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화

Author: 고능비
”가죠.”

태윤은 속으로 그녀를 한바탕 욕했지만,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

그녀는 명의상 그의 아내이지만, 그들은 사실 낯선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기사 아저씨는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다시 차를 옮기었다.

예정은 자신이 조금 전 남편의 고급차에 부딪힐 뻔했다는 것을 모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게로 돌아왔다.

효진의 집은 바로 근처여서 항상 예정보다 먼저 가게에 도착하여 있었다.

바쁜 일을 끝낸 효진은 아침 식사를 주문하여 먹고 있다가, 절친이 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너 밥은 먹었어?"

"응."

"너주려고 과자 가져왔어. 맛있으니 먹어봐.”

예정은 오토바이 열쇠를 계산대에 올려놓고 앉아 사양하지 않고 과자봉지를 가져갔다.

”난 단 거라면 다 좋아. 근데 효진아, 아까 오는 길에 롤스로이스를 봤어.”

"관성에서 롤스로이스를 보는 것은 흔치는 않은 일인데....차에 타고 있는 사람 봤어?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재벌 집 잘생긴 미혼남?"

“…...”

"소설에서는 젊고 잘생긴 재벌들이 사방에 쫙 널려 있는데 왜 우리 눈에는 안 띄우는거야?"

"소설은 모두 구독자 시선에 맞추기 위해 지어낸 것이잖아, 큰 재벌이 아니어도 적어도 각 계층의 엘리트 정도는 돼야지....평범한 아르바이트생을 쓴다면 누가 보겠니?"

예정의 말에 효진은 또 웃었다.

"참, 예정아, 너 저녁에 시간 있어?"

"매일 가게랑 집만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많지. 무슨 일 있어?"

예정의 생활패턴은 매우 간단하다, 가게의 장사를 관리하는 것 외에 언니를 도와 조카를 돌보는 것 뿐이다.

"저녁에 연회가 있어. 상류사회의 연회인데, 같이 가서 구경하지 않을래?."

예정은 일단 거절부터 하였다.

"거긴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야, 별로 가고 싶지 않아."

예정의 월수입은 적지 않지만, 상류사회의 그 울타리는 너무 높아서 그녀는 비집고 들어가고 싶지 않고, 비집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

듣기 싫은 소리지만, 자기 같은 신분이 그런 고급 연회에 가면 하인 취급만 받을 것이다.

"사실 나도 가고 싶지는 않아, 우리 엄마가 굳이 고모한테 초대장 한 장 구해달라고 부탁해서 할 수 없이 가는 거야, 초대장 한 장마다 한 명씩 더 갈 수 있다고 해서 바로 네가 생각났어, 예정아, 너도 같이 가자 응? 아니, 우리 엄마 잔소리가 귀에 못이 박히지 않도록 네가 좀 나랑 같이 가서 대처해 줘.”

심씨 가문은 관성의 토착민이자 재벌가이며, 여러 채의 집과 반쪽 거리 상가의 임대료를 받고 있으며, 자산은 적게 잡아도 수백억이나 된다. 물론 명문 귀족들과는 거리가 멀지만 말이다.

마침 효진의 고모가 재벌 집 부인으로 시집가서 몇십 년을 견뎌 낸 끝에 지금은 상류사회에서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는 것을 본 효진 엄마는 어떻게든 이쁘게 생긴 딸을 큰 재벌 집 며느리로 시집보낼 생각이었다.”

조카딸 효진이를 줄곧 이뻐하던 고모도 조카딸의 조건이면 재벌 집 며느리 조건에 겨우 합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친정 시누이가 말을 꺼내자 기꺼이 조카딸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아주머니가 또 재촉하셨어?"

"하늘 아래 엄마는 다 똑같아, 딸이 크면 매일 결혼을 재촉하니 말이야....나도 혼자 돈을 벌 수 있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멋지게 살 수 있는데 말이야.... 왜 꼭 남자를 찾아 시집을 가야 하지? 혼자 얼마나 잘 지내는데...."

"시집가도 조건이 비슷한 데 가야지, 나는 재벌에게 시집가고 싶지 않아, 비록 고모가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수십 년을 견뎌낸 끝에 얻은 결과고, 고모가 고모부 집에 처음 시집왔을 때 얼마나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는지 몰라, 예전에 고모가 친정에 올 때마다, 항상 가만히 울 엄마 앞에서 울었는데, 재벌 집 시집살이의 매운맛을 톡톡히 봤지 뭐.”

