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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4화
Pinakabagong kabanata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57화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이은화가 말을 이었다.“윤미는 후계자야. 차기 가주가 될 사람이고 후계자를 낳아야 할 책임이 있는데 사위를 들이지 않으면 누구랑 딸을 낳겠다는 건지... 윤미가 따로 남자를 만나서 임신하겠대. 딸만 낳으면 후계자가 생긴다면서 시집가거나 사위를 들일 필요 없다고 하더구나.”결혼하지 않고 상대방 남자의 몸을 빌려 딸만 두겠다는 의미였다.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은 이은화 세대와 완전히 달랐다.이은화는 비록 이씨 가문의 주인이지만 이윤미만큼 개방적이지 못하고 여자는 반드시 시집가거나 사위를 들어야 한다는 사고에 갇혀 있었다.이은화가 딸의 결혼 문제를 고민하자 방윤림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듣기만 했다.“방 비서, 기지에서 나온 후로 친척을 찾아보거나 자신의 신상을 조사해 본 적 없나?”이은화가 갑자기 화제를 방윤림에게로 돌렸다.방윤림은 신중하게 대답했다.“가주님, 기지로 보내진 우리는 모두 고아입니다. 부모도 형제자매도 없는 홀몸이죠. 저는 조사해 본 적 없어요. 조사할 필요도 없고요. 기지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이미 가족이 없는 사람들이거나 아주 먼 친척들밖에 없는 사람들이거든요.”그런 먼 친척을 찾아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방윤림은 정말로 자신의 신상을 조사해 보거나 먼 친척을 찾아본 적도 없었다. 자신이 어디 출신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데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그가 기지에 선발됐을 때는 다섯 여섯 살쯤이었다. 그때 이미 고아였고 부모는 모두 죽었으며 형제자매마저도 없었으며 부모에게 친척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다만 보육원에서 기지의 보스에게 발탁되어 그곳으로 들어갔다는 것만 기억났다.아마 그 보스가 조사를 통해 방윤림에게 아무런 연고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그를 선택해 데려간 모양이다.이은화는 잠시 말이 없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건 사실이야. 너희들이 기지에 들어갈 때는 모두 어린 나이고 다 고아였으니 과거에 대한 기억도 거의 없을 거야. 그럼 결혼할 생각은 없었나?”방윤림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56화
이윤미가 방윤림에게 이씨 그룹에 다녀오라고 지시했다.방윤림이 걱정스럽게 말했다.“제가 가면 아가씨가 여기 혼자 계실 텐데 불안합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죽이려는 사람은 엄마뿐이니까요. 아빠랑 오빠들도 제가 죽었으면 하겠지만 감히 죽일 용기는 없을 거예요. 대놓고 죽이려 들면 그들도 살아남지 못할 테니. 그리고 예진 씨 일행은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예요. 엄마도 저를 죽이지는 않을 거고요.”이점에 대해서 이윤미도 확신했다. 이은화가 정말 이윤미를 죽이려 했다면 그녀는 벌써 죽어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방윤림이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그럼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 주세요.”“얼른 다녀와요.”이윤미의 재촉에 방윤림은 서둘러 이씨 그룹으로 향했다.이은화는 최근에 기분이 좋지 않은 채로 회사로 돌아갔다. 주말이었지만 많은 직원이 야근 중이었고 회사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방윤림은 회사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숨 막히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고 건물 안에서는 그의 발소리만 울려 퍼졌다.두 명의 프런트 직원은 그를 보자마자 일어서서 고개를 끄덕였고 아무 말도 없이 미소를 지으며 안내했다.이은화가 미리 지시해 둔 모양이다.곧 방윤림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가 이은화의 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리자 이은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방윤림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사무실 안에는 도혁찬도 함께 있었다. 방윤림이 오기 전에 이은화와 도혁찬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이은화는 방윤림을 한번 흘끗 보고는 도혁찬에게 말을 건넸다.“잘 준비하고 있어. 시간과 장소는 언제든 바뀔 수 있어. 먼저 돌아가. 난 방 비서와 할 얘기가 있어.”도혁찬은 공손히 대답한 뒤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방윤림의 옆을 지날 때 도혁찬은 잠시 걸음을 멈추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윤림은 이은화의 앞으로 다가갔다.“가주님.”이은화는 가볍게 고개를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55화
