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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hor: 고능비
”가죠.”

태윤은 속으로 그녀를 한바탕 욕했지만,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

그녀는 명의상 그의 아내이지만, 그들은 사실 낯선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기사 아저씨는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다시 차를 옮기었다.

예정은 자신이 조금 전 남편의 고급차에 부딪힐 뻔했다는 것을 모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게로 돌아왔다.

효진의 집은 바로 근처여서 항상 예정보다 먼저 가게에 도착하여 있었다.

바쁜 일을 끝낸 효진은 아침 식사를 주문하여 먹고 있다가, 절친이 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너 밥은 먹었어?"

"응."

"너주려고 과자 가져왔어. 맛있으니 먹어봐.”

예정은 오토바이 열쇠를 계산대에 올려놓고 앉아 사양하지 않고 과자봉지를 가져갔다.

”난 단 거라면 다 좋아. 근데 효진아, 아까 오는 길에 롤스로이스를 봤어.”

"관성에서 롤스로이스를 보는 것은 흔치는 않은 일인데....차에 타고 있는 사람 봤어?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재벌 집 잘생긴 미혼남?"

“…...”

"소설에서는 젊고 잘생긴 재벌들이 사방에 쫙 널려 있는데 왜 우리 눈에는 안 띄우는거야?"

"소설은 모두 구독자 시선에 맞추기 위해 지어낸 것이잖아, 큰 재벌이 아니어도 적어도 각 계층의 엘리트 정도는 돼야지....평범한 아르바이트생을 쓴다면 누가 보겠니?"

예정의 말에 효진은 또 웃었다.

"참, 예정아, 너 저녁에 시간 있어?"

"매일 가게랑 집만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많지. 무슨 일 있어?"

예정의 생활패턴은 매우 간단하다, 가게의 장사를 관리하는 것 외에 언니를 도와 조카를 돌보는 것 뿐이다.

"저녁에 연회가 있어. 상류사회의 연회인데, 같이 가서 구경하지 않을래?."

예정은 일단 거절부터 하였다.

"거긴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야, 별로 가고 싶지 않아."

예정의 월수입은 적지 않지만, 상류사회의 그 울타리는 너무 높아서 그녀는 비집고 들어가고 싶지 않고, 비집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

듣기 싫은 소리지만, 자기 같은 신분이 그런 고급 연회에 가면 하인 취급만 받을 것이다.

"사실 나도 가고 싶지는 않아, 우리 엄마가 굳이 고모한테 초대장 한 장 구해달라고 부탁해서 할 수 없이 가는 거야, 초대장 한 장마다 한 명씩 더 갈 수 있다고 해서 바로 네가 생각났어, 예정아, 너도 같이 가자 응? 아니, 우리 엄마 잔소리가 귀에 못이 박히지 않도록 네가 좀 나랑 같이 가서 대처해 줘.”

심씨 가문은 관성의 토착민이자 재벌가이며, 여러 채의 집과 반쪽 거리 상가의 임대료를 받고 있으며, 자산은 적게 잡아도 수백억이나 된다. 물론 명문 귀족들과는 거리가 멀지만 말이다.

마침 효진의 고모가 재벌 집 부인으로 시집가서 몇십 년을 견뎌 낸 끝에 지금은 상류사회에서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는 것을 본 효진 엄마는 어떻게든 이쁘게 생긴 딸을 큰 재벌 집 며느리로 시집보낼 생각이었다.”

조카딸 효진이를 줄곧 이뻐하던 고모도 조카딸의 조건이면 재벌 집 며느리 조건에 겨우 합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친정 시누이가 말을 꺼내자 기꺼이 조카딸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아주머니가 또 재촉하셨어?"

"하늘 아래 엄마는 다 똑같아, 딸이 크면 매일 결혼을 재촉하니 말이야....나도 혼자 돈을 벌 수 있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멋지게 살 수 있는데 말이야.... 왜 꼭 남자를 찾아 시집을 가야 하지? 혼자 얼마나 잘 지내는데...."

