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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3화

작가: 고능비
“우리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따지러 온 게 아니잖아. 다만 현이가 여자아이라서 시름을 놓았을 뿐이야. 전에 현이가 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과 동성연애를 하고 있다고 들었을 때 너희들도 여의치 않다고 들었어. 외출하면 가끔 사람들이 나에게도 고현에 관한 얘기를 물어보곤 했거든. 우리 가문의 청년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행복하게 연애를 하는데도 사람들은 고현이 정말로 게이가 아니냐고 수소문하잖아.”

고정호가 말했다. 그는 따지러 온 것이 아니라, 확인하려고 온 것뿐이다.

사촌 조카의 말처럼 그것은 단지 고진호 부부의 집안일일 뿐 외부인과는 무관한 일이다. 고현이 게이가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하면 될 일이다.

고진호는 그의 딸의 동성 연애설이 고씨 가문의 다른 친척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

고진호 부부가 고현의 의사를 존중해 주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소문났을지는 모르지만 그간 고정호는 고진호를 찾아와서 고현의 일에 참견하지는 않았다.

친척들도 고진호 부부가 자식들의 일에 참견하지 않고 진정으로 자식들의 결정과 선택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고현이 정말 동성애자라고 해도 고진호 부부는 여전히 딸아이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다.

아마 이런 상황을 알았기 때문에 고정호도 이 일에 관해 그들을 나무라지 않았다.

“현이가 게이가 아닌 이상 현이와 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과 함께한다면 명분이 제대로 서겠네. 앞으로 누가 감히 내 앞에서 내 조카 손자를 게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어.”

친척들도 고정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정말 죄송하게 됐네요. 우리 가문의 젊은이들에게 누를 끼쳐 죄송해요.”

고진호는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우리 빈이가 장가갈 걱정 안 해도 좋겠네. 남들이 빈의 취향을 의심하면 상대를 바꾸면 그뿐이야. 우리 빈이가 정상이라면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

“앞으로 현이가 시집가면 결혼식은 반드시 성대하게 치러야죠. 화려하게 꾸며서 모든 사람에게 우리 현이가 정상이라는 것을 알게 해야죠.”

“그럼요.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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