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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3화

Author: 고능비
“할머니, 이제 다들 들어가 쉬세요. 제가 여기서 예정을 돌보고 있으면 돼요.”

하예정이 식사를 마치자 전태윤은 가족들에게 돌아가 쉬라고 했다.

“아직 시간이 이르잖아. 벌써부터 집에 갈 필요 없어.”

전씨 할머니는 시간을 힐끗 보며 병원을 빨리 떠나기 아쉬운 듯 말했다.

“네가 혼자 병원에 있으면 우리가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그래. 아기도 봐야 할 텐데 할머니가 남아서 같이 있어 줄게.”

할머니의 말끝에는 여전히 걱정이 묻어 있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할머니께 쉬러 가시라고 권하며 자신들이 남겠다고 했다.

결국 병원에 남은 사람은 전태윤과 하예진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떠밀리듯 돌아갔다.

사람들이 떠나자 병실 안은 이내 조용해졌다.

하예진은 침대 옆에 앉아 조카를 바라보다가 볼수록 마음에 드는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예정아, 이 아이 정말 잘생겼다. 이름은 벌써 정했어?”

“몇 개 생각해 뒀어. 전태혁,전강현 중에서 하나를 고르려고 하는데 언니는 어떤 이름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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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라희가 모든 걸 떠안을 필요는 없어. 부모님이 이미 동생한테 대학 졸업할 때까지 쓸 돈은 따로 모아 두셨대. 지금도 부모님은 아직 퇴직 전이라 매달 수입이 꾸준히 들어오고 거기서 또 모아 두시면 아들 결혼하고 애 낳을 때까지도 충분하다고 하더라. 게다가 라희가 관성에서 집을 사면 부모님이 돈도 좀 보태주실 수 있대. 그 뒤로 라희가 대출을 갚으면 되는 거고.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동창들이 이 문제에 관해 물어본 적 있었는데 라희는 부모님이 충분한 경제력이 없으셨다면 애초에 둘째를 낳는 걸 시도하지도 않으셨을 거라고 대답했대. 부모님의 선택이고 결정이니까 존중해 드리고 싶었나 봐. 동생이 생기면 집안 재산이 좀 나눠지겠지만 부모님이 세상을 뜨면 이 세상에 혈육이 하나 더 생긴 셈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집에서 동생 키우는 데도 공을 꽤 들이는 게 느껴졌어. 막내라고 특별히 버릇없이 키우는 것 같지도 않고. 아무래도 집안 분위기가 나쁘지 않을 거야.”어쨌든 이라희는 동생과 정말 사이가 좋았다.여천우는 이라희 부모님이 둘째를 낳기로 하실 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계산하고 대비책까지 마련해 두셨다고 생각했다.“다행이네.”동생이 이렇게까지 말해 주니 이라희에 대한 이미지가 꽤 좋은 쪽을 기울였다.물론 여운초는 직접 알아보고 확인할 생각이었다. 이라희가 남동생에게 너무 많이 쏟아붓는 그런 스타일만 아니라면 더는 뭐라 할 생각은 없었다.“누나, 라희를 직접 만나 보면 알겠지만 내가 말한 것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야. 나도 어릴 때부터 예쁜 여자들은 많이 봐 왔지만 딱히 끌린 적은 없었어. 그런데 라희한테만 마음이 가더라. 그만큼 좋은 사람이라 내 마음을 움직인 거야. 누나, 걱정하지 마. 내 안목도 나름 좋아.”여운초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래. 널 믿을게. 네가 알아서 해. 먼저 고백해 보고 서로 마음이 맞는다면 고백하는 순간 결과가 나올 거야. 고백했는데 거절하면 그때는 천천히 다가가. 진심으로 감동시켜서 네 마음을 믿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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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천우는 잠시 더 침묵하더니 말을 꺼냈다.“누나, 만약 라희가 나를 받아주지 않으면 친구도 못 되는 거 아냐?”“고백 안 하면 꼭 후회할 거야. 고백했다가 라희가 너를 싫어해서 친구도 못 된다 해도 잠시 아쉽겠지만 후회는 안 하잖아. 적어도 노력해 봤으니까. 아무것도 안 하면서 어떻게 라희 씨가 너를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 알겠어? 혹시 라희 씨가 짝사랑하는 사람 있어?”여천우가 대답했다.“걔는 너무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어. 계속 솔로였고 라희에 관심 있는 남자들은 많았지만 다 거절했대.”“남자 동창들하고는 자주 만나?”여운초가 다시 물었다.“동창들이랑 연락은 하고 있어. 하지만 자주 만나는 남자 동창은 나 하나뿐일 거야.”“라희 씨가 졸업하자마자 관성으로 취업하러 온 거야? 아니면 네가 부른 거야?”“아니, 라희가 스스로 취업하러 온 거야. 일자리 구하고 나서 나한테 연락이 왔거든. 자기도 관성에 있다고. 그렇게 우리는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 온 거지.”여운초의 말에 대답하던 여천우가 문득 되물었다.“누나 말은 혹시 라희도 나 좋아할 수도 있다는 거야? 관성으로 취업하러 온 게 나 때문인 걸까?”동창들은 졸업하자마자 각자 제 갈 길로 흩어졌다. 학교 있던 도시에 남아 취업하는 동창들도 있었고 고향으로 돌아간 동창들도 있었고 다른 대도시로 간 동창들도 있었다.여천우는 바로 관성으로 돌아왔다. 여운초가 졸업하면 돌아와서 자기 재산을 물려받아 직접 회사를 경영하라고 했기 때문이다.그것은 여천우의 책임이자 그의 몫이었기에 여운초는 더 이상 대신 짊어지지 않았다.바로 그때 그가 집안 회사를 상속받으러 간다고 말한 김에 다들 그가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여운초가 웃으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알아. 고백해 봐. 직접 물어봐. 답은 라희 씨한테 있잖아. 네가 물어보기만 하면 답을 얻을 수 있어. 네가 진심으로 좋아하면 과감하게 고백하고 당당하게 그녀를 쫓아가야 해. 고백하지 않으면 어떻게 너를 좋아하는 걸 알겠어? 네가 구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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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648화

