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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6화

Author: 고능비
전창빈이 말을 이었다.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아내감인 데다 내가 이혁 형처럼 다른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민아 씨는 분명 나의 아내가 될 사람인데 당연히 보호해줘야지. 할머니께서 이렇게 입맛 까다로운 아내를 골라주신 건 내가 요리를 좋아하고 그녀 역시 먹는 걸 좋아해야 서로 잘 맞는다는 생각이셨던 거야. 안 그럼 내 요리에 흠잡을 사람도 없으면 어떻게 발전하겠어?”

전태윤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일리 있네. 할머니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셔서 입맛 까다로운 분을 골라주셨을지도 몰라. 출장까지 데려가는 걸 보면 널 어느 정도 신뢰하는 모양이니 잘 보살펴 줘. 너의 장점을 보여주면 사귀기도 쉬울 거야.]

“난 민아 씨의 삼시 세끼만 챙겨주면 돼. 다른 건 신경 안 써도 되니까 천천히 다가갈 거야. 아직 얼마 안 됐는데 깊은 감정이 있을 리가 없잖아.”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첫눈에 반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아내감이라는 것을 알고 자연스럽게 그녀를 아내 역할로 대하며 전씨 가문의 남편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설에는 못 오는 거야?”

“아마 안 될 것 같아. 지금처럼 출장도 데려가는데 내가 집으로 돌아가면 민아 씨는 어떡해?”

전창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사실은 즐기고 있었다.

전이진이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넌 설을 쇠고 난 뒤 갔어야 했어.”

“설이 끝나고 왔더라면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를 얻지 못했을 거야. 형, 올해 설에는 우리 부모님 모시는 일을 형과 형수님께 부탁할게.”

“이진의 결혼식은 올 거지?”

“당연하지. 이진 형이랑 호영 형의 결혼식은 설 뒤로 미루었다고 했잖아?”

원래는 연말에 하려다가 여운초와 고현이 연말은 너무 바쁘다며 3월로 미루기로 했다. 날씨도 따뜻할 때가 좋다면서.

“그래. 그때는 미리 와. 선우민아 아가씨가 너랑 같이 올지 안 올지는 그때 가서 다시 상황을 살피고.”

3월이면 그리 멀지도 않았다.

하지만 전창빈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때쯤이면 아직 감정도 안 생겼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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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7화

    다음 날도 비가 내렸다.오늘은 비가 훨씬 약해져 가랑비가 내렸다.올해 들어 기온은 관성에서 가장 낮은 온도 7도까지 떨어졌다.추운 겨울 아침에 성씨 가문에는 몇몇 낯선 손님이 찾아왔다.초인종이 울리자 성씨 가문의 집사가 중얼거렸다.“이른 아침에 누가 이렇게 일찍 오는 거야...”일꾼들도 아직 일을 시작하지 않은 시간이다.날씨가 추운 데다 비까지 오는 바람에 정원 관리 담당자들은 8시쯤 출근하기로 했다.어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집사의 결정으로 하루 휴가를 주었다.집사는 이웃에 사는 예준하일 거로 생각했다. 그는 새벽부터 찾아와 성소현과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일이 잦았다.우산을 쓰고 대문까지 걸어가던 집사는 문 앞에 일렬로 서 있는 다섯 노인을 보았다. 한 명은 많이 아파 보였고 나머지 네 분은 하나같이 신선처럼 도도하고 초월적인 분위기를 풍겼는데 집사는 그 모습에 깜짝 놀라 잠이 덜 깬 건가 싶었다.특히 그들의 복장이 고풍스러워 더욱 그러했다.다섯 노인은 모두 남자였고 하나같이 흰 수염을 길게 기르고 있어 집사는 다시 눈을 비볐다.“이 자식이 우리를 귀신으로 아는 모양이군. 표정을 보니 귀신을 본 줄 알았거나 자기가 일어나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일어나는 방식? 일어날 때 무슨 방식이 있다는 거지? 다 깨서 눈 뜨고 일어나는 거 아닌가?’“이봐, 우리는 귀신 아닐세. 귀신이면 초인종 누를 필요 없이 벽 뚫고 들어왔을 거 아닌가. 사실 이 문 따위는 우리 발길을 막을 수도 없어. 내가 원하기만 하면 단숨에 이 문을 뜯어낼 수 있다네. 다만 내 친구들이 예의가 아니라고 말려서 이렇게 들어온 거야. 먼 길을 밤낮없이 달려온 건 이 늙은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네. 배고파 죽겠는데 들어가지도 못하다니. 너무 추워. 여긴 눈도 안 오는데 우리 고향보다 더 춥잖아?”집사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고 속으로 중얼거렸다.‘그곳은 아마 난방이 있겠지... 관성에는 없잖아. 다들 겨울에는 오로지 강인한 정신력으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6화