전화가 끊기자 이윤미는 정군호와 정일범 형제들을 향해 말했다.“엄마께 말씀드렸어요. 이제 돌아가셔도 좋다고.”네 사람도 이윤미 모녀의 대화를 듣더니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이은화가 이윤미에게 형제들에게 잘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이윤미는 듣지를 않았다.원래부터 이윤미에게 형제애 따위 없었던 정일범 일행은 마음속으로 이윤미를 더욱 증오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씨 가문이 위기 상황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이윤미를 처리했을 것이다. 다만 지금 이윤미를 제거하면 관성 측을 도와주는 꼴이 될 뿐이다.그러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사실 그들에게는 그럴 능력도 없었다. 그들은 이은화의 그늘에 숨어 이씨 그룹에서 이익만 챙기며 사욕을 채우는 인간들일 뿐이다.“윤미야, 아빠가 보기에는 너도 거의 다 나은 것 같은데. 네 오빠들 도움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리는 일단 먼저 돌아갈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어쨌든 난 너의 아버지고 이들은 너의 오빠들이다. 우리야말로 진정한 가족이야.”정군호는 태연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세 아들에게 말했다.“날도 어두워졌으니 우리도 이만 돌아가자. 윤미도 좀 쉬게 해 줘야지. 일범아, 윤미가 이미 밥을 먹었으니 이 도시락은 우리가 가져가자. 여기에 두면 자리만 차지할 뿐이니. 윤미야, 과일은 두고 갈 거니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려도 돼.”과일은 너무 무거워서 들고 가기 귀찮았다.정군호는 그 과일 바구니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사실 과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이윤미가 그들을 도둑처럼 경계하며 그들이 가져온 과일은 절대 먹지 않았다.“과일도 가져가세요. 저희는 정말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그냥 오시기만 해도 충분한데 굳이 무언가를 사 오실 필요는 없어요.”결국 이윤미는 아버지와 오빠에게 과일까지 모두 가져가도록 요구했고 정일군과 정일호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그 커다란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병실을 떠났다.병실에 남은 것은 꽃다발뿐이었다.그들이 떠나자 이윤미는 방윤림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54화
하지만 조윤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결혼 후 재산을 반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정일범은 아내에게 털 짝 하나 없이 나가라고 버티고 있었다.잘못을 저지른 쪽이 오히려 아내를 빈손으로 내쫓으려 들자 조윤은 당연히 이를 용납할 수 없었고 그녀의 친정 식구들 또한 강하게 맞섰다.이혼 문제는 그렇게 끌려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었다.이윤미는 연말 전에는 이혼 절차가 끝날 거로 추측했고 이은화가 조윤을 설득할 것 같았다.그렇게 생각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조윤에게 자유를 줌으로써 더 이상의 갈등을 막고 두 가문이 원수 관계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혼 후 자녀들이 조윤을 따라가면 이씨 가문에 무슨 일이 있든 정일범의 핏줄은 이어질 수 있게 하려는 계산이다.이은화든 정군호든 두 사람은 지금은 손자 세대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이윤미는 병원에 누운 지 며칠 되었지만 바깥일은 다 알고 있었다.입원 전부터 조윤은 이윤미를 찾아와 반드시 이혼하겠다고 말하며 그동안 자신이 이윤미에게 잘못했던 일들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이윤미는 세 형수님 모두가 무척 안쓰러웠다.이씨 가문의 큰 저택에서 그녀들은 사실 행복하지 못했다.독재자와 같은 시어머니 아래에서 자신의 삶을 도저히 주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작은 일 하나까지도 모두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아야 했으니 그곳에서의 삶은 결코 자유롭지 못했고 조금만 실수해도 혼쭐났다.평소에 하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시어머니에게 아첨하는 것뿐이었다.게다가 남편들은 밖에서 바람을 피워 내연녀들을 만나고 있었고 시부모는 바람난 아들의 편만 들었다. 비록 시어머니가 아들을 꾸짖기는 했지만 며느리들은 여전히 서럽기만 했다.정군호가 바람을 피우면 이은화는 노하며 끝없이 복수했지만 며느리들이 바람난 남편에게 복수하려 드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누가 뭐래도 이은화는 그녀들 남편의 친엄마였으니 결국 남편의 편에 설 수밖에 없었다.조윤의 사과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53화
