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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Author: 스프링 가든
최지연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몇 초가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변호사님 죄송해요. 전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주시면 저를 고소해도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변호사님의 인맥을 이용해 돈을 마련해 주신다면 법정에서 모든 것을 말하고 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도울게요.”

“그쪽이 말하는 정의는 나 혼자서도 쟁취할 수 있어요. 돈은 나도 그럴 능력이 안 되네요.”

능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의뢰인을 돕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상대를 용서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최지연의 이번 행동은 이미 서유정의 인내심을 건드렸기에 용서하지도, 도와주지도 않을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동정할 가치도 없으니까.

이번에 도와주면 다음번에 기회가 생길 때 또다시 물어뜯지 않겠나.

“변호사님, 정말 그렇게 매정하게 구실 거예요? 저희 모자가 죽기를 바라세요?”

서유정은 걸음을 멈추지도 않은 채 그대로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던 최지연의 눈에 악랄한 기색이 스쳤다.

‘날 돕지 않으면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원망하지 마.’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의 풀숲으로 가서 미리 숨겨둔 카메라를 꺼냈다.

그 안에 자신이 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하자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띠었다.

서유정이 도와준다면 이 영상을 지울 생각이었지만 서유정이 도와주지 않으니 이 영상은 이제 곧 서유정을 찌르는 칼이 될 것이다.

그녀는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몸을 돌려 아파트 단지를 나섰다.

집에 돌아온 최지연은 즉시 컴퓨터를 켜서 녹화 내용을 추출해 한지유에게 일부를 전송했다.

곧 한지유의 전화가 걸려 왔다.

“최지연, 대체 무슨 뜻으로 영상을 보낸 거야?”

최지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무슨 뜻인지 한지유 씨도 잘 알잖아요. 서유정이 고소를 취하할 리 없으니 우리도 끝까지 물고 뜯으며 싸울 수밖에요. 제가 보낸 영상은 일부에 불과해요. 원하는 내용으로 더빙해서 인터넷에 올리면 서유정은 사람들의 공격을 받을 거예요. 그때면 서유정이 우리와 협상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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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환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요즘 대학원 준비랑 로펌 설립 준비하느라 바쁘지 않아요? 감당할 수 있겠어요?”“로펌에 최근 지원한 사람들이 다 적절하지 않아서 채용 요건과 급여를 조정해 볼 생각이에요. 대학원 준비는 좀 미뤄도 돼요.”어차피 내년에 지원할 계획이라 시간이 좀 여유로웠다.박수환은 잠시 침묵한 뒤 입을 열었다.“생각해 보니 저녁에 시간을 내어 요리까지 하기엔 유정 씨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밥 얻어먹는 게 미안하면 이따가 나랑 같이 장 보러 마트 가요. 그쪽이 재룟값 내고 내가 요리하는 것 어때요?”서유정은 다소 마음이 동했지만 그래도 박수환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근데 그러면 수환 씨 시간도 많이 낭비할 것 같은데요.”“괜찮아요. 요즘 일도 없어서 집에서 쉬는데 1인분과 2인분 하는 게 별 차이도 없어요.”“그래요. 그럼 앞으로 한동안 계속 신세 질게요. 일자리 찾으면 그땐 나도 요리할게요.”“좋아요.”두 사람은 밥을 먹고 정리를 마친 후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고 함께 마트에 장을 보러 나갔다.그들이 사는 건물 근처에 대형 체인 마트가 하나 있어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마트에 들어서자 박수환은 익숙한 듯 왼편에서 카트를 밀고 서유정과 함께 안쪽으로 걸어갔다.“요즘 먹고 싶은 음식 있어요?”서유정은 고개를 저었다.“뭐든 괜찮아요. 난 가리는 것 없어요.”“그럼 먼저 채소 코너부터 보러 갈까요?”“네.”두 사람은 채소 코너로 들어가 각자 채소 한 가지를 고른 뒤 수산물과 육류 코너로 향했다.누구도 뒤에서 휴대폰으로 그들이 함께 장 보는 모습을 찍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장을 다 본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서유정은 저녁에 처리할 일이 조금 남아 집에 돌아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했다.한편, 연화 어느 별장 구역 퍼스트 빌리지 안.양주원은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손에 쥔 채 무표정한 얼굴로 과거 서유정과 열애하던 시절에 찍은 영상을 보고 있었다.영상 속 두 사람은 10년 후의 미래를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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