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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Aвтор: 고능비
하예정은 오늘 전 대표님이 유부남인 데다가 팔불출이란 빅 뉴스를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녀는 저녁에 화장대 앞에 앉아 팩을 붙이며 전태윤에게 말했다.

“있잖아요, 나 오늘 종일 태윤 씨 회사 대표님의 스캔들만 들었지 뭐예요.”

전태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 않은 듯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스캔들?”

“아직 몰라요?”

하예정이 머리를 돌리고 그를 쳐다봤다.

“태윤 씨 대표님께서 유부남인 걸 공개 선언했대요. 다만 부인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라요. 소현 씨가 말하길 이 사건은 그들 상류층에서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다던데요. 태윤 씨는 전씨 그룹에서 출근하는데 뭐 알아낸 거 없어요? 전씨 그룹 사모님은 대체 누구래요? 기자들이 회사 문 앞에서 엄청 오래 기다렸는데 아무 소식도 얻지 못한 채 하는 수 없이 돌아갔대요.”

전태윤은 의자를 끌고 와 아내 곁에 앉아서 그녀가 붙인 팩을 쳐다보다가 팩 포장의 브랜드를 유심히 관찰했다. 이는 가격대가 있는 럭셔리 브랜드였다.

“소현 씨가 줬어요. 오늘 밤에 어쩌다 한 번 효과 있나 보려고 붙였어요.”

전태윤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앞으론 성소현 씨가 주는 화장품 쓰지 마. 네가 애용하는 브랜드를 내게 말하면 내가 알아서 사줄게.”

“소현 씨가 엄청 많이 줬어요. 안 쓰면 다 버리잖아요. 소현 씨는 여자인데 지금 설마 여자까지 질투하는 거예요?”

전태윤은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네가 날 1순위로 두지 않는 한 너의 관심사를 뺏어간 사람은 누구든 다 질투할 거야.”

“참 나, 애초에 ‘난 질투 같은 거 전혀 몰라’ 라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전태윤은 말문이 막혔다.

“태윤 씨, 얼른 말해봐요. 그래서 전씨 그룹 사모님이 누군데요?”

전태윤이 웃으며 되물었다.

“넌 우리 대표님한테 별로 관심 없잖아.”

“없다기보단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죠. 어쨌거나 나랑 태윤 씨 대표님은 아예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잖아요. 태윤 씨는 전씨 그룹에 다니면서도 대표님 얼굴 한 번 뵙기 힘든데 난 더 말할 것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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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 갈 거면 전부 가지고 가서 효진이랑 같이 먹자. 우리의 입맛이 서로 비슷하거든. 지금 효진은 나보다 더 잘 먹어. 배가 벌써 나왔으니까 아기가 영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지. 하루에 몇 끼 더 먹는다니까.”도아영이 물었다.“그럼 살 많이 쪘어요? 우리 회사에서 임신하신 직원들을 보면 금방 살이 불어나시던데. 정말 많이 찌더라고요. 임신 초기엔 입덧으로 아무것도 못 먹다가 입덧이 끝나면 폭풍 흡입한다던데. 음식 조절 못 해서 살이 확 찐대요. 태아가 크면 엄마도 같이 살이 찐다고 하던데.”하예정이 급히 물었다.“나도 살쪄 보여?”하예정도 많이 먹는 편이었다.“아직 배가 많이 나오진 않으셔서 약간 통통해 보일 뿐이에요. 살쪘다고는 못하겠는데요.”하예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일하고 있어서... 집에서 쉬었으면 진짜 돼지처럼 뚱뚱해졌을 거야.”하예정은 임신 중에도 일을 고집했다. 단순히 사업이 바쁜 것뿐만 아니라 집에서 먹고 자기만을 반복하다 보면 정말 돼지가 될 것 같아서였다. 그녀는 건강하고 무술 기본기까지 있어 일반 여성보다 상태가 좋은 편이라 8개월까지 일하다가 휴가를 계획하려고 했다.아이 낳고 나면 바로 운동 시작해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야 한다.전태윤이 어떤 모습이 되든 영원히 사랑할 거라고 말했지만 하예정은 스스로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남자의 말은 가끔 듣기만 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과거 주형인도 하예진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하예진이 몸매 관리를 못 하자 바람까지 피웠다.“임신이 병도 아니고. 무거운 일만 안 하면 큰 문제 없어요. 우리 회사 여직원들도 대부분 8개월까지 일하시더라고요. 제가 아는 일 중독자 한 분은 9개월 넘게 일하다가 휴가를 내자마자 일주일 만에 아들 낳았대요. 아들이 석 달 되자마자 바로 출근했고요. 육아휴직을 반년까지 줬는데도 안 받더군요.”하예정이 말을 이었다.“안 받는 게 아니라 생활하기 위해서일 거야. 너무 오래 쉬면 자리를 뺏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8화