    전창빈이 말을 이었다.“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아내감인 데다 내가 이혁 형처럼 다른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민아 씨는 분명 나의 아내가 될 사람인데 당연히 보호해줘야지. 할머니께서 이렇게 입맛 까다로운 아내를 골라주신 건 내가 요리를 좋아하고 그녀 역시 먹는 걸 좋아해야 서로 잘 맞는다는 생각이셨던 거야. 안 그럼 내 요리에 흠잡을 사람도 없으면 어떻게 발전하겠어?”전태윤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일리 있네. 할머니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셔서 입맛 까다로운 분을 골라주셨을지도 몰라. 출장까지 데려가는 걸 보면 널 어느 정도 신뢰하는 모양이니 잘 보살펴 줘. 너의 장점을 보여주면 사귀기도 쉬울 거야.]“난 민아 씨의 삼시 세끼만 챙겨주면 돼. 다른 건 신경 안 써도 되니까 천천히 다가갈 거야. 아직 얼마 안 됐는데 깊은 감정이 있을 리가 없잖아.”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첫눈에 반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아내감이라는 것을 알고 자연스럽게 그녀를 아내 역할로 대하며 전씨 가문의 남편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을 뿐이었다.“설에는 못 오는 거야?”“아마 안 될 것 같아. 지금처럼 출장도 데려가는데 내가 집으로 돌아가면 민아 씨는 어떡해?”전창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사실은 즐기고 있었다.전이진이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넌 설을 쇠고 난 뒤 갔어야 했어.”“설이 끝나고 왔더라면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를 얻지 못했을 거야. 형, 올해 설에는 우리 부모님 모시는 일을 형과 형수님께 부탁할게.”“이진의 결혼식은 올 거지?”“당연하지. 이진 형이랑 호영 형의 결혼식은 설 뒤로 미루었다고 했잖아?”원래는 연말에 하려다가 여운초와 고현이 연말은 너무 바쁘다며 3월로 미루기로 했다. 날씨도 따뜻할 때가 좋다면서.“그래. 그때는 미리 와. 선우민아 아가씨가 너랑 같이 올지 안 올지는 그때 가서 다시 상황을 살피고.”3월이면 그리 멀지도 않았다.하지만 전창빈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때쯤이면 아직 감정도 안 생겼을 테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5화