효진은 재벌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우리 착한 예정이....딱 오늘 밤만 어때? 그냥 구경 갔다고 생각해. 우리 고모가 오늘 밤 연회에는 많은 훌륭한 젊은이들이 참석할 거라고 했어, 모두 관성의 내로라하는 거물, 재벌 2세, 재벌 3세들이야, 우리는 남자 낚으러 가는 게 아니라 견문을 넓히러 가는거야, 그리고 내가 알려줄게, 연회에는 맛있는 게 엄청 많아.”

예정도 심효진도 모두 먹는 걸 엄청나게 좋아하는 먹보들이다.

둘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은 것도 이렇게 서로가 취미가 맞았기 때문이었다.

예정은 거의 한 시간 동안 절친의 끈질긴 구슬림 끝에 마지못해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저녁 일찍 가게 문을 닫고 함께 연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녀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조카에게 큰일은 없는지 물었다.

다행히도 의사한테 보였는데 감기에 걸려서 미열이 날 뿐 별일 없다고 한다.

그제야 마음이 놓인 예정은 저녁에 심효진과 함께 연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언니에게 알렸다.

"세상 구경을 하는 것도 좋지, 물론 그런 높은 차원의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다."

예진은 동생이 다른 목적 없이, 단순히 눈 뜨고 와도 좋다고 생각하고 연회에 참가하는 것을 적극 찬성했다.

저녁 연회에 입을 옷과 화장 준비를 위해 점심 식사 후 가게 문을 닫고, 효진은 친한 친구를 집으로 끌고 갔다.

예정을 매우 좋아하는 심씨 가족은 모두 효진이 예정을 데리고 함께 연회에 참석하려는 것에 대해 아무도 의견이 없었다, 어쨌든 예정은 결혼했으니, 딸의 인기를 빼앗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저녁 6시가 조금 지났을 때, 효진 고모가 배정해 준 고급차가 심 씨 집 앞에 멈추었다.

"재미있게 놀아."

효진 엄마는 두 여자애를 배웅하며 예정에게 말한다.

"예정아, 아줌마 대신 효진일 잘 봐줘, 효진이 먹는 것만 챙기게 놔두지 말고, 젊은이들과 잘 어울리도록 해. "

"효진아, 고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알았지?"

예정은 웃으며 답했다.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효진이 잘 지켜볼게요, 먹기만 하게 놔두지 않을게요."

“네가 곁에 있으니 아줌마가 시름 놓인다."

효진 엄마가 예정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여자애가 철이 들고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 아들이 예정보다 몇 살이나 더 어리지 않았다면, 아들과 관계를 맺어주고 싶었다.

예정의 깜짝 결혼을 듣고 효진 엄마는 여간 후회하지 않았다, 그들 심씨 가문에는 훌륭한 젊은이들이 많아 예정이 시집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심씨 가문 중에서 하나 고를 수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는 그 말을 입밖으로 못 꺼내게 되었다.

엄마의 재촉으로 하얀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정교하게 하고, 악세사리까지 한 효진은 재빨리 친구를 끌고 고모가 마련해 준 그 고급차에 올랐다.

예정은 이미 결혼했고, 또 친한 친구와 함께 연회에 참석하기에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옅은 화장만 했다.

소박하게 차려입었지만 타고난 미모를 숨길 수는 없었다.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Pinakabagong kabanata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93화