    “잠도 안 오고 심심해서 근처에서 좀 돌아다녔어요. 회사 주변에 마트가 많아서 뭐든 쉽게 살 수 있더라고요.”도아영이 하예정을 부축하려 하자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아직 임신 후기처럼 불편한 건 아니니까.”스스로 앉은 하예정의 옆에 도아영이 자리를 잡았다.“과일이랑 간식 좀 샀는데 제가 먼저 맛보고 괜찮은 것만 골랐어요.”도아영이 사 온 봉지들을 풀어놓으며 말했다.하예정은 물컵을 내려놓고 과일을 살펴보았다.“난 편식 안 해.”도아영도 웃으며 덧붙였다.“저도 크게 편식하는 편은 아니에요. 물론 맛있는 건 더 좋아하지만요.”“다 그래. 맛있는 게 있으면 당연히 그걸 먹는 거지. 없으면 그냥 먹을 수 있는 것을 먹고.”가난한 시절을 겪은 하예정은 비록 지금은 전씨 가문의 큰며느리가 되었어도 여전히 검소한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과자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이 집 간식 괜찮더라. 소현 언니랑 가끔 사 먹곤 했어.”하지만 대부분은 집에서 만든 간식을 가져왔다. 전씨 가문의 요리사가 만든 간식이 훨씬 예쁘고 맛있었다.“더 돌아다닐 생각 있어?”하예정이 물었다. 낮잠에서 깨면 도아영을 데리고 구경시켜주기로 약속했었다.“쇼핑은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언니의 복 터진 그 서점만 가볼게요. 소씨 가문의 며느리님도 소개해주세요. 이렇게 중요한 분을 꼭 만나 봐야죠.”하예정은 폭 소리쳤다.“복 터진 서점이라니.”“맞잖아요. 그 서점에서 사업을 시작하시고 전 대표님을 만나셨으니 복 터진 서점이 아니에요?”하예정은 반박할 수 없었다.“효진은 성격이 직설적이고 외향적이라서 사귀기 쉬울 거야. 친구 사귀는 것도 좋아하고.”“언니가 낮잠 자는 동안 알아봤는데 다들 친절하다고 그러더라고요. 소현 언니만 눈이 너무 높아서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쳐다도 안 보신다던데.”성소현은 친구를 가릴 정도로 까다로웠다.관성의 재벌가 아가씨들은 대부분과 성소현과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하예정과 심효진을 알기 전에는 단 한 명의 친구 문가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7화

