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연지훈의 목소리가 어둡기 그지없었다. 휴대폰조차 걸러내지 못할 정도의 압박감이 담겨 있었다.연채린은 움찔했다가 이를 악물고 도우미를 노려본 뒤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네, 오빠. 무슨 일이에요?”연지훈이 말했다.“5분 뒤에 차가 문 앞에 도착할 거야. 그 차 타고 와.”그녀는 또다시 심장이 철렁했다.“오빠, 전화로 얘기하면 안 돼요? 나 지금 자려고 누웠단 말이에요. 나가기 싫어요.”“아직 8시 반밖에 안 됐어.”연지훈이 차분한 말투로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렸다.“너 원래 새벽이 돼야 자잖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일찍 자?”그의 말투가 덤덤했지만 거대한 손이 되어 연채린의 심장을 쥐어짜는 것만 같았다.연채린은 마음 같아서는 휴대폰을 확 던져버리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발버둥 쳤다.“오빠, 내일 얘기하면 안 돼요? 정말 졸려요. 오늘 너무 피곤해서...”연지훈의 목소리에 거절을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차 곧 도착하니까 얼른 옷 갈아입고 내려가.”연채린이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물었다. 이젠 어떻게 되든 모르겠다는 태도였다.“오빠, 잘못했어요. 유준이 일은 내 잘못이 맞아요. 앞으로 절대 다시는 그러지 않을 테니까 이만 화 푸면 안 돼요? 그냥 전화로 욕해요.”그러더니 갑자기 목소리를 낮췄다.“오빠도 알잖아요. 다 유준이를 위해서 그런 거라는 걸. 그리고 유준이한테 아무 일도 없잖아요. 제발 밖으로 불러내면서까지 혼내지 말아요. 그래도 오빠 동생인데.”연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전화를 툭 끊어버렸다.연채린이 휴대폰을 도우미에게 집어 던지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도우미도 더는 뭐라 하지 않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연채린의 안색이 잿빛이 되었다. 체념한 듯 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입고 두꺼운 롱패딩과 장갑을 챙긴 다음 목도리로 얼굴 아래쪽을 칭칭 감쌌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거실에 앉아 있던 연동욱이 그녀를 보고 물었다.“이 늦은 시간에 어디 가?”연채린은 연동욱을 본
띠링.그때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연채린이 상체를 일으켜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두었던 휴대폰을 손등으로 끌어당겼다.화면에 맞선 상대인 곽민혁이 보낸 메시지가 떠 있었다. 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 기분이 엉망이었던 연채린은 답장할 마음이 없어 무시하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띠링, 띠링.메시지가 연이어 몇 통 도착했다. 연채린은 곽민혁이 보낸 것이라 짐작하고는 계속 무시했다.그런데 2분쯤 지났을 무렵 휴대폰이 또 울렸다. 이번에는 전화가 왔다.연채린이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일어나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 순간 그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연지훈의 전화였던 것이었다.‘올 것이 왔구나.’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고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화면 위에 나타난 이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유준이한테 자살극을 꾸미게 했으니 어떻게 벌할까? 끝장인 거 아니야, 나?’연채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눈동자를 굴렸다가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나중에 연지훈이 따져 물으면 잠들어서 듣지 못했다고 둘러댈 생각이었다.결심을 굳힌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누워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진동하는 휴대폰을 빤히 쳐다봤다.적막이 감도는 방 안, 벨 소리가 공포 영화 속의 효과음처럼 들렸다. 초조함에 휩싸인 연채린은 당장이라도 끊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1분 가까이 흐르자 자동 종료되어 휴대폰이 마침내 조용해졌다.