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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9화

Author: 고능비
하예정이 물었다.

“동명 오빠는 별다른 의견 없어?”

“없을 거야. 동명 씨도 말했거든. 형인 씨는 여전히 우빈의 친아빠이고 우빈의 성을 노씨로 바꾸는 일은 없다고. 여전히 주씨 성을 쓰게 할 거래. 이건 내가 형인 씨와 이혼할 때 한 약속이거든.”

한 번 약속했으면 지키는 것이 당연했다.

우빈의 성씨를 바꾸어도 변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 그는 여전히 주씨 집안의 후손이었다.

그렇다면 굳이 바꿀 이유도 없지 않은가.

“동명 오빠는 정말 쿨한 분이야.”

말을 마치자 하예진의 핸드폰이 울렸다.

따르릉!

김은희였다.

하예진은 김은희의 목소리를 듣더니 조용히 동생에게 말을 건넸다.

“방금 주씨 집안 얘기했더니 전 시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어.”

“뭐라고?”

김은희가 건너편에서 작게 들린 말을 못 알아듣고 다시 물었다.

“네. 아주머니. 그냥 제 동생이랑 이야기 중이었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걸다니 마음이 급한 모양이었다.

“예진아, 돌아왔어?”

“네.”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어. 설도 다가오고 우빈이가 방학도 했고 다들 보고 싶어 해. 우빈을 우리 집에 며칠 동안 맡겨줄 수 있어? 설 전날에는 데려가고. 만약 애가 우리 집에서 설을 보내면 더 좋고.”

우빈은 어쨌든 주씨 집안의 손자였다. 새해를 맞이할 때 애가 없으면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이 그들의 마음이었다.

주경진 부부는 고향 집으로 설을 보내러 가고 싶었지만 주형인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고향 집은 주서인의 집과 너무 가까워서 주형인은 무척 꺼렸다.

하여 두 부부는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게 되자 설날에는 우빈과 함께 보내고 싶어 했다.

하예진이 대답했다.

“우빈은 아직 깨지 않았어요. 일어나면 먼저 우빈의 의사를 물어볼게요. 다만 오늘은 데려갈 수 없어요. 오늘 밤에 우빈을 데리고 이모 댁에 가서 저녁을 먹어야 하거든요. 우빈이가 원하면 내일로 해요. 내일 제가 우빈을 아파트 앞까지 데려다주면 애 아빠가 거기서 기다리라고 해주세요. 며칠 동안 머물지도 우빈이기 결정할 거예요. 저는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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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77화

    “언니, 일어났어? 아줌마가 아직 안 일어났다고 하길래 기다리고 있었어.”하예정은 언니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더니 일어나면서 인사했다.하예진이 조용히 말했다.“네가 오자마자 금방 깨어났어. 우빈은 아직 자고 있어. 우리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아니면 언니랑 잠깐 산책하러라도 나갈래?”“동명 오빠랑 몇 시에 만나기로 했어?”하예정은 언니가 늦을까 봐 걱정스러웠다.하예진은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직원들이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오전 아홉 시로 약속했어. 괜찮아.”세 사람은 우빈의 방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전태윤은 집 안에 남아 있었고 하예진 자매는 밖으로 나와 정원에서 산책했다.지금 하예진이 살고 있는 별장은 원래 전태윤의 명의로 되었지만 그는 그 별장을 하예진에게 반은 팔고 반은 선물하는 식으로 넘겼다.하예진이 꼭 사겠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에 그는 싼값으로 거래를 마쳤다. 돈을 받지 않으면 하예정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을 테니까.전태윤 명의의 별장들은 대체로 정원이 넓었지만 하예진이 거주하는 이 별장은 정원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예진 자매는 정원을 느긋하게 거닐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언니, 언니랑 동명 오빠는 결혼하고 나면 둘째를 가질 생각이 있어?”하예정은 노씨 가문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질문을 조심스레 꺼냈다.하예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대답했다.“내가 이제 이씨 가문을 맡게 되면 당연히 가문의 규칙을 지켜야 할 거야.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조상님들께서 남기신 가법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지.”“이씨 가문은 여성이 대를 이어야 하는 가법이 있잖아. 지금 아들이 우빈이 하나뿐이니 둘째는 딸을 가지려고 노력해 봐야지. 그러면 아들딸을 모두 갖출 수 있고 후계자도 생기고”이경혜가 하예진에게 말한 적이 있다. 가문을 이끌게 되면 규칙을 고칠 수 있다고.하지만 그것은 길고 복잡한 작업이었다.대대로 내려온 규칙을 한꺼번에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이은화도 여러 규칙을 바꾸려 시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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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가 정말 부드럽네.”하예정이 중얼거렸다.“형, 나 잡아봐! 히힛...”우빈은 웃음 지으며 중얼거렸다.그는 노하준과 함께 뛰노는 꿈을 꾸고 있었다. 노하준이 그를 쫓아오자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며 즐겁게 웃고 있었다.행복한 꿈을 꿈꾸고 있어서인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형, 나에게 아빠가 둘이나 있어...”우빈이가 덧붙였다.하예정은 피식 웃으며 옆에 있던 전태윤을 바라보았다.“어제 하루 종일 미친 듯이 놀았나 봐요. 꿈에서도 놀던 얘기만 하네요.”그녀는 조심스레 우빈의 볼을 꼬집었다.“우빈은 아빠가 두 분이나 있구나. 두 아빠가 전부 너를 사랑하니까 앞으로 사랑도 두 배로 받을 거야.”그녀는 다정하게 속삭이다가 몸을 숙여 우빈의 볼에 입을 맞췄다.“그러니까 우빈아... 항상 행복해야 해. 네가 평생 마음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건강하게 걱정 없이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하지만 우빈은 깊은 잠에 빠져 있어 하예정의 다정한 말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하예진은 방문 앞에 서서 그 장면을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 장면이 너무 따뜻하고 만족스러웠다.하예정 부부는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면서 살아갔다. 그녀는 지금 임신 중이라 곧 하예진에게도 조카가 생길 것이다.여동생이 무사히 아이를 낳기만 하면 하예진도 걱정할 일은 없었다.그리고 하예진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찾아왔다.그리고 아들은 착하고 이해심이 깊었다.오늘 결혼할 남자는 책임감 있고 다정하며 우빈을 친아들처럼 아끼는 사람이었다.그녀에게도 이제 안정된 삶과 사업이 있다.하예진은 문득 하느님이 자신에게 행복을 내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과거에는 그녀를 수없이 힘들게 했고 결혼의 배신까지 맛보게 했지만 결국에는 또 다른 좋은 인연을 그녀에게 안겨주었다.노동명은 주형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재산 문제가 아니라 노동명은 주형인보다 한결 일편단심이었다.“여보, 만약 우리가 아들을 낳는다면 우빈처럼 귀여운 아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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