    이소라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모님은 아직 젊으시니 회복도 빠르실 거예요. 몸매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제가 돌본 부자 사모님 중에도 산후조리 끝나자마자 운동 열심히 하셔서 금방 날씬한 몸매로 돌아오신 분들이 많으셨어요.”그녀는 여운별이 유산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유산 후 조리하는 동안은 몸매가 변할 정도가 아니었고 살이 찔 리도 없었다.하루 세 번씩 영양 만점 보양식이 들어오지만 여운별은 대부분 한두 입만 맛보고 치우게 하거나 이소라에게 주곤 했다.여운별은 안심한 표정이었다.“적게 먹을래요. 조리가 끝나고 뚱뚱보가 되는 건 싫으니까. 그런데 유산 후 조리하는 기간은 보통 며칠이나 해야 하죠? 침대에만 누워있으니 지루해서 죽겠어요.”여운별이 모습을 안 보이면 하예정이 그녀를 잊어버릴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다시 접근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텐데...’사실 여운별은 하예정 일행과 어울리고 싶지 않았다.하예정의 행복한 삶과 주변인들의 부유한 생활은 여운별의 가슴을 더욱 쓰라리게 했다.특히 여운초! 그 눈먼 여자에 대한 증오는 더욱 깊어만 갔다.과거의 비참했던 삶과는 달리 지금의 여운초는 전이진과의 결혼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전이진이 바로 여운별이 한때 마음에 두었던 남자였다.이소라가 설명했다.“형편이 좋으신 분들은 산후조리처럼 한 달 정도 쉬시고 직장인들은 보통 일주일 후에 일상으로 돌아가세요. 사모님은 여유도 있으시고 젊으시니 한 달 정도 푹 쉬시는 게 좋겠네요.”이소라는 여운별이 용태호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그저 나이 많은 남편을 둔 젊은 아내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이 넓은 저택에는 여운별과 두 명의 경호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이소라는 용태호를 본 적도 없었고 그가 중년의 용씨 성을 가진 남자라는 정보조차 여운별의 입에서 나온 것이 전부였다.여운별은 국물을 천천히 마시다가 말했다.“벌써 괜찮은 것 같아요. 한 달은 너무 길어요. 다른 사람들은 일주일 후에 일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6화

    특히 하예정에 대한 증오는 더욱 깊어만 갔다.여운별은 온갖 불행의 근원이 하예정 때문이라고 믿었다.여씨 가문의 몰락과 여운초의 집권까지 전부 하예정이 참견했기 때문이다.‘차라리 내가 초능력이라도 있었으면 시원하게 복수했을 텐데...'여운별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의 하예정은 전씨 가문에서 국보급 대우를 받으며 행복한 임신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반면 여운별은? 첫 아이를 가졌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자식도 아닐뿐더러 용태호의 강요로 지워야 했다.‘같은 인간인데 왜 이리도 운명이 다른 거야?'방 안의 난방이 답답한지 여운별은 창가로 걸어갔다.문을 열려는 순간...“사모님, 창문 열지 마세요! 유산 후 찬 바람을 쐬면 안 돼요.”문을 열고 들어온 산후 조리사 이소라가 허둥지둥 말렸다.“밖에 햇빛이 아주 강해서 안 추워요. 관성의 겨울은 춥지 않거든요. 다른 곳처럼 눈이 펑펑 오는 것도 아니고. 에어컨을 끌까요? 에어컨을 틀어놓으니 숨 막혀 죽겠어요. 창문마저 닫아두니 공기까지 막혀서 정말 답답하네요.”여운별은 결국 창문을 열어젖혔다.추워도 며칠이면 금세 지나갈 것이다. 한파가 지나면 기온이 회복되어 낮에는 17, 18도까지 오르고 있었기에 정말 춥지 않았다.거리에는 반팔 입은 사람들도 보였다. 한마디로 봄, 여름, 가을, 겨울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두 공존하는 관성의 거리는 사계절이 한꺼번에 펼쳐진 듯했다.여운별을 돌보는 산후 조리사 이소라는 용태호가 특별히 데려온 사람으로 15일만 근무하면 월급을 받고 떠나는 조건이었다.그녀는 여운별의 장기적인 건강을 고려해 가지고 온 보신탕을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고는 여운별의 곁으로 다가가 타일렀다.“사모님은 아직 젊으셔서 모르시겠지만 유산 후에도 산후조리처럼 조심히 대해야 해요. 침대에서 푹 쉬시고 좋은 음식 드시며 찬 바람을 쐬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지금은 별일 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나이가 들면 문제가 생길 거예요.”여운별은 별로 개의치 않으며 말했다.“외국 여자들은 산후조리도 안 하면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5화

