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연채린은 서현주를 악인으로 각인시키려 작정한 듯했다.“유준아, 이 여자를 똑똑히 기억해. 이 여자가 자꾸 네 엄마 험담을 한 바람에 엄마랑 아빠가 싸우게 된 거야. 정말 나쁜 사람이야. 이젠 네 엄마까지 잡아가고 풀어주지 않고 있어. 엄마가 사라져서 아빠랑 단둘이 있을 기회가 생겼으니 조만간 진짜 네 새엄마가 될지도 몰라.”어린 연유준이 연채린의 교묘한 이간질을 알아챌 리 만무했다. 끓어오른 분노에 연유준의 두 눈이 시뻘게졌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진짜 싫어요. 이 여자가 새엄마 되는 거 절대 허락 못 해요. 이 여자 너무 미워요.”연유준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연채린의 손을 잡았다.“그럼 아빠는요? 아빠는 허락했어요?”연유준의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연채린이 고개만 끄덕여도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연채린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 아빠도 이 여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 아빠도 이 여자를 정말 싫어해. 그러니까 유준아, 서현주를 절대 좋아하면 안 돼. 끝까지 싫어해야 해, 알았지?”연유준이 주먹을 꽉 쥐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 절대 안 좋아할게요. 저한테 다가오면 때리고 물어버릴 거예요.”연채린이 아이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유준이는 참 착한 어린이야.”연유준의 손바닥에 연고를 발라준 다음 침대에 눕혔다. 아이가 할 말이 있는지 망설였다.“고모, 할아버지가 시험지 풀라고 했는데...”그녀는 아이를 눕힌 뒤 이불을 덮어줬다.“할아버지가 겁주려고 그런 거야. 풀지 않아도 돼. 푹 쉬어.”그녀가 이불 귀퉁이를 여며주자 연유준이 연채린의 손가락을 잡았다.“우리 엄마는 어떡해요? 엄마를 구할 방법이 또 없을까요?”연채린이 울어서 빨개진 아이의 눈과 코끝을 쳐다봤다. 계획을 계속 이어가야 하나 망설이기 시작했다.“유준아, 엄마가 정말 돌아왔으면 좋겠지?”연유준이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당연하죠.”그녀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네 몸에 해로
연채린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휴대폰을 확인했으나 연지훈은 여전히 답이 없었다.순간 짜증이 치밀어 아빠가 다른 여자에게 홀려서 정신을 못 차린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여린 연유준이 상처받을까 봐 꾹 참았다.“아빠 지금 바빠. 일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없거든. 우리까지 귀찮게 하면 안 돼. 그냥 우리끼리 해결해 보자, 응?”연유준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부부라면 서로 어려울 때 도와줘야 한다고 배웠는데 엄마한테 큰일이 생겼는데도 아빠는 왜 다른 일을 처리하고 있는 거야?’아이인 연유준에게 세상 돌아가는 어른들의 사정을 다 설명해줄 수는 없었기에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연채린은 연유준의 희망 어린 눈을 보면서 목구멍까지 차오른 연지훈과 서현주에 대한 비난을 간신히 삼켰다.“아빠 지금 정말 바빠. 출장 갔다가 아직도 안 왔잖아.”연유준이 반신반의하며 미간을 찌푸리자 그녀는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나쁜 놈들이 너무 악랄하게 굴어서 그래. 아빠도 엄마를 구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연유준의 두 눈에 빛이 사라졌다.“그래요? 아빠도 엄마를 구할 수 없는 거예요?”아이가 곧이곧대로 믿는 것을 보고서야 연채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응. 아빠는 지금도 밖에서 유준이 엄마 일을 해결하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 그래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거야.”그 말이 연유준이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씩씩거렸다.“ 나쁜 사람들 정말 너무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언젠가 꼭 벌 받을 거예요.”