    여운초는 이라희가 시댁 식구들의 사생활, 특히 어린아이들에 대한 정보가 새 나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관성의 언론은 아이들의 얼굴 사진을 한 번도 제대로 포착한 적이 없었다.여운초는 이라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터라 그런 위험을 감수할 생각이 없었다.“이라희 씨 부모님은 공무원이신데 늦은 나이에 또 아들을 낳으셨대. 지금 이라희 씨 동생은 겨우 몇 살이라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대. 천우 말로는 동생이 무척 얌전하고 누나와 사이도 좋다고 하더라. 그런데 오누이 나이 차이가 거의 스무 살이야. 부모님 연세가 드시면 동생은 아직 어른이 되지도 않았을 텐데 부모님이 연금이 나오신다 해도 아이는 클수록 들어가는 돈이 많아지니까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어. 누나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거지. 등록금이나 학비 정도는 내가 모르는 척 넘어갈 수 있어도 앞으로 그 동생이 집 사고 차 사고 결혼할 때 돈을 빼주고 하다 보면... 그게 제일 걱정이야. 사람이란 계속 도와주다 보면 그게 당연한 걸로 여기게 되잖아.”지금 당장 이라희가 남의 재산을 빨아들이려는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아직 건강하고 동생 일은 부모님이 책임지고 있으니 그녀가 신경 쓸 일이 없으니까.하지만 훗날은 어떨지 누가 알겠는가? 오누이 사이가 좋은데 동생 일을 아예 손을 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전이진이 말했다.“너무 서둘러 결정 내리지 마. 천우가 이라희 씨를 좀 더 제대로 알아가게 두자. 상대가 인성 좋고 부모님도 딸에게 동생 챙기라고 강요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어른들 스스로 아들을 키울 능력이 충분하다는 뜻이야. 천우가 좋아한다면 우리도 응원해 주자. 대학 동창이라면 아마 꽤 오래 짝사랑해 왔을 텐데 아직 고백을 안 한 걸 보면 아마 천우도 상대방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걸 수도 있어. 이번에 그 여자분을 데려오고 싶다고 한 걸 보면 천우 나름대로 인성을 충분히 살펴본 다음에 괜찮다고 판단한 게 분명해. 천우 성격은 우리도 잘 알잖아. 상대방 인성이 안 좋으면 애초에 그런 부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647화