    도아영은 전이혁이 보낸 메시지를 한참 바라보다가 답장을 보냈다.[아직 확정된 건 없어요. 왜요? 밥이라도 대접해 주실 건가요? 아니면 제가 돌아가는 게 아쉬워요?”전이혁이 회답했다.[음식 대접하고 싶어서요. 아영 씨랑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거든요.]도아영은 물었다.[무슨 이야기를요?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요? 아니면 이혁 씨가 이미 그녀를 선택하셨다는 걸 확정하신 건가요? 만약 정말 여자친구가 생겼다면 저에게 그분을 소개해 주세요. 그렇게만 된다면 저는 이혁 씨의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져 줄게요.]그녀는 노력해보기도 전에 희망이 없다면 포기할 생각이었다.전씨 가문과 같은 좋은 집안은 흔치 않았지만 전이혁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고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다.전이혁은 몇 분 동안 답장이 없다가 이렇게 보내왔다.[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연인 관계는 아니라서 아영 씨에게 소개할 수는 없어요. 우리 사이의 문제는 이따가 만나서 천천히 이야기해요. 오늘 저녁에 시간 되시나요?][없어요.][그럼 언제 시간 되세요? 제가 음식 대접하고 싶은데.]도아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제가 관성에 온 건 이혁 씨에게 확실한 답을 듣기 위해서였어요. 이제 대충 알 것 같으니 이틀 후면 돌아갈 거예요.]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도아영은 며칠 동안 관성에서 휴가를 즐기기로 했다.해주시로 돌아가면 다시 바쁜 업무에 파묻히면서 쉴 틈도 없을 것이 분명했다.[돌아가기 전에 식사 한번 하죠.]부부는 못 되더라도 원수지간이 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둘 사이에 원수 사이로 지낼만한 일도 없지 않은가.전이혁은 이미 그녀에게 모든 걸 말해 주었다. 그가 왜 그녀에게 접근했는지, 왜 그렇게 잘해줬는지에 대한 진짜 이유를 말이다.그리고 도아영이 훌륭한 사람이지만 그의 취향이 아니라는 점도 알려주었다.두어 달밖에 알지 못한 사이, 설령 마음이 움직였다 한들 깊은 정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는가.전이혁이 도아영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4화

    “이혁 도련님을 네 가이드로 삼아서 관성 구경을 시켜줄게. 교외에도 괜찮은 관광지 몇 군데가 있으니 한번 가보는 것도 좋아.”도아영은 고개를 저었다.“이혁 씨는 저랑 말 한마디조차 나누기 싫어하는 것 같은데요. 여행은 기분 좋게 다녀야지 제가 왜 그의 차가운 얼굴에 찰싹 달라붙어야 하죠? 오히려 기분만 망치겠어요. 언니 시간 있으세요? 같이 쇼핑 좀 하고 싶은데. 내일은 서원 리조트에 들러 전씨 할머니를 뵙고 싶어요.”전씨 할머니를 찾아가는 이유는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따지려는 게 아니라 전씨 가문의 유명한 어르신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서였다.하예정은 웃으며 답했다.“물론이지. 근데 나는 낮잠 자는 게 습관이 되어서 안 자면 오후에 힘이 없어. 푹 쉬지 못하면 두통도 오고 눈도 아파.”“그럼 언니가 낮잠에서 깬 후에 같이 가요.”“그래, 내가 일어나면 우리 서점에도 데려갈게. 효진이가 거기 있을 거야. 내 가장 친한 친구는 효진이와 소현 언니뿐이거든.”하예정은 새로운 동서가 생길 때마다 자신의 두 친구를 소개하곤 했다.“좋아요.”도아영은 갈 데도 없고 할 일도 없는 터라 하예정이 어디로든 데려가 주기만 하면 그냥 따라가기로 했다.“너는 낮잠을 안 자?”“30분 정도는 자요.”“내 사무실이 크진 않아서 별도의 휴게실은 없어. 평소에는 긴 소파를 펴서 침대처럼 쓰고 낮잠에서 깨면 다시 접어서 소파로 써. 우리 둘이 자면 좀 비좁긴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때?”도아영은 하예정을 도와 소파를 칩대로 펴주었다.“이런 접이식 소파 침대가 괜찮네요. 언니는 좀 주무세요. 저는 커피 마시면 잠이 안 와서... 지금은 일도 안 하기에 밤에 일찍 자면 돼요.”하예정은 하품하며 말했다.“그럼 난 좀 잘게.”“네.”도아영은 자신이 하예정의 평온한 일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하예정은 전태윤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 몇 분간 대화를 나눈 뒤 누웠다. 그녀는 도아영을 전혀 경계하지 않았는지 금방 잠이 들었다.도아영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3화

