 없지. 하지만 말이야…”“하지만 뭐?”주익선의 입술이 살짝 달싹였다. 무언가 망설이는 기색이었다. 이진이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압박했다.“몽글아,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라도 있어? 아직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는 거야?”“……”주익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몽글이'라는 어린 시절 애칭을 들은 게 참으로 오랜만이었다.“아니, 그런 게 아니라.”“그럼 어서 말해봐.”이진이 볼을 부풀리며 채근했다. 설마 아바마마나 어마마마, 아니면 외삼촌에 관한 일인가 싶어 귀를 기울였다.주익선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헛웃음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276화

    “초운아.”이영이 걸어나왔다. 뒤에는 당안이 따르고 있었고, 어전 문 앞에는 호위무사들과 궁인들이 서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대로 심초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폐하.” 그녀는 잠시 짬을 내어 나온 것이었다. “상매연은 어땠느냐?”“말하자면 깁니다. 저녁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저녁?”이영은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 밤도 아마 제멋대로 굴지 못하겠구나.’그녀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그럼 안으로 들어가자구나.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다오.”심초운은 그 말을 듣자 마음이 싸늘해졌다.오늘 밤도 자신은 문덕전에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1화

    “네, 부인.”함향이 길을 비켜주자 주익선이 안으로 들어섰다. 이진도 어쩔 수 없이 그 뒤를 따랐다.“주익선…”이진은 눈을 부릅뜨며 그를 노려보았다.소우연은 촛불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오늘 이육진이 곁에 없어서인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주익선을 본 순간 책을 내려놓더니, 이진이 씩씩거리는 얼굴을 보고는 시선을 멈췄다. 평소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 아이인데, 주익선을 보고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것을 보니 예사로운 일이 아닌 모양이었다.“대체 무슨 일이냐? 눈썹이 눈썹 같지 않고, 눈이 눈 같지 않구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68화

    “이 무슨 위험한 짓이냐…”이천의 말투에 변화는 없었지만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이진을 쳐다보다가 주익선에게 고개를 돌렸을 때에는 질타의 뜻이 보이기도 했다.이에 이진이 억울한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이건 주익선과 상관없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아바마마께서도 남녀는 평등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오라버니는 진정한 남녀 평등이 무엇인지 알기나 합니까?”이천이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 진정한 남녀평등?한편, 심초운은 일부러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진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진이가 마음대로 행동해서 주익선도 따라서 혼나고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273화

    “오라버니, 어떻게 여기 계세요?”심초운도 물었다. “어찌 이렇게 빨리 돌아오신 것이냐?“심연희가 눈썹을 찌푸리며 심초운을 바라보았다. “오라버니, 무슨 뜻인가요?”잠시 말을 멈췄다가 그녀가 입을 열었다. “초구가 감히 저를 희롱할 배짱은 없어요. 배를 몰고 가라고 지시한 분이 오라버니 아니었나요?”심초운은 순간 멍하니 굳어버렸다. “내가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지 않느냐?”“그럼 초구가 그렇게 대담할 리 있겠어요?”“그놈이 돌아오면 내가 직접 벌을 내리마.”아직 의화원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는 초구는 자신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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