연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벌 받고 말고.”연유준이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찌나 화가 났는지 얼굴이 다 빨개졌다.“그 나쁜 사람들을 보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그녀의 눈빛이 번뜩였다.“유준아, 엄마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어?”아이가 큰소리로 대답했다.“네. 알고 싶어요.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크면 꼭 엄마 대신 복수할 거예요.”연채린은 속으로 피식 웃고는 다정하게 물었다.“그럼 사진 보여줄까?”연유
며칠이 지났는데도 연지훈은 경연시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평소에도 아무 연락이 없었고 기껏해야 밤마다 연유준과 영상 통화를 하는 게 전부였다. 다른 가족들에게는 연락할 일이 없으면 하지 않았다.한참을 기다려도 연지훈에게서 답장이 없자 연채린이 미간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서현주가 대체 무슨 수작을 부렸길래 이렇게까지 집에 안 들어오는 건지, 참.’매일 밤 영상 통화를 걸어오지 않았더라면 연지훈이 아들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게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다.연채린은 연유준이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린 후 휴지를 듬뿍 뽑아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얼굴이 콧물과 눈물범벅이었다. 연채린은 안쓰러우면서도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닦아주다가 결국 직접 닦으라고 휴지를 건넸다.고개를 숙여 아랫배를 내려다봤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얼룩이 묻어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연채린은 서둘러 휴지를 여러 장 뽑아 마구 문질러봤지만 계속 축축하여 그냥 겉옷을 벗어버렸다. 다행히 방 안에 난방을 켜놓아서 춥지는 않았다.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연유준더러 의자를 가져와 앉으라고 했다.연유준의 코끝과 얼굴이 벌겋게 됐고 눈도 퉁퉁 부었다. 길고 풍성했던 속눈썹이 눈물에 젖어 엉망으로 뭉쳐 있었다. 그 모습이 참 가여웠다.마음이 약해진 연채린은 하려던 일을 잠시 멈추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직이 말했다.“울지 마. 고모가 있잖아.”연유준의 눈에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입을 삐죽거리며 또 울려고 하자 연채린이 다급하게 위로했다.“뚝. 그만 울어. 너무 울어서 목이 다 쉬었어.”아이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눈물을 닦아낸 뒤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만 울게요.”연채린이 아이의 왼손을 잡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바닥이 여전히 빨갛게 부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피부 밑에 멍 자국도 조금 있었다.“약 발라줄게.”그녀는 테이블 위의 연고를 가져와 조금 짠 뒤 연유준의 손바닥에 살살 펴 발랐다.아이가 아
연채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올라가서 유준이 좀 볼게요.”연동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연채린이 몇 걸음 떼자마자 다시 불러 세웠다.“유준이한테 무슨 약 발라주려고?”그녀가 손바닥을 펴 보였다. 조금 전 가정의에게 받은 연고를 들고 있었다.연동욱이 힐끗 쳐다보더니 짐짓 엄한 목소리로 물었다.“아무 약이나 발라주려는 건 아니지?”연채린이 원망 어린 눈으로 연동욱을 쳐다봤다.“할아버지, 속으로는 걱정하시면서 왜 이렇게 엄하게 구세요?”말하면서 약병을 연동욱에게 쓱 내밀었다.“차 선생님한테서 처방받은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연동욱이 시선을 돌리며 덤덤하게 헛기침했다.“알았어. 얼른 올라가 봐.”그녀는 약을 손에 쥔 채 슬리퍼를 신고 재빨리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연유준의 방 문을 열어보니 복도까지 희미하게 새어 나오던 울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도 울어서 목소리가 다 쉬어버렸다.