    “언니, 그때도 전씨 할머니께서 언니가 마음에 들어서 전 대표님이 언니에게 구애하신 건가요?”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나와 태윤 씨는 깜짝 결혼했어. 누가 누구에게 구애하는 그런 것도 없이. 결혼 후에 서로 정을 키워나간 케이스지. 하지만 우리 할머니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하예정과 전태윤의 깜짝 결혼 이야기를 도아영도 조금 알고 있었다.하예정은 간단히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전태윤은 완전히 전씨 할머니의 강요로 하예정과 결혼했던 것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전씨 할머니가 이미 일찍이 하예정을 노리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 이유는 더욱 황당했는데 어떤 점쟁이가 하예정과 전태윤이 한평생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점쳤을뿐더러 전태윤이 하예정과 결혼하지 않으면 평생 독신으로 살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것이다.전태윤을 가장 아끼는 전씨 할머니께서 가만히 계실리가 있겠는가! 할머니는 전태윤의 효심을 이용해 온갖 방법으로 결혼을 강요했고 덕분에 지금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가능했다.도아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럼 전씨 할머니는 왜 저를 선택하신 걸까요?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전씨 할머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제 사주를 알아내서 점을 쳐보시고 이혁 씨와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판단하신 건가요?”하예정이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전씨 할머니께 직접 여쭤보셔야 할 것 같아. 내가 알기로는 그 점쟁이는 이제 전씨 할머니를 만나주지 않는다고 하셨어. 서로 인연이 끝났다면서. 내 생각에는 점쟁이 때문이 아니라 할머니께서 여행 다니시며 여러 사람의 인품을 파악하시고 손자들에게 맞는 여성이라고 판단하셔야만 손자들에게 추천하시는 것 같아. 할머니는 늘 태윤 씨 형제들을 걱정하고 계시거든. 남들보다 뛰어나게 잘 키웠는데 정작 연애만큼은 어리숙하다고 말이야. 결혼은커녕 연애도 제대로 안 한다고 잔소리하셔. 남들이 자기 자식들에게 알맞은 여성을 소개해달라고 하면 할머니 손자들의 인생 대사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남의 일까지 신경 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2화

