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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1화

Author: 고능비
“늘 제 곁에 있다가 갑자기 이렇게 숨어 지내니 솔직히 좀 습관이 안 돼요.”

이윤미가 혀를 차듯 말하더니 또 장난스럽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키스하고 싶어도 이제는 꿈에서나 가능하겠어요.”

하예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 표정을 본 이윤미는 씩 웃었다.

“왜요? 제가 이럴 줄 몰랐죠?”

“그러네요. 윤미 씨가 이런 사람이란 건 처음 알았어요.”

이윤미는 빙그레 웃었다.

“윤림 씨가 너무 진지하잖아요. 저한테도 지나치게 예의 바르고 제가 먼저 손을 잡지 않으면 결혼해서 같은 침대에 누워 있어도 분명 각자 잠만 잘걸요. 아마 뒤척이는 것도 조심할걸요.”

하예진은 방윤림이 항상 굳은 얼굴을 유지하고 오직 이윤미 앞에서만 긴장이 풀리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이윤미에게 늘 조심스럽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확실히 지키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아직 윤미 씨의 비서잖아요. 부부가 되면 많이 달라질 거예요. 그 사람이 이윤미 씨를 얼마나 좋아하고 얼마나 충실한지는 저도 잘 알아요.”

그러자 이윤미는 주변을 흘끗 살피더니 슬며시 목소리를 낮춰 부부 사이의 은밀한 질문을 던졌다.

그 말을 들은 하예진은 두 번의 결혼을 겪은 사람임에도 얼굴이 금세 붉어지며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런 건 저한테 묻지 말고 정말 궁금하면 영상 같은 거 보면서 연습해 봐요.”

“요즘엔 그런 것도 안 나와요. 검색해도 하나도 안 나오던데. 전부 막혀버렸잖아요.”

하예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체념하듯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요? 부부 사이의 일은 때가 되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예요. 사람에게 본능처럼 새겨진 거니까 별다른 경험이 없어도 그 순간이 오면 저절로 알게 돼요. 그러니까 윤미 씨도 굳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윤림 씨가 그렇게 순진한 사람이 아니니까. 남자는요, 침대 위의 모습과 내려온 모습이 전혀 달라지거든요. 그때 가보면 알아요.”

이윤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도 모르지는 않아요. 다만 경험이 없어서... 예진 씨한테 남편 다루는 법을 좀 배우고 싶어요.”

하예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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