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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Author: 고능비
전태윤은 하예정을 안고 함께 꿈나라로 빠지려 했다. 그런데 두 눈을 감자마자 문득 뭔가 떠오른 전태윤은 하예정을 살며시 밀어내고 일어나 앉더니 침대 머리맡에 놓인 하예정의 휴대 전화를 잡았다.

그가 카카오 스토리에 올렸으니 지인들이 알게 되어 퍼져나가는 건 시간문제다. 전태윤은 사진이 퍼져나가는 게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금만 손을 쓰면 하예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예정이 이렇게나 빨리 기자들에게 둘러싸이는 걸 원치 않았다.

하지만 하예정이 올린 건 성소현이 볼 가능성이 크다. 하예정과 성소현이 꽤 가깝게 지내고 있으니 분명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성기현이 다른 사람에게서 그가 올린 사진을 보고 성소현이 하예정이 올린 걸 본다면 대충 비교해봐도 하예정이 그의 아내라는 걸 성소현은 알게 된다. 아직 그와 하예정의 관계를 성소현이 당분간은 알게 해서는 안 된다.

하예정과 이경혜의 유전자 검사 결과는 이틀 뒤에 나온다고 한다. 결과가 어떻든 하예정과 성소현이 합이 척척 잘 맞는다는 건 사실이다. 만약 성소현이 그의 정체를 밝힌다면 결과가 어떨지 전태윤은 상상만 해도 두려웠다.

그가 하예정의 휴대 전화를 들고 카카오 스토리에 들어가려 했지만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비번.”

전태윤이 눈살을 찌푸렸다. 조금 전 하예정이 휴대 전화를 만질 때 힐끗 보긴 했었다.

‘비번이 뭐더라?’

잠깐 생각하던 전태윤이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하지만 첫 번째도 틀렸고 두 번째도 연달아 틀렸다.

전태윤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고 침착하려 애를 썼다. 그러면서 하예정이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어느 숫자 버튼을 눌렀었는지 곰곰이 돌이켜보았다.

몇 분의 침묵이 흐른 후, 전태윤은 다시 한번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이번에 드디어 비밀번호를 풀었다.

전태윤의 입꼬리가 귀에 걸리다 못해 수천억짜리 계약을 체결한 것보다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재빨리 하예정의 카카오톡 연락처를 뒤져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성소현의 연락처가 있었는데 다행히 본명으로 저장하여 쉽게 찾을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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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운별은 경호원 두 사람을 통해 겨우 용태호의 근황을 알아냈다.그 남자는 요즘 새로운 여자를 만나 즐기며 다닌다고 했다.여운별은 차지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싫증이 난 모양이었다.처음에는 열에 들뜬 듯 그녀를 감싸안더니 이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만약 그녀가 쓸모가 없었더라면 용태호는 진작 그녀를 내팽개쳤을 것이고 용돈도 보내주지 않았을 터였다.지금이라도 겨우 명목상의 용 사모님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그가 시킨 일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었다.그 일을 마치는 순간 여운별은 버려질 것이다.그 사실을 깨달은 여운별은 요즘 들어 쓰는 돈도 아껴 썼다.아낀 돈을 모아 그 일을 끝내는 대로 관성을 떠날 생각이었다.그리고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새 인생을 시작하리라고 마음먹었다.‘집을 사고 차도 사고 가게 두어 개만 운영하면 돼. 그 돈으로 생활비 벌고 나중에는 젊고 잘생긴 남자 만나 결혼해서 애 낳고 살면 되지. 그리고 여씨 가문의 재산도 언젠가 꼭 되찾을 거야. 전부는 못 가져도 최소 삼 분의 일은 내가 가져야지. 그걸 여운초한테 죄다 넘길 순 없어.’여운별은 무심코 자신의 배를 쓸어내렸다.그 안에는 한때 생명이 있었다.그녀가 처음으로 품었던 생명이었다.아기를 지워낸 뒤로 여운별은 다른 사람의 아이를 볼 때마다 시선이 잠시 머물곤 했다.그 아이가 만약 세상에 남아 있었다면 올해쯤이면 세상에 태어났을 터였다.여운별은 하예정이 몹시 원망스러웠다.그녀는 여전히 하예정을 향한 분노를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만약 그 여자가 나서서 여운초를 돕지 않았다면 자신이 굳이 하예정 부부를 건드릴 이유도 없었다.그러면 전태윤의 눈에 띄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이후의 모든 파국도 없었을 것이다.그 뒤로 수많은 일들이 생겼다. 여운별의 부모는 감옥에 들어갔고 그녀가 점찍었던 남자 전이혁은 오히려 그녀의 형부가 되어 버렸다.게다가 여운초는 전씨 가문의 둘째 며느리가 되어 신의 제자 정겨울에게 치료받으며 10만에 시력을 되찾았다.그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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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86화