    전창빈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두 남자 경호원 중 한 명은 샤워 중이었고 다른 한 명은 TV를 보고 있었다.전창빈은 그들과 간단히 인사만 나누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한성에 도착한 전창빈은 선우민아의 곁에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미 방을 정리해 둔 상태였다.이제 샤워만 기다리면 된다.시간을 보니 자정이 넘어 있었고 전창빈은 가족 그룹 채팅에 메시지를 올렸다.[형님들, 아직 안 주무시는 분 계시나? 잠시 대화 좀 나누고 싶은데.]곧바로 맏형 전태윤이 답장했다.[대화는 개인적으로 하는 거로. 그룹 채팅에서 하면 어른들께 방해될 수도 있어.]그의 아내 하예정은 보통 밤 10시에 취침했다.전창빈은 전태윤과 단독으로 음성 메시지로 연락하기 시작했다.전태윤이 휴대폰으로 문자를 치는 시간을 아까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형, 아직 안 쉬었어? 또 저녁 약속이 잡힌 거야?”전창빈이 걱정스럽게 물었다.“너도 안 잤잖아. 너의 그녀한테 야식을 만들어 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거야? 잠깐만, 나 밖으로 나가서 말할게. 네 형수님께 방해될 수 있으니까.”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외투를 걸치고 침실을 나와 베란다로 나갔다.“아가씨는 이미 야식을 다 드셨어. 난 이제 샤워할 타이밍이야.”“너 기숙사가 스위트룸이 아니었어? 샤워도 순서를 기다려야 해?”전창빈이 웃으며 대답했다.“형, 오늘 밤에 아가씨를 따라 한성으로 출장 왔어. 한성 호텔에 묵고 있거든. 비서님이 나랑 남자 경호원 두 명을 한 방에 배정해 주었거든. 방이 두 개인데 내 방엔 욕실이 없어서 기다리는 중이야.”전태윤은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출장할 때도 데리고 다니는 거 보니 너 없이는 라면도 못 먹을 판이군.”전태윤은 선우민아가 간단한 요리조차 못 한다면서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굶어 죽을 판이라고 조롱했다.요즘 시대에 굶어 죽는 사람, 그것도 입맛 까다로워서 굶어 죽는다면... 네티즌들은 ‘자업자득'이라고 할 게 분명하다!“요리할 줄 아는지는 모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4화

    간단한 야식이지만 색깔과 모양이 식욕을 자극했다.선우민아는 저녁을 거르고 간식 몇 조각으로 허기를 달랬기에 배가 무척 고팠다.“창빈 씨는 식사하셨어요?”선우민아가 숟가락을 들며 전창빈에게 물었다.전창빈이 비록 가정 요리사이지만 사업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선우민아는 그에게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선우민아는 전창빈이 이미 성공한 사업가임에도 신분을 내려놓고 끊임없이 배우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가정 요리사로 일하러 왔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전창빈은 순식간에 요리사 역할에 적응하며 선우민아를 깍듯이 모셨다.선우민아는 확신했다. 이 남자는 앞으로 더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전창빈의 잠재력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였다.하여 선우민아는 가끔 선우정아를 놀리곤 했다. 만약 선우정아가 진심으로 전창빈을 좋아한다면 기꺼이 두 사람을 이어려고 했다.전창빈은 정말 뛰어난 인재였고 외모마저도 출중했다.선우정아와 함께라면 진짜 잘 어울리는 한 쌍이 될 것이다.“이미 먹었습니다.”전창빈은 자신의 배를 섭섭하게 대할 리가 없었다.선우민아가 업무를 보러 간 사이 전창빈은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 배불리 먹고 호텔 주변을 둘러보며 환경을 익혔다.그리고 밤 9시가 넘어서야 선우민아를 위한 야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선우민아는 밤 11시쯤 호텔에 도착할 것이라고 알려왔다.전창빈이 이미 식사를 마쳤다는 대답을 들은 선우민아는 더는 함께 먹자고 권하지 않았다.전창빈도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살며시 거실로 나가 앉았다.선우민아가 식사를 마치면 설거지를 할 참이었다.그녀는 먹는 속도가 빨랐지만 식사 예절은 흠잡을 데 없었다. 집안의 교양이 느껴지는 모습이다.“정리해주세요.”선우민아가 식탁에서 일어났다.전창빈은 공손히 대답한 후 일어나 식탁을 정리하고 주방에서 설거지한 후 청소까지 깨끗이 마쳤다.그는 주방이 완벽하게 깨끗해지자 그제야 나왔다.선우민아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전창빈이 다가가 선우민아의 곁에 멈추며 부드럽게 보고했다.“아가씨,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3화