    민지영은 여운초가 자신을 속였다는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다.여운초는 형수일 뿐이고 시동생은 이미 어른이니 그 행방을 일일이 챙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전이혁이 한밤중에 돌아왔을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여운초가 모르는 것도 당연했다.“어제 늦게 들어와서 오늘은 쉬고 있었어요. 잠을 좀 보충하려고.”전이혁은 계단을 내려와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민지영 씨.”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민지영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전이혁은 시선을 그의 형수에게로 돌렸다.“형수님, 연 날리러 가시는 거예요?”“네, 아침에 그냥 바람이 좋다고 말했는데 남편이 연 두 개나 보내주더라고요. 지금 지영이랑 같이 가려고. 도련님, 주방에 음식 있는데 배고프면 데워서 드세요. 아직 따뜻할 거예요.”여운초는 간단히 말하고 민지영을 데리고 나갔고 전이혁은 자연스럽게 뒤를 따랐다.민지영이 돌아보며 물었다.“같이 오실 건가요?”“답답해서 바람 좀 쐬려고 나가려던 참이었어요. 제가 함께하면 민지영 씨께 불편한 점이 있나요?”“아니요. 전이혁 씨의 집인데 어디 가실지는 그쪽 자유겠죠.”전이혁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두 여자는 걷는 동안 피부관리 제품 브랜드 같은 여성스러운 주제로 수다를 떨었다.사업 이야기가 오갈 때면 대부분 여운초가 말하고 민지영은 묵묵히 듣다가 가끔 짤막한 말을 내뱉곤 했다.전이혁이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어 민지영은 의심을 피하려고 지나친 의견을 피했다.잔디밭에 도착하자 이미 여러 일꾼의 아이들이 연을 날리고 있었다.바람이 부는 날 연을 날리는 건 여운초만의 생각이 아닌 듯했다.여운초가 연을 들고 오자 아이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와, 이 연 진짜 예쁘다! 정말 예뻐요!”전씨 할머니와 친구들은 고스톱을 계속하며 가끔 잔디밭 내다보았다.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연을 날리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전이혁은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여운초는 연 날리는 법을 잘 몰라 여러 번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실패했다.반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92화

    “좋아요.”여운초는 민지영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민지영도 기쁜 마음으로 따라갔다.창가에서 계단 쪽으로 이동해 엿듣고 있던 전이혁은 안절부절못했다.‘형수님이 오늘의 임무를 잊으신 건가?'그의 부탁으로 민지영을 초대했지만 아직까지 민지영과 ‘여우'의 유사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그런데 여운초는 민지영을 데리고 연 날리러 가고 있었다.그것도 큰 잔디밭에서 연을 날린다니...주변에 나무가 있어 숨을 수는 있지만 거리가 멀어져서 두 사람이 연 날리는 모습을 볼 수는 있지만 세세한 부분은 보기 어려울 터였다.전이혁은 속으로 전이진을 원망했다.여운초의 ‘오늘 바람이 좋다'는 말 한마디에 연을 사들인 전이진 덕분에 이제 두 사람은 연을 날리러 가는 판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숨어서 지켜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위험’을 무릅쓰고 따라가야 했다.하지만 따라가면 민지영이 경계를 풀지 않을 것이고 빈틈이 노출되지 않을 게 뻔했다.사실 민지영은 전이혁을 경계하고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여운초에게 전이혁이 집에 있는지 물었을 때 그 이유는 충분해 보이긴 했지만 전이혁은 수상함을 느꼈다.공은호의 제자로서 실력도 출중하고 배경도 탄탄한 민지영이 그의 차가운 태도 따위를 두려워할 리가 없다.경계하는 이유는 무언가를 들킬까 봐서가 아닌가.전이혁은 민지영이 ‘여우’로 변장해서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여우'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얼굴과 신분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다.‘여우'는 교활의 상징이었다.만약 민지영이 ‘여우'이고 ‘여우'가 민지영이라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공은호의 제자로서 넓은 정보망을 가진 그녀가 자신의 조사를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게다가 ‘여우'의 뛰어난 실력도 그러했다. 그 많은 스승한테서 배운 제자의 실력은 반드시 막강할 것이다.전이혁은 이런 추측을 하고 있었지만 증거가 없어 확신할 수 없었다.‘여우'가 바로 그가 사랑에 빠진 여인이다.만약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91화