    “그런데 그 집안 사정은 잘 몰라. 부모님 두 분 다 공무원이시고 남동생이 하나 있어. 둘째도 늦은 나이에 낳으셨더라고. 지금 동생은 아직 초등학교 다니고 있어. 나도 만나 봤는데 인형처럼 참 착하고 귀여운 꼬마야. 오누이 사이가 정말 좋더라.”여운초는 동생이 이라희에게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남동생이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살짝 못마땅했다. 혹시 이라희가 결혼하면 여천우가 이라희의 남동생까지 떠안아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천우야, 그 친구한테 말해. 여기는 우리 시댁이 사는 곳이지 관광지도 아니고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데가 아니라고.”“아, 알았어, 누나.”누나가 거절하자 여천우는 더는 고집하지 않았다.그는 큰누나가 이라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남동생 때문인가? 혹시 그 동생까지 자기가 떠안게 될까 봐 걱정하는 거겠지?’이라희의 부모님은 둘 다 공무원이라 나이 들어 은퇴해도 연금이 나오니까 아들 공부시키는 건 문제가 안 될 터였고 이라희도 남동생에게 돈을 쏟아붓는 사람은 아니라고 여천우는 생각했다.여천우가 아는 바로는 이라희와 남동생 사이가 정말 좋았고 동생에게 가끔 선물도 사 주긴 했지만 너무 과하거나 비싼 건 아니었고 무엇보다 남동생이 요구하는 것을 전부 들어주는 스타일도 아니었다.평소 이라희와 지내면서 느낀 건데 말투나 행동거지에서도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통화를 마친 여운초의 표정이 확연하게 어두워졌다.전이진이 바로 묻지 않고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여기 사람이 많아서 우리 아들도 잘 봐주실 거야. 우리 밖에 잠깐 나갈래?”여운초는 그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전이진은 아내가 속마음을 털어놓길 바랐다. 무슨 일이든 혼자 담아두지 말고.잠시 후, 두 사람은 중심 건물에서 나왔다.전씨 할머니는 손자 내외가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으셨다. 증손주들이 모두 돌아왔기에 할머니 눈에는 손주들만 들어왔다.전이진은 아내의 손을 잡으며 걷기 시작했다.“천우가 뭐라고 했어? 이라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125화

    서현주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두리번거리더니 우빈이가 보이지 않자 실망은 했지만, 얼굴에 티 내지 않았다.두 직원은 오늘부터 출근하는지라 주형인과 서현주의 관계를 모르고 웃으면서 무엇을 주문하실지 여쭸다.주형인은 서현주를 데리고 텅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자기 뭐 먹고 싶어?”집을 나서기 전, 서현주는 주형인더러 하예진이 보는 앞에서 다정하게 자기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하예진이 주형인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해도 서현주는 여전히 하예진을 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빼앗아서 얻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시 빼앗길까 봐 불안했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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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쉽게도 그녀는 노인네인지라 두 경호원의 제압을 벗어나지 못했다.경호원들도 그녀를 다치게 한 게 아니라 부축해서 자리를 옮겼을 뿐이다.이를 본 하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재빨리 달려갔지만 전씨 일가와 성씨 일가의 경호원들도 동시에 출격해 그들을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가로막아 버렸다.“사람 때려요. 나 좀 살려주세요!”하씨 노친은 하예정 쪽이 사람도 많고 기세가 막강해 보이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내리치며 사람을 때린다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그저 둘러볼 뿐 아무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또 누군가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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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씨 가문에 도착하자 별장 대문이 활짝 열리고 본관 입구의 큰 잔디밭이 아주 예쁘게 꾸며졌다. 많은 손님들이 와인잔을 들고 삼삼오오 잔디밭에 모여서 담소를 나누었다.이경혜의 신분과 지위가 높다 보니 그녀의 차가 동씨 가문 입구에 도착하고 별장에 들어가길 기다리고 있을 때 동씨 일가에서 이미 소식을 접했다.동 대표 부부는 즉시 자녀를 데리고 마중 나왔다.이경혜의 차는 동씨 일가 도우미들의 안내로 주차장에 주차했다. 동 대표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와서 친히 이경혜의 차 문을 열어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오셨어요, 사모님.”이경혜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7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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