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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Penulis: 고능비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도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밤새 얼음물에 몸을 담근 여운별은 늦은 밤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여씨 사모님은 서둘러 가정의를 불러 약을 처방하여 딸에게 먹인 후 줄곧 딸의 곁을 지켰다.

열이 완전히 내리고 나서야 그녀는 안심하고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운초는요? 어젯밤에 돌아오지 않았나요?”

큰딸에 관해 물을 때, 여씨 사모님은 방금까지만 하여도 자상하던 얼굴이 갑자기 귀찮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장님 주제에 무슨 운이 그렇게 좋은지, 갑자기 성씨 아가씨와 그 시골 여동생이 돕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비도 어미도 없는 촌놈일 뿐인데 재벌가에 기어올랐다고 몸값이 오른 줄 아나 봐요. 그 시골 처녀가 참견하지 않았더라도 우리 운별이는 무사했을 거예요. 시골뜨기가 손이 얼마나 빠른지... 무예라도 익힌 솜씨였어요.”

부부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어젯밤 일을 이야기했다.

여씨 사모님은 자기 딸을 병들게 하고,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망신당하게 한 하예정이 극도로 미웠다.

“운초는 매일 8시 전에 가게 문 열러 떠나니 이 시간에는 이미 외출한 지 오래야.”

여 대표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에는 운별이도 좀 지나쳤어. 운초는 어쨌든 친언니인데 항상 괴롭히려 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운별이도 이미 스무 살이고 몇 년 후면 시집갈 텐데, 이러면 누가 결혼하려 하겠어?”

“우리 운별이가 얼마나 우수하다고요. 우리 집이 돈 없는 집안도 아니고, 시집가고 싶다고만 하면 반드시 가장 훌륭하고 완벽한 남자를 데릴사위로 들일 거예요. 나는 운별이가 다른 집으로 시집가는 것이 아까워요. 아무래도 친정이 시댁보단 훨씬 낫죠. 당신도 좀 운초를 대신해서 말하지 말아요. 그년은 그저 재수 없는 사고뭉치예요. 그년만 아니었어도 운별이의 명성이 나빠지지 않았을 거예요. 내가 말했잖아요, 애초에 확 죽여버렸어야 한다고.”

“여보!”

여 대표가 차가운 표정으로 부르자 여씨 사모님은 입을 다물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오랜 침묵 끝에 그녀는 다시 입을 뗐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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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167화

    “아가씨.”경호원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불렀다.이윤미는 눈을 뜨며 조용히 말했다.“차 세우세요. 하지만 내리지는 마세요. 저쪽에서 움직임이 보일 때만, 정말 피할 수 없을 때만 내리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몸부터 지키세요.”“아가씨.”“저도 제 몸 잘 챙겨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에요. 앞으로 살아갈 날도 많고 아직 시작도 못 한 좋은 날들이 많은데 제가 왜 죽겠어요.”이윤미는 미소를 띠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서늘한 슬픔이 깔려 있었다.남매 사이가 결국 이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그들의 인연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새삼 실감 날 뿐이었다.이윤미는 태어나자마자 뒤바뀐 탓에 잘못된 집에서 자라며 굶고, 헐벗고,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친부모에게 돌아갔을 때는 이제라도 제자리를 찾은 거라 믿었지만 그 기대는 허망하게 무너졌다.이처럼 많은 가족이 있음에도 그녀는 언제나 혼자였다.정작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챙겨 준 사람은 방윤림과 하예진 일행이었다.경호원들은 이윤미가 오늘 밤 벌어질 일을 이미 각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들은 말없이 그녀의 지시를 받아들였다.“뒤쪽 화물차가 따라붙으면 바로 내릴 준비 하세요.”상대가 일부러 브레이크가 고장 난 척 달려들면, 앞뒤로 대형 화물차에 끼이기라도 한다면 살아남기 힘들 터였다.이윤미는 오늘 누구도 죽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다칠 사람은 자신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앞길을 막아선 화물차 운전사는 마치 차량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이도록 일부러 엔진 상태를 점검하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이윤미 일행의 차가 멈춰 섰지만 정일범 쪽 사람들은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뒤에서 쫓아오는 화물차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움직이면 이윤미가 그대로 차를 돌려 빠져나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몇 분 뒤, 뒤편에서 달려오던 대형 화물차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그 순간, 이윤미가 먼저 문을 열고 내렸다.경호원들과 운전기사도 곧바로 빠져나왔다.그들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1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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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164화