연채린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데 안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벨 소리가 다시 울렸다.심장이 또다시 철렁했다. 살금살금 기어가 화면을 확인해보니 역시나 연지훈이었다.연채린은 괴물이라도 본 듯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뒤로 물러났고 경계심이 극에 달했다.‘망했다, 망했어. 단단히 벼른 게 틀림없어. 절대 안 받을 거야. 절대 안 받아.’그녀는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다친 손 대신 팔꿈치로 베개를 끌어와 귀를 막았다. 벨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효과는 미비했고 여전히 선명하게 들렸다. 벨 소리가 끊겼다가 또다시 울렸다. 그렇게 세 번이
연유준이 입을 더 세게 삐죽거리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할아버지, 이미 용서해주신 거 아니었어요?”연동욱이 차분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난 널 용서했지만 네 아빠는 아직 용서하지 않았으니 계속 꿇고 있어.”연유준이 씩씩거리면서 고개를 홱 돌렸다.그때 도우미가 다가와 연동욱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르신, 아가씨께서 아직 식사를 안 하셨는데 방으로 올려다 드릴까요?”연동욱이 다른 이에게 물었다.“승재는?”“승재 도련님이 아까 전화 왔었는데 저녁에 늦게 들어오실 거라고 하셨어요.”연동욱이 말했다.“그럼 그냥 내버려 둬. 승재가 들어와서 챙겨줄 거야.”“알겠습니다.”도우미는 짧게 대답하고는 물러갔다.한 시간 뒤 연동욱이 연유준더러 일어나라고 했다.집사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선 연유준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무릎을 두드리면서 연동욱의 옆을 지나갔다.집사가 납작해진 쿠션을 집어 소파에 올려두었다.연동욱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반성문 쓰는 거 잊지 마. 네 아빠가 돌아오면 검사할 거야.”그걸 잊을 리 없었던 연유준이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알았어요. 무릎이 너무 아파요, 할아버지.”연동욱이 옆에 놓인 쿠션을 힐끗 쳐다봤다.“집사 할아버지한테 연고 발라 달라고 해.”연유준이 심통 난 얼굴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집사에게서 연고를 받아 들었다.“집사 할아버지, 이만 가셔도 돼요. 고모한테 발라 달라고 할게요.”집사가 머뭇거리며 말했다.“하지만...”‘아가씨 방금 회초리를 맞아서 지금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을 텐데.’집사가 조심스럽게 달랬다.“작은 도련님, 아가씨 벌써 주무실지도 모르니 제가 발라드릴게요. 네?”연유준이 고집스럽게 연고를 들고 고개를 저었다.“싫어요.”그러고는 연채린의 방 문을 두드렸다.“고모, 고모, 저 유준이에요. 문 좀 열어주세요, 고모...”집사는 할 수 없이 옆에서 기다렸다.연채린의 방 문이 살짝 열리자 연유준이 문을 밀려고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뭔가에 가로막힌 듯 문이 더 이상
구석으로 걸어간 연유준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아빠, 방석 좀 주면 안 돼요? 바닥이 너무 딱딱해요.”연지훈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가서 가져와.”연유준이 울면서 소파 쪽으로 걸어가 얇은 쿠션 하나를 집어 들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구석에 무릎을 꿇었다.연지훈의 시선이 연동욱에게 향했다.“몸은 좀 어떠세요?”“문제없어. 더 물어볼 건 없어?”연지훈의 표정이 덤덤하고 차분했다.“그건 할아버지의 일이잖아요. 할아버지께서 알아서 잘 판단하실 거라 믿어요.”그 말에 연동욱이 피식 웃었다.“이영이에 관한 일인데 생각보다 참 냉정하구나.”연지훈이 아무 말이 없자 연동욱이 말을 이었다.“두 사람 결혼한 지 5년이나 되는데 도와주고 싶지 않아? 이영이 어릴 적에 널 구해준 적도 있었잖아.”연동욱의 깊은 눈동자가 연지훈의 얼굴에 머물렀다. 뭔가 떠보는 기색이 역력했다.연지훈이 침착하게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저도 궁금해요. 할아버지께서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꾸셨는지요.”연동욱이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이영이가 아들 하나는 잘 낳았더구나. 누가 뭐래도 유준이 우리 연씨 가문의 핏줄이잖아.”‘유준이...’연지훈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연유준이 훌쩍거리며 그들을 쳐다봤다.