연유준이 책상 앞에 앉아 한 손에 펜을 쥐고 시험지를 풀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엔 휴지를 쥐고 눈물을 닦고 있었는데 맞은 부위가 아픈지 힘껏 닦지도 못했다.연채린을 등지고 훌쩍거리는 모습이 정말 너무나 가여웠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연유준이 움찔했다. 돌아보려 했으나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는지 돌아보지 않고 잔뜩 쉰 목소리로 물었다.“누구예요?”연채린이 다가가 연유준의 등을 토닥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고모야.”그녀의 시선이 연유준의 책상 위로 향했다.책상 위에 시험지 몇 장이 펼쳐져 있었다. 맨 위의 수학 시험지는 두 번째 장의 절반까지 풀었다. 빈칸을 메운 글씨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삐뚤빼뚤 크기가 제각각이었고 군데군데 떨어진 연유준의 눈물 자국이 시험지에 번져 글자들의 경계마저 흐릿했다.고모의 목소리를 확인한 연유준이 쥐고 있던 펜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 연채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서러움이 북받친 듯 연채린을 끌어안고 훌쩍이며 입을 삐죽거렸다.“고모, 할아버지가 저 때렸어요.”연유준의
서현주가 어깨를 늘어뜨렸다.“프런트 직원이 날 못 알아보고 올라가지 못하게 하더라고요. 그래도 요한 씨 회사인데 규칙은 지켜야죠. 프런트 직원이 요한 씨 비서한테 연락하니까 비서가 날 여기까지 안내했어요.”그 말에 안요한이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다.“나중에 말해둬야겠어. 널 그냥 들여보내라고.”서현주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그래요.”늦은 시간이라 안요한의 사무실 층 직원들은 거의 다 퇴근했고 비서실의 진선태만 남아있었다.진선태가 턱을 괴고 안요한과 서현주가 손을 잡고 걸어오는 걸 흘끗 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없이 서류 정리를 계속했다.안요한이 업무를 처리하는 동안 서현주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게임을 했다.게임에 정신이 팔린 그녀와 달리 안요한은 일에 별로 집중하지 못하고 수시로 고개를 들어 서현주를 쳐다보았다.옆에서 같이 업무를 보던 진선태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안요한은 반 시간도 채 안 되어 일을 마무리 짓고는 서현주와 함께 퇴근했다.서현주가 안요한이 잡은 손을 내려다봤다.“밥 먹었어요?”진선태는 고개를 숙여 투명 인간처럼 행동했다.안요한이 서현주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아니. 같이 밥 먹을래?”서현주는 그를 무시하고 옆에 쭈그리고 있던 진선태에게 물었다.“비서님은 식사하셨어요?”그녀가 말을 걸 줄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진선태는 허둥지둥 고개를 들어 안요한의 눈치를 살폈다.안요한의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진선태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대답했다.“아니요. 집에서 밥을 해놔서 가서 먹으면 돼요.”“그래요.”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요한에게 말했다.“나도 밥 안 먹었는데 밥 먹으러 가요, 우리.”안요한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는 진선태에게 퇴근하라고 한 후 서현주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한편 연씨 가문 본가, 방 문이 굳게 닫혔는데도 밖에서 방 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도우미들이 그 방 앞을 지나갈 때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조