    하여 전이혁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도아영은 어제 하예정과 이야기를 나누며 잘 통하는 부분이 있어 그녀의 회사로 찾아온 것이다.“난 점심에는 보통 커피를 마시지 않아.”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도아영은 하예정의 배를 살펴보며 말했다.“지금은 커피나 진한 차는 피하는 게 좋아요. 임신 중에는 조심해야죠.”하예정은 웃으며 답했다.“알아. 커피나 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끊었어.”하예정이 오랫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도아영이 직접 커피를 내려야 했던 것이다.“성소현 씨는 오늘 안 오시나요?”도아영이 무심코 물었다.도아영이 온 지 30분이 넘었지만 성소현이 회사에 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소현 언니는 오늘 채소 시장에 갔어. 저녁이 되어야 돌아올걸.”하예정과 심효진은 둘 다 임신부였다. 그녀들 스스로 자신이 아직 힘이 넘친다고 생각했지만 성소현의 눈에는 둘 다 국보급 보물로 소중히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다.“아...”식당에 들어가 두 사람은 각자 음식을 담아 한적한 자리에 앉았다.도아영은 생선과 고기, 그리고 새우가 가득 담긴 요리들을 보며 물었다.“회사 식사는 모두 똑같나요? 등급별로 나누지 않으시는군요.”“응, 등급 같은 건 안 나누어.”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관리직이었기에 등급을 나눌 필요가 없었다.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여기까지 오기에는 너무 멀었지만 하예정은 그들을 위해 삼시 세끼를 제공했고 요리들도 나쁘지 않았다.그녀는 노동자들의 식사에 고기와 국물이 반드시 놓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농장에서 힘든 일을 이겨내려면 고기와 기름진 음식이 없으면 쉽게 배고프기 일쑤였다.하예정은 시골 출신이었다. 열 살 이후로는 마을을 떠났지만 그전까지는 집안일을 많이 도왔기에 농사일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하예정은 도아영을 살펴보며 물었다.“너희 회사 식당은 등급별로 나누어?”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여러 개의 식당이 있어요. 직급에 따라 다른 식당에서 식사해요. 물론 메뉴도 다르지만 보통 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31화

    “할머니께서는 저의 선택을 존중하신다고 하셨지만 후회하지 말라고 하셨어요.”전이혁은 명해은에게 먼저 국물을 떠드렸고 또 전현민이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다시 국물을 한 그릇 떠드리며 말했다.“저는 후회할 일은 절대 하지 않아요.”비록 이전에는 도아영과 꿈속의 여자 ‘여우'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우'와 함께할 때 특별히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는 ‘여우'와의 만남을 간절히 기대했고 만나서 싸운다고 해도 그 순간이 기다려지기만 했다. 이런 기대감은 도아영에게서는 찾을 수 없었다.그가 도아영에게 접근한 건 순전히 전씨 할머니께서 선택해주신 사람이기 때문이다.결국 감정은 억지로 할 수 없는 법, 억지로 따온 열매는 달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명해은이 입을 열었다.“그래. 후회하지나 말고.”명해은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어머님이 널 이렇게 쉽게 놔두실 리가 없지. 넌 아직도 진실을 모르고 있구나!'전이혁은 그가 후회할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전씨 할머니께서는 확신 없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시는 분이었다.명해은이 전씨 할머니를 잘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현민은 아들로서 명해은보다 그의 어머니를 더 잘 알았다.전현민 부부는 서로를 의미심장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웃었다.그리고는 전이혁과 도아영에 관한 화제를 더 이상 꺼내지 않았다.식사하면서 명해은은 계속 전이혁에게 반찬을 얹어주었다.“엄마, 제가 방금 돌아오자마자 바비큐를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요. 이렇게 많이는 못 먹겠어요.”자기 그릇에 산처럼 쌓인 반찬을 보며 전이혁이 말했다.“엄마, 아빠께도 좀 드리세요. 안 그러면 또 제가 아빠의 아내 관심을 뺏었다고 투덜대실 거예요.”말이 떨어지자 전현민도 전이혁의 그릇에 반찬을 얹어주셨다.“평일엔 바쁘게 일하느라 제대로 식사도 못 했겠다. 살도 많이 빠졌네. 많이 먹어.”전이혁은 웃으며 말했다.“아빠, 아까는 밥 한 그릇과 나물 한 접시만 주신다고 하셨잖아요.”“그건 화나서 한 말이지,”전이혁도 부모님께 반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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