연지훈이 연동욱에게 물었다.“자신 있으세요?”연동욱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조금 전 던진 질문에 연지훈이 끝까지 답하지 않는 걸 보니 아무래도 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아직 모르겠어. 상황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거든.”연동욱이 슬쩍 떠봤다.“왜? 너도 도우려고?”“결과가 안 좋으면 유준이 또 한동안 소란을 피우겠네요.”“그래서 날 돕겠다는 말이야, 뭐야?”연지훈의 말투가 한없이 차분했다.“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연동욱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이영이 너한테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연지훈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왜 그렇게 생각하세요?”“변해도 너무 변했으니까. 예
연유준이 양손으로 귀를 막고 몹시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거렸다.“그만 혼내요. 이미 할아버지한테 다 혼났단 말이에요. 잘못했어요. 앞으론 절대 그러지 않을게요. 다신 그러지 않을 테니까 제발 좀 그만 혼내요.”연지훈이 아이의 손을 떼어내며 차갑게 말했다.“그럼 똑바로 말해.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인 건지.”연유준이 연동욱의 눈치를 살폈다. 연채린이 켰다는 사실을 연동욱이 아직 모르는 줄 알고 고개를 떨구고 둘러댔다.“그냥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 아빠, 엄마가 나쁜 사람한테 잡혀가서 못 돌아오는 거라는 거 다 알아요. 너무 힘들어서...”아이는 이렇게 말하면 연지훈도 연동욱처럼 믿어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연지훈이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거짓말.”연유준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진짜예요. 엄마를 본 지 너무 오래돼서 정말 보고 싶단 말이에요.”그가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갑게 말했다.“아직도 솔직하게 말 안 해?”연지훈은 누구보다 아들을 잘 알았다. 똑똑하긴 해도 아직은 생각이 짧은 어린아이였다.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게 전부인 녀석의 머릿속에 ‘자살’이라는 개념이 있을 리가 없다.유이영을 그리워하며 슬퍼할 수는 있어도 자살을 택할 만큼 극단적일 수는 없었다. 기껏해야 이불 속에 숨어 울거나 가족들에게 매달려 칭얼거리는 게 전부일 터.다섯 살배기 아이가 자살이라니, 그야말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연유준은 아빠를 무척 좋아했지만 엄숙한 분위기를 풍길 때면 두려워했다. 바로 어깨를 움츠리고 떨면서 말했다.“사실이에요...”연지훈이 차가운 눈으로 아이를 쏘아보았다.“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줄게. 똑바로 말해.”연유준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절대 고모가 시킨 것이라고 얘기해선 안 된다는 연채린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으나 연지훈이 너무나 무서웠다.연지훈이 눈알을 굴리는 연유준을 빤히 쳐다봤다. 무슨 꿍꿍이인 건지 알 수가 없었다.잠시 후 연유준은 고모를 배신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가슴을 쫙 폈
연지훈이 연유준을 안고 식탁으로 걸어갔다.“아직 안 먹었어요.”지금 이 순간 연채린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어두운 구석에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연유준이 그녀를 보고 손짓했다.“고모, 이리 와서 식사하세요.”막 울고 난 터라 얼굴에 눈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 남들 앞에 나서기 싫었다. 게다가 뒤에서 따라오는 연지훈은 죄를 따지러 온 사람처럼 느껴졌다.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다가갔다.“난 입맛이 없어서 나중에 먹을게. 먼저 먹어.”말을 마치고는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연지훈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들뜬 연유준은 연채린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연지훈에게 찰싹 달라붙어 밥을 떠먹여 달라고 졸랐다.