안요한이 뻔뻔스럽게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널 화나게 하지 않을 테니까 제발 화 풀어.”서현주가 그에게 안긴 채로 물었다.“약 발랐어요?”그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응. 발랐으니까 걱정하지 마.”“그래요. 잊지 말고 꼭 발라요.”서현주가 그를 밀어냈다.“의사가 회복하려면 얼마나 걸린대요?”안요한이 머리를 서현주의 얼굴에 대고 비볐다.“아마 일주일은 넘게 걸릴 거야.”그녀가 또 물었다.“이 얼굴로 회사에 나오니까 사람들이 뭐라 안 하던가요?”안요한이 웃으며 답했다.“대표한테 누가 감히 뭐라고 하겠어. 나한테 뭐라 할 수 있는 사람은 할아버지랑 너밖에 없어.”“할아버지는 뭐라 안 하셨어요?”“별말씀 없으셨어. 그냥 내가 어려서 충동적이라고만 하셨지.”서현주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게 다예요?”안요한은 켕기는 게 있었지만 그래도 말투는 단호했다.“응. 그게 다야.”그녀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못 믿겠어요.”그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서현주가 그를 밀치더니 눈을 똑바로 보았다.“할아버지께는 뭐라고 둘러댔어요?”안요한이 얼버무리며 투정을 부렸다.“그냥 아무렇게나 말했지, 뭐 어쩌겠어.”그녀는 그를 빤히 쳐다보며 천천히 말했다.“할아버지는 머리가 좋으신 분이라 숨길 수 없을 거예요. 요한 씨가 연지훈이랑 싸웠다는 걸 이미 알고 계시나 봐요.”그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계시겠지. 하지만 괜찮아.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서현주의 손을 잡으려 했다. 계속 핵심적인 질문을 피하는 안요한과 달리 서현주는 피하고 싶지 않았다.“나에 대한 할아버지의 불만이 더 많아지셨겠어요.”안요한이 움직이던 손을 멈칫했다가 이내 서현주의 손을 잡았다.“할아버지는 내 가족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넌 걱정하지 않아도 돼.”이것이 바로 안요한이 상황을 회피하려 했던 이유였다.안씨 가문에서 그와 서현주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문제가 그가 고민하고 해결해
서현주는 팔을 마구 휘두르며 연지훈의 등을 퍽퍽 내리쳤다. 그럴수록 연지훈은 걸음이 더 빨라졌고 몸이 심하게 흔들렸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 서현주는 차라리 그의 어깨를 꽉 깨물고 싶을 지경이었다.“지훈 씨, 미쳤어요?”그녀의 고함에도 연지훈은 아무 대답 없이 차 문을 벌컥 열더니 서현주를 뒷좌석으로 내던졌다. 시트는 부드러웠지만 그 충격에 서현주는 머리가 도는 듯 어지러웠다.정신이 어수선한 와중에 멀리서 강혜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지훈 씨, 못 들었어요? 현주는 그쪽이랑 가기 싫다잖아요!”펑.이때 차 문이 거칠게 닫히
서현주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아 주먹을 꽉 쥐었다.하지만 지금은 연지훈에게 부탁해야만 이 휴게실에 머물 수 있었기에 그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쫓겨날 수도 있었다.서현주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연지훈 쪽으로 걸어갔다.그녀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연지훈의 얼굴이 좀 창백해진 걸 볼 수 있었다. 입술에도 핏기가 거의 사라졌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연지훈은 머리를 뒤로 기대고 눈을 꼭 감은 채 신음을 냈다.서현주는 시선을 거두고 발밑에 있는 짙은 와인색 카펫을 바라보았다.연지훈이 어떻게 되든 그녀랑은 아무런 상관도
유이영이 강혜인 할머니를 병원 복도에 머물게 했을 때, 자궁암 말기인 어르신을 복도에서 지내게 했을 때 연지훈은 왜 그녀를 너무 몰아붙인다고 말하지 않았을까?다른 상황에서는 충분히 냉정하고 현명한 사람인데 왜 유독 유이영 앞에서만 철없는 어린애가 되는 걸까?첫사랑 그녀가 너무 좋아서 사리 분별도 안 되는 걸까?서현주는 주먹을 꽉 쥐고 냉소를 터트렸다.“난 이영 씨한테 감히 상대가 못 돼요. 연로하신 할머니까지 괴롭히고 있잖아요.”유이영의 안색이 다시 한번 굳어졌다.그녀는 힘없이 연지훈에게 기대며 가느다란 두 팔을 남자의
문득 마음이 따뜻해진 서현주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둘러싼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시선을 받는 건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냉대와 경멸만 받아왔으니까.그녀는 천천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멍하니 서서 뭐 해, 얼른 담아 주지 않고! 지금 기다리고 있잖아.”강혜인이 그녀의 어깨를 툭 치며 재촉했다.그제야 서현주는 접시 위에 어묵꼬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허둥지둥 손을 놀리며 소스를 바르고 꼬치를 정리하기 시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