    오늘 밤은 잠을 이루기 어려운 밤이 될 것이 분명했다.이윤미는 커피 한 잔으로 정신을 다잡았다.밤 열한 시가 되어서야 그녀는 경호원 몇 명과 함께 카페를 나섰다.저녁 내내 누군가가 자신을 뒤따르고 있다는 기척이 느껴졌지만 이윤미는 경호원들에게 아무런 행동도 하지 말라고 알려주었다.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정일범 쪽 사람들일 것이다.그들은 일을 일찍 마치고 제때 퇴근했고 요즘은 접대도 없어서 저녁 시간이 넉넉했을 터였다.이윤미가 차에 올라탄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그녀는 이내 전화 받았다.“새언니.”“윤미야, 나는 이제 네 새언니 아니야. 그냥 언니라고 불러.”이윤미는 즉시 호칭을 바꾸었다.“언니, 이렇게 늦은데 아직 안 주무셨어요? 어떻게 갑자기 전화하셨어요? 조카들은 잘 지내죠? 개학해서 학교에 갔으니까 언니도 좀 숨 돌릴 수 있겠네요.”조윤은 이혼 후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집에서 지내고 있었다.하지만 설 무렵 아이들과 함께 친정을 나와 본인 명의로 된 타운하우스에서 살기 시작했다.예전의 큰 저택과 비교하면 소박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집이었다.이윤미는 그녀가 설을 앞두고 친정을 떠난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어떤 지역에는 이혼한 딸이 명절을 친정에서 보내면 안 된다는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었다.심지어 시집간 딸이 오래 머물면 친정 아들들의 운까지 막는다는 미신까지 존재했다.그녀는 그런 낡은 풍습에 더 이상 얽매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그렇다고 조윤의 친정이 그녀를 박대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아직 이혼하기 전에 조윤의 친정은 이씨 가문과 사돈으로 얽힌 관계라 그 덕에 사업에서 꽤 많은 이득을 얻어 왔다.하여 조윤이 친정에만 가면 부모도 오빠들도 늘 극진히 대해주었다.하지만 이혼한 데다 이씨 가문에도 큰 변고가 생겼고 이윤미라는 친여동생이 가문을 잇지 않겠다고 물러난 뒤로 두 집안은 더 이상 사돈도 아니고 오히려 사이도 좋지 않았다.지금 조윤이 친정에서 받는 대우가 예전과 같을 리는 없었다.이윤미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163화

    하예진과 우빈은 여전히 통화를 이어가고 있었다.두 사람은 무슨 얘기가 그리 많은지 끝도 없이 서로에게 말을 건넸다.그 시각, 이윤미는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하예진과 헤어진 뒤 바로 집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지만 발길은 쇼핑몰로 향했다.아직 시간이 일렀기에 도로에도 차가 많았다.이런 때 움직일 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정일범 형제의 계략에 맞추려면 지금 귀가할 수는 없었다.밤이 충분히 깊어질 때까지 시간을 흘려보내고 사람들 시선이 줄어드는 늦은 시각에 집으로 들어가야 했다.그래야 그들이 움직일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그때 방윤림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윤미 씨의 양오빠 두 분과 친오빠 세 분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미리 숨어 있습니다.]이윤미의 차가 나타나기만 하면 그대로 들이받을 예정이었다.현장에서 그녀의 숨이 끊어지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으면 납치해 갈 계획이었다.정일범은 개발되지 않은 외진 바닷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의 계획은 이윤미를 그곳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조각낸 뒤 바다에 내던지려고 했다.바닷속 큰 물고기들이 남은 조각들을 삼켜 버릴 테니까.남매라는 이름만 공유했을 뿐 피붙이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이들이었다.그들이 꾸민 짓은 소름이 돋을 만큼 잔혹했다.그런 자들은 차라리 감옥에서 늙어 갈 때까지 나오지 못해야 한다.세상에 더는 어떤 해도 끼치지 못하도록.그리고 방윤림은 그들이 갇히기만 하면 감옥 안에서 “특별한”대우도 받게 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들이 살아서 다시 세상에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면 방법은 언제든 있었다.하지만 이윤미는 방윤림에게 답장하지 않았다.오늘 밤 일이 어떻게 끝나는지 지켜본 뒤에 결정하고 싶었다.마지막 순간에 오빠들이 마음을 돌려 그녀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면 살려 둘 수도 있었다.그러나 끝까지 달려들어 달려든다면 감옥에서 죽을 때까지 나오지 못하게 해야 했다.이윤미는 경호원 몇 명과 함께 거리를 걸었다.그녀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몇 벌 고르고 방윤림에게 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162화

    우빈은 아직 엄마가 돌봐야 하는 어린아이였다.노동명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여름방학에 오자. 방학은 길잖아. 두 달이면 오래 놀 수 있잖아. 나중에 유치원 졸업하고 강성으로 전학해서 초등학교 다니게 되면 그때 엄마를 매일 볼 수 있을 거야. 아저씨 일도 강성 쪽으로 옮길 거라서 우리 셋이 한집에서 지낼 수 있어.”노씨 그룹은 강성에도 사업이 있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하예진이 앞으로 강성에 머물게 되자 노동명은 강성 쪽 투자를 크게 늘렸고 새로운 시장을 넓히려면 대표인 그가 직접 지켜봐야 했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내와 아이들 곁에도 머물 수 있었다.우빈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알았어요.”그러고는 바로 화면 속 엄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엄마! 아직 제 질문에 대답 안 했잖아요.”하예진이 부드럽게 웃었다.“오늘은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밤늦게까지 약속이 없었어. 지금 집으로 가는 중이야. 너도 곧 잘 시간이니까 그 전에 먼저 전화한 거야. 우빈아, 엄마 보고 싶었어?”“네! 우빈이도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조금 있다가 우리 새집 영상 하나 찍어서 이모한테 보내 줄 수 있어요? 저도 보고 싶어요.”우빈은 새집 이야기는 이미 하예정에게 들은 적 있었다. 엄마가 이제 호텔이 아니라 강성에 마련된 새집에서 지낸다는 것, 그 집이 아주 넓어서 혼자 뛰어다녀도 심심할 틈이 없을 만큼 공간이 많다는 것도 전부 전해 들었다.그래서 이 꼬마는 하루라도 빨리 가보고 싶었다.여름방학이 되면 용정도 강성으로 놀러 오게 하여 자기 집에서 머물게 해주고 싶었다.우빈은 용정네 집에 가면 늘 용정 집에서 지내는데 용정이가 강성에 오면 호텔에 묵어야 하는 점이 늘 미안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우빈에게도 집이 여러 곳이 있었고 집마다 방도 충분했기에 친구가 찾아오면 언제든 편하게 머물게 해줄 수 있었다.어린 우빈이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일 아침에 엄마가 아침 운동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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