    민지영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저는 몇 년 만에 연을 날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언니 덕분에 어린 시절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됐어요.”여운초가 연 하나를 건넸다.“나는... 어릴 때 연을 별로 날려본 적이 없어. 동생들은 다 연이 있었는데 나만 없었거든. 아무리 연이 비싸지 않아도 큰아버지나 엄마는 나에게 절대 사주지 않았어. 나한테 가장 잘해주던 보모 아주머니가 직접 연을 만들어 주셨는데 잘 날지도 않더라고. 그런데도 나한테는 보물이었지. 그런데 며칠 안 가서 운별이가 망가뜨렸어. 그래서 엄마에게 일렀더니 오히려 나와 보모 아주머니를 혼내시더라. 앞으로 연 만들지 말라면서. 나는 장난감도 거의 없었어. 두 살 때까지는 아빠가 예쁜 인형도 많이 사주셨는데 아빠가 떠나신 후에는 엄마가 다 남에게 줘버렸어. 그리고 운별이가 태어나자 그 애가 원하는 건 뭐든 다 가졌어. 나는 그게 너무 부러웠어. 가끔 몰래 장난감을 만지다 걸리면 운별이가 울면서 엄마에게 일러바쳤는데 엄마는 내 변명도 듣지 않고 매를 들었어. 그것도 엄청 세게. 너무 아파서 며칠을 앓을 정도였지. 상처도 오래가고... 결국에는 겁이 나서 운별의 장난감에는 손도 대지 못했어. 천우가 자기 장난감을 주려고도 했지만 나는 감히 받지도 못했어. 엄마한테 또 맞을까 봐. 보모 아주머니가 계실 때는 막아주시기도 했는데 아주머니가 쫓겨나신 후에는 아무도 날 보호해주지 않았어. 다들 우리 엄마의 지시만 따랐거든. 천우는 어려서부터 나를 지켜주려 했지만 아이는 아이일 뿐인지라 힘이 약하니까 날 지켜줄 수 없었거든.”과거를 이야기하는 여운초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아픔이 서려 있었다.그녀는 과거를 담담히 말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막상 말하니 가슴이 답답해졌다.아마 여운초의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어머니였을 것이다.백설 공주의 계모보다도 더했다.하지만 추미자는 계모가 아니라 친엄마였다.입양된 것도 아닌 추미자의 몸을 빌려 태어난 친딸이었다. 게다가 그녀와 닮은 부분도 많았는데 그녀는 여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90화

    민지영이 물었다.“좀 쉬려고. 신의님께서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하셔서. 내 몸이 원래 약한 편이라 조심해야 한대. 특히 과로나 밤샘을 금지하시더라고. 꽃 가게 일은 힘들지 않지만 우리 집 여동생이 자꾸 와서 시끄럽게 구는 게 문제야. 우리 남편도 집에서 쉬라고 해서 좀 쉬려고. 어차피 가게에 다른 직원들도 있으니까. 내가 없으면 운별이도 가게에 들렀다가 다시 돌아갈 거야.”민지영이 말했다.“언니는 너무 마음이 약해요. 저 같았으면 한 번 올 때마다 한 대씩 때려서 다시는 못 오게 했을 건데. 전에 언니를 그렇게 괴롭혔는데 무슨 정을 생각하는 거예요?”“정 같은 건 없어. 그 애는 그냥 입만 살아서 그래. 난 신경 쓰기 귀찮을 뿐이야. 때려서 쫓아낼 필요도 없어. 내가 잘 먹고 잘사는 모습만 보여줘도 운별이는 속에서 타들어 갈 테니까. 그 애는 항상 날 무시했어. 근데 이젠 내가 그 위에 올라탄 꼴이 됐으니 얼마나 속 쓰리겠어.”여운초가 시집간 남편은 바로 여운별이 원하던 남자였다.예전에 가졌던 모든 것을 잃었고 이제 그 모든 것이 여운초의 손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여운별에게는 최고의 복수였다.여운별이 먼저 손을 대지만 않는다면 여운초는 먼저 공격하지 않는 편이다.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으로서의 품위는 유지하려 했다.“그래도 다음에 또 언니를 괴롭히면 저한테 말해요. 한밤중에 가서 제대로 겁줄게요.”여운초가 물었다.“진짜 귀신 분장하고 갈 거야? 운별이는 귀신을 엄청 무서워하는데.”민지영이 말한 ‘겁주기'는 생명에 지장 없는 선에서 여운별에게 교훈을 주려는 것이었다. 귀신 분장을 하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해야 한다면 못 할 것도 없었다. 민지영의 분장 실력이라면 식은 죽 먹기였다.다만 여운별이 너무 겁을 먹고 심장마비라도 오면 큰일이니 민지영은 역시 빨간 옷을 입은 여자로 나타나는 것을 더 좋아했다.“농담이야. 너를 귀신 분장시킬 수는 없지. 내가 눈이 안 보이던 시절에도 운별이는 나를 이긴 적 없었어. 지금은 시력도 돌아왔고 여씨 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89화