"시집가도 조건이 비슷한 데 가야지, 나는 재벌에게 시집가고 싶지 않아, 비록 고모가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수십 년을 견뎌낸 끝에 얻은 결과고, 고모가 고모부 집에 처음 시집왔을 때 얼마나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는지 몰라, 예전에 고모가 친정에 올 때마다, 항상 가만히 울 엄마 앞에서 울었는데, 재벌 집 시집살이의 매운맛을 톡톡히 봤지 뭐.”

효진은 재벌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우리 착한 예정이....딱 오늘 밤만 어때? 그냥 구경 갔다고 생각해. 우리 고모가 오늘 밤 연회에는 많은 훌륭한 젊은이들이 참석할 거라고 했어, 모두 관성의 내로라하는 거물, 재벌 2세, 재벌 3세들이야, 우리는 남자 낚으러 가는 게 아니라 견문을 넓히러 가는거야, 그리고 내가 알려줄게, 연회에는 맛있는 게 엄청 많아.”

예정도 심효진도 모두 먹는 걸 엄청나게 좋아하는 먹보들이다.

둘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은 것도 이렇게 서로가 취미가 맞았기 때문이었다.

예정은 거의 한 시간 동안 절친의 끈질긴 구슬림 끝에 마지못해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저녁 일찍 가게 문을 닫고 함께 연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녀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조카에게 큰일은 없는지 물었다.

다행히도 의사한테 보였는데 감기에 걸려서 미열이 날 뿐 별일 없다고 한다.

그제야 마음이 놓인 예정은 저녁에 심효진과 함께 연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언니에게 알렸다.

"세상 구경을 하는 것도 좋지, 물론 그런 높은 차원의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다."

예진은 동생이 다른 목적 없이, 단순히 눈 뜨고 와도 좋다고 생각하고 연회에 참가하는 것을 적극 찬성했다.

저녁 연회에 입을 옷과 화장 준비를 위해 점심 식사 후 가게 문을 닫고, 효진은 친한 친구를 집으로 끌고 갔다.

예정을 매우 좋아하는 심씨 가족은 모두 효진이 예정을 데리고 함께 연회에 참석하려는 것에 대해 아무도 의견이 없었다, 어쨌든 예정은 결혼했으니, 딸의 인기를 빼앗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저녁 6시가 조금 지났을 때, 효진 고모가 배정해 준 고급차가 심 씨 집 앞에 멈추었다.

"재미있게 놀아."

효진 엄마는 두 여자애를 배웅하며 예정에게 말한다.

"예정아, 아줌마 대신 효진일 잘 봐줘, 효진이 먹는 것만 챙기게 놔두지 말고, 젊은이들과 잘 어울리도록 해. "

"효진아, 고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알았지?"

예정은 웃으며 답했다.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효진이 잘 지켜볼게요, 먹기만 하게 놔두지 않을게요."

“네가 곁에 있으니 아줌마가 시름 놓인다."

효진 엄마가 예정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여자애가 철이 들고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 아들이 예정보다 몇 살이나 더 어리지 않았다면, 아들과 관계를 맺어주고 싶었다.

예정의 깜짝 결혼을 듣고 효진 엄마는 여간 후회하지 않았다, 그들 심씨 가문에는 훌륭한 젊은이들이 많아 예정이 시집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심씨 가문 중에서 하나 고를 수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는 그 말을 입밖으로 못 꺼내게 되었다.

엄마의 재촉으로 하얀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정교하게 하고, 악세사리까지 한 효진은 재빨리 친구를 끌고 고모가 마련해 준 그 고급차에 올랐다.

예정은 이미 결혼했고, 또 친한 친구와 함께 연회에 참석하기에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옅은 화장만 했다.

소박하게 차려입었지만 타고난 미모를 숨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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