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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2화

작가: 고능비
선우민아는 가문의 어른들이 그녀와 선우정아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선우씨 가문의 사업은 주로 그녀와 선우정아가 이끌고 있다. 셋째와 넷째는 나이가 어려 아직 가업을 물려받기에는 역량도 부족했고 때가 이르기도 했다. 두 남동생이 가족 사업을 이어받지 않는 한 그녀와 선우정아는 계속 가문을 위해 헌신해야 했다.

선우씨 가문에 딸이 많아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녀 역시 오랜 시간을 들이고 수많은 고생을 겪어야만 업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선우정아가 웃으며 말했다.

“언니, 저도 말했잖아요. 저는 정말 창빈 씨를 사랑하지 않는다고요.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죠. 우리가 창빈 씨의 배경을 조사해 봤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을 제대로 아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 거로 고민할 필요 없어요. 요즘 언니는 식사를 잘하고 있죠?”

“응. 누군가 밥을 챙겨주니까 속도 편안해졌어. 걱정하지 말고 우리 가문과 회사 일을 잘 챙겨. 문제 생기면 바로바로 전화하고.”

선우정아가 말을 이었다.

“근처 용씨 가문이 우리에게 협업을 제안했어요. 두 번이나 찾아왔는데 얘기가 잘 안 됐거든요. 그분에 대한 인상이 너무 안 좋아요. 저는 왠지 그분이 좋은 사람 같게 느껴지지 않아요. 저를 볼 때마다 다른 의도가 있는 눈빛이거든요.”

선우민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협업을 원치 않는다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 없지. 용씨 가문은 스캔들도 많고 현임 대표 역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야. 가문 내부에서도 큰 사건이 있었고 지금 대표도 대리 대표이니... 용씨 가문의 용의 도템도 없고 전용 도장도, 권한 증표도 없어. 그래서 명분도 없는 대리 주인 노릇이나 하는 거지. 가문 내부도 겉보기처럼 단합된 게 아니라 그냥 지금 대표의 폭력에 눌려 있는 것뿐이야. 게다가 여자를 밝히는 놈이야. 예전에 나한테도 접근했었어. 협업하자고 하더니 나를 그의 여자로 만들려고 했었지. 이혼하고 나랑 결혼해준대...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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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요. 아가씨가 어디로 가시든, 저는 언제나 함께할 겁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시든, 어디로 가시든 저를 따돌리려고 하지 마세요. 이번과 같은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해주세요. 너무 위험했어요. 조금만 어긋났어도 생명이 위험할 뻔했습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아가씨 목숨이 위험해지는 게 싫어요.”정일범 형제는 실제로 그녀를 죽일 생각까지 품었던 자들이었다.“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그 사람들 때문에 제가 또 위험을 무릅쓸 이유도 없고요. 이 일은 엄마한테서 받은 생명과 사랑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것뿐이에요. 어젯밤으로 나와 그 사람들과의 인연은 완전히 끝났어요. 아버지께 드리라고 한 노후 자금은 전해드렸어요?”“네. 한 번에 정리해서 드렸습니다. 앞으로 우리한테 연락할 일은 없을 거예요.”말을 마치고 나자 그녀의 표정에 묘한 쓸쓸함이 스쳤다.그녀는 가족 복이 없는 여자였다.“상처만 좀 더 아물면 며칠 뒤 제가 다시 한번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방윤림은 이윤미에게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잘 쉬어야 한다고 했다.나머지는 그가 모두 처리하겠다는 뜻이었다.정군호는 오히려 다행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이윤미는 오로지 가족의 정분 때문에 그 정도에서 끝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군호의 생사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정군호는 단 한 번도 이윤미를 딸로 대해준 적이 없었다.아버지와 딸이라 부를 만한 정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내 생각에는 날 찾아올 거예요.”이윤미는 지친 듯 눈을 감았다.“윤림 씨, 조금만 쉴게요. 너무 피곤해요. 내가 쉬는 동안에 누가 와도 들이지 마세요.”하예진도 퇴근하면 다시 오겠다고 했다.“아, 고씨 가문에서 사람이 오면 그때 깨워도 돼요.”이윤미는 그들만큼은 예를 갖춰 대해야 한다고 여겼다.방윤림은 이불을 조심스레 덮어주며 말했다.“네, 편히 쉬세요. 수액은 제가 잘 보고 있을게요.”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면서 다시 수액 치료가 이어졌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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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178화

    이윤미의 몸에는 이은화에게서 이어받은 냉정하고도 무서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나 병원에 좀 다녀올게요.”이윤미가 구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응급실로 들어갔다는 말이 이어지는 순간 하예진은 더 이상 누워 있을 수 없었다.그녀는 이불을 걷어내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노동명도 재빨리 뒤따랐다.“여보, 밖은 아직 어둡고 추워요. 다리도 아직 불편한데 조금 더 쉬어요.”하예진은 남편이 강성의 봄추위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집에서 쉬길 바랐다.하지만 노동명은 옷을 챙겨 입으며 말했다.“아니야, 같이 갈게. 지금 바로 경호원들한테 연락해서 함께 가게 할 테니까 내 걱정 안 해도 돼.”노동명은 이윤미에게 닥친 일은 그녀 스스로 선택한 방식에서 비롯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하예진을 혼자 내보낼 수는 없었다.혹시라도 하예진에게 무슨 위험이 닥칠까 너무 걱정스러웠다.정일범 형제도 한때는 하예진을 노릴 마음이 있었지만 그녀의 뒤에는 건드릴 수 없는 힘들이 버티고 있었다.결국 하예진에게 손을 대면 자신들뿐 아니라 자식들까지 무사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표적은 이윤미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이윤미는 분명 그들의 친동생이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이 여동생을 증오했다.게다가 이윤미가 죽으면 친오빠라는 이유로 그녀가 상속받은 막대한 재산을 고스란히 넘겨받을 수 있다고 여겼다.돈 앞에서는 누구나 흔히 예측할 수 없는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하예진은 더 말하지 않았다.곧 부부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강일구와 경호원들은 이미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두 사람이 나오자마자 몇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병원으로 가요.”하예진의 말에 강일구는 고개를 숙이며 바로 따랐다.그렇게 일행은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윤미는 이미 응급실에서 나왔다.다행히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두들겨 맞을 때 몸을 웅크리며 머리를 감싸고 있었기에 정일군에게 걷어차이고 맞은 통증은 몸 곳곳에 남았지만 치명적이진 않았다.다만 멍이 들었을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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