    여운초의 사람들이 전씨 가문의 소속이 아닐 수는 있지만 만약 그들을 건드리게 된다면 여운초의 추측이 확실해지게 될 것이다.현재의 여운별은 여운초가 보낸 사람들을 상대할 능력이 없다.여운별이 입을 열었다.“알겠어요. 그럼 유인한 다음에 저를 데리러 와주세요.”여운별은 어쩔 수 없이 지갑을 두고 온 듯한 시늉을 하며 다시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경호원들이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G성의 한성 호텔.두 대의 차가 호텔 주차장에 들어섰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 로얄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선우민아가 경호원들의 호위 속에서 걸어 나왔다.그녀의 뒤로 두 명의 여경호원이 따라나섰다.룸 앞에 도착하자 두 남자 경호원은 걸음을 멈추고 경호원들만 선우민아를 따라갔다.선우민아가 문을 열 필요도 없이 안에서 전창빈이 문을 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아가씨, 오셨어요? 야식을 준비해 두었습니다.”선우민가가 룸에 들어갔지만 방문은 닫히지 않았고 두 여경호원이 문 앞에 서 있었다.전창빈이 떠날 때까지 기다린 뒤 그녀들도 휴식할 예정이었다.그 경호원들은 선우민아의 옆방에 머물고 있었기에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달려올 수 있었다.선우민아는 담담하게 전창빈의 인사에 간단히 응답한 뒤 거실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한성에 도착하자마자 저녁도 먹지 못한 채 업무를 처리하러 갔다.전창빈이 준비해 준 간식 몇 조각으로 온 저녁을 버텼다.공항에서 내리자 전창빈은 선우민아에게 업무부터 보지 말고 식사부터 하라고 권했지만 그녀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전창빈에게 야식만 준비하라고 했다.전창빈은 그저 요리사일 뿐 자신의 말이 무겁지 않음을 알고는 더 이상 권하지 않고 그저 로얄 스위트룸에 남아 가져온 재료들로 담백한 야식을 준비했다.저녁을 거르고 깊은 밤이 된 만큼 기름진 음식보다는 가벼운 요리가 좋으리라 생각했다.그가 가져온 재료도 많지 않았기에 오늘 밤만 쓰면 남겨진 재료가 없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2화

    여천우가 보기에는 그의 부모님은 여운별을 가장 아꼈다. 재산을 그에게 넘긴 이유도 그가 부모님께 여운별이 재산을 탕진하는 사례와 두 큰고모님이 노리는 상황을 설명했기 때문이다.여태웅 부부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여천우의 말대로 재산의 모든 명의를 변경하신 것이다.“나는 지금 너랑만 연락하는 거야. 네가 자꾸 부모님 이야기하고 설교하고 싸우기만 하면 너랑도 연락을 끊을 거야. 어차피 지금보다 더 나쁠 수는 없을 테니까.”여운별은 지금 용태호를 만나 돈을 마음껏 쓰고 있었다. 용태호와 일만 잘하면 나중에 관계가 끝나도 상당한 돈을 모을 수 있었으니 아무런 염려도 없었다.이런 가족들은 차라리 연락하지 않는 것이 나았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이미 구제 불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더 설득하려 하지도 않았다.설득하려 할 때마다 계속 싸웠다.그는 묵묵히 커피값을 계산한 뒤 여운별을 데리고 식사하러 갔다.여천우는 식사 후에는 여운별에게 집을 구해주러 다녔고 생활용품도 사주느라 밤 11시까지 바삐 돌아쳤다.“누나, 너무 늦었어. 이제 갈게.”여천우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더는 머물지 않으려 했다.“집안의 환경도 좋으니까 이불만 펴면 잘 수 있을 거야. 청소가 필요하면 내일 오후에 다시 와서 도와줄게.”여천우는 나중에 찾아오기 편하도록 열쇠 한 벌을 챙겼다.여운별이 대답했다.“그래, 가. 조심히 가고 집에 도착하면 문자 보내. 내가 여기 산다는 건 너의 누나한테 말하지 마. 난 여운초랑은 절대 어울릴 생각 없으니까. 그 여자가 행복한 모습을 보면 미쳐버릴 것 같아.”여천우 앞에서 여운별은 여운초에 대한 질투를 숨기지 않았다.여천우는 못 들은 척하며 아파트를 떠났다.여운별은 베란다에서 여천우가 건물을 나와 택시를 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리고 안으로 들어와 문과 창문을 단단히 닫고는 열쇠를 들고 나가 문을 잠그고는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내려가면서 용씨 가문의 경호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차로 마중 나오라고 지시했다.용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1화