이은화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윤미에게 말했다.“방 비서가 네 곁에 간 순간부터 평생 네 사람이다. 엄마가 너의 비서를 옮기겠다던가 그럴 권한도 없어.”특별 비서가 가주나 후계자 곁에 붙는 순간 그를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평생 충성해야 할 주인뿐이다.“엄마가 방 비서랑 얘기 좀 하고 싶은데 회사로 오라고 전해. 엄마는 아직 회사에 있어.”이윤미는 갑자기 경계심을 품으며 물었다.“엄마가 방 비서님이랑 무슨 할 말이 있으신데요? 그에게 할 말이면 먼저 저에게 하시고 제가 다시 그에게 전하면 되잖아요.”이은화는 한숨을 쉬었다.“윤미야, 엄마를 못 믿어서 그래? 난 너의 친엄마야. 너한테 해를 끼치겠니? 방 비서가 너의 곁으로 간 순간부터 평생 너의 사람이라고 했잖아. 엄마는 그를 너의 곁에서 떼어놓을 권한도, 그럴 생각도 없어. 방 비서를 보내지 않아도 상관없어. 엄마가 직접 병원에 가면 되니까. 어차피 따로 얘기할 수 있잖아. 다만 그렇게 되면 엄마 기분이 나쁠 거고 네가 싫어할 만한 일을 할지도 모르겠다.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선택해.”이윤미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제가 말해 볼게요. 대신 엄마는 아버지랑 오빠들을 빨리 불러들이세요. 저는 간병인이 필요 없어요.”그녀는 이틀만 더 입원하면 퇴원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미 거의 다 회복된 몸이지만 방윤림이 퇴원을 반대하며 몸을 좀 더 쉬게 하라고 고집했다.게다가 지금 이씨 가문과 관성 쪽의 싸움이 최후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이윤미가 퇴원하면 두 세력의 중간에 갇혀서 괴로울 게 뻔했기에 방윤림은 그런 그녀가 안쓰러웠다. 그녀가 양쪽에서 짓눌리는 고통을 겪는 것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간병인이 필요 없는 거야 아니면 그들이 약을 탈까 봐 두려운 거야?”이윤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둘 다예요.”그녀는 아버지와 형들과도 정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간병해 주는 것이 불편하기만 했다.이윤미는 지금 방윤림이 밥만 갖다주는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다.입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52화
이것이 바로 이씨 가문 여자들의 강인한 성격이었다.‘세상에 저런 강인한 여자를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퍽이나!’정일범은 속으로 이윤미를 비웃었다.진정한 인내심의 최강자는 다름 아닌 자기 아버지라고 생각했다.그야말로 ‘인간계의 대인배’였다.만약 그들 형제라면 어떻게 살아갔을지...어릴 때부터 이은화의 독재와 강압에 눌려 살아온 정일범의 인생은 오직 복종과 참음뿐이었다.정군호는 큰 ‘대인배’, 그들 형제는 작은 ‘대인배’ 신세였다.“윤미야, 우리가 한 가족이거든! ”이윤미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저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적 있어요? 다들 윤정이만 가족으로 여기잖아요! 서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이제 와서 가식을 부릴 필요 없잖아요. 아버지, 부녀간의 눈물 어린 연기 따위 하지 마세요. 아버지는 연기하실 수 있을지 몰라도 저는 못 해요. 제가 돌아온 후로 지금까지 아버지가 저에게 보여준 태도를 저는 다 기억하고 있어요.”이윤정이 살아있을 때 정군호는 이윤미의 결혼을 주선하려 했다. 그 상대는 재벌 2세였는데 진심으로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라면 그런 망나니 같은 남자를 소개해 주었을까?정군호가 진심으로 이윤미란 딸을 사랑하지 않았으니 부녀간의 정이 얕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이윤미는 바라지도 않았다.아마도 그녀는 혈육의 정이 박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엄마가 아버지와 오빠들을 보내셨죠? 방 비서님을 쫓아내라고 명령하신 건가요?”방윤림이 그녀의 곁에 없으면 이은화는 다시 그녀를 조종하려 들 것이다.어쩌면 다시 약을 타서 이윤미를 재운 뒤 모든 것을 뒤바꿀지도 모른다.“오빠, 엄마한테 전해.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자신이 초래한 결과는 마주해야 한다고. 나는 엄마 편에 서고 싶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좋든 나쁘든 무조건 엄마 편에 선다는 건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너무 어려워.”만약 어릴 때부터 이은화의 곁에서 자랐더라면 이윤미는 아마 이윤정처럼 무조건 어머니 편에 섰을 거로 생각했다. 어쩌면 이은화와 함께 이경혜 일행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