    민지영이 별채 앞 정원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여운초가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지영아!”여운초가 활짝 웃으며 반겨주었다.“오래전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왜 이렇게 늦은지 궁금해서 막 찾으러 가려던 참이었어.”민지영이 대답했다.“할머니가 리조트에 계신다길래 인사하러 갔어요. 그리고 조금 이야기 나누다가 왔어요.”그녀는 다가가 여운초의 팔을 친근하게 끼며 안을 힐끔 쳐다보았다.“전이혁 씨는 안 계시죠?”“왜? 도련님을 찾으려고?”여운초는 궁금해하며 물었다.“아니요. 그냥 전씨 할머니가 없을 때마다 저에게 차갑게 대하시니까 마주치기가 싫어요. 제가 할머니 말씀대로 전이혁 씨를 만나고 싶어 할까 봐 두려워하는 눈치더라고요. 그런 사람을 누가 원하겠어요? 저한테 오빠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무나 골라도 저를 거절할 사람 없거든요.”여운초는 즉시 화난 표정을 지었다.“도련님이 그러셨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너는 우리 집 귀한 손님이야. 할머니께서 그냥 몇 번 너를 데려다주라고 시키셨을 뿐인데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한다니. 누가 그런 사람을 좋아하겠어? 우리 지영이는 젊고 예쁘고 사람들이 엄청 좋아하는 매력이 있잖아. 결혼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사람인데! 다만 우리 지영이가 시집갈 마음이 없을 뿐이지.”여운초는 전이혁을 한바탕 욕하며 민지영의 편을 들었다.창가에 숨어서 엿보고 엿듣던 전이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뭐야... 우리 형수님이 꽤 열정적으로 날 욕하잖아. 혹시 전부터 욕하고 싶었던거 아니야? 내가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 생각해봐야겠다.’하지만 형수님이 이렇게 큰 소리로 맞장구쳐주니 오히려 두 사람의 대화를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여러 별채의 정원이 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넓었다면 아무것도 듣지 못했을 거다.민지영은 평소와 다름없는 차림을 하고 있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의복은 매우 검소했다. 공은호의 제자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정말 시골에서 갓 올라온 줄로 착각할 정도로 소박한 모습이었다.“언니, 시부모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88화

    회사 일이 너무 바쁜 민지영은 요즘 계속 외출 중이라 민지영의 자매들이 불만을 품고 있을 정도였다. 할머니만이 그녀가 외출한 진짜 이유를 알고 있었기에 돌아오라고 재촉하지 않으셨다.하지만 회사에 쌓인 일들이 산더미라 여기에 너무 오래 머물 수도 없었다.전씨 할머니께서 웃으며 말씀하셨다.“맛있으면 더 많이 먹고 며칠 더 머물다 가요.”“할머니, 우리 요새 일이 너무 바빠요. 이번에 스승님이 오셔서 일을 잠시 제쳐두고 왔는데 이제 스승님도 돌아가셨으니 저도 회사에 복귀해야 하거든요.”전씨 할머니는 민지영의 손을 잡으며 말을 건넸다.“제가 지영 씨 집에 전화해서 관성에서 며칠 더 놀다 간다고 말해줄까요?”민지영이 금방 말을 이었다.“설 연휴 때 다시 와서 놀러 올게요. 지금은 정말 더 머무를 수 없어요. 오늘도 운초 언니가 너무 부탁하는 바람에 겨우 온 거예요.”그녀는 전씨 할머니께서 자신의 정체를 아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원 리조트에서의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민지영은 진짜 신분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확신했다.단지 공은호가 ‘집안도 회사를 운영한다'고 언급하셨을 뿐이다.“알았어요. 요즘 젊은이들 다 바쁘니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약속했어요. 설 연휴 때 꼭 놀러 오는 거라고요. 제가 새해 선물이랑 용돈 봉투 준비해 놓을게요.”“감사합니다. 할머니... 이제 편하게 말 놓으세요.”민지영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럴까? 호호호... 운초 찾으러 왔으면 이제 그쪽으로 가보렴. 그 아이는 벌써 일어났을 거야.”전씨 할머니께서는 여운초가 민지영을 초대했다는 말과 ‘여운초가 부탁했다'라는 말을 듣더니 상황을 파악하셨다.할머니는 누군가를 도우려는 여운초의 의도를 간파하셨지만 일부러 언급하지 않으셨다. 그저 자신의 어리석은 손자가 언제쯤 민지영이 바로 도아영이자 그 빨간 옷을 입은 ‘여우'였다는 사실을 깨달을지 지켜보고 싶을 뿐이다.민지영은 변장에 능해 항상 새로운 얼굴로 나타났다.하지만 전씨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지 않으실 뿐 그녀가

Higit pang Kabanata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