    “내가 방금 송금한 돈으로 영양제를 사서 몸조리하고.”여천우는 여운별이 안쓰러웠지만 너무 많은 돈을 줄 수는 없었다.여운별은 재산을 탕진하는 데 능할 뿐 아니라 두 고모에게도 휘둘리기 쉬운 성격이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의 지출을 통제해야 했기에 아무리 욕을 들어도 돈을 더 주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의 부모님도 여운별의 성격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너무 많은 돈을 주지 말라고 당부하셨다.“알았어, 내 몸인데 내가 안 챙기겠어? 맛있는 거나 사줘.”여운별은 짜증스럽게 말했다.“뭐 먹을래?”“네가 전씨 가문 도련님의 처남인데 나를 관성 호텔로 데려가 주면 안 돼? 거기서 공짜로 먹으면 안 돼?”여천우가 대답했다.“형부한테 말씀드리면 아마 공짜로 해주실 거야. 하지만 누나, 내가 사줄게. 그냥 우리끼리 조용히 먹자. 지금 가면 자리조차 있을지도 모르는데 근처 식당에서 먹는 게 나을 것 같아.”사실 여천우는 여운별이 전씨 가문의 구역에서 말썽을 부릴까 봐 걱정했다.여운별이 여운초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여운별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입을 열었다.“그래. 근데 말이야, 그 장님은 왜 아직도 임신을 못 하지? 임신을 못 하는 거 아니야?”여천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누나, 큰누나는 이제 장님이 아니야. 계속 그렇게 부르지 좀 마. 큰누나는 건강하고 아직 형부랑 두 사람만의 세계를 즐기다가 나중에 아기를 낳으실 계획이셔.”사실 여운초는 지금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다. 그것 또한 친엄마 추미자의 작품이었다.여운별은 못되게 웃으며 말했다.“못 낳는 게 사실이네. 엄마가 그러는데...”여운별은 말을 이어나가지 않았다.여천우도 화제를 돌렸다.“난 내일 부모님 뵈러 갈 건데 누나도 갈래?”여운별은 투정을 부리며 말했다.“부모님은 너만 편애하시잖아. 재산 전부를 너한테 주셨어. 나한텐 한 푼도 안 주고 그냥 매월 용돈 좀 주면서 거지 취급하셨다고. 나는 안 갈래. 가면 20년 넘게 속았다는 생각만 들어.”여운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0화