연씨 가문은 식사 예절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연지훈에게 이것저것 집어달라면서 투정을 부리는 연유준 말고는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이는 배부르게 먹은 후에도 일어나지 않고 연지훈에게 찰싹 붙어 반찬을 집어주었다.식사를 마친 뒤 연지훈이 연유준을 데리고 소파에 앉았다. 뒤따라온 연동욱이 그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얼굴이 왜 그래?”연지훈이 차분하게 답했다.“넘어졌어요.”연동욱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넘어졌다고?”누가 봐도 거짓말이었지만 연지훈은 뻔뻔하게 계속 거짓말했다.“네.”연동욱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지더니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경연에는 왜 이렇게 오래 있었어?”그의 대답은 아주 간결했다.“일이 좀 있었어요.”“경연 지사에 무슨 일이 있을 게 있다고.”연지훈이 아무 말이 없자 연동욱이 이어 말했다.“회사 일이 아니라 여자 문제지?”그러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연지훈을 쳐다봤다.“여자 하나 때문에 연성 그룹을 여론에 휘말리게 하면 어떡해?”연지훈의 말투가 여전히 덤덤했다.“경찰 조사에 협조했을 뿐이에요.”연동욱이 이 뻔한 거짓말을 믿을 리 없었다. 그의 낯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진짜 이유는 네가 잘 알겠지. 이젠 연성 그룹을 너한테 다 맡긴 거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본인이 뭘 하고 있
그런데 추천된 키워드가 하필이면 연지훈과 유이영에 관한 거였다.[연지훈과 유이영,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비록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나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었고 아래에 유이영의 팬들이 축하 글을 잔뜩 달았다.서현주는 그 글을 눌러서 보았다. 내용은 별거 아니었다.연지훈, 유이영, 그리고 연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식사하다가 누군가에게 찍혀 온라인에 사진이 올라온 것이었다. 그리고 온갖 축하 게시물들이 덩달아 나왔다.연지훈은 그동안 늘 저자세였고 인터넷 상에도 그의 사생활 정보는 거
서현주는 들고 있던 숟가락을 툭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었다.“엄마,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우리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니라니까요. 몇 년째 그렇게 오해하는 거예요? 그리고 요한 씨가 나를 좋아한다는 건 어쩌다 나온 결론이에요? 말도 안 돼요.”생각해 보면 이 몇 년 동안 그녀와 안요한 사이에는 썸 타는 기류도 없었고 안요한은 이유도 말 안 하고 불쑥 사라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어디를 가는지, 언제 돌아오는지, 언제 다시 떠나는지, 그런 걸 한 번도 먼저 말해준 적이 없었다.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그렇게 이유도 없이 자꾸 사라질
서현주는 잠시 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만약 전생의 그녀가 지금의 자신을 본다면 아마 정말 기뻐했을 거라고.그리고 전생의 딸이 살아 있었다면 지금 이 정도의 자산으로 딸에게 어떤 불행도 닥치지 않게 지켜줄 수 있었을 텐데. 영양실조로 뼈가 드러날 만큼 굶는 일도, 분유 값이 없어 발버둥 치는 일도 절대 없었을 것이다.그 아이는 평안하고 넉넉하게 자랐을 거고 서현주가 가진 모든 걸 물려받을 수 있으며 세상 누구보다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그때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요.”서현주는 감정을 꾹
서현주는 눈을 감은 채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친구가 아파서 병원에 데려왔어요. 이따가 들어갈게요. 걱정하지 마요. 아까 바빠서 폰을 못 봤어요.”그 말을 듣자마자 엄진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네 친구 많이 아픈 건 아니지? 엄마가 내일 가서 봐줄까?”“아니에요, 엄마. 별일 아니에요. 내일이면 퇴원할 거예요.”“그래, 그럼 너도 너무 늦지 말고 빨리 와.”“네, 얼른 주무세요.”전화를 끊은 서현주는 한 손으로 뒷목을 누르며 고개를 몇 번 돌렸다. 그러다 무심코 날카로운 한 쌍의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