    “이모, 왜 여기 날씨는 그런 음식이 안 좋은 거예요?”“여긴 일 년 내내 여름이 길고 덥잖아. 겨울에도 춥지 않으니까 이런 기후에서는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으면 몸이 쉽게 상해.”외지 친구들은 늘 관성 사람들은 매운 걸 못 먹는다고들 한다.하지만 사실 매운맛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좋아해도 몸이 그걸 잘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우빈은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하예정은 조카가 아직 어려서 말로 해도 잘 모를거로 생각하며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열은 좀 내렸어?”노동명이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현관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문턱에 들어서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하예정은 품에 안고 있던 우빈을 내려놓았다.“아저씨.”우빈이 반가운 듯 달려가자 노동명이 곧장 그를 안아 올렸다. 경호원이 밀어 온 휠체어에 앉은 는 아이의 이마에 손을 얹어 잠시 살폈다.“아직 조금 열이 남은 것 같네.”하예정이 다가와 말했다.“열은 거의 다 내렸어요. 방금 봤는데 37.8도더라고요. 약 한 번만 더 먹이면 완전히 내려갈 거예요. 형부, 바쁜데 뭐 하러 직접 오셨어요. 저 혼자 충분히 돌볼 수 있어요.”하예정은 일부러 전태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괜히 그녀의 남편까지 달려오면 일이 커질 게 분명했다.노동명은 고개를 저었다.“걱정되어서 그래. 직접 봐야 안심이 되거든. 회사야 나 없어도 돌아가. 나에게는 우빈이 먼저야.”그의 말투에는 깊은 애정이 묻어 있었다.우빈은 그의 품속에서 고개를 들어 말했다.“아저씨, 저 엄마 보고 싶어요.”노동명은 아이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우빈이가 다 나으면 이번 주 금요일에 엄마 보러 가자. 학교 끝나고 바로 출발하자. 어때? 우빈이가 약을 잘 먹고 푹 쉬면 금방 나을 거야.”우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감기가 단순히 이불을 걷어차고 잔 탓만 아니라 치킨을 너무 많이 먹은 결과라는 것을 이제 알아차렸다.그 사이 심효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85화

    우빈은 하예정이 자신을 안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몸이 아픈 탓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이모 품에 기대고 싶었다.“이모, 죽 먹고 싶어요.”유치원에서도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아이였다.그런데 이제 열이 내리고 나니 허기가 밀려왔는지 따뜻하고 부드러운 죽이 먹고 싶다고 한다.하예정은 아이를 살포시 품에 안고 이마에 손을 얹었다.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 듯했다.그녀는 아이를 안은 채 아래층으로 내려와 체온계를 꺼내 들고는 주방에 일러 죽을 준비하게 했다.“이모가 미리 죽을 끓여두지 못했네. 우빈아, 죽은 좀 기다려야 해.”우빈은 그녀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힘없이 속삭였다.“근데 저 너무 배고파요. 이모, 과자 먹어도 돼요?”하예정은 고개를 들어 옆에 있던 정겨울을 바라봤다.“감기 걸린 아이가 과자 조금 먹는 건 괜찮을까요?”“조금은 괜찮아요. 대신 너무 많이 먹이면 죽은 못 먹으니까 적게 먹여요.”하예정은 작은 조각의 과자를 하나 집어 아이에게 건넸다.그러자 우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나직이 말했다.“이모가 먹여줘요.”“그래, 이모가 먹여줄게.”아이는 아플 때마다 이렇게 한없이 애교가 많아졌다.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스스로 하려 하지 않고 꼭 품에 안겨 있으려 했다.우빈이가 태어나서부터 돌봐온 하예정은 그런 꼬마의 버릇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부드럽게 과자를 한입 크기로 떼어내 아이의 입에 넣어주었다.우빈은 순하게 입을 벌리고 는 동안에도 여전히 이모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몇 분 뒤, 정겨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예정 씨, 이제 체온계 꺼내도 될 것 같아요.”하예정은 체온계를 꺼내 확인했다.“37.8도네요. 아직 완전히는 안 내려갔어요.”하예정이 건넨 체온계를 본 정겨울이 고개를 끄덕였다.“약은 아직 한 번밖에 먹이지 않았잖아요. 목이 조금 부어서 미열이 남은 거예요. 한 번 더 먹이면 금세 내려갈 거예요.”정겨울은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한 물 한 컵을 따라왔다.“우빈아, 물 좀 많이 마셔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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