    ‘내가 나쁜 사람이라면 그 사람들은 착한 사람이냐? 여운초가 정말 착한 사람이라면 과거를 묻지 않고 우리 부모님 재산을 다 내게 넘겨줬어야지. 그게 진짜 착한 사람이지...’여운별은 속으로 울분을 삼키며 입술을 깨물었다.“누나, 그런 뜻이 아니잖아. 나에게는 누나와 큰누나가 다 소중한 사람이야. 다만 누나도 이제 독립해서 스스로 일어설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우린 더 이상 부모님 품에 안겨서 살 수는 없어. 지금은 스스로 살아가야 해. 큰누나도 누나 생각처럼 나쁜 사람은 아니야. 정말 악랄했다면 누나가 여기서 욕할 기회도 없었을 거란 말이야. 사실 큰누나가 우리 재산을 빼앗은 것도 아니야. 그냥 큰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되찾은 거고 법적으로 아빠와 엄마의 재산도 큰누나 몫이 있었어. 큰누나도 엄마의 친딸이잖아. 나는 아직 학생이라 회사 경영을 못 해서 큰누나에게 맡긴 것뿐이야. 나는 큰누나가 우리 재산을 탐내지 않을 거라 믿어.”여천우는 자신을 위해 해명하면서도 여운초를 위해 변호해 주었다.“누나, 왜 자꾸 이래? 설령 내가 재산을 전부 누나에게 넘겨준다고 쳐. 누나는 그 재산을 지킬 수 있었을까? 금방 탕진할 거잖아. 큰고모네 가족들이 누나에게 돈만 있으면 피를 빨아먹으려고 달려들었을 텐데. 지금 누나에게서 받아먹을 이익이 없으니까 다들 연락도 안 하잖아. 내가 누나보다 몇 살 더 어린데도 진실이 다 보이는데 왜 누나는 몰라? 안 보여?”여천우는 정말 여운별이라는 누나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매번 만날 때마다 싸우기만 하는 것도 너무 지쳤다.여천우는 이것이 전부 다 그의 부모님의 탓이라고 생각했다.여운별을 너무 막 키운 대가였다.자식들을 잘 가르치는 건 어렵지만 망치는 건 순식간이다.착하게 자라려면 삼 년이 걸리지만 나쁜 길로 빠지려면 삼 분이면 충분했다.“그만, 그만해. 더는 이런 말을 좀 하지 마. 넌 완전히 장님에게 세뇌당했어. 내 말은 전혀 안 들으면서 자꾸 내 잘못만 들추잖아.”여운별은 티슈로 눈물을 닦으며 목멘 목소리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99화

    여운별은 자신의 얼굴을 톡톡 치며 말했다.“난 지금 화장도 못 했어. 화장품 살 돈도 없거든.”여운별은 아직 산후조리 중이었다. 비록 이소라가 매일 영양식을 챙겨주긴 하지만 겨우 며칠 지났을 뿐이라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여천우는 잠시 여운별을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누나 아직 젊잖아. 20대 초반인데 화장 안 해도 원래 미인이라 예뻐.”눈앞의 남동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임이 분명했다. 여운별이 아무리 젊어도 화장품과 피부관리가 여전히 필요했다.예전 부모님이 계실 때는 그녀의 화장품은 모두 최고급 명품이었다. 하루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불편할 정도였었는데...“누나, 밥은 먹었어?”여천우가 물었다.“아니, 밥 살 돈이 어디 있어? 굶어 죽는 게 나아. 어차피 이제 부모님도 없고 유일한 동생도 남의 편만 들잖아.”여운별은 일부러 투정을 부리며 말했다.여천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누나, 그건 남이 아니라 우리 큰누나야.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누나잖아. 누나는 왜 큰누나랑 평화롭게 지내지 못해? 어릴 때부터 줄곧 큰누나를 괴롭혔었지? 큰누나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그런데도 왜 큰누나를 원망해? 큰누나가 누나처럼 원한을 품고 있었다면 누나는 벌써 목숨이 위태로웠을 거야. 누나가 큰누나에게 한 짓들을 생각하면 큰누나뿐만 아니라 형부도 누나를 가만두지 않았을 거란 말이야.”여천우의 눈에는 항상 여운별이 여운초를 괴롭히는 장면만 기억났다.원한을 품어야 할 사람은 여운초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여운별이 여운초를 미워하고 있다.여운별의 얼굴이 순간 새까맣게 변했다.문득 여천우를 만나기로 한 걸 후회했다.“여천우, 그 장님이 너한테 무슨 약이라도 준 거야? 어릴 때부터 너는 항상 장님의 편만 들더니. 똑똑히 알아둬, 나야말로 너와 같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친누나야! 진짜 열 받네! 널 만나거나 너와 전화할 때마다 넌 항상 그 장님 편만 들면서 나를 욕하기만 하고 내 잘못만 들추잖아. 그래, 난 지금 아무것도 없어. 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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