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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9화

Author: 고능비
이윤미는 잠시 방윤림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을 꺼냈다.

“어릴 때 몸이 약해서 감기를 달고 살았어요. 환절기만 되면 기침이 몇 주씩 이어졌거든요. 성인이 되어서야 자신을 스스로 꾸준히 챙기다 보니 많이 좋아졌어요. 면역력이 좋아지니까 몇 년 동안은 기침 한 번 안 했어요.저는 걱정 안 해요.”

그리고 그의 눈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윤림 씨가 곁에 있는데 내가 뭘 걱정하겠어요.”

방윤림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꼬집으며 말했다.

“위험한 일은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막지도 못하고 그냥 지켜보는 거 정말 힘들었어요. 빨리 나아야 나도 좀 편해질 텐데.”

그는 이윤미의 특별 비서였고 연인이 된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가 결정하면 그는 반드시 따라야 했다.

이윤미는 장난스러운 어조로 달랬다.

“알았어요. 이제 안 그럴게요. 자꾸 속상해하면 진짜 늙는다니까요. 윤림 씨가 나보다 나이도 더 많은데 머리 먼저 하얘지면 어떡해요? 난 아직도 젊은데... 그럼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우리, 같이 늙어가기로 했잖아요.”

그 부드러운 말에 방윤림도 굳어 있던 표정을 풀었다.

“그럼 제가 밥 사 올게요. 밥 먹고 약 드세요.”

식사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갔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 강일구가 도시락 두 개를 들고 들어왔다.

“아가씨, 예진 누나가 보내신 점심입니다. 따뜻할 때 드세요.”

강일구는 도시락을 침대 머리맡에 올려놓고 방윤림을 향해 말했다.

“방 비서님, 예진 누나가 아가씨를 잘 챙기라고 하셨어요. 세끼는 제가 직접 가져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이 음식을 가져오면 이윤미가 시름 놓지 못할 게 뻔했다.

강일구는 하예진의 경호원이면서 예전에는 전태윤을 따라 일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생각이 바르고 믿을 만한 편이라 두 사람의 식사 배달을 맡기기에 가장 적합했다.

평소 이윤미 곁을 지키던 네 명의 경호원은 어젯밤 정일범이 데려온 사람들과 뒤엉켜 싸우면서 심하게 다친 탓에 지금은 이윤미처럼 병원에 누워 있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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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 제가 어르신을 책임져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방윤림은 돈을 보낼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정군호가 이 전화를 건 이유가 정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떠보려는 의도라는 것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정군호는 화를 억누르지 못한 채 소리를 높였다.“너 우리 딸이랑 결혼할 거라면서? 그러면 사위가 되는 거고 사위면 아들이나 마찬가지야! 아들이면 아버지 챙겨야 하는 거 아냐? 얼른 돈 좀 보내! 안 그러면 내 딸을 당신한테 못 줘!”방윤림은 흔들림 없이 말을 받았다.“아가씨의 혼사는 아가씨께서 직접 결정하십니다. 제가 아가씨와 결혼하더라도 돈은 아가씨께서 관리하십니다. 저에게는 돈이 없어요.”“이래서야 남자라고 할 수 있나! 이씨 가문의 사위라면 키도 펴고 살아야지! 내가 지금 이런 꼴인 게 왜 그런 줄 알아? 돈을 손에 못 넣으니까 이렇게 된 거라고! 결혼한 뒤로 줄곧 붙잡혀 살았어! 이런 말 하기 싫지만 이씨 가문 여자들 전부 똑같아. 윤미는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아! 절대 윤미랑 결혼하지 마!”방윤림은 냉정하게 그의 말을 잘라냈다.“저와 아가씨의 일은 어르신이 관여하실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 일부터 잘 돌보시죠.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 저는 끊겠습니다.”“윤미가 깨면 나한테 전화하라 그래! 내가 어떻게 이런 불효자식을 두었는지... 어휴!”정군호는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방윤림은 아가씨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어르신은 지금까지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가씨를 딸로 대하신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아가씨에게 보답을 기대하십니까? 게다가 가주님께서 남기신 유언에도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어르신을 모실 책임은 세 아드님에게 있다고요. 아가씨는 드리고 싶을 때 드리고 드리기 싫다면 드리지 않으셔도 됩니다.”정군호는 점점 흥분하며 언성을 높였다.“유언은 유언이고 현실은 현실이야. 법적으로도 윤미가 나를 돌봐야 해! 돈 안 보내면 바로 고소해 버릴 거야. 불효자식이라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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